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데이터 관리로 ITA/EA 확산 초석 마련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ITA/EA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는 ITA/EA 도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4년부터 ITA/EA 도입에 나선 주공은 지난 4월 '데이터 표준화 및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해 데이터아키텍처(DA) 부분을 체계화한 것. 데이터 아키텍처(DA)는 국내 ITA/EA 시장에서는 아직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영역이다.

데이터의 활용 및 시스템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영역이 광범위하고 구축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워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공은 2004년 5월 ITA/EA 계획수립에서 표준 데이터(메타 데이터) 관리를 중요 과제로 선정해 3년에 걸친 3단계 방안을 마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국내 ITA/EA 사례 중 데이터 표준화와 함께 이를 데이터아키텍처(DA)와 연계한 것은 주공이 처음이며, 데이터 표준화와 데이터 산출물 관리에서 진일보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의 표준데이터관리시스템(SDMS)은 ITA/EA 도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주공은 비교적 이른 시기인 2003년부터 ITA/EA 도입에 나섰다. 2003년만 하더라도 ITA/EA에 대한 틀과 방향이 모호하던 시기였으나 주공은 당면하고 있던 아키텍처의 효율화와 예산배정, 투자, 효과 분석 등의 해결책을 ITA/EA로 잡았다. 본격적인 도입에 나서 2004년 5월 ITA/EA 계획이 수립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ITA/EA 실행과제 중 '메타 데이터 관리'가 중요 과제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주공은 전사적인 데이터 표준화와 일관성을 갖춘 데이터 관리 체계가 데이터 품질 향상을 가져오고, 이는 향후 지속적인 시스템의 개발과 활용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주택공사 정보관리실 조명호 차장은 "2003년 말 ISP 추진을 위한 계획 수립 중 ITA/EA로 진행키로 결정돼 ITA/EA 도입이 빨랐다"며 "기존에는 산출물을 수작업으로 자료화와 변화관리를 했는데 산출물 관리를 자동화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표준 데이터 관리를 ITA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메타 데이터 관리를 출발점으로
주공이 본격적인 ITA/EA 도입에 앞서 염두에 둔 것은 전사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데이터의 표준화와 이를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현이었다. IT 용어로는 메타 데이터 관리라 지칭하는 영역으로 일반 사용자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표준 데이터 관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세부계획 수립에서 주공은 '표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3년에 걸쳐 3단계로 구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1단계는 레파지토리 구축, 2단계는 시스템 구축, 3단계는 아키텍처 및 정보시스템과의 연계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1, 2단계는 마무리됐고 현재 3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3단계에서 ITA/EA의 데이터아키텍처(DA)와 연계해 전사적인 데이터 관리 표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DA를 체계화한 사례가 매우 드문 국내 실정에서 이는 매우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차장은 "다른 기관의 경우 레파지토리 등을 만들기는 했으나 연계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현 및 관리의 어려움이 크고 ITA 추진 방향이 초기와 달라지면서 앞장서서 도입했던 곳은 데이터 표준화를 간과한 탓"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표준화와 같은 데이터아키텍처(DA)를 ITA의 출발점으로 삼은 주공의 모델이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조 차장은 "ITA/EA의 목표가 아키텍처의 관리를 통한 의사 결정, 커뮤니케이션, 예산 통제인 만큼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데이터 관리는 지극히 당연하고 효율적인 출발점"이라며 "특히 초기단계에서의 데이터아키텍처(DA)는 성과관리와 예산 투자 결정의 효율성을 좌우해 향후 ITA/EA 발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 '먼저 풀자'
다른 기관과 달리 주공이 데이터 표준화 및 표준 데이터 관리시스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지극히 당연한 이유에서다.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과 관리의 시급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주공은 전국 각지의 주택 및 상가, 용지에 대한 공급계획 수립에서부터 분양, 마케팅, 공급관련 제도 개선 등을 담당하고 있어 데이터의 정확성 및 시스템화가 남달리 요구되는 기관이다.



▲ 프로젝트 일정 및 공정개요




▲ 구축 방법론



애플리케이션 시스템과 데이터 통합이 업무 시스템 개발의 주된 이슈로 등장하면서 관리의 어려움은 커져갔다. 단위 업무별로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야 했으나 업무 체계와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해 원활한 추진이 힘들어진 것. 또한 갈수록 시스템 연계와 통합 요구는 증폭돼 관리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됐다. 한눈에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시스템 지원 체계를 필요로 했으나 이 역시 용이치 못했다.

갈수록 시스템 개발 증가는 불가피해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이 부분을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가 정보화되어 있지 않은 경우 데이터를 새로이 입력해야 하는지 또는 끌어다 써야 하는지 등을 판단할 수가 없었다. 주공은 이를 표준화해 검색과 서치 기능을 구현, 개발 기간 단축과 업무 시간 단축을 목표로 했다. 데이터 표준화가 마무리되면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서 효과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운영의 묘'를 살리자, 공감대 형성
개발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운영상의 어려움도 표준데이터관리시스템의 도입을 필요로 했다. 공공기관 IT 부서의 전반적인 모습대로 주공 IT 조직의 인력 대비 작업량은 많은 편이다. 한 사람의 관리자가 운영하는 시스템의 수가 많아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못했다. 어떻게 개선하고 효율화를 기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에 표준 데이터 관리시스템은 시스템 운영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고려됐다.

사실 메타 데이터 관리는 그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지만 IT 실무자 입장에서는 매우 귀찮고 번거로운 작업이다.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 외에 신규 업무가 추가되는 것이며, 그 작업이라는 것이 변경사항이 있을 때마다 이를 일일이 문서화해야 하는 매우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메타 데이터 관리에 일찍부터 투자를 해왔으나 성공사례가 적은 이유기도 하다. 프로젝트를 마친 초기에는 최적의 상태를 보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변화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시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 표준데이터 관리시스템 구축 내용



그래서 메타 데이터 관리 프로젝트에서는 실무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의사가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주공의 IT 실무자들은 데이터 관리와 운영의 어려움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어, 귀찮고 꺼리는 작업임에도 데이터 표준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리고 주공은 시스템의 자동화 기능 구현에 관심을 쏟아 실무진의 번거로움을 최대한 제거했다.

CA·한국솔루션센터를 사업자로 선정
프로젝트는 2005년 10월에 시작해 2006년 4월까지 6개월간 진행됐다. 데이터 표준화와 ITA/EA 연계 작업이 동시에 진행됐다. 데이터 표준화는 CA가, ITA 관리시스템은 한국솔루션 센터가 각각 담당했다. 데이터 표준화 사업자 선정에서 주공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었다.

ITA/EA 아키텍처와 연계하고 지속적인 확장이 가능한 방향제시와 방법론, 제품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결국 한국CA가 사업 내용 이해도가 높고 기술적인 지원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주공은 프로젝트 완료 이후 CA의 올바른 방향 제시가 프로젝트 진행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프로젝트에 들어가 구현 초기에는 '표준화가 뭐냐'를 중요 이슈로 가져갔다. 결국 '용어'와 '항목' 2가지 부분을 표준화하는 것으로 구현했고, 곧 이어 표준화한 내용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 프로세스와 관리부분을 연이어 구현했다.

조 차장은 "표준화한다고 해서 기존 것을 전면 바꾸는 것은 너무나도 큰 부담"이라며 "표준화 룰에 의해 표준화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매핑하고 연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가령 '같은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느냐?'와 같은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주공은 이를 통해 상당 부분 데이터 품질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조 차장은 "데이터가 정리되고 연계 지점을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표준화된 룰에 의해 품질 개선이 가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데이터 품질 갈수록 향상될 것
이번에 구현된 시스템은 기존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향후 추가될 데이터와 기존 데이터를 점차적으로 표준화하는 시스템이다. 주공의 전체 데이터가 100% 표준화 되어 있지는 않지만 새로이 생성되는 데이터들은 표준화 룰에 따라 구축되고 있으며, 데이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활용 체계를 갖췄다. 특정 시스템과 DB의 경우 표준화가 70% 가량 이뤄졌고, 비표준화 비율은 30%에 이른다. 현재 이를 더욱 보완한 시스템이 준비되고 있다.

전체 시스템의 데이터 표준화를 일시에 진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표준화 시급성이나 시스템의 중요도 등을 고려해 표준화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시스템 구축 이후 당초의 목표대로 담당인력의 개발 부담은 크게 감소했다. 데이터 룰을 만들어 설계된 내용이 룰에 따라 구현되는 지를 파악할 수 있는 설계/승인 프로세스가 체계화된 탓이다.

이제는 전문지식이 부족한 담당자라 하더라도 설계/승인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검토가 가능해졌다. 설계/승인 내역들을 모아 승인 내용대로 구현됐는지를 시스템을 통해 검토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표준 사항들은 별도의 리스트로 도출돼 관리되도록 하고 있다. 조 차장은 "변경관리를 자동화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 수작업의 비중을 한층 낮출 방침"이라며 "승인 내용대로 구현하는지를 시스템이 자동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를 통해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부터 표준화 지침을 통해 품질관리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 차장은 데이터 아키텍처 표준화의 효과에 대해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는 적지만 갈수록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표준화 룰을 준수하면서 시스템 개발 및 DB 구축이 있을 것이고, 기존 시스템의 표준화 역시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통합을 위한 DW 및 DM를 고민하고 있다. 주공은 데이터 부분 관리 능력은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ITA 추진 목표의 일부로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방침이다.

인터뷰



▲ 조명호 차장 대한주택공사 정보관리실


인터뷰 / 조명호 차장 대한주택공사 정보관리실


ITA/EA의 목표가 아키텍처의 관리를 통한 의사 결정, 커뮤니케이션, 예산 통제인 만큼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데이터 관리는 지극히 당연하고 효율적인 출발점이다. 특히 초기단계에서의 데이터아키텍처(DA)는 성과관리와 예산 투자 결정의 효율성을 좌우해 향후 ITA/EA 발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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