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가 거의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빅 리거' 될 전망

트랙 경기건 혹은 필드 경기건 간에 스포츠와 시간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팬들은 자신의 좌석에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현장 관계자들은 재빨리 자신의 자리로 이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포츠 조직 위원회와 관계자들의 경우 자동차 경주 대회인 NASCAR나 마라톤 등의 경기에서 백분의 일초 이하의 단위로 기록을 정확히 제공해야 한다.

지난 수년 동안, RFID는 스포츠 및 스포츠 관련 활동의 일환이 되어왔다. 골퍼들이 골프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거나 기념품 수집가들이 획득한 수집품의 인증을 위해서도 RFID가 사용되고 있다.

◆거의 모든 스포츠 분야에 RFID 활용=올해 8월에 개최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다양한 시간 기록과 득점 기록을 비롯해 발권과 보안 애플리케이션에서 RFID 기술을 활용하는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될 것이다. 2006년의 경우 독일에서 개최된 FIFA 월드컵 경기에 참가한 350만 여명의 축구팬들에게 필립스 세미컨덕터(現 NXP)가 제공했던 태그가 내장된 티켓이 발행된 바 있다.

이번 올림픽 경기에서는 위조나 변조를 막기 위해 7백만 개 가량의 표에 RFID 태그가 내장될 예정이다. 표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행사 관계자들이 티켓의 재사용 여부를 탐지할 수 있어 관람객의 경기장 진입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보안 강화를 위해, 개회식과 폐막식 티켓에는 디지털 사진과 ID 정보가 포함될 예정이다. 태그는 프랑스의 ASK SA와 중국의 Tsinghua Tongfang의 조인트 벤처인 ASK-TongFang이 생산을 맡게 된다.

◆자동차 경주용 RFID=팬의 입장에서 볼 때, 스폰서의 로고로 장식된 차체와 매우 밝은 색상으로 이루어진 경주용 자동차들이 특별한 형태의 식별장치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경기 조직위원회측은 350km/h이 넘는 속도로 달리는 개별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RFID를 사용하는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디애니폴리스(Indianapolis) 500의 집행기구인 인디 레이싱 리그(IRL; Indy Racing League)는 2004년부터 경주의 기록과 시간을 측정하는데 RFID를 사용해오고 있다. 지난해 경주 개막에 앞서 모든 차량에는 네덜란드의 AMB I.T.가 제조한 TranX Pro 트랜스폰더가 장착되었다. 이를 통해 IRL측은 각 차량이 경주를 치를 때마다 실시간으로 시간과 날짜를 추적할 수 있게 되어 세션을 테스트 및 인증할 수 있다. TranX Pro 기술은 르망 24시(24 Hours of Le Mans)와 MotoGP, NASCAR, 포르쉐의 Leipzig Testing Grounds, Superbike World Championship 등 다양한 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NASCAR의 경우 타이어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준수하는데에 RFID를 사용하고 있다. NASCAR 조직 위원회는 스폰서인 굿이어 타이어 & 러버(Goodyear Tire & Rubber)의 타이어를 모든 레이싱 팀이 임대해 사용한 다음 레이스가 끝난 뒤에 즉시 되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6년부터 발효된 이 규정은 모든 팀이 동일한 타이어 형태와 타이어 개수를 보장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며 비공식 연습 세션에서 사용된 타이어가 흘러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월마트와 미 국방부의 공급 업체인 굿이어는 이미 RFID에 대한 노하우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 시스템 도입을 위해 굿이어는 캐나다의 Advanced ID에 의뢰했다. 당시 애완동물에 태그를 부착하는 기술로 잘 알려져있던 Advanced ID는 UHF 915MHz 패시브 태그를 토대로 한 타이어 추적 시스템을 제안했지만 칩 기술이 너무 민감해 굿이어와 NASCAR의 요구 사항과는 맞지 않았다.

Advanced ID와 굿이어가 시스템을 개발할 당시 직면했던 가장 큰 문제는 태그가 레이스트랙의 매우 거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태그를 타이어 내부 깊숙이 내장시킴으로써 가능해졌다.

◆경마용 RFID=원형 경기장에서 누가 빨리 달리는가를 제외하고는 자동차 경주나 경마는 공통점이 없다. 하지만 공통점에는 한 가지 더, RFID 기술이 있다.

전세계 대부분의 경마에서는 여전히 쌍안경과 사진 장비를 사용해 기록이 측정되고 있다. RFID 기반의 경마용 트래킹 기술을 제공하는 TurfTrax Racing Data의 마크 켄트 이사는 "보다 정확하게 승자와 포지션을 결정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영국 솔즈베리(Salisbury)에 위치한 TurfTrax는 레이스 도중에 말의 실시간 속도와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전송하는 RFID 기반의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정보는 경마와 도박, 미디어 업계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TurfTrax는 RFID 도입에 앞서 여러 다른 추적 기술들을 조사했었다. 켄트는 "GPS 추적 시스템도 있었지만 레이스트랙 환경에서 필요한 높은 가용성과 실시간 기능을 제공하는데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의 기술 컨설팅 및 개발 업체인 Sagentia Group에 의뢰, 경주마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독점적인 RFID 시스템 개발에 돌입했다.

3년전에 출범한 이 시스템은 영국 경주 트랙의 59곳 중 14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여러 방송국 및 레이스코스 운영 업체들과 추가 공급을 논의 중이다. 배터리로 전원이 공급되는 2.4GHz 액티브 태그 디바이스의 경우 말의 안장에 설치되며 초당 최대 7번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한번 충전했을 때 최대 8시간까지 지속되는 이 태그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RFID와 무선 네트워킹을 사용함으로써, TurfTrax와 Sagentia는 어떤 트랙 환경에서도, 그리고 어떠한 상황의 날씨에서도 대처가 가능한 모바일 무선 기반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RFID가 영국 트랙에서 폭넓게 사용됨에 따라, TurfTrax는 전세계 지역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호주와 사이프러스, 홍콩, 이탈리아, 뉴질랜드, 스웨덴의 경마 및 미디어, 도박 기관들과 시스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태그를 부착하고 달린다='두발로 뛰는' 레이서들 역시 RFID의 적용 대상이다. 보스턴 마라톤의 주관사인 보스턴 육상겨기연맹(BAA; Boston Athletic Association)의 마크 샬루포어 대변인은 "보스턴 마라톤은 10년 전부터 RFID를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전환점이 된 시기는 1996년으로, 참가자가 10,000여명에서 40,000명으로 확대되자 참가자들을 추적하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방안 마련 차원에서 RFID 도입이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BAA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RFID 스포츠 시스템 제조 업체인 네덜란드의 챔피온칩(ChampionChip)에 개발을 요청했다. 챔피온칩 트랜스폰더는 방수처리된 플라스틱 캡슐로, RFID 칩이 내장되어 있다. 이 트랜스폰더는 마라토너의 신발끈에 작은 토큰 형태로 묶여있는데, 날씨가 습하거나 건조하거나, 덥거나 춥거나 상관 없이 작동된다.

이 기술은 BAA가 출발점과 도착점에서 마라토너들의 시간과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을 통해 레이스 내내 업데이트된 정보를 미디어에 제공할 수 있다.

RFID는 마라토너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게 해주며 경기 결과에 대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왔지만 도입된지 10년이 넘다 보니 판독률이 낮다거나 경기가 끝난 뒤에 마라토너로부터 토큰을 일일이 회수해야 하는 등(마라톤 레이스 도중에 분실되는 경우도 있었다) 단점이 있었다. 레이스 시간 측정 시스템 전문 업체인 레이스타이머(Racetimer)는 Gen 2 UHF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준의 추적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에이리언 테크놀로지(Alien Technology)와 기술 제휴를 맺은 레이스타이머는 현재의 시스템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차세대 RFD 레이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다.

에이리언과 레이스타이머는 마라톤에 Gen 2 기술을 도입하는데 있어 몇 가지 난제에 봉착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물을 통과하도록 UHF 시그널의 저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몸은 70%가 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감도를 높이고 포지셔닝의 효율화를 이룬 리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2008년에는 RFID 시스템이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와 스위스 지역으로도 확대되었다.

RFID 러너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벤더는 IPICO Sports로, 이 회사의 타이밍 시스템은 IPICO IP-X 듀얼 주파수 패시브 태그와 IP-X RFID 인터페이스를 결합했다.

◆골프 시간 단축에 기여=시간 부족으로 골프를 즐기는데 곤란하다면 레이더골프(RadarGolf)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Radar Corp.는 골프공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레이더골프 시스템이라는 RFID 태그 부착 방법을 개발했다.

RadarGolf 시스템은 팔레트나 케이스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분실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RFID 시스템과 도입 목적이 다르다. 듀얼 주파수(915/1,830 MHz) 패시브 태그가 골프공에 내장되며 휴대용 리더를 통해 골퍼에게 소리와 LCD로 골프공의 위치를 알려준다.

Radar Corp.는 현재 캘러웨이와 나이키 등 관련 업체와 협의해 기술 라이선스를 추진하고 있다.

2005년에 스포츠 용품 업체인 아이다스가 RFID 태그가 내장된 '스마트' 축구공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사각 지대나 육안으로 판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축구공의 '인(in)' 또는 '아웃(out)' 판정을 돕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2006년 월드컵 경기에 도입할 계획이었으나(당시 아디다스는 월드컵 공인구로 선정되었다), 시스템의 정확도가 떨어져 무산된 바 있다.

이제 RFID는 유통과 물류 창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태그의 기술이 발전하고 판독률이 정확해지며 사이즈가 소형화 및 경량화되면서 스포츠 분야로까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전세계의 모든 지역과 모든 부문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