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투자비, 전력용량, 호환성 등 해결과제 산적, 일부 벤더조차 “시장 밝지 않다” 전망

블레이드 서버의 성장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1년에 탄생한 블레이드 서버는 당초 랙 서버를 대체하면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은 그렇지 않다. 초기투자비가 높은데다 전력용량이나 하중 등 시설문제, 그리고 시스템의 호환성 부족 등은 고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특히 최대 잠재수요처로 꼽히는 IDC에서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고성장이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공급업체들 조차 향후 시장전망을 놓고 "밝지 않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IBM, HP 등 블레이드 서버 공급업체들은 그 타개책으로 주요 타깃 시장을 당초의 IDC에서 일반 SMB 기업으로 바꾸고, 여기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지난 2001년, 업계와 시장분석기관은 전세계 블레이드 서버 시장은 2006년에 전체 x86 서버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형태를 기준으로 그동안 타워형과 랙형 서버가 주도했던 x86 서버 시장을 이제는 블레이드 서버가 급속히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블레이드 서버의 성적은 이러한 전망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7년 블레이드 서버가 x86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수를 기준으로 전세계가 16~20% 수준이며, 한국은 5%도 채 안된다.

한국 시장 x86 서버의 5% 수준

블레이드 서버가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한국 시장이 전세계 시장 보다 현격하게 부진한 까닭은 무엇일까. 먼저 블레이드 서버의 초기 도입비용이 기존 랙 서버에 비해 여전히 비싼 점을 들 수 있다. 초기에 블레이드 서버를 구성할 때 서버 외에 섀시(인클로저), 네트워크 장비 등의 추가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섀시 구입과 네트워크의 구축에 드는 추가 비용은 전체 블레이드 서버 도입 비용의 20% 정도를 차지한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공급업체들은 이 때문에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블레이드 서버가 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초기 도입비만 따지지 말고 중장기적인 운영 또는 관리 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블레이드 서버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TCO를 앞세워 사용자를 설득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현장을 뛰는 영업 담당자들은 얘기한다. 사용자들은 "블레이드 서버의 TCO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당장 값싼 제품만을 요구할 뿐 향후 운영비용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을 최대 장점으로 하는 1U 크기의 소형 서버가 최근 몇 년간 국내 x86 서버 시장을 거의 장악한 현상은 이를 뒷받침한다. 랙 안에 장착되어 운영되는 1U 크기의 소형서버는 특히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갈수록 성능이 높아지는 반면 가격은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당분간 그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공급업체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블레이드 서버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공급업체들이 1U 서버의 공급을 중단해야할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오고 있다.

초기 투자 부담, 호환성 떨어져

블레이드 서버의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표준 환경을 채택한 일반 랙 서버와 달리 블레이드 서버는 공급업체마다 그 제품의 구조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번 특정 업체의 블레이드 서버를 채택하면 다른 업체의 제품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구조적으로 사용자가 특정 업체에 종속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블레이드 서버는 또 일반 랙 서버에 비해 최신 제품으로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인텔이나 AMD 등 프로세서 업체들은 1년에 몇 번씩 주기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사용자가 선택한 공급업체에서 새로운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하지 않는 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이 막혀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x86 서버 시장의 최대 수요처인 포털사 등은 블레이드 서버의 가격이나 호환성 등의 문제를 들어 도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포털사 등이 한해 도입하는 x86 서버의 대수는 전체 시장의 30% 정도로 그 수요가 엄청나다. 약 10만대 규모의 시장에서 3만여대를 이들 포털사 등이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NHN 측은 "블레이드 서버는 상면료 등이 유리하고, 자동화 등 전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운영비 절감이나 기동력 향상 등의 장점이 있다. 또한 전력이나 냉각 효율이 랙 서버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러한 장점이 비싼 가격을 상쇄하지 않으며, 호환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며 밝혔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TCO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고, 호환성 문제 등이 해결되면 좀더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본격적인 도입은 적극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IDC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지 않아

이들 포털사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지 않고 상용 IDC의 공간을 임대해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KT ICC, KIDC, 하나로텔레콤IDC, 호스트웨이 등 상용 IDC의 일부 공간을 임대해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상용 IDC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서버 임대 서비스(코로케이션)와 호스팅 서비스(컴퓨팅 파워 서비스)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임대 서비스 부문이 전체 매출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상용 IDC는 당초 블레이드 서버 공급업체의 주요 타깃 시장이었다. 집적도가 높아 공간절감 등의 이점을 제공하는 블레이드 서버의 특성이 IDC의 사업모델에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공급업체의 이러한 분석은 빗나갔다. 서버가 차지하는 공간인 상면 규모를 기준으로 비용을 책정하는 IDC의 비즈니스 모델에 상면 공간을 줄여주는 블레이드 서버는 맞지 않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IDC가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할만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국내의 IDC는 대개 2000년을 전후로 설계된 것으로 최근 늘고 있는 전력소비량이나 하중 등을 충분히 감당할 정도로 설계돼 있지 않다. 블레이드 서버는 물론 랙 서버조차 최대한 수용하기에도 힘든 구조를 안고 있는 것이다. IDC는 보통 1U 서버 42대를 설치할 수 있는 42U 랙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42U 랙에 42대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없으며, 대개 20대 정도를 장착해 운영하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는 랙 서버에 비해 집적도가 높다는 점이 최대의 특성이다. 현재까지 나온 블레이드 서버 제품으로 최대한 탑재할 수 있는 대수는 64대이다. IDC는 아직까지 42U 랙 조차 충분히 사용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보다 더욱 많은 서버를 장착하는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하기에는 결정적인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고객이나 IDC 사업자 모두 불만

블레이드 서버는 단위 서버를 기준으로 랙 서버에 비해 소비전력이 일반적으로 약 20% 정도 낮다. 하지만 블레이드 서버는 랙 서버에 비해 집적도가 높은데다 케이스격인 섀시(인클로저)의 운영에도 별도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상면 기준으로 랙 서버에 비해 더욱 많은 전력용량이 필요하고, 그만큼 많이 발생하는 열을 식힐 수 있는 냉각시스템, 그리고 항온항습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는 IDC가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하려면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는 등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800평 규모의 데이터센터의 신축에 2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IDC에서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할 만한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만들었다고 해도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IDC의 과금체제 때문이다. 현재 IDC의 과금체제는 상면 기준으로 전기료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책정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IDC 측에서는 "현재의 과금체제에서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해 서비스하는 것은 밑지는 장사"라며 별도의 과금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면비용 외에 전력용량 등의 시설을 쓴만큼 내는 새로운 과금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IDC 측은 "이렇게 되면 과연 어느 사용자가 과거와 달리 별도의 비용지불을 감수하고 블레이드 서버로 선뜻 바꾸겠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올해 초에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오픈한 호스트웨이는 자원을 쓴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 블레이드 서버를 사용하는 입주 고객은 총 5만개 가운데 1개사 뿐이라고 한다.

국내 블레이드 도입처 800여개사로 추정

이처럼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블레이드 서버를 그동안 어디에서 도입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블레이드 서버는 일반적으로 한 섀시안에 여러 대의 서버를 장착해 공간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관리가 쉽고, 중장기적인 면에서 TCO를 절감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한 섀시안에 여러 대의 블레이드 서버를 설치해야 이러한 장점을 누릴 수 있다. 고작 서버 몇 대를 운영하는 곳에서는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해도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에서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한 곳은 수백여대 규모의 서버를 자체 전산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과거 단위업무용으로 도입한 수십여대의 서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으로 블레이드 서버를 기반으로 통합한 것이다. 하지만 그 수준을 보면 애플리케이션의 통합은 매우 드물고 수많은 서버를 한데 모아 놓은 물리적 통합에 불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들은 서버통합의 방안으로 블레이드 서버를 채택했기 보다는 기존 랙 서버를 교체하는 수준이었다"며 "이런 형태의 수요가 많았던 점도 현재 블레이드 서버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요인으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블레이드를 도입한 기업은 대략 800여곳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업체들이 밝힌 레퍼런스 숫자는 한국HP가 300여개, 한국썬이 88개, 한국후지쯔가 40여개, 한국델이 30여개 등이다. 한국IBM 측은 구체적인 수치 대신 한국HP보다는 절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BM, HP 타깃 시장 SMB로 선회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향후 시장 전망에 엇갈린 입장을 보인다. 한국IBM이나 한국HP 등 주도 업체들은 2008년을 기점으로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한국델이나 한국후지쯔 등은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양 진영의 이러한 시각차는 전자가 벤더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주관적인 입장이라면 후자는 시장 여건이 당분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객관적인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그 어느 업체보다 시장의 활성화에 공을 들여온 한국IBM과 한국HP는 최근 들어 SMB를 겨냥한 블레이드 서버 제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과거 주로 대기업에 집중했던 마케팅과 영업에서 벗어나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양사의 이러한 전략은 올해 들어 가시화하고 있다. 2007 회계연도에 총 1,300여대의 블레이드 서버를 판매한 한국HP는 2008 회계연도 상반기에 이미 1,300여대를 공급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올해 목표인 전년대비 3배 성장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 블레이드 서버의 이같은 호조는 기존 일반 기업에서 학교, 병원, 관공서 등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HP 측은 "그동안 일반 기업들의 블레이드 서버의 도입 대수는 적어도 수십대 규모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학교 등에서 10대 미만 규모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HP는 이처럼 블레이드 서버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른 SMB 시장을 겨냥해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HP는 지난 4월, 100만원 미만의 블레이드 서버 제품인 BL260c을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저렴한 새로운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할 계획이다.

"2008년 기점으로 시장상황 바뀔 것"

한국HP 측은 "BL260c는 기존 랙 서버의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하다"면서 이를 앞세워 프로세서 1개를 장착한 소형 서버를 선호하는 포털 등의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HP는 6월에 2개의 보드를 장착한 BL2x220이라는 새로운 블레이드 서버 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러한 구조의 블레이드 서버 제품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것으로 밀집도를 기존 제품에 비해 2배 정도 높인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게 한국HP측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HP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가상화 시장을 겨냥해 블레이드 서버와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묶은 가상화 솔루션 패키지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한국IBM 역시 올해 들어 SMB 시장의 공략을 최대 화두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업계 평균 실적 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거둔 한국IBM은 올해 SMB 등 새로운 수요처의 집중 공략으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올린다는 목표이다. 지난해 한국IBM 전체 x86 서버 매출의 10%를 차지했던 블레이드 서버의 비중을 올해는 1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

한국IBM이 SMB를 겨냥해 내놓은 제품은 블레이드센터 S이다. 200명 이하 규모의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이 제품은 한 섀시안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모두 갖춘 솔루션으로 관리가 편리하다는 게 한국IBM 측의 설명이다. 한국IBM은 올해 2분기부터 이 제품을 앞세워 블레이드 서버의 확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 불투명"

한국IBM은 블레이드센터 S에 이어 HS12라는 저가형 블레이드를 서버를 출시해 SMB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 HS 21 계열인 이 제품은 1소켓의 저전력 CPU, 핫스왑 디스크 등을 장착한 것으로 가격이 100만원대에서 200만원대로 저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IBM은 여기에다 블레이드 워크스테이션인 HS 10을 앞세워 제조업체의 기존 설계용 서버 시장의 대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IBM과 한국HP의 이러한 행보를 놓고 "그동안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기대했던 성과가 부진한 탓에 나온 고육지책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블레이드 서버 시장의 주도업체들은 내부적으로 실적부진 탓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델과 한국후지쯔 등은 블레이드 서버 시장의 전망을 놓고 주도업체와의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한국델은 "블레이드 서버의 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들이 빠른 시일안에 풀리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시장구도에 별 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향후 시장 확대에 회의적인 한국델은 적극적인 영업보다는 "고객이 원하면 공급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델이 블레이드 서버 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델 측은 블레이드 서버 확산의 관건은 '에너지 절감'에 달려있다고 판단, 6월부터 "델의 블레이드 서버는 소비전력이 매우 낮다"는 메시지를 담은 마케팅을 적극 펼친다는 전략이다.

한국후지쯔는 "한국IBM이나 한국HP처럼 SMB를 타깃으로 한 제품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면서 올해 시장 구도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화와 콘솔리데이션', 블레이드 살릴까

하지만 공급업체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블레이드 서버가 대세라는 입장에는 동의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여러 난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블레이드 서버가 담고 있는 기본철학인 'TCO 절감의 가장 적합한 대안'이라는 장점이 언젠가는 조명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서버 업계의 이슈로 자리잡은 가상화와 서버 콘솔리데이션의 플랫폼으로 블레이드 서버가 적합하다는 평가는 이러한 전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대규모의 서버를 운영중인 기업들은 시스템의 효과적인 관리방안으로 가상화 환경의 구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 공급업체들은 이러한 수요를 의식해 가상화 솔루션을 갖추고 접근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히다찌는 블레이드 서버의 판매 포인트로 '가상화'와 '콘솔리데이션' 등 2가지를 꼽고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시스템과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토털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 뛰어든 한국유니시스도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에서 벗어나 가상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기업의 인프라를 실시간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솔루션과 서비스에 중점을 둔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한국썬도 마찬가지다. 블레이드 서버 사업 초기에는 HPC를 주로 공략했던 한국썬은 최근 솔라리스에 내장된 xVM 등의 가상화 솔루션을 앞세워 블레이드 서버 시장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썬은 자사의 블레이드 서버가 일반 랙 서버 수준의 I/O 대역폭을 제공해 성능이 뛰어나며, 인텔, AMD, 스팍 등 여러 프로세서와 솔라리스, 윈도우, 리눅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랙 서버냐, 블레이드 서버냐

"랙 서버냐, 아니면 블레이드 서버냐". 최근 기업들은 기존 서버의 교체를 앞두고, 그동안 사용해온 랙 서버를 그대로 쓸 것인지, 아니면 블레이드 서버를 새로 채택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어느 제품이 낫다고 일방적으로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블레이드 서버가 지지표를 얻으려면 단위면적당 소비전력과 발열량, 냉각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소비전력을 지금보다는 50% 더 줄어야 앞으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또 서버 통합의 구체적인 방법론의 제시와 이를 적용한 레퍼런스의 다수 확보로 블레이드가 서버 콘솔리테이션과 가상화에 적합한 플랫폼이라는 점을 입증해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