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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 시장 “아직 희망은 있다”
/업체들 올 과제는 성장보다 '생존'
/감량 경영과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 확보 주력

국내 CRM 시장이 당초 전망과는 달리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CRM 시장의 반등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금융권과 통신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경우 차세대 시스템 도입이 늘고 은행간 통합, 카드사와의 합병 등이 이슈가 되면서 그에 상응하는 CRM 프로젝트들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 시장도 번호 이동성 제도가 시행된 후 업체들의 치열한 고객 쟁탈전이 전개되면서 관련 프로젝트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사태, 그리고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CRM에 대한 ROI 등은 고객들의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특히 CRM에 대한 ROI는 성공사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CRM시장에서 CRM 자체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한 회의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RM은 과연 쓸모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CRM의 대안은 있는가. 주요 CRM업체들을 중심으로 CRM 시장의 최근 동향을 살펴봤다.

지난 90년대 후반 이후 IT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정점과 저점을 함께 경험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해외 시장은 본격적인 상승 국면을 맞이한 반면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IT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휴대폰과 반도체, 온라인게임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컨텐츠이다. 이들은 엄밀히 따지고 보면 순수 IT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순수 IT로 한정해서 보면 전체적인 IT경기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 훨씬 주목받아야 할 CRM은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깨어진 CRM에 대한 환상
오히려 불황일수록 빛을 발해야 할 CRM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IT업체들 자체에 있다. CRM은 닷컴이나 e비즈니스처럼 폭발력을 갖는 이슈로 2000년을 전후해 3~4년 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시스템 통합 업체와 시스템 벤더들이 초기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기존의 주요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벤더들이 시장에 뛰어 들었으며, 많은 CRM 전문업체들이 생겨났다. 문제는 늘어나는 벤더와 치열한 경쟁이 아니라 이들이 심어놓은 환상 때문이다.
IT업체들은 자신들이 제안한 CRM 시스템만 구축하면 ▲ROI가 증가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우수고객을 유지할 수 있으며 ▲영업 효율성을 제고해 1인당 수익을 올려주고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고객관리의 효과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처럼 선전했다. 이러한 선전을 들어온 고객들도 CRM시스템만 갖다 놓으면 당장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다. IT기업들은 마치 화장품을 사서 바르기만 하면 화장품 광고모델처럼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었고, 고객들은 그 환상에 현혹되어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 억원까지 투자했다.
사실,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생존의 대안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다양한 판매방식을 이용해 추가 판매를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고객들과의 관계'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그런 점에서 IT기업들이 제시한 CRM의 효과는 기업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결과는 참담하지는 않더라도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일부 CRM 관련 리포트들은 CRM 프로젝트의 60%가 기대에 못 미쳤다거나, 도입 기업 중 25%가 생산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등 부정적인 분석 결과들을 내놓았다. 결국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컸던 기업들은 CRM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CRM이 확산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다른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CRM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일부 기업들은 효용성이나 가치가 없는 CRM이 유효할까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과연 CRM의 현재적 유효성은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CRM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CRM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우선 CRM 시스템을 공급하는 IT기업들이나 CRM 추진 기업들 모두 CRM의 본래 목적과 원리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업들이 CRM을 도입하는 이유는 고객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CRM과 관련된 'IT인프라만 구축하면' CRM을 할 수 있을까. 이는 경험을 통해 증명된 것처럼 '아니다'. CRM의 구성요소는 IT인프라 외에 전략과 프로세스, 조직 등이 추가된다. 그런 면에서 CRM 체계의 본질은 이러한 구성요소들의 전체적인 변화이다. IT가 충분히 갖춰졌다 하더라도 전략과 프로세스, 조직 등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으며 아무리 훌륭한 전략을 세웠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없으면 역시 마찬가지 결과를 낳을 뿐이다.
국내 기업들의 CRM 접근 방식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기업들이 IT부문에만 비정상적으로 집중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CRM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뚜렷한 지침도 없이 서둘러 시스템만 구축하다보니 정작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없었던 것이다.

CRM 효과 얻기 위해선 기업도 변해야
따라서 실질적인 CRM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도입 기업들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컨설팅 업체인 액센츄어가 내부적으로 글로벌 네트웍을 통해 조사한 기업의 CRM 효과 분석 결과가 단초를 제공한다.
액센츄어에 따르면 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구축한 CRM 영역 중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순서를 분석해보면, 국내 기업들의 경우 생각만큼 IT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오히려 CRM을 통한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전략적인 부분이 좀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나 채널 관리, 고객 세분화, 마케팅 프로모션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도가 낮은 반면 ▲고객의 요구 및 행태 분석 ▲고객의 유인 및 유지 ▲판매 및 고객 서비스의 효율화 ▲강력한 마케팅 기회 제공 등에 끼치는 CRM의 영향은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액센츄어는 국내 기업들의 CRM 도입 노력도 IT에 치우치기 보다는 현실적이면서도 종합적인 회사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액센츄어는 이어 CRM 효율화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도 함께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액센츄어가 말하는 CRM 효율화란 마케팅, 영업, 서비스의 효율화 등 세 가지. 마케팅 효율화는 기존에 진행했던 마케팅 행위들에 대한 투자대비수익(ROI)을 최대한 수치화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과학적 마케팅을 수행하는 것이며, 영업 효율화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영업 자원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 효율화는 상품의 공급은 물론 서비스 관리나 고객지원 자체가 상품 못지않은 구매 유발 요소라는 점에서, 서비스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CRM의 보완책, '고객경험관리'
이상이 CRM시스템 자체의 보완을 의미한다면 외부적인 보완 내지 CRM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있다. 고객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 CEM)가 그것이다. CEM은 가트너에 의하면 '관계 마케팅(Relationship Management)'의 다섯 가지 가치 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적절한 관계(Right Relationship)'에 등장하는 용어로 마케팅이 고객관계관리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체험마케팅의 창시자이자 CEM 분야의 개척자인 번트 슈미트가 쓴 '고객경험관리'라는 책이 'CRM을 넘어 CEM으로'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을 번역한 커스터머 인사이트의 임도영 부장은 "과거 기업들은 자사의 고객 및 IT 전략에 대해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고 일단 (CRM)솔루션부터 도입하는 과오를 범했다"면서 "CRM에 대한 투자가 고객의 로열티를 얻기 위한 내부 조직의 변화 및 다양한 고객관리 활동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정보기술(IT)에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CRM에 대해 실망하고 연이어 투자를 축소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임도영 부장은 이어 "고객에게 제품을 팔고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나가고,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얻는 시대가 되었다"면서 "CEM은 고객이 브랜드를 접촉하는 중요 접점에서 일관되고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로열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케팅 실행 전략"이라며 CRM의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시 강조되는 '데이터 분석'
이와 같이 90년대 후반에 받아들였던 CRM과 현재 추구하는 CRM의 접근 방식이 변한 만큼 실제적인 구현 형태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분석'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CRM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한 상황에서도 '효과'로 인정받는 부분이 고객의 데이터를 유효한 정보 분석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불기 시작한 (CRM을 염두에 둔) 데이터웨어하우스 프로젝트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제일은행을 비롯해 교보생명, 대한생명, 삼성생명, SK생명 등 은행에서 시작된 DW프로젝트가 생보사와 손보사, 증권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금융권의 DW프로젝트는 다시 유통과 제조업 등의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이나 하듯 위세아이텍, 이씨마이너 등 일부 eCRM업체들이 분석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두 번째로 CRM 기술과 기반을 같이 하는 일종의 '확장형 CRM'으로 볼 수 있는 파트너 관계 관리(Partner Relationship Management : PRM), 공급업체 관계 관리(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 : SRM) 등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PRM이나 SRM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업들이 영위하는 사업의 창구나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외부채널, 즉 파트너들에 의해서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네트크레젠의 구태훈 이사에 따르면 정부/공공부문에서도 대국민서비스의 일환으로 '정책고객정보서비스(Policy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PCRM)'의 고려가 늘고 있다.

CRM 업체들, 성장보다는 '생존'에 중점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CRM업체들에게는 올 상반기 역시 '작은 시장'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을 제외한 많은 CRM업체들이 짧게는 올 1년,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생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CRM업체들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이 전개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대부분 지난해부터 감량 경영이나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오캐스트의 경우 한때 80명까지 이르렀던 인력을 40여명 수준으로 줄였으며, 인웨이브 역시 18명이던 인력을 14명으로, 그리고 올 연말까지는 10명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 올 상반기 본래 회사명으로 변경한 유니보스는 연구개발을 담당했던 강봉주 이사를 비롯해 CRM 영업을 담당했던 임직원들이 상당수 회사를 떠나 100여명에 이르렀던 인력이 현재는 70~80명 수준이다. 박용혁 부사장의 사장 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씨앤엠테크놀로지도 한 때 80여명에 이르렀던 인력을 크게 줄였으며, 아이마스 등 다른 업체들도 최소의 인력을 유지하면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감량경영은 기업을 유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이나 매출 측면에서는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업체들은 사업다각화나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메일 마케팅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는 네오캐스트는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저가 시장보다는 하이엔드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유지·보수 계약을 늘려나가고 있다. 네오캐스트는 현재 250개 고객사 중 50개사와 유지보수 계약을 한 상태이며, 연말까지 100개 정도로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 이 회사는 계획대로라면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5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는 일본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 김병태 사장은 "현지화라는 것이 단순히 현지 언어로 메뉴를 구성해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의 프로세스가 다른 만큼 기본적인 핵심코어를 중심으로 완전하게 현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 경영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
IBM에서 BI를 담당했던 김관호 사장을 영입한 렉스켄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와 데이터 통합(DI) 부문에 각각 15명과 12명을 배치해 영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코그노스, 트릴리엄 등과 판매 계약을 체결, 솔루션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렉스켄은 올 상반기 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조분야에서 데이터 통합 관련 프로젝트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예상대로 수주가 이뤄지면 60억 매출 목표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네트 CRM사업부가 분사한 이네트크레젠은 40억 매출에 6억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것이 올해 목표. 현재 계약직을 포함해 30명 정도의 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이네트크레젠은 태스크포스 형태의 신규사업팀을 통해 해외사업을 비롯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들을 모색하면서 PRM 및 컨택센터 쪽에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올 2월 발표한 PRM을 보완, 개발하는 한편, SRM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연간 고정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유지보수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2004년 7월 현재 고객사 4곳과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연말까지 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니카를 공급하고 있는 인웨이브는 CRM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부진으로 툴 매출이 여의치 않아 소규모 분석 프로젝트와 컨설팅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는 큰 폭으로 줄어든 15억원 정도다.
올 3월 원래 사명으로 변경한 유니보스는 CRM 솔루션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컨설팅보다는 개발 용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니보스의 CRM 솔루션 개발을 담당했던 강봉주 이사를 비롯해 CRM 영업담당 임직원이 대폭 회사를 떠났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사업 포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유니보스의 신규 진출 사업분야가 기존 사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바이오 관련 사업이라는 데서 그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유니보스 CRM 사업 중단 가능성 높아
유니보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향후 10년간 50억원을 사용실시권 관련 대금으로 지급하기로 하고 혼합숙취해소음료분야, 피부미백용 화장품, 아토피성 등 피부질환 가려움증 해소분야 등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웹로그 분석과 원투원마케팅 솔루션 판매에 주력해 온 씨씨미디어는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KTH와 삼성전자, 신동아, 현대카드, 한미은행, 불교방송 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15억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30억이다. 씨씨미디어의 또 하나의 성과는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만과 미국의 현지 업체들과 각각 MOU를 체결했는데, 미국업체인 플라워파이어의 경우 글로벌 5, 6위의 로그분석 전문회사로, 씨씨미디어의 게더링 엔진을 자사 제품에 탑재했다.
한편, 국내에 진출한 외산 CRM업체들도 상황이 그리 녹녹치는 않다. 최근 하나은행에 영업자동화(SFA)와 마케팅 자동화에 이어 애널리틱스 제품을 공급한 시벨시스템즈는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과 통신, 그리고 해외 지사나 법인을 갖춘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자사 제품을 다룰 수 있는 인력이 200명에 이르는 만큼 협력사들과의 공동 영업을 강화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각 산업군별로 실질적인 성공사례를 확보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시벨시스템즈는 또 한글화 작업이 진행 중인 '시벨 온디맨드 서비스'를 4/4분기 중에 발표할 예정인데 국내에서는 BMW 자회사인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에 영문버전을 공급했다.
2002년부터 CRM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SPSS코리아는 클레멘타인으로 수요예측, 사기적발, 리스크관리 등에 필수적인 데이터 마이닝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클레멘타인과 연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하반기 중 소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발표가 예상되는 제품은 'Predictive Analytic Application' 제품군. 이 제품군은 캠페인 관리도구인 'DataDistilleris'를 비롯해 'Predictive Text Analytics', 'Predictive Web Analytics', 'PredictiveCallcenter', 'Predictive Marketing', 'SPSS Dimensions' 등 8종이다.
SPSS는 이 제품들이 발표되면 국내 CRM시장에서의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고_1>
고객세분화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구현 사례

데이터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동안 CRM도 발전을 거듭 해왔다. 특히 분석CRM의 발전은 마케팅역량의 향상에 많은 기여를 했고, IT기술 및 솔루션이 발전하면서 고도의 분석정보를 바탕으로 부분적으로나마 실시간(Real-Time) 프로세스가 구현되기도 했다. 따라서 향후 더욱 진보된 마케팅 기법 및 CRM 적용사례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IT를 활용한 효과적인 마케팅 수행 사례와 이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트너에 의하면 관계 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의 다섯 가지 가치 단계(<그림1> 참조)는 Right Customer, Right Channel, Right Time, Right Offer, Right Relationship을 각각의 비전으로 하는 단계로 구성되며 발전된 상위 단계는 하위 단계의 특성(비전, 전략, 기술요소)을 포함한다.

비즈니스 규칙에 의한 마케팅 활동
이 다섯 가지 비전에 대해서는 특별히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필자의 프로젝트 경험과 난이도, 현실성 등을 고려해 볼 때 Right Time과 Right Offer는 순서가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가트너의 요지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나 캠페인 관리 솔루션 등에 의하여 진행되는 마케팅활동이 비즈니스 규칙(Business Rule )에 의해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고객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의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비즈니스 규칙이라 함은 Right Customer, Right Channel, Right Time, Right Offer의 개념을 포함한 고객과의 총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며 고객과 기업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핵심 규칙을 의미한다.
이러한 비즈니스 규칙은 명확한 고객의 이해에서 비롯되며, 여기에서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역량의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물론, 고객에 대한 이해가 분석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분석결과를 실행하는 순간 고객 접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성과 직원들의 사고방식(Mindset) 등 많은 요소들이 분석역량과 결합되어야 가능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섯 번째 단계까지 완성되기 위하여 SK C&C가 보는 핵심 구성요소는 고객 통찰 & 오퍼링(Customer Insight & Offering), 캠페인 최적화(Campaign Optimization), 고객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이며(<그림2> 참조), 여기서 소개하는 사례는 고객 통찰 & 오퍼링과 캠페인 최적화에 국한된다.

비즈니스 규칙의 구성 요소
S사는 90년대 후반부터 DW를 기반으로 각종 데이터마이닝 기법 등을 활용하여 마케팅측면에서 효과를 보았으나, 상시적인 실행체계로서는 일부 부족한 측면이 있어서 2002년에 컨설팅을 통해 비즈니스 규칙 기반의 마케팅 전략 및 실행체계를 수립하고 2003년에 IT로 현실화하기에 이르렀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보완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여기서 지속적인 보완은 프로젝트의 성과가 미진하여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지원을 위한 상시체계로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규칙을 찾기 위해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체계는 고객 통찰(Customer Insight)을 향상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오퍼링 비즈니스 규칙(Offering Business Rule)을 전개하는 고도의 마케팅전략 체계이다. 여기서 비즈니스 규칙을 구성하는 요소는 Whom(대상고객), What(대상 Offer), Where(채널), When(실행시점)이며, 추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앞에서 소개했던 가트너 체계와 용어만 다를 뿐 동일한 개념이다.

C-O-C 매핑 규칙
S사는 DW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전략 상시 수행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장기간 표본고객을 분석하여 비즈니스 규칙을 찾고 지속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DB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이 DB에서 생성된 규칙은 목적 및 활용도에 따라 생성된 비즈니스 규칙 테이블(Business Rule Table)에 저장되어 분석CRM 시스템뿐만 아니라, 캠페인관리시스템에서도 동기화 되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구축되었다.
이 비즈니스 규칙 테이블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C-O-C(Customer-Offer-Channel) 매핑 규칙(Mapping Rule)인데, 고객별로 최적의 오퍼(Offer)와 최적의 채널을 매핑 시켜 놓은 형태이다. 이 맵은 스코어(Score) 및 각종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캠페인관리시스템에서 임의의 오퍼를 추천하고 싶은 고객군을 C-O-C 매핑 테이블(Mapping Table)에서 추출했는데, 대상고객수가 너무 적다면 유사 고객군을 원하는 수만큼 추가 추출할 수 있도록 유사 속성군 내지는 유사정도를 관리하는 속성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속성을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
이 시스템의 전체 개념도는 <그림3>과 같은데, 기존의 DW와 데이터마이닝 수행공간을 좀 더 개선시키고, 규칙을 관리할 수 있는 리퍼지토리(Repository)를 만들고, 캠페인관리시스템과 밀접하게 상호 연동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비즈니스 규칙이 생성되고 관리되는 프레임웍(Framework)의 예는 <그림4>와 같다.

규칙 정책 결정의 한 요소 '분석의 입도'
이와 같은 사례는 어떻게 보면 특별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효한 비즈니스 규칙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산업경험기반 컨설팅 역량과 이러한 규칙을 구현할 수 있는 IT역량(대용량 데이터 처리 역량 및 운영CRM 시스템과의 연동 방안 등)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구현을 한다고 해도 비즈니스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 내에 상시적인 체계로 운영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C-O-C 매핑 규칙만 보더라도, 결과 자체는 간단하지만 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은 복잡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이러한 요소는 규칙 자체를 도출할 때, 처리 시간을 단축시키는 약식 모델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처리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정확도를 높이는 모델로 개발할 것인지 의사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규칙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변수의 선정과 가공의 정도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분석의 입도(Granularity)도 한 몫 한다. 즉, 고객을 개인단위가 아니라 기업에 특화된 마스터 세그먼트 분류를 정해 놓고 이 단위를 적용하여 처리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여기서 세그먼트 기반의 비즈니스 규칙 적용의 한계가 나타난다. 임의의 세그먼트에 대한 특성 및 추천결과는 통계적 결과이기 때문에 세그먼트 내에 속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명인 세그먼트에 대하여 임의의 상품을 가입할 확률이 30%라면, 나머지 70명은 다른 상품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하지만 70명을 분리해 낼만한 변수가 없거나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하나의 세그먼트로 처리한 것이고, 무작위로 추출하여 오퍼링을 하는 것보다 효율을 높인 것에 불과하다.

세분화 가상화로 Hit Ratio 향상
<그림5>의 세분화 가상사례를 보면, A세그먼트보다 B세그먼트가 반응 스코어(Score)가 높다. 별다른 구분 변수가 없다면, B세그먼트가 A세그먼트에 우선하여 오퍼링 대상이 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고객의 유효 속성들이 추가 수집된다면 A세그먼트의 경우 EA-1과 EA-2로 세분화할 수 있으며, EA-1에 대하여만 오퍼링을 수행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임을 알 수 있다. 즉, 이런 식으로 Hit Ratio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한 가지만 살펴보겠다.
A세그먼트가 와인에 대하여 반응이 높은 집단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고 이에 따라 와인을 추천한다고 가정하자. 이 와인을 아래의 두 가지 메시지로 고객에게 오퍼링할 수 있을 것이다.
쪾자기지향적인 어필 : 수확연도, 좋은 향기, 밝고 신선한 맛
쪾타인지향적인 어필 : 특별한 순간에 가까운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와인

이 두 가지 방식을 동일 집단에 대하여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으로 분리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테스트한다면, 고객의 사회적 성향을 추정할 수 있는 인디케이터(Indicator)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실험 기법을 통하여 고객의 기본정보와 거래기반 정보에서 획득하지 못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함으로써 분석에 용이한 데이터를 획득, Proxy로만 대체했던 것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가입정보, 접촉정보, 거래정보 등) 이외의 요소를 추정하기 위한 속성 수집의 목적, 권고 오퍼의 적합성 테스트 목적, 세그먼트 기준의 검증을 위한 목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DW의 데이터 흐름인 채널에서의 반응결과가 운영계를 거쳐 DW에 적재된 후 분석을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는 단계가 필요하지만 이와 같은 메커니즘만을 통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시의 적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는 메커니즘을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러한 테스트가 캠페인관리솔루션과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수행된다면 테스트결과가 DW를 거쳐서 다시 규칙이 생성되는 큰 흐름을 타지 않고, 실행시점에 보정을 통하여 Hit Ratio를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테스트마케팅의 결과를 이용하여 실시간 내지는 실시간에 가까운 모델링을 실시하여 기존의 규칙에 보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솔루션이 필요하다.

인에이블러로서의 캠페인관리솔루션
또한 캠페인관리솔루션에는 캠페인의 속성에 추가하여 관리해야 할 정보가 필요한데, 캠페인의 수행 목적 또는 실험목적이 이에 해당된다.
<그림6>을 보면 일반적인 캠페인의 속성 외에 추가적으로 사회적 성격의 자기지향성 유무를 체크하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반응을 보인 집단의 경우 분석용 고객 테이블에 매핑되는 컬럼명까지 가지고 있는 메타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어서, 향후 분석을 상당히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가 빠진 캠페인이력관리는 분석시 필요한 중요한 속성을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중요한 정보의 누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와 다소 부정확한 분석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캠페인관리시스템은 DW에 의한 비즈니스 규칙을 실행시점에서 단기적으로 보정할 수 있는 실시간 모델링 기능과 실험계획법 개념을 도입할 수 있는 모델링 및 기능이 추가되어 DW에만 의존해야 했던 분석기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내용을 요약해 보면, 캠페인관리시스템은 분석CRM에 종속적인 운영CRM의 한 요소로서가 아니라 분석CRM과 상호 연동하여 DW의 컨텐츠를 충실하게 만드는 인에이블러(Enabler)로서 활용될 수 있다.
즉, 분석결과에 의하여 도출된 최초의 비즈니스 가설을 검증하는 용도로서 활용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규칙의 정교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키는 도구로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그림7> 참조). 이를 위하여 캠페인관리시스템은 실시간 데이터모델링 및 적용 기능과 연동될 필요가 있으며, 실험계획법적인 개념을 수용할 수 있는 기능 설계가 필요하다.


<기고_2>
포스트 CRM으로서의 고객경험관리

매년 미국에서는 그 해의 고객관계관리(CRM) 추세와 방향성을 가늠하게 해주는 NCDM(National Center for Database Marketing)이 열린다.
지난 2002년 뉴저지의 애틀랜틱시티에서 열린 NCDM에서는 CRM에 대한 비관론이 주요 이슈였으며, 2003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는 CRM의 대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올해 NCDM에서는 분석 모델링에 중심을 둔 타깃팅보다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기자는 주제들이 주요 이슈로 다루어졌다.
이러한 추세도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의 CRM에 대한 투자와 열정은 과거 5년 동안 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매우 높았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CRM이 도입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며 곧바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던 것이다. 이와 같은 막연한 기대는 기업들로 하여금 경쟁사에서 데이터웨어하우스(DW)나 CRM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하면, 자사의 고객 및 IT전략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일단 솔루션부터 도입하고 보자는 과오를 범하게 했다.

ROI에 대한 회의가 투자 축소 원인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2002년 여름 미국의 NCDM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CRM 솔루션을 구축한 기업들 중 62% 이상이 자사의 CRM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국내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에서 CRM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건 CRM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건 간에 국내 기업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CRM 도입 이후 기대했던 만큼 ROI가 나타나지 않자 기업에서는 CRM에 대한 투자를 급격하게 축소했다. 한 예로 몇 년 전만해도 해당업계 CRM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언급되었던 어느 기업의 경우 한 때는 30명 정도의 규모로 CRM팀을 구성해 전사적으로 CRM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현재는 각 사업부의 고객 분석 업무를 지원해주는 최소의 인력만을 남기고 나머지 인력을 현업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식으로 CRM에 대한 투자를 축소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CRM에 대한 투자가 고객의 로열티를 얻기 위한 내부 조직의 변화 및 다양한 고객 관리 활동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IT적 측면 즉 정보기술 부분에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속적인 고객관리(Seeding-Cultivating- Harvesting)를 통한 수익 증진이라는 CRM의 기본철학을 따르기보다는 당장의 매출신장(Harvesting) 등 단기적인 효과만을 기대하고 투자함으로써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지속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RM 성공위해선 고객 중심적 사고 갖춰야
그러나 모든 기업이 CRM 도입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CRM 도입 이후 나름대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과 CRM에 대해 회의론에 빠져 투자를 급격히 축소한 기업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CRM 도입에 성공한 기업은 고객 중심적(Customer Centric)인 사고를 갖고 CRM을 진행했고, 실패한 기업은 기업 및 IT시스템(Business & IT Oriented) 중심으로 CRM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고객 중심적인 사고를 가지고 CRM을 진행했다는 명제는 고객을 기업 활동의 중심에 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 중심적인 CRM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는 최고경영자로부터 고객접점에 있는 판매사원이나 파트너(위탁판매자)까지도 고객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또 고객에 대해 자신이 담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고객과 관련된 개개인의 활동에 대해서도 성과를 평가하는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IT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CRM 시스템은 단순히 고객의 거래 데이터만을 저장하고 분석하여 캠페인의 타깃팅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고객접점 직원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그 지원 기능이 개선되어 있다. 또 고객에게 제공하는 오퍼(Offer) 또한 기업에서 생산하는 단순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적 측면이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체험하는 일련의 경험(Experience)을 가치로서 제공(Value Proposition)하고 있다.

고객과의 관계 = '로열티'
다시 말해 CRM이 성공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는 기업이 고객 중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고객 중심적인 CRM이란 결국 IT시스템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CRM으로서 고객과의 관계(Relationship)를 만들고 강화시켜 나가는 일련의 기업정책 및 경영철학으로 볼 수 있다. 고객 중심적인 CRM에서 고객과의 관계(Relationship)는 고객이 기업 또는 브랜드에 느끼는 '로열티(Loyalty)'를 의미한다. 고객으로부터 로열티를 얻는 데 있어서는 IT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손 치더라도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객과의 관계(Relationship), 즉 로열티(Loyalty)를 얻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고객이 기업 또는 브랜드에 대해 로열티가 어떻게 생성되고 파괴되는 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고객의 로열티가 생성되고 파괴되는 것은 고객이 브랜드를 접촉하는 모든 접점(TouchPoints)에서 고객이 보고 느낀 경험(Experience)에 의해서이다. 따라서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접촉은 광고, 신문기사, 판매점 인테리어, 판매점원의 응대태도, 친구의 구전, 실제 제품 사용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되며, 각 접점 상황에서 좋은 경험을 하면 로열티가 높아지고, 나쁜 경험을 하게 되면 로열티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고객에게 제품을 팔아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고,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여 로열티를 얻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CRM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
한 예로 A라는 고객은 특정 양복 브랜드를 좋아하는데, 이 브랜드는 누구나 고품격으로 여기는 제품이라서 입고 나면 은근히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에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이 브랜드만 구매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브랜드에서 20% 할인권을 보내줘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매장에 들렸더니 판매사원이 친구와 핸드폰으로 싸우느라 A라는 고객은 본 척도 하지 않고 5분 동안이나 그냥 기다리게 했다. 이 순간을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쌓아놓았던 그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아무리 좋은 CRM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적의 고객예측 모델을 개발해서 고객을 매장까지 유도했다고 해도 고객이 브랜드를 접촉하는 순간에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면 결국 고객은 로열티를 버리고 경쟁사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CRM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고 강화시키는 것은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모든 순간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최근 CRM에 대한 반성 및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고객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이다. CRM과 CEM이 말장난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CEM은 그 동안 CRM이 추구하려고 했던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실천적인 대안이다.

CEM은 중요 접점 관리하는 마케팅 전략
고객경험관리(CEM)는 고객이 브랜드를 접촉하는 중요한 접점에서 일관되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중요 접점(Moment Of Truth)을 관리하는 마케팅 실행 전략이다.
실생활에서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순간은 수없이 많지만 크게 나누어 보면 3가지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가 제품 및 서비스이며, 둘째가 고객접점 직원, 그리고 셋째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다.
먼저, 제품 및 서비스는 실제 고객이 그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경험을 의미하며, 두 번째 고객접점 직원은 판매사원이나 콜센터 직원 등 고객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임직원의 응대 태도를 의미한다. 그리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광고, 홍보기사, Direct Mail, E-mail, 이벤트 프로모션 등 미디어를 이용한 간접적인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 이러한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이 제공될 때만 고객과의 관계는 강화되고 고객의 로열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실제 힐튼 호텔에서는 고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과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객 경험 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놀랄만한 성과를 얻었다. 힐튼 프로젝트의 목표는 우수고객의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교차판매를 유도하여 지갑점유율(Share of Wallet)이라 불리는 고객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힐튼의 프로젝트팀은 먼저 고객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17개의 중요 접촉점을 규정하였다. 이 접촉점들을 살펴보면 전화나 인터넷 예약과정, 광고 등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영업과 고객관리 커뮤니케이션, 도착과 객실에 대한 첫인상, 모닝콜과 메시지 전달, 힐튼 멤버십(HHonors)의 선정 및 등록, 호텔 프론트, 룸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센터 등이었다. 프로젝트 팀은 이러한 주요 접촉점을 재설계하여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고객 맞춤형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게 되었다.예를 들어 여러 번 투숙 경험이 있는 우수고객에게는 매니저가 객실까지 모시고 가서 편의시설을 설명해주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없앴고, 첫 이용 고객에게는 상세한 시설 안내와 개별적 배려를 강화시켰다.

고객 경험 재설계 방안
이 프로젝트 팀은 성공적인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질문들을 상정해 놓고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먼저, 진정한 진실의 순간(MOT)은 언제이며, 그 순간에 고객이 가지는 욕구와 기대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욕구와 기대는 고객 세그먼트별로 어떻게 다른가?
둘째, 어떻게 고객의 상황을 미리 예측하여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셋째, 어떻게 고객 서비스 응대를 고객 개인별로 맞춤화할 수 있을까?
넷째, 어떻게 주요 접촉점마다 고객과의 어떤 상호작용(Interaction)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다섯째, 어떻게 하면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하고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는 고객을 막을 수 있는 장벽을 만들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사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IT 시스템이 필요한가? 등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마련하였다. 그 결과 전년도에 비해 교차판매 수익은 25%나 증가하였으며, 고객의 불만족 및 항의는 약 30%가 감소하는 성과를 얻었다. 힐튼 호텔의 사례 이외에도 많은 선진기업들에서 수행된 CEM 프로젝트 사례들은 단순히 CRM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비해 중요 고객 접점에서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는 것이 더 많은 고객의 충성도와 매출신장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CRM의 중심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국내 기업에서도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활동과 단계를 거쳐야 할까?
이는 기업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일반적인 방법론 즉 DMAIC 단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먼저 문제를 정의(Define)하는 단계로 구매전체 과정에서 브랜드를 접촉하는 모든 고객 접점들을 파악해야하며, 이 작업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진실의 순간(MOT)을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힐튼 호텔과 마찬가지로 각 진실의 순간(MOT)에서 고객이 욕구와 기대가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개선과제에 대한 우선순위를 측정(Measure)하는 단계로 제품과 서비스, 고객 접점 직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의 3가지 차원에서 각 MOT별로 고객이 경험하는 주된 요소(Loyalty Driver)를 해당고객이 사전에 갖고 있던 기대와 실제 경험한 요소와의 만족도 차이를 측정하여,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고객 경험 과제를 결정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때 만족도를 측정함에 있어 이성적인 만족도와 비교해 감성적인 만족도 부분도 측정되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개선해야 할 과제의 원인을 분석(Analysis)하는 단계로 제품과 서비스, 고객 접점 직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의 3가지 차원에서 부정적 경험이 야기된 원인을 파악하고, 고객의 Unmet Needs에 대한 개선 대안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네 번째 단계는 실제 고객 경험에 대한 개선 활동(Improve- ment)을 하는 단계로 제품과 서비스, 고객 접점 직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의 3가지 차원에서 개선안에 대한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개선안을 검증하여 전사적으로 고객 경험 관리를 확대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단계는 재설계된 고객경험이 잘 진행되고 있는가를 관리(Control)하는 단계로 개선안 집행에 따른 성과 측정 및 지속적인 성과 관리를 수행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5단계의 활동을 거쳐 고객경험을 재설계하여 모든 중요 접촉점에서 일관되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 바로 CEM이다.
올해 미국 NCDM에서 관심을 모았던 화두가 "타깃팅을 멈추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자(Stop the targeting, Start the communication)"였다고 한다. 이는 과거의 CRM이 IT시스템 구축과 분석 모델 개발을 통한 타깃 고객선정에 중심을 두었다면, 앞으로의 CRM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결국 모든 브랜드 접촉점에서 고객과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게 되며, 고객이 감성적 측면과 이성적 측면 모두에서 브랜드에 대한 우수한 경험을 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기존의 CRM에 대한 반성으로 제기되었던 CEM의 개념과 사고가 CRM을 완성해 나가는 하나의 작은 실천적 대안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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