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투자 동결ㆍ인프라 업그레이드 중단 등 ‘몸사리기’ 방안 속출

최근 기업 상황은 불황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본지와 독점기사제휴를 맺고 있는 美 인포메이션위크가 600명 이상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40% 정도가 원래 2008년에 계획했던 것보다 투자 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5억 달러 이상의 기업들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50%에 달했다.

40%가 당초 계획보다 투자 축소 = 물론 이번 기회에 경쟁사들을 압도하기 위해 기술 지향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하자는 경영진의 후원을 받아 IT 예산을 오히려 늘려 잡은 기업들도 있다. 고객과 접촉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는 연기하거나 예산이 삭감되는 경우가 많다. 조직 내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IT 툴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의 상황은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어려운 시기이다. 모든 CEO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프로젝트는 진행하지 않으며 IT 예산을 긴밀하게 통제하고 전술적으로 짧은 시간안에 이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에만 투자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프린시펄 파이낸셜(Principal Financial)의 경우 인프라 업그레이드는 지연되고 있지만 협업 기술에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제조업체인 R.R. Keller & Associates의 경우 비용 절감 형태의 VoIP 투자는 지속되는 반면 전략적인 3D 디자인 시스템은 중단되고 있다. 한 유통 업체는 매장 내부의 키오스크 설치 계획은 유효하지만 데이터 클렌징과 서버 통합 등 IT '프로세스 향상'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거대 제조업체의 경우 올해 ERP 시스템 통합 계획을 연기한다고 전했다.

제너럴 모터스의 랄프 자이겐다 CIO는 "현재의 경제 상황 하에서는 주요 전술적인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IT 투자가 동결되거나 감축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프로젝트 투자 줄어 = 향후 전망이 나아지리라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 응답자의 43%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3개월 전의 비율인 32%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IT 관계자들을 둘러싼 일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IT 조직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는데(현재 조사에서 47%), 이는 지난 3월에 조사한 수치인 53%에 비해 다소 하락한 것이다. '두렵고 혐오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은 30%로, 지난번 조사 결과인 24%보다 높아졌다.

R.R. Keller & Associates의 회계 부문 디렉터인 앤드류 코놀리는 낙관적인 진영에 속한다. R.R. Keller는 채광창과 창문에 사용되는 반투명 패널 등 산업용 건축 자재를 제고하는 기업이다. 코놀리는 자사가 현재의 경기 침체에 아직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건설 계약의 경우 18~24개월 앞을 내다보고 체결되는데 계약 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매출의 약 1%에 해당되는 IT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 없다. 사실, 투자는 비용이 그리 많이 투입되지 않는 분야이면서 절감 효과가 높은 분야 즉, VoIP 등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에, 당초 계획했던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도입은 내년 IT 예산 편성이 억제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순연시켰다.

비 고객 업무 투자 축소 = 한편, 지난해와 같이 올해 예산이 동결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28%였다. 하지만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응답자는 39%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절감폭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IT 예산이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비율이 19%였다. 예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3분의 1에 해당되었지만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프린시펄 파이낸셜의 게라 숄튼 CIO는 올해 IT 투자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3%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여전히 6% 높다는 것이 그의 부언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 견실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인프라 업그레이드는 중단하고 보안 관련 프로젝트 몇 건을 뒤로 미룰 계획인데, 그 이유로 "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노스이스트(Northeast)의 한 유통 체인점에 근무하는 CIO는 자사의 IBM iSeries 컴퓨터에 대한 업그레이드 계획과 데이터중복제거 기술에 대한 프로젝트도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고객과 관련된 IT 프로젝트 이를 테면, 고객 지향적인 애플리케이션 등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POS 시스템과 매장내 키오스크 설치 등은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도 이와 같은 의견이었다. IT 투자를 줄인다는 응답자 중에서 23%만이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프로젝트를 줄인다고 대답했으며 45%는 고객과 관계가 없는 프로젝트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원래 계획했던 2008 IT 예산에 포함되어 있던 IT 프로젝트를 전혀 줄일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23%로 나왔는데, 대형 프로젝트를 없애는 것보다는 인프라나 인력과 관련된 비용을 줄이는 등 기술 투자는 그대로 가져가려는 방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응답으로 비춰볼 때, '신규 고용'이나 '인프라 업그레이드'는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프라나 인력 비용 대폭 축소 =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기 상황이 기술 벤더들의 매출액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대규모 기업들의 경우에도 프로젝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도 많다. 뉴잉글랜드의 레스토랑 체인인 Papa Gino's Pizzeria의 폴 발레 CIO는 올해 온라인 주문 진행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IT 예산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써드 파티가 온라인 시스템을 다루고 있지만 발레의 IT 그룹이 POS 시스템과 이 시스템을 통합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만 했다.

발레는 Papa Gino's의 체감 경기는 다른 레스토랑 체인과 거의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프로젝트의 규모를 줄일 계획이 없으며 다른 경쟁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건설 업체인 Swinerton은 오히려 IT 예산을 35만 달러 증액했다고 CIO인 래리 매튜스가 밝혔다. 증액분은 데이터 센터의 냉방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위키 기반의 지식 관리 시스템을 도입, 협업을 강화하고자 편성되었다.

전기 용품 제조 업체인 에머슨(Emerson)의 자회사인 ASCO Power Technologies는 회계연도 2008에 IT 예산을 삭감하지 않았다. 하지만 IS 이사인 존 코넬리에 따르면, 2009년은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09년에는 프로젝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SCO는 AC/DC 전력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의료와 같이 일부 고객 분야에서는 주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에머슨의 회계연도는 9월30일 종결되며 현재 내년도 예산 편성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IT 예산을 줄이는 것과 관련, 응답자의 4분의 3은 새로운 IT 직원을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 IT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비율은 7%였다. 17%는 써드 파티 컨설턴트를 없앨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대다수 응답자들(57%)의 경우 직원이나 컨설턴트를 줄이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설문 조사에서는 이 항목의 비율이 63%였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실적 올려라" = ABM Industries의 IT 부문장인 숀 핀리는 38명으로 이루어진 IT 부서의 인력이 내년에 늘어나진 않겠지만 누군가 퇴사하면 충원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ABM은 인수 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를 늘려왔는데, 이러한 인수 합병에는 IT의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IT에 대한 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그는 내년도 IT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는데, 새로운 급여 시스템과 ERP의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ABM도 최근의 경기 침체를 비켜갈 수는 없다. 원자재 및 유가 상승은 모바일 노동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항공 요금의 인상은 경영진의 출장을 줄이도록 압박하고 있다. ABM은 상당수 IT를 IBM에 아웃소싱을 주고 있기에 벤더와 만나기 위해서는 동부 지역으로 자주 출장을 가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상회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AMB은 글로우포인트(Glowpoint)와 제휴, 화상회의를 사용하고 있으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회선을 설치했다.

많은 기업들에게 있어 기존의 투자로부터 가능한 한 최대한의 실적을 올리는 것이 CIO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Intellicom Analytics의 마크 리카 분석가는 벤더들부터 기존 계약에서 최대한 뽑아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추후 비즈니스 관계를 고려해볼 때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곳은 고객이라는 것이다.

어느 컨설턴트는 IT 투자로부터 발생하는 비용 절감 항목을 분석하고 회수 기간을 전망하는 등 투자를 분석하기 위해 코그노스나 오라클의 의사 결정 지원 툴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분석 도구 수요 확대 전망 = Synovus Financial의 제프 케네디 기술 총괄 이사는 올해 IT 투자 금액이 2007년보다 한자리수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아직까지는 축소하라는 요구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신규 채용의 경우 동결할 방침이라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동참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진 않지만 케네디 이사는 경쟁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재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고자 내년도 IT 예산을 증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름이 걷히면 밝은 햇살이 비추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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