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정보관리는 글로벌 데이터 통합의‘척추’

LG전자는 글로벌 기업이다. 때문에 IT 시스템은 한 몸처럼 운영 관리되어야만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즉 LG전자는 'Global Single Instance(GSI)'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유럽, 미주, 아₩태 지역 등 전 세계 84개 법인 전체의 데이터를 생성, 수집, 관리할 수 있는 단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단일 시스템의 근간은 Master Data Management(MDM)라는 솔루션을 활용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현재까지 부품, 제품 등 총 15개의 마스터 데이터를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ERP, DW, SCM, PDM, PSI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2010년 하반기면 LG전자의 경영 혁신을 가능하게 할 Global Single Instance 아젠다가 완성되는 것이다.

LG전자는 1958년 국내 최초의 라디오 개발에서 출발한 이후 끊임없이 R&D와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현재 는 전세계 84개 법인, 8만 3000여 명의 임직원, 27조 원(2008년 기준)의 매출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0년 세계 3대 전자 정보통신 기업'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전 세계 시장에서 크게 5개 부문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CYON)와 홈 엔터테인먼트(XCANVAS), 홈 어플라이언스(DIOS, TROMM), 에어컨디셔닝(WHISEN),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 등이 그것으로,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 미래를 향한 꾸준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 적합한 데이터, 프로세스 통합 필요

전 세계 84개 생산법인과 판매 법인에서 8만 3,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LG전자는 글로벌 기업에 적합한 일원화된 업무 체계 구현이 필요했다. 특히 데이터와 프로세스의 통합이 필수적이었다. 지역별, 법인별, 사업부 별로 부품 관련 정보는 물론 회계 처리, 재고 관리, 업무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등이 모두 서로 달랐기 때문에 하나의 통합된 관리나 운영이 어려웠다. 법인 별로 ERP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제품 번호도 영업 법인이나 생산법인 마다 제각기 운영됐기 때문에 통합된 매출 관리나 재고 파악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공급망 관리와 생산 계획도 최적화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은 LG전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정보나 프로세스 등의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한 중복 투자나 과잉 생산 등이 매출 향상과 비용 절감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점차 전 세계적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이는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Global Single Instance 기조 아래 데이터 통합

LG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5년에 결단을 내렸다.' Global Single Instance(GSI)'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글로벌 환경 전체가 단일화된 흐름으로 데이터를 생성, 수집, 관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단일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Master Data Management(MDM)이다.

LG전자 정보전략팀 기준정보관리그룹 김영진 그룹장은"아무리 체계적으로 글로벌 ERP, 글로벌 SCM, 글로벌 PDM을 만든다고 해도 부품, 제품, 공급망, 고객 등의 기준이 되는 정보가 통합 관리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글로벌 통합 환경 구현이 불가능하다"면서"글로벌한 IT 통합에 있어서 MDM 구현은'척추'의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LG전자도 지난 2000년부터 전사 차원의 기준 정보(마스터 데이터)를 도출하고 이를 관리했으나, 이를'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정함에 따라 성공적인 기준 정보 통합 관리를 진행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글로벌 ERP 등 업무 시스템의 도입에 앞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약 2년에 걸쳐 마스터 데이터를 정의하고 도출하는데 투자했다. 우선 본사에 TFT로 있던 기준 정보관리팀을 기준정보관리그룹으로 승격해 전담 인력을 구성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마스터 데이터의 선정 요건과 원칙, 관리 기준 등을 정립했다.

MDM은 GSI 구현의 근간

우선 마스터 데이터 선정 원칙을 크게 5가지로 정했다. 업무 중요성과 공통성, 참조성이 높으면서 주요 선행 업무에 해당되고 트랜잭션 중심의 데이터가 아닌 것이 마스터 데이터의 요건이다.

이 기준 하에 LG전자는 전사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들을 수집, 분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Part, Model, Supplier, Customer, Maker 등 15개의 기준 정보를 수립했다. 이 기준 정보는 현재도 지속적으로 검증 과정을 거쳐 추가하고 있다.

LG전자는 MDM 구현을 위해 IBM의 컨설팅과 솔루션을 도입했다. 초기에 POC(Proof of Concept) 개념의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기준정보관리그룹 외에 현업의 협업 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해 비교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IBM의 MDM 솔루션이 가장 사용하기 편한 UI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러한 사용 편의성 때문인지 실제 마스터 데이터 통합 작업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당초 부품 마스터를 우선 적용하고 다른 마스터 데이터를3~4단계로 나눠 적용할 예정이었고 이를 기반으로 잡은 일정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였다. 그러나 부품 마스터를 적용해본 뒤 적용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판단 하에, 다른 마스터 데이터를 한꺼번에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당초 계획한 일정보다 2년을 앞당겨 MDM 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부품, 모델 등 15개의 마스터 데이터 수립

이렇게 마스터 데이터를 수립한 LG전자는 이를 근간으로 Global Single Instance를 발 빠르게 실현하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Global Single Instance에 포함되는 것은 MDM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ERP, 데이터웨어하우징, 글로벌 SCM, 글로벌 PDM, 글로벌 PSI(Production, Sales and Inventory) 등 이다.

현재 이들의 개별 인프라는 모두 개발이 완료됐으며, 지난 2008년 1월에 한국의 5개 사업본부와 호주 법인에 대한 데이터 통합을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을 확대해 현재까지 40개 해외 지사에 대한 통합이 이뤄졌다.

통합 과정은 기존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한 뒤 중복 데이터를 제거하는 등의 ETL 과정을 거쳐 정제하고, 정제된 데이터를 통합 MDM 환경으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LG전자는 2010년 하반기까지 84개 법인 전체에 대한 Global Single Instance가 모두 완성될 예정이다.

중복 개발과 투자비용 대폭 절감

전사 차원의 통합된 데이터 수집, 관리, 분석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LG전자는 중복 개발과 중복 구매로 인한 투자를 감소할 수 있게 됐으며, 체계적인 정보 관리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할만한 정합성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빠른 현황 파악과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LG전자는 부품 분류 체계를 표준화함에 따라 기존의 160만개이던 부품 체계를 50만 개로 줄일 수 있었다. 이는 기존에 중복 부품 수가 3배 이상이었음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비용 절감 효과만 따져도 천문학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LG전자가 내부적으로 산출하는 부품 1개의 개발 비용은 260만원(2005년 기준)이다. 만약 1000개의 중복 부품을 발견함으로써 유사 부품을 없애고 중복 개발을 미연에 방지했다면 이는 비용적으로 26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산출할 수있다.

전사 현황 파악 기간도 절반으로 단축

또한 지역별, 법인별 데이터 관리 시에는 데이터 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전사적인 현황 파악이 매우 어려웠던 LG전자는 실제로 유럽 17개국에 대한 데이터 통합 과정 중에 약 30만 개의 불일치 데이터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데이터 표준화와 정제가 필요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데이터 정합성 확보를 통해 LG전자는 월 결산에 소요되는 시간을 1주일 단축했다. 기존엔 다섯 차례의 데이터 검증 작업을 거쳐 비즈니스 현황 데이터를 수집했었다. 이 과정이 단축됨에 따라 기존엔 전월 결산 보고서 작성이 매월 2주차에 이뤄졌다면, 현재는 매월 1주차에 마무리가 된다.

이 외에도 통합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제품 개발 기간의 단축, 통합 자재 관리를 통한 효과적인 운영 관리와 빠른 의사 결정 등이 가능해졌다. 전사적인 표준화된 정보 체계를 수립하고, 이 수립된 체계에 맞춰 기존의 데이터를 정제, 통합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LG전자의 Global Single Instance 아젠다는 2010년 하반기에 모두 완성이 될 예정이다. LG전자의 경영 혁신과 비용 혁신을 통한'2010년 세계 3대 전자, 정보통신 기업'으로의 성장과 비전 달성을 기대해본다.

인터뷰


▲ 김영진 LG전자 정보전략팀 기준정보관리그룹 그룹장



MDM 구축, 데이터 관리의'종착점 아닌 시작점'

글로벌한 데이터 통합이 필요했던 이유는. 많은 기업이 글로벌 경영을 한다고 하지만, 해외 지사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글로벌 경영은 아니다. 전 세계 지사가 같은 정보를 같은 환경에서 보고, 관리해야 그야말로 글로벌 경영이 된다.

LG전자도 이러한 측면에서 고민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데이터 통합을 고려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LG전자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글로벌한 정보 관리와 통합을 실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데이터 통합은 전사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번에 LG전자가 전 세계 84개 전체 법인에 대한 데이터 통합을 진행 할 수 있었던 것은 최상위 의사 결정권자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사 차원의 전략으로, Top-down 방식으로 이뤄져야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 같다.

MDM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2008년 1월에 한국 내 5개 사업본부와 호주 법인에 대한 데이터 통합이 처음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데이터 클린징 시에 전수 검사를 하지 않아,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했었다. 그때 매우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부터는 100% 전수 검사를 반드시 했다. 그결과 현재 40개 법인에 대한 데이터 통합을 하는 동안 에러 없이 깔끔하게 오픈되고 있다.

MDM을 구현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조언을 한다면.
전사 차원의 IT 도입이 모두 그렇지만, MDM은 많은 부서가 협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 의사 결정권자들의 지원과 관심이 중요하다. 또 데이터에 대한 클린징 작업은 샘플링이 아닌, 100% 전수 검사로 진행해야 한다. 데이터 통합이 데이터 클린징을 전제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MDM은 구축됐다고 끝이 아니라, 어찌 보면 구축 이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지속적인 데이터 클린징을 통해 데이터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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