춘추전국시대 맞이한 트래픽관리 시장'불황일수록 돋보인다'
/기업들 신규 네트웍 투자 부담, 저비용으로 네트웍 효율성 높이는 솔루션에 주목
/외산 틈바구니서 토종솔루션 입지확보 '돋보여', 국내외 업체들 속속 시장진출 선언

계속되는 불황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네트웍 투자를 사실상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트래픽 관리 분야다. 트래픽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급증하는 상황에서 네트웍 대역폭을 확장하거나, 장비의 규모를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적은 투자만으로도 기존 망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트래픽 관리 솔루션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네트웍 업체에게 트래픽 관리는 사막을 헤매다 만난 오아시스인 셈이다.
올해 들어 트래픽 관리 시장의 움직임은 전례없이 활발하다. 기존 업체들이 각종 전시회나 세미나를 통해 트래픽 관리 솔루션의 필요성 알리기에 바쁜 가운데 외국의 전문 업체들이 앞다퉈 국내에 지사를 만들고 있으며, 국내의 일부 IT기업들도 트래픽 관리 분야 진출을 선언하고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트래픽 관리 시장은 지금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infotech.co.kr

2000년 이후 IT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아마 네트웍 장비 시장일 것이다. 한 때 정부의 초고속 인터넷 정책과 벤처 붐에 힘입어 고성장을 구가하던 네트웍 장비 업계는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가장 먼저 불황의 늪 속에 빠지고 말았다. 네트웍이라는 것이 상황이 어려우면 느린 것을 참아가며 써도 되는, 말 그대로 '투자의 맨 끝 순위'였기 때문이다. 한때 연 매출 500억원을 넘기던 네트웍 통합(NI)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것은 네트웍 업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작지만 꾸준히 성장해온 것이 바로 '트래픽 관리' 분야다. 트래픽 관리란 말 그대로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절해주는 기술로, 네트웍 자원의 사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트래픽 폭주 요인 갈수록 급증
사회 전반에 걸쳐 네트웍 투자가 많아지면서 2000년을 전후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 트래픽 관리 솔루션들이 최근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러스나 웜 등 유해트래픽의 창궐, 멀티미디어 통신의 보편화, P2P 서비스 확산 등 네트웍 과부하를 일으키는 요인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처하는 방안으로서의 트래픽 관리 솔루션들이 '네트웍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이 기업의 업무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네트웍 트래픽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T1 회선을 E1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네트웍 장비를 패스트이더넷에서 기가비트이더넷 급으로 교체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트래픽 관리 솔루션을 도입하면 네트웍 대역폭을 늘리거나 고성능 장비를 도입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투자로도, 한정되어 있는 네트웍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자정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각급 공공기관이나, 상시적인 네트웍 과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학 등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트래픽 관리 장비를 적극 활용해오고 있었다.
또, 꼭 비용절감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트래픽 관리는 필수적인 선택이다. 지난해 1.25 대란을 거치면서 기업들은 대역폭을 많이 차지하는 컨텐츠 이용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네트웍 과부하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이러스나 웜 등 수많은 유해트래픽들이 인터넷을 떠다니는 상황에서는 언제, 어떤 이유로 기업의 인터넷 액세스 환경이 고객의 불만을 사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적절한 트래픽 관리는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의 이슈가 되고 있다.

L4, L7 스위치의 르네상스
이처럼 트래픽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시장에 나와 있는 트래픽 관리 솔루션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L(Layer)4 스위치를 비롯해 L7 스위치, QoS 솔루션, CDN 솔루션 등 트래픽 부하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식이 조금씩 다른 솔루션들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의 수가 많아지면서 기존에 통용되던 명칭을 쓰지 않고, ITM(Internet Traffic Management)이라거나 ATM (Application Traffic Management), STM(System Traffic Management) 등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차별화에 나서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트래픽 관리 가운데서 특정 부분의 기술에 강점이 있는 경우, 특장점을 정확히 전달하고 부각시키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중 트래픽 관리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장비는 역시 전통의 로드밸런싱 장비인 L4 스위치와 보안 이슈가 불거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L7 스위치다.
일반적으로 L4 스위치는 특정 서버나 방화벽 등에 몰리는 부하를 골고루 분산시켜 별도의 통신망 용량이나 서버를 확충하지 않고도 네트웍 속도를 높여주는 장비를 말한다. 시장에서는 인터넷(웹) 스위치, 컨텐츠 스위치, 로드밸런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주로 대규모 서버가 운영되는 사이트의 네트웍 로드밸런싱을 위해 공급되고 있다.

L4냐 L7이냐를 둘러싼 논란들
반면 L7 스위치는 단순히 부하를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의 내용을 분석해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불필요한 데이터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리케이션 스위치로도 불리는 L7 스위치는 트래픽의 내용을 분석하는 기능 때문에 로드밸런싱의 역할보다는 대부분 바이러스 패킷 필터링의 용도로 인기를 끌어왔다. 특히 1.25대란이 일어난 뒤부터는 'L7 스위치 = 보안장비'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L4와 L7이 서로 다른 장비라고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구분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L4 스위치는 L7 스위치까지 다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L4와 L7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L4 스위치는 최종적으로 스위치에 들어오는 TCP syn 패킷에서 IP 헤더만 파악해 어느 서버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장비인 반면, L7 스위치는 syn 패킷만 가지고는 로드밸런싱을 할 수 없고 URL을 확인하고서 어느 서버로 보낼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결국 장비마다 URL을 확인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며, L4 로드밸런싱을 하다가 L7 로드밸런싱까지 하게 되면 서버의 성능이 절반으로 줄어버리기 때문에 두 기능을 한꺼번에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몇몇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바이러스필터링·IPS는 L7스위치와 달라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시장에서 용어가 혼동되고 있다고 말한다. L7 스위치가 보안 효과가 탁월한 지능형 장비로 인식되면서 IPS 같은 장비도 L7 스위치라고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25 대란 이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하지만 로드밸런싱이라는 것은 보안이 강구된 네트웍 안에서 컨텐츠를 스위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안 장비를 스위치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L4 스위치나 L7 스위치 모두 잘못된 표현이라는 지적도 있다. L2~L3와 달리 L4~L7은 인터넷 커넥션을 로드밸런싱하는 것이기 때문에 웹 스위치나 컨텐츠 스위치가 정확한 용어라는 것. 실제로 L4 스위치의 강자였던 알테온(노텔이 인수)과 애로우포인트(시스코가 인수)는 국내 진출 당시 자사의 장비들을 웹 스위치 또는 인터넷 스위치로 소개했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L7 스위치로 통용되는 장비들 가운데 실제로 L7 스위치라고 부를 수 없는 장비들이 많이 있다고 말한다. L7 스위치의 기능 가운데 패킷을 분석하는 기능만을 강화해 이를 특화시킨 장비들은 컨텐츠 스위칭의 용도로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의 방항모 부장은 "보안시장 공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일부 업체의 장비는 다른 기능들이 도태되면서 패킷 분석 기능만 특화되어 있고, 실제로도 바이러스 패킷 필터링 용도로만 쓰이고 있다. 이런 장비들은 보안 장비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방화벽 로드밸런싱 퇴조,
서버·VPN 로드밸런싱은 상승세
현재 트래픽 관리 시장은 보안과 관련해서 L7 스위치에 관심이 큰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L4 스위치 시장이 아직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텔 네트웍스 코리아 한용선 차장은 "시장 규모를 놓고 보자면 아직도 8:2 정도로 전통적인 인터넷 트래픽 관리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P2P를 많이 쓰는 시대여서 이런 것을 제대로 컨트롤해주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대역폭이 동나고 만다. 예전에는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경우가 많았지만 애플리케이션들이 지능화되면서 어지간한 장벽들은 피해가는 수준이다. 그래서 인터넷 트래픽 관리를 똑똑하게 해줄 솔루션은 그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한용선 차장의 설명이다.
L4 스위치 부문은 노텔과 시스코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 쓰리콤 등 통합 네트웍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국산 장비로는 파이오링크가 이 시장에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L4 스위치는 한 때 방화벽 로드밸런싱(FWLB) 용도로 많이 공급됐지만 최근에는 이 시장이 상당히 축소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 조사기관들의 분석을 보더라도 방화벽 로드밸런싱 시장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필요한 사이트에 공급이 많이 진행돼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가, 방화벽 시장이 대용량 장비를 요구하는 추세로 가고 있어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스코 코리아 방항모 부장은 "고객들이 고성능 방화벽을 요구하면서 수량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방화벽의 기능이 좋아지면서 자체 내에서 로드밸런싱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이전의 규모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시장에서 독보적인 L7 스위치
반면 서버 로드밸런싱과 VPN 로드밸런싱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버 로드밸런싱 장비는 기업의 인터넷 트래픽이 많아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점점 더 고성능 장비를 원하기 때문에 매출 면에서도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VPN 로드밸런싱 역시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 연결 지점이 많은 사이트들에서 요구가 많아 한번 수주를 하면 많은 수량이 공급되는 추세라고 한다.
한편, L7 스위치는 노텔과 라드웨어를 필두로 탑레이어, 파이오링크, 파운드리 등 여러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L7 스위치는 보안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1.25 대란이 일어난 뒤 라드웨어의 L7 스위치가 KT에 바이러스 패킷 필터링 장비로 공급되면서 고객들이 L7 스위치를 탁월한 보안 장비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트래픽을 분석할 때 패킷의 헤더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필터링 기능이 강한 것이 L7 스위치의 장점이다.
하지만 L7 스위치가 보안 장비로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국내 진출 초기부터 보안 쪽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국내에 L7 스위치를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탑레이어 네트웍스였는데, 트래픽의 내용을 분석해 중요한 컨텐츠 또는 VIP 사용자에게 우선 순위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소개했지만 사실상 이 부분에서는 국내 시장의 요구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보안이 시장의 이슈로 등장하면서 탑레이어는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 애초 '애플리케이션 스위치'로 소개했던 L7 스위치를 '보안 스위치'로 고객들에게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국내에 진출한 라드웨어 역시 보안 시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L7 스위치는 보안 장비라는 인식이 굳어지게 된 것이다.

노텔과 시스코 양강구도 형성
특정 분야의 전문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트래픽 관리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전통의 네트웍 장비 업체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노텔 네트웍스 코리아와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가 국내 트래픽 관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특정 분야에서 라드웨어, 파이오링크 등의 전문 업체가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노텔 네트웍스 코리아는 지난 2000년 알테온을 인수하면서 트래픽 관리 시장에 본격 가세했다. 당시 알테온 코리아는 국내 웹 스위치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고, 이 장비가 노텔의 기존 장비들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1위로 자리를 잡았다. 공공 및 금융 등 로드밸런싱 요구가 많은 사이트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노텔은 지난해부터 'AAS (Alteon Application Switch) 2424' 등을 내세워 L7 스위치 시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해 KT BMT에서 1.25 대란 이후 바이러스 필터링 전문장비로 주가를 올렸던 라드웨어의 장비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임으로써 보안 시장에서도 선두업체인 라드웨어를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
한편,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는 노텔 네트웍스와 시장 접근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드밸런싱 시장 가운데서도 가장 고성능 솔루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특히 시스코는 갈수록 트래픽이 많아지고 고성능 장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컨텐츠 서비스 모듈(CSM)'로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4기가 성능을 지원하는 이 모듈은 대기업들이나, 높은 안정성을 요구하는 사이트에서 인기가 높은데, "KT도 CSM을 이용해 DNS 로드밸런싱을 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CSM은 비용대비 효과가 높다는 장점도 눈에 띄는데, 한 금융사이트에서는 로드밸런서로 쓰고 있던 L4 스위치 12대를 CSM 모듈 2장으로 대체해 장비 증설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시스코는 최근에 EBS의 수능방송에 각종 트래픽 관리 솔루션을 공급해 안정적인 서비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자들 줄 이어
한편, 올해 들어서는 트래픽 관리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어 이들과 기존 업체들의 승부도 주요 관심 거리가 될 전망이다.
우선 외산 L7 전문업체들이 대거 지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 선두주자는 F5 네트웍스. F5네트웍스는 지난 2000년 영업 부진을 이유로 국내 지사를 철수한 바 있는데 올 2월 다시 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F5네트웍스는 자신들의 L7 스위치가 기존의 것들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장비들이 ITM 솔루션인데 반해, 자신들의 장비는 ATM이라는 것이다. 네트웍과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연동해주는 기능은 지금까지 시장에 전혀 없던 개념이라는 설명. 남덕우 F5네트웍스 한국지사장은 "보안장비가 아니라 진정한 L7 개념의 스위치는 아직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서도 "올 한해 금융, 제조, 공공, 대학 등의 분야에 대형 레퍼런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공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사이트인 구글, 아마존, MSN 등에 L7 스위치를 공급하고 있는 넷스케일러도 지난 달 한국 진출을 공식선언했다. 넷스케일러 본사의 B.V. 자가디쉬 사장은 "5대 트래픽 웹사이트 중 세 곳이 우리의 고객이다. MSN 메신저를 이용하는 고객들, KTF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들은 모든 넷스케일러 장비를 거쳐 서비스를 받고 있다."며, "웹 상의 애플리케이션만 안전하게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비 웹애플리케이션까지도 완벽하게 전송한다. 서버가 어느 곳에 있는지에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전송할 수 있다."고 자사의 장점을 설명했다.

F5·넷스케일러·페리빗 등 국내진출 선언
페리빗네트웍스 역시 8월 지사 설립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페리빗의 기술적 특징은 데이터 고유의 패턴을 정의해 보냄으로써 같은 데이터를 다시 주고받을 때는 데이터 전체를 보내지 않고, 이 패턴만 보내기 때문에 전송 속도가 몇십분의 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페리빗네트웍스의 장점은 중장거리 전용선을 쓰는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 이미 해외 각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을 대거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장거리 이동선박들에도 상당수가 공급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의 실험 결과, 인트라넷에서 이미지 데이터를 많이 쓰는 모 사이트는 페리빗 장비를 설치한 뒤 네트웍이 5배나 빨라졌다."는 것이 제프 그라함 본사 CEO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금융권과 군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국내 업체들의 트래픽 관리 시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텔슨정보통신, 디지닉스 등이 L4/L7 시장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텔슨정보통신은 지난달 초 이스라엘의 바틈텔코시스템과 업무제휴를 맺고 국내 L4∼7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울산에 위치한 디지닉스도 대기업 OEM 중심이었던 사업방식에서 탈피해 자체 브랜드로 L4 스위치와 로드밸런서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이오링크, 연구소 강화 등 기술개발 박차
한편, 트래픽 관리 시장은 전통적인 개념의 네트웍 장비 시장과 달리 국내 업체들이 나름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국내 L4/L7 스위치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파이오링크는 자사의 솔루션을 서버/방화벽/VPN 로드밸런싱 용도의 L4 스위치, 보안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L7 스위치, 트래픽 관리 솔루션인 네트웍 로드밸런서(NLB) 등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L4 스위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힘을 쏟았던 파이오링크는 올해 L7 스위치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 론스텍, 인큐브테크 등과 총판 계약을 맺음으로써 유통망을 강화했다. 조흥은행, LG화재, 굿모닝신한증권, 현대해상 등 금융권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것을 비롯해 군, 공공기관 등에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어 올 한해 L7 시장에서도 확실한 영역을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파이오링크는 특히 올해 들어 기술력 강화의 기치를 내걸고 연구소를 강화, 이원화 체제로 운영함으로써 기술력을 높이고, 고객의 요구를 장비에 적극 수렴해 세계적인 L4~L7 전문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기존의 부설연구소 외에 기술연구실인 '파이오니어 랩'을 새로 만든 것인데 부설연구소는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파이오니어 랩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파이오링크 문홍주 사장은 "기존의 연구소 시스템으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 개발에만 치우쳐 신기술과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원화된 연구소 시스템으로 기술을 축적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겠다."며, "파이오니어 랩을 한국의 벨랩으로 키워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엔피아, HW 출시·조직개편 등 경쟁력 강화
'IP마스터'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니트젠테크놀러지 엔피아 사업부는 STM(System Traffic Management) 솔루션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모든 트래픽 관리 장비들이 서버를 중심으로 트래픽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반해, STM은 서버의 리소스를 중심으로 트래픽을 관리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마케팅/영업본부를 맡고 있는 김진태 이사는 "부하 분산을 똑똑하게 하려면 서버의 정확한 용량과 하는 일에 맞춰서 트래픽을 넘겨줘야 된다. 그래야 더 똑똑한 부하 분산이 된다."고 강조한다. 시스템이나 서버의 상황 정보를 먼저 본 다음에 네트웍을 분산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엔피아의 솔루션은 STM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IP마스터'와 컨텐츠 동기화 솔루션인 'CD마스터' 그리고 스트리밍 멀티서비스 장비인 '아이리스'로 나누어지는데, 애초부터 로드밸런싱이 아니라 '무장애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무장애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부하분산, 스트리밍 분산, 컨텐츠 동기화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전화에 통화중 기능이 있어 일단 통화를 시작한 사람들은 통화품질을 보장받는 것처럼 네트웍에 통화중 기능을 넣음으로써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엔피아는 최근 벤처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투자를 단행해 시장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이었던 IP마스터를 자체 하드웨어 장비로 업그레이드한 데다가, IP마스터 영업만을 전담하는 조직도 만들었다. 해외영업과 ASP 서비스영업 조직도 따로 꾸렸다. 특히 지난 4월 말 서울통신기술과 리셀러 계약을 맺은 것을 필두로 메이저 사업자들과 채널 계약을 맺고 있어 시장에서 위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한다. 엔피아는 앞으로도 해외 영업, 마케팅, 서비스 영업, 컨설팅 인력을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EBS 인터넷수능강의시스템의 교훈
언젠가 모 정부기관에서 인터넷이 속도가 너무 느려 트래픽 관리 업체에 원인분석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분석 결과 많은 직원들이 P2P 사이트를 연결해 동영상 파일을 받는 것이 원인이었다는 점이 밝혀져 결국 일부 직원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최근에는 서울특별시가 시내버스의 노선 체계를 바꾼다고 발표한 뒤 서울특별시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이 일어났다. 바뀐 노선 체계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접속이 순간적으로 폭주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대통령탄핵 등 몇몇 사건에서 포탈 사이트나 ISP의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모두 트래픽 관리 측면에서 전혀 대응이 없었던 결과라고 하겠다.
반대로 접속자 폭주로 서비스 장애가 예상됐던 EBS 인터넷 수능강의 시스템은 우려와는 달리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10만 명 정도가 동시에 접속한다는 가정 아래 30기가의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망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 메버릭 시스템즈 황두영 부장의 말에 따르면 "한 사용자만 접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해도 300K 정도의 트래픽이 발생한다. 몇만 명이 접속한다면 눈 깜작할 새에 망에 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한다.

만사불여튼튼
EBS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려도 ISP 간의 연동망에 장애를 받는 일이 없도록 7개 ISP에 컨텐츠 엔진을 분산시키는 등 2중3중의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함으로써 무장애 시스템을 구현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트래픽 관리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기존의 인프라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트래픽 용량을 결코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근의 불안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돈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트래픽 관리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내 트래픽 관리 시장의 규모를 분석한 자료는 따로 없는 실정이지만 업체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시장은 대략 450~500억원 규모, 올해는 6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들은 전통적인 로드밸런싱 시장의 경우 매년 100%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올 한해는 시장 공략의 중요한 전환점인 것이다. 무한경쟁에 돌입한 국내 트래픽 관리 솔루션 시장에서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지 2004년의 성적표가 궁금하다.

"L7스위치도 차별화 필요하다"
상반기 F5네트웍스·넷스케일러 국내 진출, 페리빗네트웍스도 진출 초읽기

올해 들어, L7 스위치 전문업체들이 속속 국내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한국시장에서 트래픽 관리의 요구가 점점 높아지는 데다가, 시장의 급성장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와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확산으로 국내 기업들이 네트웍의 부하 문제를 해결해줄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이들 후발 업체들에게는 큰 매력 포인트.
3월에 F5네트웍스가 국내 지사를 설립한데 이어, 6월에는 넷스케일러와 페리빗 네트웍스가 국내진출을 공식선언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가 3천만 명을 넘어섰고 1,500만 마일에 달하는 광케이블이 깔려 있는 한국이야 말로 자사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시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달 국내진출을 선언한 넷스케일러와 페리빗네트웍스는 어떤 회사인지 살펴봤다.

넷스케일러
지난 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진출을 공식 선언한 넷스케일러는 "애플리케이션 전송에 있어 '안전'과 '신속'이라는,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세계에서 인터넷 트래픽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다섯 개 사이트 가운데 세 곳(구글, 아마존, MSN)을 고객으로 확보했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국내 진출을 알리기위해 한국을 찾은 B.V. 자가디쉬 본사 사장은 "한국에서도 MSN 메신저를 이용하는 고객이나, KTF의 모든 고객들은 모두 넷스케일러의 장비를 거쳐가게 된다."고 소개한 뒤 "서버가 어느 곳에 있는지에 상관이 없을 뿐 아니라, 비 웹애플리케이션까지도 완벽하게 전송한다. 넷스케일러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인터넷 응답속도가 50% 이상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인으로써 넷스케일러의 아태지역 수석 엔지니어로 활약하고 있는 조셉 정은 "넷스케일러의 솔루션은 '펜티엄2 서버가 펜티엄4의 성능을 내도록 한다.'거나 '아인쉬타인의 머리와 아놀드 슈와제네거의 몸을 겸비한 것과 같은 장비'라는 평을 듣고 있다."며, "기술과 영업 모두에서 최고의 팀을 구성해 현재 5~6% 정도인 한국시장의 비중을 내년에는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ATM네트웍스와 KDC정보통신을 채널로 두고 있으며, 현재 지사장 선임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

페리빗네트웍스
8월에 국내 지사를 설립하게 되는 페리빗네트웍스는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높여주는 압축장비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의 벤더다. "고객들이 WAN 구간에서 LAN과 같은 네트웍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을 회사의 목표로 삼고 있으며, 유수한 투자사들의 투자를 받아 2000년에 설립했다.
페리빗네트웍스가 눈길을 끄는 것은 생체학자이던 현 CTO가 DNA를 연구하던 중 인터넷 데이터의 패턴이 DNA처럼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는 점이다. 생체학에서 하나의 DNA를 표기할 때 전체 구조를 일일이 보여주지 않고 패턴을 정의한 것만으로도 해당 DNA가 어떤 것인지 인지하는 것처럼, 데이터도 하나의 '패턴'으로 정의를 내려 인식할 수 있다면 훨씬 쉽게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늘날의 'Sequence Reducer'를 만들게 됐다는 것.
페리빗네트웍스의 장비는 처음 데이터를 보낼 때 그 데이터를 'A'라고 정의해서 내보내고, 받는 쪽에서는 그 데이터를 압축해서 장비 내 딕셔너리에 저장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다음에 같은 자료를 보낼 때는 'A'라는 패턴만 보내면 받는 쪽이 장비가 이를 인식해서 딕셔너리에 압축 저장한 해당 데이터를 풀어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본사 제프 그라함 CEO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모 사이트의 실험 결과, 처음 보낼 때 16~17초 정도 걸리던 데이터 전송 시간이 통상 2~3번 안에 1~2초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페리빗네트웍스는 중장거리 전용선을 이용하는 다국적 기업들을 다수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전세계 원양선박 중 상당수도 페리빗의 고객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금융, 국방 사이트에서 적극적인 러브 콜을 보내고 있어 하반기에만 200만 달러를 매출 목표로 잡고 있다.

EBS 인터넷 수능강의 시스템
2중3중의 보완장치로 트래픽 부하 완벽 대처

EBS 인터넷 수능강의 시스템은 10만 명 정도가 접속한다는 가정 아래 30기가 비트의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망 구성을 계획했다. 한 사용자만 서비스를 이용해도 300K 정도의 트래픽이 발생한다고 보면, 몇만 명이 한꺼번에 접속할 경우 눈 깜작할 새에 망에 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ISP들 사이의 연동망 대역폭이 30기가가 안 된다는 것과 EBS 가입자가 한꺼번에 많이 몰리면 연동망에 병목현상이 일어나 ISP가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들이 불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따라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 메버릭 시스템은 7개 ISP에 컨텐츠 엔진을 분산시키는 방법을 도입했다. 가입자가 다른 ISP를 거치지 않고 자신이 가입되어 있는 ISP에 접속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 것. "ISP가 자체 회선용량 부족으로 자사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못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ISP들 사이의 연동망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이 회사 황두영 부장의 설명이다.
EBS 인터넷 수능강의 시스템에는 시스코의 컨텐츠 라우터, 컨텐츠 딜리버리 매니저(CDM), GSS(글로벌 사이트 셀렉터), 컨텐츠 엔진 등이 공급됐다. 특히, 컨텐츠 라우터는 특정 사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하면 이 사용자가 어느 ISP에 가입되어 있는지를 파악해 해당 ISP로 연결해줌으로써 효과적인 부하분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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