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만7천여대 규모, 상위 3개사가 76% 차지, 한국HP 39.4%로 1위

본지가 최근 델인터내셔널, 한국HP, 한국IBM,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2008년 국내 x86 서버 시장은 16%가 감소한 9만7,341대 규모를 형성했다. 금액은 29%가 줄어든 3,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08년 x86 서버 시장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하반기 들어 미국발 경제위기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주요 시장인 SMB에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CPU 성능이 갈수록 향상되고, 가상화 등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x86 서버 시장의 감소 요인으로 들 수 있다.

특히 대수에 비해 금액의 하락폭이 더욱 큰 것은 평균 판매 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한 CPU 2소켓 이하의 소형서버가 x86 서버 시장의 주력 기종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2소켓 서버가 70% 차지 = 지난해 x86 서버의 기종별 판매 비중을 보면 쿼드코어를 장착한 2소켓 제품이 전체의 70% 정도이며, 이어 1소켓이 10%, 4소켓이 5% 수준으로 나타났다. x86 서버 시장의 선두주자인 한국HP의 경우 2소켓의 판매 비중이 지난 2007년 59%에서 2008년에는 73%로 급증했으며, 1소켓은 34%에서 22%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4소켓은 5~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IBM 역시 2소켓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려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으며, 이어 4소켓이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델은 2소켓이 70~75%, 4소켓이 3%, 1소켓이 10%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x86 서버 시장의 최대 수요처인 NHN, 다음, 야후, SK커뮤니케이션 등 포털사와 닷컴 기업 등은 지난해에도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했는데 2소켓 서버를 주로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레이드 서버 시장 증가세 = 2008년 x86 서버 시장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 제조, 통신 분야에서 도입이 두드러져 중요한 업무도 x86 서버로 처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보안 및 가상화 이슈가 많았던 금융과 유통 분야에서는 대형 x86 서버와 블레이드 서버의 증가가 돋보였다. 통신 및 게임 시장은 IPTV 사업 및 새로운 게임 개발 등으로 가장 큰 시장을 차지했다. 보험이나 증권 등 제2금융권에서는 서버통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대형 x86 서버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제조 분야에서는 주요 업무의 다운사이징용으로 x86 서버를 도입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블레이드 서버는 지난해에도 기대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했지만 전체 x86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의 경우 지난 2007년 전체 판매대수의 3.8%에 불과했던 블레이드 서버가 2008년에는 7.3%로 늘었으며, 한국IBM은 대수 기준으로 10~11%, 금액 기준으로 15%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레이드 서버에 주력하는 LG히다찌는 지난해에만 신한은행, LG그룹 등 10개의 신규 고객을 확보해 200여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델은 블레이드 서버 판매 비중이 3%로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x86 서버 시장의 프로세서별 판매 비중을 보면 인텔이 거의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 약 10%였던 AMD의 점유율이 2008년에는 5% 이하로 줄어든 반면 인텔은 95%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2008년 x86 서버 시장은 인텔의 4소켓 6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더닝턴)를 장착한 대형 기종이 출시되어 가상화와 유닉스 마이그레이션 등의 시장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6코어 제품은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 앞으로 급격하게 4코어를 대체하고, 유닉스 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AMD는 2008년 하반기에 6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코드명 이스탄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HP 시장점유율 40% 육박 = 2008년 국내 x86 서버 시장의 업체별 판도를 보면 1위 업체인 한국HP가 2위 업체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20%포인트 가량 벌리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으며, 한국IBM과 델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이들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76.2%로 지난 2007년의 62.2%에 비해 10%포인트가 높아졌다. 이처럼 상위 3개사의 시장장악력 강화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서버 영업을 거의 중단한데다 국산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그 자리를 외산 업체에 내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HP는 대수는 전년대비 3.3%가 늘어난 3만8천대의 실적을 올려 시장점유율이 2007년 31.7%에서 2008년에는 무려 39.4%로 높아졌다. 한국HP의 이같은 성과는 KT, 제조사 등 모두 8개사와 연간 단가 계약을 맺고 대규모 물량을 소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포털을 포함한 통신, 게임, 제조 등의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특히 블레이드 서버가 전년대비 2배 넘게 성장한 것도 그 요인으로 들 수 있다. 한국HP는 블레이드 서버로 어느 제조업체와 은행 등의 대규모 서버통합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공공 분야에서는 어느 기관의 HPC 프로젝트를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IBM은 1.6%가 감소한 1만8천대의 판매실적으로 델을 따돌리고 2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2007년 15.8%에서 2008년 18.7%로 상승했다. KT, SK, LG 등과 연간 단가 계약을 맺었으며, 2007년말에 출시한 4소켓 서버인 X3850 M2와 X3950 M2 등 2종이 제조 및 유통 분야에서 크게 성장했다. 또한 블레이드 서버는 기존 통신 외에 닷컴과 금융권으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블레이드 서버의 주요 공급처는 G마켓과 기업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IBM은 포털이나 닷컴기업을 겨냥해 고집적ㆍ저전력 제품인 iDataFlex를 출시해 NHN 등에 공급하기도 했다.

델인터내셔널은 전년대비 1.8%가 성장한 1만7,400대의 실적을 올려 시장점유율이 14.7%에서 18.1%로 높아졌다. 옥션, 네오위즈, NHN 등 닷컴기업과 중소 호스팅 업체, 그리고 SMB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는 시장에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연간 계약 여부가 점유율 좌우 = 한국후지쯔는 32.2%가 감소한 5,652대의 실적으로 시장점유율이 7.2%에서 5.9%로 낮아졌다. 지난 2007년 KT와 맺은 2천여대 규모의 연간 계약건이 2008년에 경쟁사로 넘어간 것이 매출 부진의 요인이다. 그럼에도 보광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미니스탑 등 4개의 편의점에서 점포용 서버로 1소켓 서버를 다수 공급하고, 한국토지공사, LIG생명보험, 메디컬그룹나무, 대구은행 등에 블레이드 서버를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형 인텔 아키텍처 서버인 ES7000/One을 주력으로 공급하는 한국유니시스는 12.7%가 줄어든 89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판매처는 In The F, NHN, 두산 등이다. 한국유니시스의 실적이 이처럼 저조했던 것은 쿼드코어를 장착한 제품의 출시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유니시스는 지난해 3분기에 쿼드코어를 장착한 ES7000/One 7405R과 쿼드코어와 6코어를 모두 지원하는 ES7000/One 7600R을 출시했다. In The F는 ES7000/One 7600R의 국내 고객 1호가 됐다. 한국유니시스는 신제품으로 블레이드 서버인 ES5000과 소형 서버인 ES3000를 내놓기도 했다.

블레이드 서버인 '블레이드 심포니'의 공급에 주력하는 LG히다찌는 2008년에 최악의 한해였던 2007년과는 달리 현격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신한은행, LG그룹 등 10개사의 고객을 확보해 전체 고객은 현재 15개사로 늘어났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서버 콘솔리데이션용으로 공급된 사례로 그 성공여부에 따라 앞으로 신한금융지주그룹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LG히다찌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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