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누리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김종현(51세) 누리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그는 다른 업종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금융업계에




서는 숨은 실력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전 국민이 거의 이용하고 있는 여신 및 위험관리 업무, 즉 대출심사나 원리금상환 업무와 관련된 솔루션은 김 사장의 손을 거쳐 개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입신용장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인물이 김 사장이라고 한다.
그는 지난 1984년 장기신용은행에 전체 금융계 시스템을 개발해보겠다는 꿈을 안고 입사했다. 실질적으로 그는 '트로이(은행 전체시스템)'를 비롯해 'CAFE(기업심사전문가 시스템)'와 'kiss(정보계 은행시스템)' 등을 개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CAFE는 당시 각 은행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그 솔루션이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은 "fat 계정계와 thin 정보계로 분류하면 안 된다"는 문제 제기를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그 해결책으로 첫 번째 개발한 솔루션이 kiss였다고 한다. 지금은 사장됐지만 개발을 다시 시작해 2년 후면 완성시킨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누리솔루션이 야심작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솔루션인 '누리 콤파스'이다.
이 솔루션은 계정계와 정보계를 함께 처리 관리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이라고 한다. 개발이 완성되면 세계 최초라고 한다. 이미 이 솔루션은 상당한 개발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금융 IT 솔루션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2000년 통합 솔루션 개발 위해 설립
김종현 누리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984년 '금융업무 전체 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보겠다는 큰 꿈을 안고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했다. 장기신용은행을 선택한 이유는 당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봉급을 많이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체 시스템의 그림을 그리는 게 주로 하는 일'이라고 주저 없이 밝히는 김 사장은 실질적으로 "은행 시스템은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트로이'라는 솔루션, 즉 정보계와 계정계를 혼재해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지난 1998년에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물론 김 사장은 "팀원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그 공을 팀원들에게 돌리지만 김 사장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당시 국내 대다수 은행들은 일본에서 개발한 'BANK DB', 즉 정보계 DW라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그대로 들여다 구축했다고 한다. 반면 김 사장은 OLTP와 DW를 혼재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 사장은 "계정계의 데이터를 무리하게 넘기는 것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이 같은 주장은 지금도 똑같다. 그래서 그는 별도 회사를 설립, 정보계와 계정계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
아무튼 트로이 솔루션은 개발 당시 획기적이었다고 한다. 현재 농협이나 신한은행 등에서 개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시스템이 트로이와 같은 개념이라고 한다. 김 사장이 금융 IT 분야를 주도하는 인물이자 숨은 실력자로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다.

비록 트로이 솔루션은 개발 당시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인수 합병 되면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김 사장은 지난 2000년 1월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누리 솔루션'이라는 금융 IT 전문회사를 직접 설립했다. 누리솔루션이라는 회사명은 직원들로부터 공모해 정했고, 온 세상에 공유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누리솔루션은 '한국 및 아시아 최고의 솔루션 회사'로 성장 발전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도 설정해 놓고 있다.

누리솔루션은 설립 첫 해부터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규모가 100억 원을 넘어 150억 원에 이르렀고, 10억 원 이상의 흑자까지도 기록해 전 직원들에게 200%의 보너스까지 지급했다고 한다.

물론 적자를 기록한 해도 있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개발기간을 맞추지 못해 당초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입어 존폐의 위기까지 다다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성장의 힘은 직원들이 바탕
그러나 직원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무사히 넘겼고,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168억 원과 172억 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해 성장세를 유지해 나오고 있다. 올해는 약 200억 원의 매출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고,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목표달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누리솔루션은 지난해 9월, 300평 규모(분양가 20억~10억 현금)의 사옥(영등포구 문래동)까지 마련해 직원들에게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누리솔루션은 이직률이 거의 없다고 한다. 설립 당시 인력들도 몇 명을 제외하고 거의 다 지금까지 동고동락을 하고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은 2005년 당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했을 당시와 지난해 사옥을 마련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한다. 또한 설립 초기의 사무실에는 회의실이 없어 외부 손님을 근처 다방에서 맞이할 때가 가장 안타까웠다고 한다. 김 사장이 사옥을 마련, 이전기념식을 하면서 남모를 눈물을 흘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여신 및 위험 관리는 국내 최고
독자 솔루션을 개발․공급한다는 게 쉽지 않은 비즈니스일텐데, 그 동안 누리솔루션을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요.
▶그런 것 같습니다. 사업 첫 해에 적자를 내 설립자본금(6억 원)을 거의 다 까먹었습니다. 6개월 만에 끝내야 할 프로젝트를 4개월이나 더 연장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직원들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극복했습니다. 누리솔루션은 금융 업무 출신들이 모여 설립했기 때문에 금융업무와 관련 컨설팅과 분석 등을 전문으로 하고, 개발 부문은 아웃소싱을 해 저렴한 가격으로 컨설팅과 개발을 같이 공급해 주는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여신 및 위험 관리 업무 부문에서는 더욱 그런 욕심이 강했습니다. 참고로 누리솔루션은 이 부문 업무와 관련 국내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만족도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도 전 국민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대출심사여부나 원리금상환여부와 관련된 업무는 누리솔루션이 개발한 솔루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기업은 숫자로 말해 준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2003년과 2004년을 제외한 나머지 해는 꾸준히 성장을 해 온 셈입니다. 지난 2005년에는 상당한 흑자를 기록해 전 직원들에게 200%의 보너스까지 지급했고, 지난해에는 300평 규모의 사옥까지 마련했습니다.

누리솔루션은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가 자존심이라고 생각해 줄 수 있는 만큼 지급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아마 잘 모르긴 해도 동종 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누리솔루션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봅니다. 첫 번째는 국내 최고의 솔루션 개발 공급업체(ex, 여신 및 위험관리업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이고, 두 번째는 급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무튼 직원들의 결속력이 그 어느 기업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연구소에서 양성되고 있는 인력들은 그 어느 기업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실력자들이라고 봅니다.

금융IT시장은 빅뱅시대
국내 IT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리솔루션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이라고 있는지요.
▶여신과 위험관리 업무에만 집중해 온 것이 시장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고, 고객의 눈높이 맞춘 전략도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봅니다. 설립 초기에는 이와 관련된 전문 기업이 없어 거의 독주를 해 온 셈입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 프로젝트, 주택금융공사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의 프로젝트 수주는 성장의 기반이 됐습니다.

IT시장이 불황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상품의 다변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즉 은행에서 보험이나 증권 업무를, 증권이나 보험사는 은행업무까지 상품을 다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권 시장은 빅뱅 시장이라고 할 만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나 증권, 보험사 등은 차세대 시스템을 비롯해 IB(Investment Banking), IFRS나 AML 등의 컴플라이언스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단가는 낮은데 비해 비용은 많이 들어가고, 또한 핵심적인 인력들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누리솔루션은 또 금융권을 중심으로 일반 기업체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학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다시 말해 일반기업체들도 재무관리나 여신 업무를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L기업의 경우 부실예측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 이미 준비 완료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쯤 계획하고 있는지요.
▶당초 계획은 올해나 내년에 상장할 예정이었습니다. 코스닥 등록을 위한 준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해 왔고, 상장조건 역시 다 갖춰 놓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별도의 회계사로부터 회계감사도 다 받아오고 있습니다. 다만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 상장 시기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누리솔루션만의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마케팅 전략은 우선 △솔루션 확대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고객(상품) 다변화 △솔루션 다양화 등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누리솔루션은 금융SI사업에 가까운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SI는 SM과 맞물려 비즈니스가 이뤄지는데, 고객들은 외국계 솔루션 이외에는 국산 패키지를 솔루션으로 인정해 주지 않아 SM 사업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리솔루션은 패키지를 솔루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기에 컨설팅까지 인정을 받아 SM 사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여신 중심에서 위험관리, 관리회계, 유가증권 등으로 업무를 확대하는 만큼 누리솔루션도 이에 맞춰 솔루션을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누리솔루션은 이미 미래에셋, 우리투자금융, 우체국, 기술신용정보 등으로 고객으로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차세대 야심작 '누리 콤파스' 개발 중
누리솔루션이 야심작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솔루션인 '누리 콤파스'는 언제 개발이 완성이 되는지요.
▶이미 핵심 업무는 개발이 완료됐고, 정보계 업무는 2009년부터 개발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아마 2011년에는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봅니다. 참고로 이 솔루션은 정보계와 계정계를 하나로 통합시킨 토털 솔루션입니다. 즉 위험관리, 관리회계, CRM, 컴플라이언스 등이 가미된 그야말로 차세대 솔루션이라고 자부합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구상해 왔고, 개발도 해 본 바 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습니다.

한편, 김종현 사장은 "내가 항상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해 왔다고 한다. 누리솔루션 직원들이 이직률이 낮고, 똘똘 뭉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국의 최고, 더 나아가 아시아의 최고'를 지향하는 누리솔루션의 미래 목표가 달성될 날도 멀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 김 사장은 돈을 많이 벌면(100억) 'Micro credit'와 같은 일에 뛰어들고 싶다고 한다. 그렇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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