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6 기반 하이엔드 기종 도입 첫 사례..."성능과 IBM 지원 전략이 선정 이유"






하나은행은 지난해 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시스템의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유닉스 서버를 선정해 관련 업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계정계는 메인프레임, 정보계는 오픈 시스템으로 운영해온 하나은행이 모든 시스템을 IBM의 유닉스 서버인 p시리즈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하고, 그것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IBM의 신형 프로세서인 파워6를 장착한 하이엔드 기종을 계정계 시스템의 플랫폼으로 삼았다는 사실은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 1991년 설립 이후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 다른 은행과의 잇단 통합으로 인해 복잡해지고 늘어난 시스템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근본적으로 신기술 도입 및 시스템 통합을 통해 이기종 시스템 환경하에서 운영되던 현 시스템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고객의 요구와 시장 환경 변화에 즉각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 인프라를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IT 시스템 빅뱅식으로 구축

하나은행 차세대추진본부 아키텍처팀 김왕래 부팀장은 "최근 고객과 시장의 변화는 매우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한 기존 시스템 인프라의 유연성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그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완전히 뜯어 엎어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차세대 시스템의 구축 배경을 설명한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계정계는 메인프레임, 정보계는 오픈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다 DBMS 또한 오라클, 인포믹스 등 이기종으로 구성돼 있어 데이터 호환성 등의 부분에서 효율성과 가용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오고 있었다. 하나은행은 IT 아키텍처의 유연성을 강화하려면 호환성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계층화된 아키텍처와 재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기존 상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 체제를 바꾸는 것도 차세대 시스템의 설계 사상에 담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5년말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IT 방향을 수립하고 17대 과제를 도출했다. 특이한 사항은 2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계정계, 정보계 등 모든 시스템을 한꺼번에 구축하는 빅뱅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계정계에 이어 정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타 은행과는 달리 전반적인 IT 시스템을 동시에 재구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를테면 하나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구축 대상은 계정계, 정보계, 채널, 인터넷뱅킹, 그룹웨어, 포털, KM, CRM 등 거의 모든 IT 시스템을 망라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처럼 방대한 시스템의 운영 플랫폼의 선정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최종적으로 오픈 시스템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은 당초 차세대 시스템의 목표로 세운 '비즈니스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있는 플랫폼의 구현'에 오픈 시스템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왕래 부팀장은 "기술적인 부문과 환경적인 부문으로 나눠 검토했다. 기술적으로는 메인프레임이 성능, 안정성, 보안 등에서 상대적으로 나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유닉스가 대세인데다 기술인력의 조달이 유리하며, 써드 파티의 솔루션의 폭도 넓다는 등의 이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수의 레퍼런스와 파워6의 앞선 성능이 선정요인

이처럼 플랫폼의 선정 과정에서 메인프레임 측에서는 유닉스가 성능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며 반론을 펼쳤다. 그렇지만 대규모 시중 은행에서 이미 유닉스로 플랫폼을 바꾼 전례를 들어 설득 작업을 벌여 결국에는 유닉스 환경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렇게 유닉스로 플랫폼을 결정했지만 과연 어느 벤더의 제품을 선정하느냐는 과제가 남았다. 하나은행은 벤더의 선정 과정에서 의미있는 전례를 남겼다. 공급자 선정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BMT를 하지 않고, 기술 자료와 레퍼런스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하나은행은 벤더에게 보낸 제안요구서(RFP)에 BMT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하나은행은 현업, IT본부, 차세대추진본부 등 모두 8명이 평가 작업을 벌여 IBM이 제안한 유닉스 서버인 p시리즈를 선정했다. 김왕래 팀장은 "TCO를 감안한 제안 가격과 시스템의 성능, 안정성, 동종 업계 시스템 구축사례, CPU 및 핵심 기술의 로드맵, 그리고 제안사의 차세대 구축 지원 방안 및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IBM의 p시리즈의 경우 최근 1~2년간 추진된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의 플랫폼으로 다수 선정됐으며, 특히 파워6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보다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초기 구축에서 향후 유지보수까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선정 요인이었다는 게 김 팀장의 얘기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러한 하드웨어 선정 작업을 마치고, 한국IBM과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인 p595와 미드레인지 유닉스 서버인 p570 등을 수십여대 도입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p570은 모두 파워6 프로세스를 장착한 시스템이며, p595는 파워5와 파워6 시스템이 섞여 있다.

기종별 용도를 보면 파워5 기반의 p595는 MCA, EAI, 인터넷뱅킹 등이며, 파워6 기반의 p595는 계정계 시스템, 정보계 DW, CRM, DR 등이다. 그리고 파워6 기반의 570은 엔터프라이즈 포털, 그룹웨어, 개발 및 테스트, 관리 서버 등이다.

성능 향상 및 TCO 절감 등 효과 기대

하나은행은 이러한 IBM p시리즈 기반의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으로 성능 향상 뿐만 아니라 TCO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향후 가상화 기술의 적용으로 시스템 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팀장은 "IBM의 파워6 기반의 p595는 동일 성능 대비 코어수의 절감으로 장기적으로 TCO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는 점에서 좀더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IBM이 제안한 시스템 가상화 기술인 VIO(버추얼 I/O) 서버를 구현해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한편 하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솔루션은 DBMS는 오라클(계정계), 사이베이스(DW), MCA는 인젠트 iGate, BEA 아쿠아로직, 상품처리 프레임워크는 티맥스 프로프레임, 미들웨어는 IBM 웹 스피어(정보계), BEA 웹로직(인터넷뱅킹) 등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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