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ㆍ저탄소 녹색성장은 현재 진행형

최근 사회ㆍ경제의 많은 분야에서 '그린IT'가 이슈가 되고 있다. 에너지자원 고갈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위기가 대두되면서 환경과 IT를 접목한 그린IT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실용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녹색성장'은 그린IT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아직까지 그린IT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사람들의 인식은 미미한 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녹색성장 및 그린IT에 대한 소비자인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 10명 중 8∼9명은 그린IT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계와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들도 아직까지 그린IT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으며 합의된 공통 개념 정의도 없다. 일부 업계에서는 'IT를 통한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그린IT라는 용어는 미국 환경보호청의 '에너지 스타(Energy Star)' 프로그램의 일환인 친환경 OA기기 사용확산에서 유래됐다. 미국의 IT관련 리서치 회사 가트너(Gartner)는 '기업 운영 및 공급자 관리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상품ㆍ서비스ㆍ자원의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최적의 IT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해 그린IT를 글로벌 화두로 이끌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이 그린IT를 'IT부문의 친환경 활동과 IT를 활용한 친환경 활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정의하기도 했다.
그린IT 제품 및 서비스는 기후변화와 에너지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그린IT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억 달러 규모였으며 오는 2013년에는 48억 달러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IT산업 환경파괴 심각
그린IT는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대두되면서 탄생했다. 지구온난화는 해수면의 상승, 가뭄ㆍ홍수 등의 빈번한 자연재해를 유발하고 자연 생태계의 파괴 등으로 인류에 심각한 위협을 가했다. 이에 다자간 협력을 통한 대처방안들이 모색됐다.
APEC 정상회담, G8 정상회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등의 국제회의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국제협약이 채택됐다.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 총회에서 채택된 '발리 로드맵'은 온실가스 감촉 참여 원칙을 골격으로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IT산업은 환경문제와 관련이 없고 오히려 생산성을 향상시켜 원자재 사용 절감과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전자제품 사용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대, 폐기물 증가. 유해물질 배출 증가 등 환경파괴적인 면이 심각해 IT산업 역시 공해산업으로 부각됐다.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IT로 인한 CO2 배출은 글로벌 CO2 배출량의 2%를 차지해 이는 항공기가 배출하는 양과 동일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전 세계 기업의 전산설비 전력 소비량은 한 해에 1천억㎾로 프랑스 파리 도시 전체가 16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하나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인구 3만~4만 도시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 디지털 컨버전스,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 등으로 컴퓨팅 요구사항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도 급속 증가하고 있다.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 전기전자제품 폐기물처리, 유해물질 사용 제한, 에너지 효율화 등의 각종 환경규제 강화로 국가와 기업 모두 환경의 지속가능성 중시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그린IT로 에너지․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해 비용절감과 지속적인 부가가치ㆍ경쟁우위 달성한다면 이익증대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또 기업운영ㆍ공급자관리 과정에서 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의 상품ㆍ서비스ㆍ자원의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최적의 IT 사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린IT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친환경적 활동'과 'IT기기 및 설비의 전력 절약화나 IT의 적극적인 활용에 의한 타 산업 부문의 에너지 자원 효율화'다.

정부, 2012년까지 약 4조 투입
최근 선진국들은 그린IT 관련 정책들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6년 12월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환경보호청에게 자국 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소비 현황에 대한 조사연구를 시행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2007년부터 2050년까지 CO2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IT 분야를 비롯한 20개 분야의 주요 에너지 혁신기술개발을 위한 'Cool Earth'를 수립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IT 분야의 에너지 절약'과 'IT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설정했고, 관련 업계는 '그린IT 추진협의회'를 설립했다.

EU는 IT 관련 연구를 구체화ㆍ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디자인, 에너지 생산ㆍ보존ㆍ유통, 에너지 소비 등의 부문으로 나눠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전력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관리를 목표로 IT 기반의 분산 인텔리전스 연구 프로젝트 BUSMOD(BUSiness Models for Distibuted power generation)와 CRISP(CRistical Infrastructure for Sustainable Power)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색성장'을 기조로 이명박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 정책 패러다임으로 지정해 시장창출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통령 자문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에서 녹색성장을 주요정책 의제로 선정하고 그린IT에 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총 4조2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IT를 활용한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Green by IT' 전략을 통해 공공 부문의 원격근무 비중을 올해 2.4퍼센트에서 2013년 20퍼센트, 2020년 30퍼센트로 대폭 늘리고 자전거 등을 통한 '탄소 제로' 출근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직장에서의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넷북과 e페이퍼의 활용도를 높이고 학교에는 디지털교과서, 전자칠판, IPTV 등을 활용한 친환경교실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7조5000억원의 생산 증대, 5만2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1천8백만 톤의 탄소 배출량 저감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IT기술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IT산업 역시 CO2를 배출하기도 하지만 전자정부, 영상회의, 지능형교통시스템, 지능형 빌딩 등으로 이어져 에너지 절감과 CO2 감축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연구에 따르면 IT산업은 최소 7%에서 최대 25% 정도 CO2 감축에 기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린IT는 생산ㆍ소비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도록 함으로써 사회ㆍ경제ㆍ공공서비스ㆍ기업의 환경 지속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lility)개선에 중요 역할 담당한다. 또 그린IT 이용으로 에너지와 자원 소비를 상당 수준으로 억제해 비용 절감 및 이에 따른 부수적인 환경오염 물질의 감축도 가능하다.

그린IT 적용 현황
최근 기업들은 비용절감과 에너지 효율성을 위한 기술개발과 서비스 발굴이 한창이다. 그린IT 기술은 향후 교통ㆍ공공서비스ㆍ환경 등 타 산업분야와 융합해 기존 산업을 재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그린IT 기술 도입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데이터센터, PC, 인터넷ㆍ네트워크, 이동통신기지국, 공공부문 등이 대표적이다. 각 분야별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집약적으로 IT분야에서는 가장 우선적인 대상으로 전기분배ㆍ변환 등의 에너지 비효율성이 높아 IT관리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 및 종합적인 그린 정책으로 개선 가능하다. 일반 x86기반 서버는 대기 상태가 최대 전력 사용량의 30~40% 차지하는 반면 서버와 스토리지의 실제 사용에 소요되는 전력은 15~30%에 불과하다. 이에 전력관리 기능 활용해 자원 통합률 증대하고 미사용 서버 전원끄기, 인프라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의 절감 방안을 통해 전력 소비 감축이 가능하다.
국내외 IT 기업들은 차세대 데이터센터로 그린데이터센터(Green Data Center) 관련 기술개발 및 구축 중에 있다. 그린데이터센터는 건물 배열, 에너지 효율성, 폐기물, 용량(Capacity), 자산(asset), 서비스 지원 등을 고려해 최신 에너지기술로 설계하여 비용과 탄소 배출량 감축하고 있다.

-PC
PC는 대기전력 절감 등 PC전력관리를 통한 전력 및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0%의 전력 소비와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으며 전원 플러그 해제 시에는 약 22%의 추가 감축할 수 있다.
대기모드 전환, 전원끄기, 플러그 뽑기, PC전력관리 솔루션 등을 활용해 원격으로 PC 전원을 끄거나 대기모드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다. 또 에너지절약마크가 부착된 절전형 컴퓨터도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ㆍ네트워크
인터넷ㆍ네트워크 분야는 브로드밴드, 유무선 네트워크 연결 등으로 에너지 소비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가 항상 전원에 연결돼 있어 에너지 소비가 많고 효율성도 낮은 편이다.
이 분야의 그린IT는 대기시간은 최소화하고 네트워크 작업량은 최대로 운영하는 것을 주요 기술로 하고 있다. 저전력·고성능 네트워킹 기술, 가상화·고집적도 포트 제공을 통한 효율적인 전력 사용과 배분 등의 전력관리 기술과 IT 자원의 효율적 관리·운영을 위한 로드 밸런싱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또 UPM(Universal Port Manager)을 이용해 네트워크의 통합관리 기능을 제공, 네트워크 상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는 디바이스에 흐르는 전력을 자동 차단해 전력 낭비 방지한다.

-이동통신 기지국
기지국 운영비의 70%가 연료비, 연료운송 등에 소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절감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주로 대체에너지 개발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에는 태양열 전기 생산효율 4배가 증가됐으며 식물에서 기름 추출하는 신기술과 풍력 발전기와 태양열 집전판을 효과적으로 배치해 전기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설계 기술도 등장했다.

-공공부문
공공부문은 향후 그린IT의 최대 이용자로 꼽히는 분야다.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절감에 있어 산업 부문에 비해 취약한 편이어서 온실가스 감축, 대기ㆍ수자원 등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그린IT 프로젝트가 고도화·활성화 될 전망이다. 실시간 유무선 센서기반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RFID 전자요금지불시스템, 정부건물자동화, 원격근무, 원격검침, 쓰레기수거 트럭ㆍ경찰차ㆍ공무차량 등 차량관리시스템, 온라인서비스 등이 있다.

기업, 그린IT 도입 늘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린IT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린IT를 회사관리ㆍ운영 시스템에 접목해 비용절감 및 효율성 증대 효과를 얻고 있다. 또 생산된 제품에 있어서는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에너지 사용률이나 CO2감소시키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화상회의시스템인 '라이브 미팅(Live Meeting)과 비디오 회의용 파노라마 카메라 라운드테이블(Roundtable)을 도입해 출장을 줄임으로서 연료소비 절감과 CO2 삭감을 추구하고 있다. 또 미국 시카고 교외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새로운 데이터센터인 '그린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제품에 있어서도 절전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0월 22일에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제품 '윈도우7'에는 PC를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화면을 어둡게 하는 '적응 디스플레이 밝기'같은 전력 절약 향상 기능을 추가했다.

IBM은 2006년 5월 'PBG(Project Big Green)'이라는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 전략을 발표했다. PBG는 2010년까지 연간 10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을 2배로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10억 달러의 예산 가운데 절반은 이런 데이터센터 효율화에 투자하고 나머지 반은 제품의 친환경 대응에 투자하고 있다.
IBM 제품군에는 에너지 사용을 측정하고 관리, 최적화 할수 있는 '액티브 에너지 매니저' 기술이 있다. 액티브 에너지 매니저는 데이터센터의 모든 IT장비 및 비IT 장비의 전력 사용을 네트워크를 통해 통합 모니터링 및 관리 할수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삼성은 녹색경영위원회와 지구환경연구소를 설립해 경영ㆍ제품개발ㆍ공정ㆍ사업장ㆍ지역사회로 나눈 '5대 녹색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SK는 노키아지멘스의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기지국 도입해 현재 기지국 당 월 평균 200만원의 전기요금을 30만원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T는 2013년까지 'KT 그린 프로젝트'를 추진해 IPTV, 와이브로 등을 기반으로 한 원격근무 및 화상회의 서비스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 중이다.

이같은 기업들의 그린IT 도입은 비용절감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이익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IT기기 자체의 친환경적 사용과 IT를 활용한 사회 전반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CO2 배출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활동은 향후 관련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그린IT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
현재 그린IT는 정부주도형 규제중심보다는 시장경제 중심에 따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향후 직접적인 비용절감 등의 성과를 거둬 동일 업종 및 타 업종으로 그린IT를 확산시키는 메커니즘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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