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효과 높지만 추진속도는 엇박자

그린IT는 현재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지구온난화와 에너지자원의 고갈로 인한 이산화탄소(CO2) 배출과 에너지사용 절감을 뜻하지만 대체 에너지 개발, 자연 활용을 통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자는 '녹색 뉴딜' 등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주요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는 이런 '녹색 뉴딜'의 일환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4대강 살리기는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 제거, 제방 보강, 생태습지와 수변공원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기 때문에 IT와는 무관한 토목사업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는 다양한 IT 융합기술이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4대강 사업, 대운하의 연장선
현재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조로 내세우며 4대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곧 내세웠던 '대운하'사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실용정부 출범 때부터 추진하려 했던 대운하 사업은 지난해 반대여론에 부딪쳐 난항을 겪게 됐다. 이에 정부는 2008년 하반기부터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살리기'사업으로 대체ㆍ추진했다.
4대강사업은 대운하사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문이 많다. 4대강 사업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우리나라 주요 4개 강에 ▲노후된 제방 보강, 토사가 퇴적된 구간 정비, 하천생태계 복원 ▲홍수저류 공간 확보, 중소규모 댐ㆍ홍수 조절지 조성, 하천변 저류지 및 저수지 재개발 ▲하천 상하류를 연결하는 자전거길 설치 및 수면활용, 가뭄대비 비상용수공 공급 위한 친환경보 설치 등의 사업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대운하 사업은 보를 만들어 수위를 높여 배가 다니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4대강 사업은 보를 막아서 물을 확보하자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방식만 다를 뿐 강의 수위를 올린다는 기본적인 틀은 일치한다. 대운하는 곡류하천을 직류하천으로 변형해 배가 다니게 하자는 것이고 4대강의 경우 '보'라는 댐을 만들게 되면 주변이 침수돼 결국은 곡류하천이 직류화 된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같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수량을 확보하고 여객ㆍ화물선 기능의 발달, 전체 배수량 확대로 인한 하천지역의 홍수 방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보 설치로 유속이 느려져 수질오염이 예상된다는 점, 수량 확보를 위해 강바닥과, 주변토사를 파내면 생태환경이 파괴돼 환경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IT로 수자원 관리 정보제공 활용
4대강 살리기 사업에는 다양한 IT융합기술이 활용된다. IT 복합센서 플랫폼 기반의 첨단 수중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하천 종합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친환경 수자원 관리, 실시간 수해 방지, 생태환경 자원화가 가능해진다.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는 하천환경·재해 관리를 위한 클린 IT센서 개발, IT를 이용한 하천 종합정보 시스템 구축, 4대강 디지털투어 시스템 구축, 4대강 환경관리 무인 수중로봇 개발 등 IT를 활용한 하천 개발과 관리 계획이 포함돼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사업화 기획을 수립하고 있는 '클린&그린 IT센서 플랫폼 기반 4대강 수중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은 지형 관리와 수질환경 관리를 통합한 모니터링뿐 아니라 나아가 하천 종합정보 시스템과 4대강 디지털투어 시스템의 구축도 가능하게 하는 신기술이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현재 수위, 수량 등 기초 정보를 바탕으로 한 통계 위주의 모니터링에서 수위, 유량, 수중지형 변화 등을 통합해 시각화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 수중지형 모니터링으로 바뀐다. 또 제한된 일부 위치에서 포괄적 정보를 인력을 사용해서 확보하는 수질 모니터링에서 광범위한 영역에서 정밀하게 위치별 핵심 수질 정보를 지형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기반의 수질 모니터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클린&그린 IT 친환경 복합센서 플랫폼 기반의 첨단 수중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의 최종 목표는 친환경 수자원 관리, 실시간 수해 방지, 생태환경 자원화 추진을 위한 IT센서 기반 친환경 4대강을 구현하는 것이다. 4대강 클린&그린 IT센서 인프라가 구축되면 4대강 통합관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 4대강 통합관제 시스템에서는 IT 기반의 수질 및 지형 관리를 통해 실시간 재해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

지식경제부 산하 대덕연구개발특구 손수창 프로젝트 매니저는 "수중환경 정보의 정확한 측정,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측으로 돌발적인 홍수 및 수질오염 사고에 대해 앞선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강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된다면 강물 오염이나 범람사고 등은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하천 및 수자원 관리는 수원별, 지역별로 각 지방자치단체 또는 관련기관이 맡고 있다. 국가하천은 국토해양부, 지방하천과 지하수 및 상하수도는 지자체, 댐은 수자원공사가 각각 관리하고 있다. 또한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WAMIS), 물관리정보유통시스템(WINS), 하천관리지리정보시스템(RIMGIS) 등 여러 개의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므로 IT센서 기반의 실시간 재해 예방과 수자원 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범국가적인 통합 수자원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로봇개발 등 확대적용 분야 넓어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기술 및 친환경 SOC사업과 접목해 새로운 블루오션인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4대강 사업은 와이브로 기반의 방송통신 인프라구축의 공동 활용으로 4대강 건설과 운영에 효율성 제고를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용량 영상 트래픽의 동시수용을 통해 광역 건설현장의 실시간 영상 모니터링 서비스 및 통합관제 서비스, 수질관리를 위한 와이브로와 RFID 접목 등으로 실시간 수질체크 서비스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와이브로를 활용한 모바일 IPTV·UCC·개인방송 등을 통해 관광객의 IPTV 시청, 댐방류, 홍수, 산불 등 긴급상황 발생시 재난 위험지역 안내 등이 가능해 관광ㆍ레저 인프라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은 IT와 방송통신의 융합을 가능하게 한다.

4대강 환경 관리를 위한 수중 물고기 로봇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 기획 중인 수중 물고기 로봇은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강물 속에서 유속, 수온, 오염도, 산소농도, 수중 퇴적물 등 수중환경을 측정하고 오염원을 추적하며 수중생태계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경부는 4대강 살리기 연계 전문클러스터 사업에 하천환경·재해 관리를 위한 클린 IT센서 및 플랫폼과 수중 물고기 로봇 외에도 7가지 후보 과제를 선정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오·폐수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산업용수로 재이용할 수 있는 막 분리 기술을, 한국기계연구원은 하천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호기성 수질정화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자연친화적 정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에너지기술연구원은 4대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축산 폐기물과 하수 슬러지로부터 에탄올, 전력, 열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감시용 무인 비행선 에어로스탯을 이용한 무인항공, 위성통합 영상정보 시스템 사업화 기획을 하고 있다.
하지만 IT 기술의 적용 방안은 현재 논의ㆍ기획 수준에 머물러 있어 구체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순 토목ㆍ건설 공사에 그치지 말아야
4대강 사업이 IT기술과 접목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한 토목ㆍ건설 공사에 그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IT와 연계해 인프라를 형성하고 관련 산업의 활성화 등 사회ㆍ경제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녹색뉴딜사업이자 대규모 프로젝트인 4대강 사업을 단순히 보설치, 하천제방 단면 확대, 4대강 주변 정비 등 토목사업 위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외국에서는 하천정비사업과 IT융합기술을 잘 활용한 수자원 관리 사례가 있다. 미국 뉴욕의 허드슨 강에서 실시된 '레온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레온 프로젝트는 허드슨강 전 구간에 5000여 개의 센서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물학적, 물리학적, 화학적 정보를 수집ㆍ분석할 수 있는 환경감시 시스템을 갖춰놨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돌발적인 재난에 대비할 수 있어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레온 프로젝트 사례에서 보듯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을 토목사업 위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첨단 IT기술과 적극적으로 융합해 지속가능한 한국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중앙대 컴퓨터공학부 김성조 교수는 "16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서 IT기술 활용을 위한 직접 예산이 적어도 전체 예산의 10퍼센트 이상 배정되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4대강 사업이 단기간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의 중ㆍ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많은 국민이 참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 치산치수(治山治水)와 관련된 프로젝트인 만큼 성급히 추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는 국책 사업인 만큼 보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은 인프라 확보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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