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병원 중 61.1%가 예산 증액, 투자 우선순위는 EMR, 보안시스템, 백업 순

2008년 국내 병원들의 IT 투자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월드]가 최근 국내 18개 주요 병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7년 대비 2008년 IT 투자 예산을 증액한다고 답한 병원은 61.1%나 됐다. 또한 증액한다는 병원 가운데 전년 대비 30%이상 증액한다고 답한 병원도 무려 45.4%를 차지했다.

이는 '2007년 병원 IT 수요조사(21개 병원 대상)'를 했을 당시, 66.7% 병원이 전년대비 예산을 증액하고 이 가운데 35.7%의 병원이 전년대비 30%이상 증액한다고 답했던 것과 비슷한 수치다. 따라서 병원들의 IT 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2008년에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MR 등 u-헬스케어 강화에 투자 집중
2008년 병원들의 IT투자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을 비롯해 보안시스템, 백업 및 재해 복구센터 구축,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 등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IT 투자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18개 병원 중 7곳이 EMR을 투자 1순위로 꼽은 점을 미루어 볼 때, 2008년도 병원들은 EMR 프로젝트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의료정보팀 김성일 팀장은 "EMR 시스템을 도입 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원활한 공유를 위한 PACS, OCS 등 모든 기간 시스템의 통합 및 전면 재개발이 필요하므로 구축비용이 많이 들어 다수 병원들이 보류해 왔다"며 "하지만 병원 간 표준화된 진료 정보의 공유는 조만간 필수가 될 것이기 때문에 EMR을 통해 진료 데이터의 관리와 원격 공유를 위한 병원들의 EMR 사업이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가톨릭 산하 8개 병원의 종합의료정보시스템(CMC nU)을 구축하며 EMR 도입을 추진 중이고, 고대의료원도 약30억원 규모로 EMR사업을 진행 중이다. 울산대학교병원 역시 병동의 전자의무기록을 위한 EMR 사업을 추진 중인데, 현재 40%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강북삼성병원의 경우 지난해 12월 EMR 사업(약 30억원 규모)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영상EMR을 도입한 한양대학교병원은 올 상반기에 EMR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건양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등도 2008년에 EMR 프로젝트에 속속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상반기 일산병원이 보건복지부 국가공공의료정보화(EHR) 사업의 일환으로 EMR 프로젝트(약 40억 규모)에 착수하기 시작해 2010년까지 산재의료관리원 등 전 공공 의료기관들의 EMR 프로젝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재의료관리원 전산정보팀 이영복 팀장은 "보훈병원, 군병원, 경찰병원 등 병원별로 EMR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공공 의료기관간 표준화된 데이터 공유를 목표로 하는 공동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08년 일산병원이 의료보험 부문의 수가코드, 사용용어 등을 표준화해 개발을 마치면, 2009년 산재의료관리원은 추가로 산재부분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안시스템 등 IT 인프라 투자 대폭 늘 듯
병원들은 EMR 관련 표준화 작업과 함께 향후 구축될 시스템의 안정적이고 제대로 된 활용을 위한 백업 및 재해복구센터 구축, 노후화 된 PC 및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 강화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IT 투자 우선순위로 EMR 다음으로 보안 시스템(42.4%), 백업 및 재해복구센터 구축(23.3%),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18.9%) 등을 꼽은 것만 보더라도 이 같은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 밖에 투자우선 항목으로 그룹웨어 및 지식관리, RFID, 모바일, 시스템통합, CRM 등을 꼽기도 했다.

특히, 2008년은 보안시스템에 대한 병원들의 투자가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IT역점사업으로 보안을 꼽은 병원은 2007년 16.2%에서 2008년 42.4%로 26.2%p나 증가했다. 더욱이 전북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이대목동병원 등은 보안을 2008년 IT 투자의 최우선순위로 꼽았다.

2008년 병원들이 도입할 보안시스템 우선 순위는 웹방화벽, NAC(네트워크접근제어), IPS(침입방지시스템), 방화벽/VPN 순이었다.

이대목동병원은 "바이러스, 악성코드, 네트워크 무단 접속 등 보안 침해 요소가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상반기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NAC)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북대학교병원은 시스템 인프라 강화의 일환으로 전자서명, DB보안, 웹 보안 등 보안시스템을 상반기에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병원들은 온라인을 통한 의료기관들 간의 정보 공유를 대비해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및 인터넷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웹 보안에 투자가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EMR 도입 후 온라인(EMR) 서버의 부하 감소 및 보다 안정적인 24시간 무정지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는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고대의료원 등 병원들의 백업 및 재해복구센터 구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 스토리지 증설, 노후화된 PC 및 주변기기 보강에도 병원들의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의 기획실 김성규 과장은 "u-헬스케어의 기반 사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의료산업의 표준화와 유비쿼터스 시대의 의료 환경변화가 병원업계에 가장 큰 이슈인 만큼 2008년에는 u-헬스케어 진료 환경 변화에 맞춘 고도화된 시스템 구축 및 안정성 확보, 효율성 극대화 작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RFID 도입 증가세
2008년은 병원들이 그동안 관심에만 그쳤던 모바일, RFID를 본격 도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u-헬스케어, 홈헬스케어 등 원격진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병원들의 투자 우선순위 가운데 모바일, RFID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8%대에 머물렀으나 2008년 각각 12.2%씩 차지했다. 고대의료원은 모바일과 RFID의 도입을 2008년 투자 최우선 순위로 꼽았으며 영동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은 모바일을, 중앙대학교병원과 전북대 병원은 RFID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들은 2010년 경 의료 시장에서 오프라인상 진료와 온라인상 진료에 대한 수요가 거의 유사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들은 유비쿼터스 환경을 환자와 내부 직원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고, 환자들이 집에서도 진료 정보 및 결과를 볼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무선 및 모바일 등에 대한 투자가 2008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병원들은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 및 병원 업무 효율성 향상 방안으로 RFID를 적용해 접수부터 수납까지 절차를 무인 자동화시스템으로 구현하거나 CRM을 구축하는 것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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