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심비안 오픈소스로 전환해 경쟁 촉발…'MS·구글'과 승부

최근 노키아가 심비안 모바일 운영체제를 고수할 뿐만 아니라 무료로 계속 제공할 방침이며 최종적으로는 EPL(Eclipse Public License)에 따라 오픈 소스로 전환할 계획임을 발표하자 경쟁 업체들이 주목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리눅스 진영으로부터는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 있지만 이것이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노키아가 심비안을 무료로, 그리고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경쟁사에게 충분히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단말기 제조 업체와 소비자, 서비스 사업자에겐 충분한 혜택이 제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MS∙구글 등과 경쟁 본격화…MS, "오픈소스 분화될 것"=노키아는 스마트폰에서 이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심비안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노키아의 심비안 전략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모바일은 배타적인 유료 운영체제이다. 스마트폰에 윈도우 모바일을 탑재할 경우 돈을 지불해야 하며 윈도우 모바일은 자유자재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단말기 제조업체나 이동전화 서비스 사업자들과 연계해 공동으로 윈도우 모바일 폰 판매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노키아측이 수수료를 어느날 갑자기 무료라고 천명할 경우 단말기 제조 업체들이 윈도우 모바일 라이선스에 높은 수수료를 계속 지불할 것인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노키아는 2010년까지 심비안을 오픈 소스로 전환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코드 등을 개발자들에게 개방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올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윈도우 모바일이 올해말까지 2천만 라이선스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100% 증가한 것일 뿐만 아니라 현재 18,000여 건의 윈도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견고한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논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모바일을 데스크톱 사용자까지 포괄하도록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모바일과 윈도우, 윈도우 라이브를 지속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부의 스콧 록펠드 매니저는 "소비자 시장과 기업 시장 모두에서 윈도우에 익숙하도록 만듦으로써 보다 사용이 편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독점에 반하는 규제를 간과한 것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심비안의 오픈 소스 전략에 대해 록펠드는 리눅스와 같이 쪼개지는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리눅스 사용자보다 리눅스 컨소시엄이 훨씬 많다"면서, 오픈 소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리눅스는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이 다양한 리눅스 배포판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배포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비안 재단(Symbian Foundation)의 경우에도 유사한 단계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심비안을 토대로 개방 표준을 정의한 뒤 해당 표준에 부합되도록 테스트 프레임워크를 작성한 다음 애플리케이션 툴을 만들며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한다는 의미로 심비안 인증(Symbian Certified)과 같은 트레이드마크를 넣는 것이다. 또한 노키아는 심비안을 GPL(General Public License)보다 제약이 적은 EPL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픈소스, 혁신 촉발시켜 사용자에 이익…심비안, 잠재적 위험도 내재=개방적이 한편, 현재 모바일 리눅스 컨소시엄도 적지 않은데, 각각 자체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Android)를 통해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리모(LiMo Foundation) 진영의 경우 휴대폰의 전화 프레임워크와 메시징 프레임워크 등에서 리눅스 기반의 미들웨어 콤포넌트를 개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심비안이 경쟁구도를 형성해 안드로이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구글은 노키아의 발표와 관련한 논평에서, "개방성은 혁신을 촉발시키며 고객에게 혜택을 준다"면서, "모바일 업계에 있는 다른 주요 업체가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개방되면 될수록 구글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플랫폼에서 광고를 판매할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리모 플랫폼은 미국의 모토로라 레이저(Razr)와 로커(Rockr)에 일부 탑재되고 있으며 모토로라 및 삼성 등 50여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리눅스 재단측은 심비안에 몇 가지 잠재적인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기존의 심비안 애플리케이션과의 상호운용성으로, 윈도우 비스타처럼 심비안의 차기 버전 역시 기업과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 리눅스는 다양한 컴퓨팅 환경(DVR과 데스크톱, 임베디드 시스템 등)에서도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코드를 발췌하고 있지만 심비안의 경우 개발자들이 모바일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만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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