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10개사 2,831억원 규모 형성, 21.3% 성장
지연되는 프로젝트 많고 경쟁도 치열, 수익성 악화 심각한 상태

본지가 국내 주요 NI(네트웍 통합)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국내 NI 시장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국내 NI시장은 지난 2003년 상반기보다 21.3%가 성장한 2,831억 4천만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NI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LG CNS의 독주. 지난해 매출이 320억원 정도였던 LG CNS는 올해 상반기 900억원이 넘는 실적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1/3에 가까운 32.8%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13.7%. LG CNS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콤텍시스템은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매출이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통신, 금융, 공공 등 전 부문에서 고루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매출을 올린 원동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에스넷, 링네트 등 비교적 고정 고객의 수가 많거나 여러 분야에 걸쳐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이 그나마 크게 손해를 보지 않고 잘 버틴 편이라고 평가된다.
전체 규모를 보면 네트웍 시장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커졌지만, 급성장을 한 LG CNS의 매출을 제외한 부분을 비교하면 시장 규모는 오히려 5.5% 정도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NI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시장에 거론되는 프로젝트의 수도 많이 줄었고, 그나마도 프로젝트 수주부터 구축 완료까지 걸리는 기간이 매우 길어지거나 그나마도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 매우 힘든 실정"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상반기 네트웍 시장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난해 예정됐다가 연기됐던 프로젝트들 가운데 일부가 올해 상반기에 다시 추진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NI업계는 지금 총력전 양상
수익성 문제 역시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거래처를 만들거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운전자산 축소, 채권 관리, 구조조정 등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매출이 좋았던 업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데, 상반기에 비교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 업체 관계자는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지난해 대비 계속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 2003년은 특히 전년 대비 매출 하락폭이 컸고, 수익성도 꽤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시장 상황이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콤텍시스템의 김수상 이사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장이 몇 년 째 계속 어렵기 때문에 NI업체들이 골병이 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반기업·통신 업종이 상반기 NI시장 주도
금융·공공 시장 여전히 위축, 업체들도 전방위로 시장 공략
상반기 국내 NI시장을 수요처별로 살펴보면, 일반기업이 38.2%, 통신·ISP가 19.7%로 시장의 절반을 훌쩍 넘는 비중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정부·공공(16.3%), 금융(15.1%), 교육·연구(6.9%), 유통·서비스(3.8%)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기업은 거의 40%에 육박하는 비중을 기록했는데 이는 여타 분야에서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들이 적었던 반면, 기업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는데다가 중소기업들 역시 무선랜, IP 컨택센터 등 생산성이나 효율성 향상을 꾀할 수 있는 부분에 나름대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통신 분야는 올해도 NI사업자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시장에 기여하고 있다. 더 이상 고객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케이블TV 사업자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CNS, 콤텍시스템, 쌍용정보통신, 인네트 등이 통신 부문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는 방송/SO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투자들이 진행됐다. 특히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부분도 강화하고 있어 NI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LG CNS, 링네트 등이 이 시장에서 CMTS 장비 등으로 좋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5억원 미만 프로젝트가 전체의 절반
한편, 프로젝트 규모별로 시장을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대형 프로젝트는 크게 줄어들고, 5억원 미만의 프로젝트가 전체 프로젝트 수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천만원 미만, 5천만원~1억원, 1억원~5억원 미만의 프로젝트를 더하면 전체 시장에서의 비중이 56.6%나 된다.
또, 20~50억원, 50억원 이상 등의 큰 프로젝트는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NI 프로젝트의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40% 내지 50%는 줄어든 것 같다고 얘기하는 실정이다.
한편, 일부 업체들은 수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콤텍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FTTH 집선 스위치를 일본 동경전력에 납품했는데 현지 업체들과 경쟁해 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LG CNS도 약 150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확보 위해 사업다각화에 총력
IP 텔레포니는 아직 예열중, 정부주도 사업이 하반기 좌우할 듯
올해 상반기에는 시장 침체에 따른 NI 업체들의 사업 다각화 추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업체들이 각종 솔루션 사업, 스토리지, 보안 장비 등에 스위치나 라우터 못지 않은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존 고객들의 유지보수 재계약률을 높이는데 주력, 나름대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계속 화두가 됐던 IP텔레포니는 아직 생각만큼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세는 분명히 IP텔레포니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늦게 열리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생산성 향상 등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IP PBX와 IP 전화단말기 등에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IP컨택센터 구축은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금융업체들이 대규모 IP컨택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고, 중소기업들 가운데서도 고객의 전화 응대가 많은 기업들은 IP컨텍센터를 구축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더욱 붐을 일으킬 것이 기대된다. 삼성네트웍스 같은 경우는 VoIP 사업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구축사업 뿐만 아니라, 통합 센터를 만들어서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사업도 진행중이다.

시장회복, 내년 하반기로 보는 시각 우세
NI업체 관계자들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네트웍 시장의 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조사 결과, 올해 하반기에 네트웍 경기가 회복되리라고 대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으며, 2005년 하반기가 되어야 시장이 살아나리라는 응답이 54.5%로 가장 많았다. 2005년 상반기라고 대답한 사람은 36.4%였고, 2006년 상반기라고 대답한 사람도 9.1%가 있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벌써부터 내년 실적을 걱정하는 형편이다.
내년에 시장이 회복되리라는 대답이 많은 것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데다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네트웍 교체주기가 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경기가 바닥은 친 거 같다."며, "관건은 정부에서 하는 사업들이 얼마나 탄력을 주느냐이다."고 말하고 있다. BCN이나, 전자정부 사업, 통신사업자들이 추진하는 FTTH 같은 과제들이 얼마나 가속도가 붙느냐에 따라 내년 네트웍 시장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도 국민은행의 전국 1,100개 지점 라우터 교체 작업이나 정통부의 전국 우체국 라우터, 스위치 교체 프로젝트, 통신사업자들의 광전송장비 프로젝트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들이 추진될 예정이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수익 확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NI 업체들이 불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하반기 전략으로 신규 솔루션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의 확보,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 종합적인 네트웍 진단·컨설팅 강화 등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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