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원 LG히다찌 대표이사 사장





최종원(49세) LG히다찌 대표이사. 그는 LG히다찌의 역사와 함께 성장 발전해 온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최 사장은 지난 1986년 LG히다찌가 설립되던 해에 창립멤버로 입사, 23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1일 최고경영자(9대 CEO)로 승진 발령받았다. 신입사원에서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승진한 첫 사례로 내부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사장 취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내부 직원은 물론 고객, 주변 관계자 등 모두가 축하의 박수를 보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기획업무에서부터 마케팅, 컨설팅, 그리고 영업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이든 가장 잘 소화해 낸 인물로 평가된다. 최 사장은 입사 5년차부터 CEO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때문인지 LG히다찌에 대한 그의 주인의식은 그 어느 누구보다 강했다고 한다. 매사 솔선수범해 왔고, 성실한 자세로 끊임없는 노력을 해 왔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그는 '내가 CEO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한다. 그가 '준비된 CEO' '될 사람이 됐다'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다. 최 사장은 LG히다찌 CEO를 역임하는 동안 가장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전설적인 인물'로 기록되고 싶다고 한다. 그의 철저한 준비성과 바지런함, 그리고 미래를 꿰뚫어 보는 시각 등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불황일 때가 투자 적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맡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영능력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최종원 사장은 '불경기에 CEO를 맡아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위기감과 긴장감을 갖고 있어 과감한 변화를 추구할 수 있고, 또한 경영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가볍게 응대했다.

최 사장이 CEO로 발탁되고,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바로 이런 사고와 자세 때문임에 분명하다. 최 사장이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어려운 시기를 오히려 자신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를 받겠다고, 그것도 분명하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처럼 말하는 CEO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준비됐거나 훈련되지 않으면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최 사장은 CEO가 되겠다는 꿈을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품었다고 한다. 반드시 CEO가 되겠다는 것보다 어떤 일을 하든 최고경영자 입장에서 생각과 고민을 한 후 처리하게 되면 어려운 일도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게 최 사장의 삶의 방식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 사장이 맡았거나 추진했던 업무는 거의 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최 사장은 입사 동기 가운데 가장 빠른 승진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사 4년 만에 과장으로, 차장과 부장은 매 2년 마다, 그리고 입사 17년 만인 43세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CEO도 역대 사장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인 49세에 됐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승부
최 사장이 이 같은 성장을 한 것은 능력이 뛰어나거나 타고난 재능이 있어 그런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그는 그 어느 누구보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맡은 업무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맡으면 성공적으로 끝내야만 직성이 풀리고, 또한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집중하며, 열정적으로 일을 한다는 게 최 사장이라고 주변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그렇다. 그는 그 어느 누구보다 노력하고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최 사장은 보통 새벽 4시면 일어나 신문을 보고,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운동하고, 8시면 회사에 출근한다고 한다. 저녁에는 아무리 늦게 귀가를 해도 그날 해야만 할 일을 마무리해야 잠이 올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고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이러한 패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최 사장은 밝힌다. 최 사장은 사실 천성적으로 게으르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렇게 바지런한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책임감과 자존심 때문이라고 한다.

최 사장은 그와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는 평생을 같이 하려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접적이든 그렇지 않든 최 사장과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비즈니스와 아무런 관계가 없더라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한다는 게 그를 잘 아는 고객들의 평이다. 최 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을 때 주변 고객들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많이 받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의 부인도 대학 1학년 때 만나 7년 동안 사귀다 결혼했고, LG히다찌에서만 23년 동안 근무한 이유도 바로 그의 이 같은 성향 때문으로 보여 진다.

내부 승진한 첫 번째 CEO
물론 최 사장을 유혹하는 외부의 손길도 많이 뻗쳤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돈 때문에 외부의 유혹을 뿌리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다만 LG히다찌에 들어온 이상 반드시 CEO를 해 봐야겠다는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 최 사장이었기에 LG히다찌에서의 업무 수행 및 추진 실적은 물론 리더십에서도 단연 돋보였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은 그 어느 누구도 감히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강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입사 8년째인 부장 시절부터 '리더십'의 중요성, 즉 리더십이 무엇이고,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되고, 리더로서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최 사장은 이와 관련 "자기 관리와 리더십이 없는 회사는 성과가 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따라서 그는 '사람'에 대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기술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게 대다수 CEO들의 시각인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최 사장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관리해서 시너지를 내느냐가 성장의 관건이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인력들이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다.

준비된 CEO로 모두가 환영
그는 또 조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7단계가 있는데, 그것의 기본은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7단계는 △자기관리 △리더십 발휘 △핵심 역량 개발 △비전과 전략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 가치를 창출 △성과 등인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최 사장은 이처럼 CEO 및 리더로서의 갖춰야할 조건과 해야 할 책무 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를 두고 '준비된 CEO', '될 사람이 됐다'라고 평가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최 사장은 엔지니어로 출발했지만 전공과 다른 전략기획팀이나 신사업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주로 맡아 왔는데, 이들 부서는 주로 최 사장의 건의에 의해 설립됐다고 한다. 그만큼 최 사장은 뛰어난 기획력과 미래 시장을 꿰뚫어 보는 시각을 갖추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의지 대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시도할 것임에 분명하다. LG히다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직접 들어 본다.

신사업과 인재육성에 중점
신임 사장으로서 무엇이 가장 큰 책임이라고 보시는지요.
▶성과를 내라는 게 가장 큰 책무가 아니겠습니까?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성장하는 게 기업의 목표라고 봅니다. 지난해 매출실적은 잠정 집계한 결과 전년대비 약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수익도 났습니다. 그러나 당초 목표인 25% 성장에는 부족했습니다.
LG히다찌는 2011년 매출목표를 2,000억 원으로 중기계획을 설정한 바 있는데, 이를 2012년으로 미뤘습니다.

그러나 불황일 때가 투자 적기라고 봅니다. 올해는 이에 따라 큰 성장보다는 2~3년 후 투자효과를 볼 계획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물론 매출신장과 수익은 낼 것입니다. 다만 보다 더 큰 성장을 위해 새로운 사업이나 인재육성에 초점을 맞춰 나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자기관리와 리더십을 통해 변화를 추구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R3, 즉 ▲Risk taking(모험을 하자) ▲ReInnovation(변혁하자) ▲Rethinking(사고의 전환) 등의 세 가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변화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Vision School'을 만들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고려대학교에서 희망자 위주로 무료 강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코칭 메일도 보내고 있습니다. 코칭 메일은 13가지 가치, 즉 미소/인사/대화/칭찬/비난․비판․불평 하지 않기/독서/글쓰기/건강/취미/돈/가족/사회봉사/종교(비전) 등에 대한 의견을 메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300명의 직원이 한 주에 한 가지씩 갖고 노력하면서 가치를 공유하자는 것입니다.

LG히다찌는 또 교육 및 인사 시스템을 대폭 개선할 예정입니다. 교육의 경우 어학이나 전문지식, 진급교육 위주에서 벗어나 인간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여러 사람들이 의사교류를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사원은 물론 임원들에 대한 교육도 이런 방향에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평가기준은 수치 위주에서 전반거인 평가 방법으로 전면 바꿀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리더십이 어느 정도이고, 후배나 선배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 어떤 일을 할 때 적임자가 누구이냐 등으로 평가 방법을 바꿀 계획입니다.

직원들이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맡든 성공할 수있도록 하자는 게 CEO로서의 가장 큰 책무 가운데 하나라고 봅니다.

자기관리와 리더십 통해 변화
매출 성장 및 수익을 내기 위한 계획도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하드웨어 서버에서 솔루션 위주로 영업 방향을 바꿨습니다. 산업별로는 ▲정부 공공▲금융 ▲해외 시장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공략할 예정입니다. 정부 공공의 경우 RFID/USN과 관련 솔루션으로, 금융시장은 리스크 관리와 불안전 거래에 대한 대응, 컴플라이언스 등과 관련된 솔루션으로, 그리고 해외 시장은 외국의 애플리케이션을 국내 환경에 알맞게 개발한 솔루션으로 공략할 예정입니다.

특히 일본 시장의 경우 엔고로 인해 공략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으로 판단돼 수주를 현 20% 수준에서 30%로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하드웨어의 경우 네트워크 사업, 스토리지, 블레이드 사업 등으로 분류시켰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시켜 플랫폼 사업부로 바꿨습니다. 대고객 서비스를 한 번에 지원해 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제로 바꾼 것입니다.

신사업부인 U-City 사업부는 별도 독립시킬 계획으로 현재 LG히다찌가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금융 솔루션은 국내 최고
LG히다찌만의 장점이라면.
▶AML, 신용리스크, IFRS 등과 관련된 금융 솔루션의 경우 대형 SI(LG CNS, 삼성SDS 등) 기업들이 두려워 할 만큼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금융 업무 가운데 하나인 전략정보계와 관련된 솔루션의 겨우 기본 틀을 LG히다찌가 개발해 제시했고, 이를 전 금융계에 다 공급했습니다.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정보계 업무는 국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등을 비롯해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서비스를 다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다만 LG히다찌는 대형 고객보다는 중견 기업 이하의 고객들에게 적합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종원 사장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 어느 질문을 해도 막힘없이 답변을 했다. 준비된 CEO라는 평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최 사장은 CEO로서 가장 오랜 동안 기억될 수 있는 전설적인 사장으로 기록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열정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는 그 가능성을 예측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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