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격 시장 개화…퀀텀ㆍ데이터도메인ㆍEMC 3사 각축

스토리지 시장에서 차세대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터 중복제거(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이 올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개화기를 맞을 전망이다.

최근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국내 디듀플리케이션 시장은 2007년 30억원 규모에서 올해 약 15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약 5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VTL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급 속도는 세계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는 데이터 중복제거 원년이라고 할 정도로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시장 초기에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중복제거 기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도입이 더뎌왔다면, 지난해에는 많은 기업들이 중복제거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테스트를 진행,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중복제거 기술은 모든 백업 데이터의 서브 파일이나 블록 레벨에서 중복된 데이터를 찾아내 백업에 필요한 스토리지 용량을 감소시키고 백업에 필요한 대역폭을 줄임으로써 재해 복구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장점이 있다.

이 솔루션은 크게 타겟 레벨(하드웨어)과 소스 레벨(소프트웨어)로 분류된다. 하드웨어 방식은 가상테이프라이브러리(VTL) 등 디스크 스토리지와 일체형 제품이며, 소프트웨어 방식은 서버에 설치하고, 서버에서 동작시켜 데이터를 백업장치로 보내는 소프트웨어 제품들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퀀텀코리아, 데이터도메인, 넷앱 등이 타겟 기반 중복제거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시만텍코리아, 컴볼트코리아 등이 소스 기반의 중복제거 솔루션 업체에 해당된다. 또 한국EMC는 타겟, 소스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데이터중복제거 시장은 퀀텀, EMC, 데이터도메인 3사가 거의 90% 이상을 점유하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퀀텀, 지난해 10여개 사이트 확보…올해 금융 시장 공략= 퀀텀코리아는 지난해 울산대학교, 부산은행 등 10여 곳에 디듀플리케이션 기능을 탑재한 VTL 장비를 공급했다.

퀀텀코리아 남은경 부장은 "처음 디듑이 국내에 소개될 때까지만 해도 고객들은 과연 기존 백업 방식에 비해 스토리지 용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며, "하지만 현재는 고객들이 먼저 테스트를 의뢰할 정도로 디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퀀텀 측은 자사의 특허기술인 '가변길이 데이터 디듀플리케이션'을 통해 ▲파일레벨 중복 제거 ▲데이터 블록단위 고정길이 중복제거 ▲데이터 블록 단위 가변길이 중복제거 등 다양한 차원에서 중복제거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남 부장은 "경쟁 제품의 경우 한 가지 방식의 디듀플리케이션 프로세스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의 백업 환경의 요구사항과 보호하고자 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지만, 퀀텀의 정책기반 중복제거 방식은 고객이 가장 적합한 중복제거 프로세스를 선택해 디스크의 용량 또는 백업/복구 윈도우 요구사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퀀텀은 현재 시군구 등 공공 분야와 제조 분야에서도 BMT를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는 금융시장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남 부장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IT 투자를 미루고 있는 추세지만 백업 분야는 기업의 기본적인 IT 투자 요소임에 따라 디듑 시장은 올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금년에는 공공 분야에서 원격복제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디듀플리케이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데이터도메인, "백업 시장에서 아카이빙 시장까지 확대될 것"= 8년 이상 데이터 중복 제거에 집중해 온 데이터도메인은 국내에서 지난해에만 20여 고객에게 자사 디듀플리케이션 솔루션인 'DD' 제품군을 공급했으며, 올해 초반까지 총 40여개 사이트를 확보했다.

한국데이터도메인 석성호 팀장은 "지난해 확보한 사이트 중 주로 공공 분야에서의 프로젝트가 많이 차지했으며, 실제 도입 규모 측면에서는 제조, 금융 등 엔터프라이즈 분야가 높았다"며, "특히 한국전력의 경우 백업과 관련된 모든 솔루션을 자사의 솔루션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회사 측은 SK텔레콤과 서울시 데이터센터, 종로구청, 한국전력공사 등에 자사의 디듑 솔루션을 이용, 데이터 백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격지 데이터 복제를 통한 DR을 구축했으며, 또 금융권 최초의 사례로 기업은행에 자사의 DD580을 공급했다. 또 최근에는 국립해양조사원에 게이트웨이형 제품을 납품했다.

데이터도메인은 자사의 디듑 제품이 CPU/메모리 중심의 SISL(Streamed Informed Segment Layout)기술을 적용, 백업과 동시에 데이터 중복 제거 및 원격지 복제가 수행되는 인라인 방식의 중복 제거 솔루션임을 강조하고 있다.

석 팀장은 "서버에 추가적으로 에이전트 필요 없이 어플라이언스 내에서 데이터 중복제거를 처리하는 벤더는 데이터 도메인이 최초"라며, "SISL 기술을 통해 데이터가 중복제거장치로 들어올 때 메모리나 CPU 상에서 중복제거를 처리 및 저장하게 돼 백업과 동시에 중복제거 및 원격 복제가 가능, DR 사이트에 데이터 복구 준비가 완료되는 시간이 타 방식보다 최소 2~4배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

향후 데이터중복제거 시장 전망과 관련 그는 "현재 백업에만 사용되고 있는 데이터중복제거 기술이 향후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벤더들도 중복제거 기술을 백업 외에도 복제 및 아카이빙 제품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중복제거에 대한 업체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EMC, 대학ㆍ제조ㆍ공공에서 수요 두드러져= 한국EMC는 데이터중복제거 소프트웨어 '아바마(Avamar) 솔루션'을 앞세워 그동안 50여 개의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40여개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한국EMC 옥선미 차장은 "한양대학교, 삼성중공업, 명지대학교, 서울산업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우리은행, 복권위원회 등 약 50여 곳에 아바마 솔루션을 공급했으며, 특히 대학교, 제조 산업, 시군구 등에서 많은 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MC는 아바마 솔루션이 타사와 차별화된 점으로 단일 클라이언트에 존재하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분산돼 있는 서버와 데스크탑, 노트북, 지사 환경, VMware의 가상화 환경 등에서 백업될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중복되는 동일 데이터를 식별, 단 한번만 저장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백업 대상 원본에서 중복된 데이터 단위를 파악해 단 한번만 백업함으로써, 네트워크 전송 전에 백업 데이터의 크기를 최고 300분의 1 수준까지 대폭 줄일 수 있으며, 최초 한번만 전체 백업을 수행하고, 이후에는 영원히 증분 백업만으로도 전체 백업이 가능하다는 것.

이와 관련 옥 차장은 "EMC 아바마는 백업에 필요한 디스크, 테이프 스토리지 등 저장 매체는 물론, 네트워크 대역폭 사용과 백업 소요 시간 및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킴으로써 백업의 경제성을 한층 높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련 시장에 대해 옥 차장은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관리를 위해 중복제거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시장 또한 지난해와 같이 올해에도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네트워크에서 주고받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중복제거라는 기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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