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대표 맡은 김수진 COO, 맞춤형 오피스 및 온·오프라인·모바일에서 구현 가능한 SW회사 지향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한국의 자존심 '아래아 한글'을 만드는 회사. 애국심에 의존하는 벤처1세대 기업. 한글과컴퓨터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 같은 수식어 속에는 과거의 영광과 함께, 과거의 위상이 '굴레'도 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과거에 지나치게 매몰된 수식어들로 인해 '미래' 비전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됐다. 한글과컴퓨터는 이제 더 이상 한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한글' 하나로 버티는 회사도 아니며, 애국심에 의존하는 고만 고만한 그렇고 그런 토종 벤처기업이 아니다.


김수진 사장은
1963년생
1982. 03 ~ 1986. 02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7. 08 ~ 1991. 05 삼성휴렛팩커드(주) (현 HP KOREA) 마케팅
1993. 10 ~ 1994. 04 삼성전자(주) 워크스테이션 사업부/사업팀
1994. 08 ~ 2000. 08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마케팅
2003. 03 ~ 2006. 12 (주)엔씨소프트 엔씨트루 (태국 조인트 벤처) COO
2007. 01 ~ 2008. 01 (주)한글과컴퓨터 COO
2007. 08 ~ 현재 (주)한컴씽크프리 COO
2008. 01 ~ 현재 (주)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전무




이익률 27.6의 건실한 회사로 발전
한컴은 지난해 5년 연속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매출액이 500억원대에 육박하는 478억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06년 매출 433억원 보다 10.4%가 성장한 것이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수익률이다. 2006년 52억원의 이익이 지난해에는 155.1% 성장한 1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률이 무려 27.6%에 달한다. 전반적인 IT기업들의 이익률이 급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실로 엄청난 수익률이다.

사업분야도 다양화했다. '아래아한글' 하나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오피스를 추가했고, 리눅스와 온라인 서비스인 씽크프리, 코렐 드로우 등의 유통사업으로까지 그 영역을 점점 더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한컴 변신의 주역은 당연히 김수진 각자대표이다. 지난 2007년 1월 2일, COO 전무로 영입된 지 1년 만인 올 1월 백종진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다. (사)벤처기업협회의 일로 바깥일이 많은 백종진 오너 사장 대신 내부 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실질적인 회사운영 책임자이다.

사업 다각화하고 수익중심으로 전환
김수진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수익 중심의 회사로 전환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원만하게 이끌었다. 적자에 허덕이는 UCC 포탈 '크레팟'을 분사를 통해 과감히 접었고, 과거 이찬진 사장 이후 지속해온 '이찬진 컴퓨터교실' 교육사업도 올 4월이면 그만둔다. 올 매출 중 약 60억원 정도가 감소하지만, 연간 13억원 정도의 손익 개선 효과가 생긴다. 그렇다고 완전히 없애지는 않는다. 현재 약 70여 프렌차이즈가 있기 때문에 이들 사업을 유지하고자 하는 업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브랜드 라이선스를 검토 중이다. 다만 직접 운영은 그만둔다.

이외에 한컴은 지난해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에도 진출했다. 과거 어도비 만큼 명성을 얻었던 '코렐 드로우'의 한국 총판을 맡았다. 공공과 교육시장에서의 영업과 유통 강점을 십분 살린다는 전략이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에 대량으로 한글오피스를 공급하는가 하면, 리눅스는 국내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모바일상에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회사 지향
김수진 대표는 내실다지기를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보다 한 차원 높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인텔과 진행하고 있는 리눅스 부문의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사업을 발전시켜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상에서 구현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월 말 구의동 테크노마트 21층의 한컴 대표이사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할 때 보고 처음이니깐 근 10년만이다. 자그마한 체구에 환하게 웃는 모습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 김 대표는 약속시간 보다 1시간을 더 기다리게 했다. 미안하지만 그룹 부회장에게 잠깐 보고하러 올라갔다 오겠다고 하더니 한시간을 경과했다.

김 대표는 한컴으로 옮긴 지난 1년 동안 좋아하던 운동을 거의 못했다고 한다. 운동이라야 걷기운동이지만, 시간이 나면 잠자기 바쁘단다. 최근에 직원으로부터 '경청'이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남의 얘기를 들을 때는 마음을 비우고, 정성을 다해서 들어야 한다"는 요지의 내용인데, 바쁘게 사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졌던 모양이라고 풀이한다. 되도록이면 직원들의 얘기를 자주 듣고, 책을 많이 읽을려고 노력한단다. 항상 공부하는게 좋다고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그것이 젊음을 유지하게 하는 비결일 것이다.

맞춤형 오피스 사업으로 경쟁력 갖출 것
- 한컴의 변신이 새롭게 다가온다. 과거 '한글'을 통한 애국심에 호소하던 국민기업, 국민 벤처기업의 이미지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해나가는 모습이 벤처기업의 전형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이다. 한컴을 이끌어오면서 구조조정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토종기업이라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에 반대한다. 한컴도 그동안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리눅스의 경우도 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이 의도적으로 사용해준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기업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만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컴은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채널 및 인원,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제품력, 우리 인프라를 다시 생각했다.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경쟁력이지 무조건 다양한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또한 현재 적자라고 해서 무조건 정리한 것도 아니다. 미래 비전이 있으면 정리하지 않았다. 우리에겐 개발력이 경쟁력이다. 단순 패키지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방향대로 개발 해주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통부 우정사업본부에 오피스를 넣을 수 있었다. 전자결제 및 여타 기능을 구현해 주었다. 맞춤형 오피스 제품을 만들어줬다. 즉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국내 유통망, 특히 공공, 교육분야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외국의 유수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국내 유통을 부탁하기도 한다. 이것이 강점이다. 그래서 유통사업에도 진출했다.

- 이 같은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컴이 여덟번째 직장이다. 그동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간의 다양한 경험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잇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본다. 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2004년에 엔씨소프트에서 태국법인 CEO로 있었다. 2년반 정도 일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그 고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자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것
- 한컴이 27%에 달하는 높은 이익율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우리는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원가율이 낮다. 그리고 인력도 250여명이 넘었는데, 45명정도 줄였다. 오피스의 경우 제품 안정화에 주력했다. 광고비를 적게 사용했다. 내실있게 살았다. 해외매출이 5배 정도 올라갔다. 1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했다. 파워포인트와 같은 프리젠테이션 제품 '슬라이드'가 있는데, 일본 소프트웨어 회사 '저스트시스템'을 통해 일본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이 5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씽크프리도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라임그룹이 2003년에 한컴을 인수할 당시 누적적자가 800억원이었는데,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백종진 사장이 잘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 지난해 실적에 비해 올 2008년 매출 목표는 높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보다 겨우 5억원 향상된48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과거부터 유지해오던 교육사업, 이찬진 컴퓨터교실의 누적적자가 50억원 정도에 달한다. 전국에 70개 정도의 프랜차이즈가 있다. 매출이 연간 60억원 정도인데 매년 10억원씩 적자이다. 올 4월까지 계약이 만료된다. 접을 계획이다. 다만 관계는 가질 것이다. 관계되는 분들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할 생각이다. 브랜드 라이선스가 한가지 방안일 것이다.

리눅스의 경우도 SI 사업성이었다. 지난해 매출이 95억원이었다. 이 중 라눅스 SI사업은 과감히 그만둘 생각이다. 40억원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돈이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그만둘 생각이다.

그래서 약 100억원 정도가 매출에서 빠진다.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높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시장 점유율 증대에 총력 기울일 것
- 지난해 매출 중 여전히 한글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오피스는 한글과 비교해 15% 정도밖에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끼워주기용, 구색맞추기용이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또 오피스의 경우엔 경쟁력면에서 여전히 경쟁제품에 낙후되어 있다는 평가이다. 경쟁제품은 UC를 비롯한 협업 툴, 그리고 BI 등의 리포팅 툴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한글이 공공과 학교 중심의 시장에 한정되어 있다는 비판도 강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가?
▶기업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다. 또 오픈 XML을 수용할 것이고, 맞춤형 오피스와 한글의 다변화를 꾀할 것이다. 예를 들면 법무사에 필요한 아래아 한글, 작가들이 필요로 하는 한글 등으로 특화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즉 단순히 패키지가 아니라 솔루션, 컨설팅 기반의 오피스를 개발하고 판매할 생각이다.
국내 오피스 시장은 약 1,770억원 규모이다. 이 중 75% 정도를 기업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한컴의 점유율은 약 18%정도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물론 기업 시장에서 1%의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것이 무척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맞춤형 특화 솔루션으로 공략한다면 충분히 목표한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적한대로 제품만으로만 본다면 경쟁사인 MS의 제품은 뛰어나다. 그러나 중소기업입장에서 보면 그런 모든 기능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다. MS 오피스는 진화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잉카인터넷과의 협력으로 보안 유통사업도 나설 것
- 리눅스의 경우도 아시아눅스가 지나치게 오픈소스를 사사화한다는 비판이 많다.
▶수긍한다. 리눅스는 시간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 서버 리눅스 시장이 겨우 200억원 정도인데, 그나마도 전문가가 없다. 리눅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전문가를 양성할 생각이다.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데스크탑 OS의 경우 지난해 9월에 출시했다. 애플리케이션이 있어야 한다. 리눅스용 오피스가 1분기에 출시된다. 저변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ISV도 많이 양성할 것이다, 정부 보다는 기업, 임베디드 쪽에 주력할 생각이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다.

- 한컴이 기존 패키지 사업외에 유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솔루션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존의 한글 전문업체, 개발업체의 이미지가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 코렐드로우의 경우 새로운 기능 및 기술 지원 등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 그동안 마케팅에 너무 약했던 것 같다. 우리의 유통망 강점을 살리기 위한 시너지 사업으로 이해해 달라.

앞으로 보안 쪽 유통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잉카잉터넷과의 협력이 유력하다. 은행과 금융쪽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잉카인터넷과의 협력이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잉카가 국내 토종 벤처라는 것이 장점이다. 한컴 오피스에 잉카 제품을 넣어서 유통할 생각이다.

- 좀더 확장하거나 주력할 분야가 있다면?
▲ 올해는 리눅스 중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와 오피스 쪽에 인력을 약 50여명 정도 늘릴 계획이다. 인텔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할 생각이다.
한컴은 앞으로 씽크프리와 리눅스 사업 등을 통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개발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 가능한 솔루션을 가진 소프트웨어 회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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