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식 PLM 지식 연구소장..."고객 주도 컨설팅, 적합한 솔루션이 성패 좌우"

90년대 후반, ERP에 흡수될 것으로 예상됐던 PDM이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 PLM이란 이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기 PLM은 기존의 CAD 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을 팔기 위해 PDM을 결합하여 끼워 파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엄연히 제조업계의 기간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PLM 시장이 성장하고 기업의 요구사항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사용자들은 PLM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속에 많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 초기에 PLM은 솔루션의 80% 이상을 커스터마이징 했을만큼 해당 기업 특성에 크게 좌우되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어떤 솔루션을 선택해야 자사에 적합한 최적의 효율성을 낼 수 있을지 곯머리를 앓고 있다.

PLM 지식 연구소의 조형식 소장은 삼성항공우주연구소 수석연구원과 CAE 팀장, 한국항공(KAI) 전산기술실 실장, UGS PLM 기술고문 등을 역임하며 국내 PLM 지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PLM 전문서적을 발간하는 등 기업들에게 PLM지식을 전달하고 있는 그는, PLM에 대한 충분히 이해없이 결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PLM 지식연구소, 조형식 대표



Q. PLM이란 무엇인가?

PLM은 제품수명주기관리(Product Lifecycle Management)의 약자이다. 제품의 수명주기(Lifecycle)란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시작하여 개념, 개발, 생산, 유통, 그리고 기술지원, 마지막으로 폐기와 재활용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생산되는 각각의 제품들은 고유한 수명주기에 따라 서로 추구하는 목적과 제품자료의 구조,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가 생긴다. PLM은 이러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IT 솔루션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중인 PLM 솔루션에는 외국업체인 지멘스PLM의 팀센터(Teamcenter), 다쏘시스템의 에노비아(Enovia)와 메트릭스원 (MatrixOne), PTC의 윈칠(Windchill), SAP의 myPLM, 오라클의 어자일(Agile), 국내업체로는 이놉스의 Dyna PDM, 성우시스템의 팀플러스(TeamPlus) 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지멘스, 다쏘시스템, PTC가 3대 PLM 솔루션 공급업체라고 볼 수 있으며, 여기에 작년에 새로이 가세한 오라클과 SAP이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오라클의 어자일과 SAP의 myPLM은 그 기반이 약하다.

Q. PLM은 누구에게, 왜 필요한가?
모든 제조기업에게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기업들은 '제품의 성공'을 기업의 최고 핵심 경쟁력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대기업이 PLM을 도입하였으며, 중소기업은 인력과 비용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 PLM은 외국의 항공 방위산업업체가 첨단무기를 개발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관리자와 기술자가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서 생겨난 시스템이었으나 현재에는 제품의 지식과 가치를 모두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진화 중이다.

PLM의 비전은 두 가지로, TTM(Time To Market)과 RTM(Right To Market)을 들 수 있다. TTM은 제품의 시장 출시시간 단축이고, RTM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ERP 등의 기존 비즈니스 시스템은 기업의 프로세스 중심이었으나 PLM은 제품중심전략이다.

PLM은 사업의 분야와 규모, 기업의 생산전략과 제품의 특성 및 프로파일(Product Profile)에 따라서 그 차이점이 극명하다. 때문에 해당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제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모든 기업에게 필요한 시스템이다.

Q. 그렇다면 효율적인 PLM의 구축 방법은?
사전에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PLM은 일반적인 접근방법이므로 기업은 PLM의 일반지식을 충분하게 숙지하여, 자사의 제품 및 프로세스와 연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PLM은 단순하게 제품의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모든 제품에 관한 정보는 물론 지식과 제품의 가치를 분석하고 제품전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또한 PLM 도입에 따른 가치분석, 목표, 사용자 요구분석 등의 절차와 전략을 수립하고, 이러한 부분에 충분한 컨설팅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사전 시험 프로젝트(Pilot Project)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 많은 기업들은 성급하게 제품을 구입하여 투자에 비해서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 이런 부분에 투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대부분 PLM 솔루션만 구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Q. 국내 PLM 구축 성공사례로는 어떤 곳들이 있나?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성공사례와 실패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PLM이 기업간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자사의 시스템을 공개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PLM의 성공기준도 애매모호하다. 제품의 정보관리와 개발 프로세스의 정립이라는 측면을 보면 많은 기업이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PLM의 도입 목적이나 비전을 달성에 있어서는 많은 의문이 남는다. 이는 PLM의 초기 도입 시 비전이나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PLM 구축 전에는 제품의 자료가 각 부서나 단계별로 연계되지 않았으나 도입 후에는 제품의 정보와 프로세스가 일관성을 가지며, 모든 제품관련자료가 추적이 가능하다. 제품의 3차원 CAD, 가상제품관리나 디지털 목업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기반 정보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Q. 국내에 유통중인 PLM 솔루션의 특징은?
현재 대부분의 PLM 솔루션은 자사의 CAD 솔루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대기업은 이미 PLM의 초기형태인 PDM를 도입하고 새롭게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차세대 PLM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 유통중인 PLM 솔루션 중 국산과 외산은 규모의 차이가 가장 특징적이다. 외산은 항공방위산업이나 자동차산업 등 대형사이트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지만 국산 PLM제품의 중소기업용으로 개발 되고 있다.

지멘스 PLM 솔루션은 태생적으로 전사적(Enterprise) 자료관리와 다종(Multi)CAD자료관리 등 넓은 관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은 카티아 CAD 전문회사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3차원 CAD 중심의 제품개발 자료가 장점이지만 더 넓은 범위의 PLM이 협의의 CAD의 브랜드에 가려 있는 것 같다. PTC의 윈칠은 개발자들이 많이 선호하지만 아직은 PLM의 비전에 일부만을 구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Q. PLM 솔루션의 기술 변천사는?
과거에는 제품의 도면관리와 문서 및 규격서관리, 설계변경 프로세스 관리 그리고 개발제품구조(Engineering BOM)관리 등 제품개발정보 중심이었다. 반면 현재에는 3차원 CAD와 연계하여서 디지털 목업(DMU:Digital Mockup), 가상제품개발(VPD:Virtual Product Development), 정보의 시각화(Visualization), 디지털 프로세스(Digital Process)관리, 가상생산 또는 디지털제조 (Digital Manufacturing) 등 다양한 기술의 기반시스템으로 활약하고 있다.

미래에는 공학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넘어서서, 기업의 제품에 대한 요구사항 관리, 제품의 전략관리(Product Portfolio Management),제품일정관리(Product Project Management), 개발구매에 필요한 제품 소싱(Sourcing)전략 그리고 제품생산 후의 서비스 공학(Service Engineering)분야까지 확장될 것이다.

Q. 향후 PLM 시장 성장 전망은?
세계적으로 PLM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은 PLM에 대해서 기술적으로는 열세이지만 적극적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제품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확장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초기에는 선진국보다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였으나, 수년간 각 벤더들이 과열경쟁으로 벤더와 고객이 모두 실망한 상태이다. 한국은 아직 PLM을 PDM과 CAD 정도로 생각하며,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PLM 시장은 발전 잠재력이 많지만 국가나 기업에 따라 차이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제품의 컨텐츠를 어떻게 관리하고 비즈니스 가치로 만들 수 있냐에 달려 있다. PLM은 그 동안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집중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이제는 기술분야(Technology), 제품의 전략적 분야(Portfolio and Strategy) 그리고 제품의 요구사항 및 규정관리분야(Requirement and Compliant)와 같이 3가지 방향으로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시스템적으로는 서비스기반 구조(SOA), 그리고 Web 2.0이나 UX의 영향으로 제품지식과 가치에 대한 정보 교환에 이해당사자가 참여할 것이다. 상품디자이너가 제품의 개발과 생산 그리고 서비스까지 관여할 것이며, 개발 엔지니어는 제품의 폐기 방법과 비용 및 재활용을 생각하며 설계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제품의 사용자는 제품의 개발자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미국의 제품 총판은 제품의 유통에서 문제점을 생산자나 개발자와 소통하게 될 것이다.

PLM은 제조업중심의 중공업, 기계제조, 항공방산, 자동차, 전기전자산업으로 발전하였나 미래에는 다양한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를 들어서 단순한 제조업이 아닌 소비재, 서비스, 금융, 건설, 자산관리 등이 그것이다. 현재 소프트웨어에서는 SCM(Software Configuration Management) 시스템 형태로 건축 및 토목에서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시스템 같은 특정분야 PLM으로 진화하고 있다.

끝으로 제품 수명주기의 마지막 부분인 서비스 공학(Service Engineering) 부분이 점차 중요한 마켓으로 발전될 것이다. 현재 발전하고 있는 RFID 기술과 결합하여 제품 또는 자산 유지보수관리, 고장분석, 수명연장 및 폐기관리 등으로 발전될 것이며,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기술과 결합되어 시스템 건강검진(Health Monitoring)과 자제고장수리(Self Healing)System 까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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