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이컨설팅 김인현 사장

국내 컨설팅 시장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토종 컨설팅 업체인 투이컨설팅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996년에 설립된 투이컨설팅은 금융 IT 컨설팅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회사이다. 또 데이터 관련 컨설팅에서도 그 어느 컨설팅 업체보다 강세를 띠고 있다. 최근 몇년간 국내 IT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투이컨설팅이 거둔 성과는 이를 입증한다. 지난해 100여명의 인력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투이컨설팅은 올해에 인력을 대폭 보강해 14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투이컨설팅의 김인현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장 배경과 전략, 그리고 국내 IT 컨설팅 시장의 트렌드 등을 들어봤다.












최근 들어 국내 컨설팅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비즈니스와 IT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요즘 기업들의 화두입니다. 최근의 컨설팅은 단순히 IT 만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고서는 완성된 해결책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IT 환경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단순했지만 이제는 비즈니스와 IT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자체 인력으로 문제를 풀기 어려워지면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진 것도 컨설팅 수요의 확대 요인입니다. 지난 1997년 IMF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습니다. 자체 인력을 대폭 축소하면서 아웃소싱이 일반화되고 확산되었죠.

현재는 컨설팅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어지고, 그 필요성과 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플래닝, 평가, 사후 관리 등 컨설팅이 수행하는 역할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겁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외부 전문가를 채택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비즈니스와 IT의 접목 시도…컨설팅 활성화
이처럼 컨설팅 수요가 늘면서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지 않았나요. 컨설팅 시장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과거 컨설팅 시장은 수요자가 주도한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바뀌었습니다. 공급자가 이끄는 시장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만큼 수요 기반이 확대된 거죠. 컨설팅 프로젝트의 경쟁률이 과거에는 4대 1 또는 5대 1이었지만 지금은 2대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컨설팅 회사들은 프로젝트에 무조건 참여하지 않습니다.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프로젝트에는 참여를 기피하고 있는 거죠. 공공 프로젝트의 컨설팅 사업자 선정시 유찰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목적이나 목표가 없이 애매한 컨설팅을 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도 최근 컨설팅 시장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요즘 기업들의 컨설팅에 관한 요구는 매우 구체적입니다. 이를테면 앞으로 금융권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자본시장통합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아주 현실적인 컨설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바로 실행으로 이어지는 것도 추세입니다.

국내 컨설팅 시장의 4대 트렌드
컨설팅을 한번 해보고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컨설팅 시장의 주요 이슈 또는 트렌드는 무엇인지요.
크게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고객들은 비즈니스와 IT를 어떻게 조화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IT거버넌스, 아키텍처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를 반영합니다. 둘째, 변화에 대한 대응력 강화입니다. 기업들이 외부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분야의 주요 컨설팅 서비스로는 SOA, BPM, 프로덕트 팩토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셋째, IT 자체가 점차 성숙해지는 환경에서 IT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CMM이나 ITSM 등의 컨설팅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넷째, IT 규제 측면으로 IT 컴플라이언스, IFRS, 바젤II,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이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느 세계적인 조사분석기관은 컨설팅 업체의 능력을 '산업'과 '서비스'라는 2가지 측면에서 평가한 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투이컨설팅의 역량을 산업과 서비스 측면에서 자체 평가하신다면.
컨설팅은 종합병원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고객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고객의 모든 고민을 100% 해결해주는 컨설팅 회사는 없습니다. 컨설팅 회사별로 이를테면 ERP, ISP 등 강점 분야가 따로 있습니다.

투이컨설팅은 산업 측면에서는 '금융', 서비스 측면에서는 '데이터' 분야에서 어느 컨설팅 업체보다 강합니다. 특히 금융 분야의 IT 컨설팅은 실적이나 건수, 고객만족도, 그리고 의미있는 다수 프로젝트 등을 놓고 볼 때 단연 앞서 있습니다. 금융권 IT 컨설팅에 관한한 선두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이컨설팅은 처음에 은행 차세대 모델링으로 시작했는데 매년 1~2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ITA/EA는 2002년에 시작한 서비스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또 요즘 증권사의 최대 관심사인 자통법에 대응하는 차세대 프로젝트의 컨설팅도 2006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투이컨설팅이 현재 주력하는 서비스 분야는 ISP, PMO, ITA/EA, 데이터 관련 모델링 등입니다.

투이컨설팅, '금융'과 '데이터' 분야 강점
투이컨설팅의 강점을 좀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증권사 차세대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인 IB(Investment Bank)를 실현해주는 방안으러 이른바 'IB참조모델(IBRM)'을 보유하고 제공하는 회사로는 투이컨설팅이 유일합니다. 이미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등은 IB참조모델을 도입해 차세대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손해보험사의 차세대 프로젝트에서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이 대표적인 고객입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추진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는 4가지를 뼈대로 하고 있습니다. ISP, PI, 모델링, PMO가 그것입니다. 보험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있으면서, 이러한 4가지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은 투이컨설팅 뿐입니다.

공공 분야의 ITA/EA도 투이컨설팅의 강점 분야입니다. 이미 예금보험공사, 금감원, 수자원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정보사회진흥원이 발주한 전 공공기관 대상의 ''ITA/EA 성숙도 평가' 프로젝트도 수주한 바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각 공공기관별로 ITA/EA의 성숙도를 평가한 것으로 앞으로 추진할 프로젝트의 단계 또는 수준을 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투이컨설팅의 출발점은 데이터였습니다. 처음에 데이터 설계에서 출발했는데 이제는 데이터 관리, 활용 등으로 그 컨설팅 영역이 넓어졌습니다. 그동안 수행한 데이터 품질과 데이터 거버넌스 프로젝트의 주요 고객사는 기업은행, 신한카드, 우리은행 등입니다.

투이컨설팅은 과거의 단순 유저 인터페이스 차원을 뛰어넘어 기업의 업무 환경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고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컨설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 즉 UX(User eXperience)에 대한 접근 방법론을 체계화한 UXB(User eXperience for Business)를 컨설팅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솔루션 등 IT 인프라를 정비해도 시스템의 1차 사용자인 현업 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거나 접근하기 어렵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예를 들면 유저 인터페이스의 설계에 따라 고객문의 사항에 대한 답변 시간이나 정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UXB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들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이슈입니다. UXB 컨설팅은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의 차세대 프로젝트에 적용한 바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UXB 컨설팅에 관한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 컨설팅의 새로운 분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현 가능한 현실적인 컨설팅 지향
구체적인 실적을 들어 강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고객들의 투이컨설팅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컨설팅은 말로만 끝나서는 안되며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이컨설팅이 고객들로부터 듣는 얘기는 한마디로 구현이 가능한 현실적인 컨설팅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투이컨설팅의 컨설턴트들이 IT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에서 컨설팅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투이컨설팅의 구성원들은 특히 금융기관의 비즈니스를 잘 알고 있으며, 그 경험도 매우 풍부한 편입니다.

투이컨설팅은 고객 입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곳이라고 자부합니다. 회사의 실적 보다는 고객의 성공을 위해 일한다는 게 투이컨설팅의 모토입니다. 한번 계약을 맺은 고객의 재계약율이 높은 것은 이를 입증합니다. 장기 고객이 많은 셈이죠. 또 신규고객의 발굴 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더욱 잘 하자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도 고객 로열티가 높은 이유라고 봅니다.

장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보완한 점도 없지 않을 듯 싶습니다.
투이컨설팅도 해외의 우수 사례 즉 글로벌 프랙티스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대부분의 컨설팅 회사가 다국적 기업인 상황에서 제기된 문제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상대적입니다. 해외 첨단 지식과 기술에다 우리만의 2%를 더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단순히 해외 지식의 수입만으로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투이컨설팅은 글로벌화와 현지화를 결합한 글로컬화(glocalization)한 컨설팅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보완해야할 문제는 인력입니다. 현재 투이컨설팅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걸맞게 인력 충원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현재 컨설팅 수요는 많은 편이지만 인력 부족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투이컨설팅은 인력을 채용할 때 능력보다는 태도와 잠재력을 더욱 높이 평가합니다. 회사 내부에서 육성하며, 그것도 완벽한 '투이컨설팅' 사람으로 만들어 현장에 내보낸다는 게 인사 철학입니다.

'투이 DNA'라는 고유의 직원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이컨설팅은 내부 멘토링 등 모든 임직원들이 최대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이 DNA 활동은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과정에서 ▲주도적 ▲융화 ▲성실 ▲변화 등 투이컨설팅이 지향하는 4가지 정신을 모든 임직원이 공유하자는 것입니다. 이 같은 4가지 가치를 지향하는 투이컨설팅은 2007년부터 'DNA 비타민'이라는 내부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이슈는 컨버전스ㆍERPㆍITA/EA…
2008년 국내 컨설팅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올해 국내 컨설팅 시장의 주요 이슈에 대해 전망해주십시오.

업종마다 관심 사항이 다릅니다. 먼저 금융권은 컨버전스가 가장 큰 이슈입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업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통합 상품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자통법에 이어 보험시장통합법의 법제화로 금융권의 합종연횡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테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영역 장벽이 철폐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사업모델의 변화를 시도하고 이에 맞춰 컨설팅 요구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조분야의 이슈는 단연 ERP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본격 추진하는 글로벌 ERP 통합 프로젝트가 단적인 예입니다. 공공분야의 ITA/EA는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올해 안에 수백여개의 공공기관에 반드시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통신분야는 KTF 등을 필두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특히 SOA의 적용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투이컨설팅이 올해 세운 사업목표와 전략은 무엇입니까.
먼저 증권사의 IB 컨설팅을 좀 더 강화하려고 합니다. 무조건 고객을 늘리는 것 보다는 최대 3개사만을 확보해 밀착 지원할 계획입니다. 보험 분야의 목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손해보험사 1곳, 생명보험사 1곳 등 2곳만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공공분야는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역점을 둘 겁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제조 분야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기반을 갖추는 것도 올해 목표입니다.

투이컨설팅, M&A로 인력 크게 확충한다
투이컨설팅의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인지요.
단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최고의 컨설팅 회사,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지역의 컨설팅 리딩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행복하고, 자유스럽게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크게 5가지 방향을 세웠습니다. 첫째, M&A입니다. 회사의 성장은 규모가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M&A를 해서 인력규모를 20여명 더 늘릴 계획입니다. 둘째, 인력에 대한 투자입니다. 셋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입니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은 용역 기반인데 앞으로는 이를 콘텐츠 기반으로 변화를 꾀하려고 합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콘텐츠 기반의 컨설팅에 관한 작품 하나를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넷째, 글로벌 넘버원 솔루션 업체와의 제휴입니다. 이미 SOA는 BEA, IT거버넌스는 HP와 제휴를 맺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확대할 방침입니다. 다섯째, 직원에 대한 대우 수준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고 합니다.

국내 컨설팅 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발주자들은 프로젝트를 ISP(컨설팅)와 개발(SI)을 나눠서 추진합니다. 이러다보니 프로젝트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멋진 그림을 그렸지만 결과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거죠. 컨설팅대로 SI를 수행하면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을 텐데요. 특히 ISP 단계에서 기존의 플래닝 과정에 이어 모델링이라는 새로운 과정을 추진하면 당초 목표대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컨설팅에 이어 곧장 구축으로 들어가는 기존 프로젝트의 패턴을 앞으로는 플래닝->모델링->구축 등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투이컨설팅은 지난해 LIG손해보험, 신영증권 등의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새 모델을 적용한 바 있습니다.

컨설팅 업계의 비상식적인 인력 운영 방식도 문제입니다. 컨설턴트를 스카웃해놓고 막상 프로젝트가 끝나면 버리거나 심지어 경쟁사의 인력을 프로젝트 도중에 빼가는 일은 단적인 예입니다.

공공기관의 컨설팅 단가가 낮은 점도 해결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올해 공공기관의 ITA/EA 컨설팅 예산은 한 기관당 3억원으로 잡혀있는데 이 예산으로 제대로 된 컨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메이저 컨설팅 업체들은 컨설팅 단가가 터무니없는 낮다는 이유로 참여를 기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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