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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불황, ‘탈출구 안보여’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 주요 사업 아이템 없어 고민
유료 온라임 게임부담도 한 몫, 대안 찾지만 쉽지 않아

국내 IT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들을 꼽는다면 PC방도 그 하나이다. 전국적인 인터넷 인프라로 인터넷 접속을 쉽게 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IMF로 고전하고 있던 PC 제조 및 주변기기 업체들의 회생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지금 PC방 업계는 끝 모를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한 때 우후죽순처럼 생기며 호황을 누리던 PC방의 현실을 짚어본다.

PC방이 국내에 등장한 것은 98년 후반.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대도시에 개설되며 스타크래프트 등 네트웍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크게 활성화되었다. 2000년 상반기엔 전국적으로 3만여개 이상의 PC방이 등록되었고 현재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2만 3천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PC방이 국내 IT 산업 활성화의 공신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그만큼 산업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끼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IMF를 맞아 경영이 악화된 국내 중소 PC업계를 회생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용산전자상가는 PC방이 먹여 살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PC방 1개 업소당 PC 30대를 기준으로 해도, 3만개면 대략 100만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이는 PC시장이 가장 활성화 되었던 2000년 300만대 규모의 1/3을 차지하는 숫자이다. 특히 초기에는 대부분 조립 PC위주로 PC방이 설립되었기 때문에 중소 PC업체들과 조립 PC업체들은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이외에도 컴퓨터 책상, 의자 등 가구류와 인테리어 업계, 라면이나 과자 등 먹거리류, 컴퓨터 입문을 위한 각종 서적 등 IT영역 뿐 아니라 다른 영역의 산업발전에도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
간접적인 영향으로는 인터넷을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웹메일과 홈페이지로 대표되는 인터넷서비스의 사용 층을 넓혀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또한, 리니지와 포트리스, 한게임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게임이 PC방을 기반으로 사용자를 넓혀 가면서 유료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이와 함께 전화선을 통해 주로 사용되던 기존의 통신환경에서 전용선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각 가정에도 초고속 인터넷 망이 보급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공급 과잉이 불황의 최대 원인
이렇게 여러 산업분야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던 PC방 사업이 불황에 접어든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99년말 등장한 인터넷 PC는 가정 PC보급률을 높였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증가에 따라 PC방 이용자들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신규 PC방은 계속 생겨나, PC방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시간당 2000원이던 요금은 1000원대로 떨어 졌다가, 지금은 3~400원 하는 곳도 눈에 띤다.
PC방 운영형태의 변화도 주목거리. 초창기 동네에서 20~30대의 PC로 영업하던 소규모 형태에서 지금은 사이버리아와 같은 체인의 가맹점 형태로 개설되며, 최소 50대 이상의 PC를 갖춘 대형 점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들 대형 점포들은 최신 사양의 PC와 깨끗한 사용 환경 및 인테리어 등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중소 PC방은 장사가 안 될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소규모 PC방을 운영하던 업자들은 다시 체인에 가입하거나 사업을 접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PC방 체인점은 사이버리아, 아이라이크존, 게토 등 20여개에 이르며, 이중에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사이버리아의 경우 74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PC방 사업이 점차 힘들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문화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PC 50대를 기준으로 PC방 개설비용은 약 1억원 5천만정도이고(인테리어 및 공사비 포함, 건물 임대비 제외), 매달 고정유지비만 6백만원(인건비180만원, 전기세 70만원, 전용선 140만원, 임대료 100만원, 기타 공과금 및 이용료) 가량 들어간다고 한다. 따라서 고정유지비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해도 PC 한 대당 월 12만원의 수익을 내야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어 선다. 또한 초기개설비와 감가상각비를 고려할 때 한달에 대당 18만원 이상은 벌어야 사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 번화가를 제외하고는 기껏해야 한달에 대당 10만원을 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시간당 천원의 요금을 기준으로 PC 가동시간이 하루 6시간은 되어야 월 18만원이 되지만 실재로는 3시간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때는 사용요금을 문화협회 차원에서 인상하려고 노력해 보았지만, 강제로 시행하자니 공정거래법상 서비스 요금 담합금지에 걸려서 안되고, 회원사들도 며칠 못가 이용자를 끌기 위해 예전의 요금으로 돌아가 버려 제대로 된 요금을 책정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문화협회는 초기 개설된 PC방들의 감가상각이 끝나 재투자가 이루어지는 2002년 말이 되어야 어느 정도 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유료 서비스도 부담
과잉 경쟁으로 인한 수입 감소와 함께 PC방 업계를 힘들게 하는 것은 계속 늘어나는 유료 온라인 게임에 대한 부담이다.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들은 초기에 베타테스트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어느 정도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 유료화로 돌아선다. 문제는 개인사용자들에게 요금을 물리면서 동시에 PC방에도 IP당 요금을 부과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게임의 대표 주자인 리니지(엔씨소프트제공)의 경우 개인사용자들은 정액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계정당 29,700원(부가세포함/월)의 정액요금제나 분당 22원의 정량제 요금을 내야 한다. PC방의 경우 선불 정액제를 이용할 경우 IP당 88,000원(부가세포함/월)을, 선불정량제를 이용할 경우 시간당 300원의 요금을 내야 사용할 수 있다. 개인 사용자가 선불요금을 낸 PC방에서 게임을 이용할 경우는 사용자가 별도로 돈을 내지 않아도 하지만, 정액요금제를 쓰고 있는 개인사용자가 PC방에서 사용할 경우에도 PC방에는 과금이 되기 때문에 이중과금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PC방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온라인 영화관이나 만화사이트 등 일반적인 유료컨텐츠를 이용할 때는 사용자 기준으로 과금이 되는데 반해 온라인 게임업체들만 PC방에도 과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니지와 비슷한 형태로 유료화를 시도했던 포트리스(CCR제공)의 경우 PC방에서 유료화에 항의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마찰을 겪기도 했다. 이렇게 PC방에 과금을 하는 온라인 게임이 늘어나면서 PC방들의 금전적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리니지의 경우 10개 IP를 정액제로 가입하면 할인을 받아도 월 715,000원을 지불해야 하며, 포트리스는 217,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외에도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몇 개의 온라인 게임에 요금을 지불하면 총액이 150만원을 넘는다는 것이 협회 설명이다.
비싸다고 계정가입을 않자니 온라인 게임 사용자를 놓칠 수밖에 없어 하는 수 없이 계정을 신청하게 되며, 이러한 문제 때문에 PC방과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사이도 원만치 않다고 협회 관계자는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하게 PC방의 영업이익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업계 전체를 멍들게 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게임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PC방에서 시범서비스를 해야 가입자 유치에 유리한데 PC방 입장에서는 "키워놓아 봐야 돈 달라고 할 것"이라는 생각에 아예 무료 서비스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생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기존의 리니지나 포트리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들도 새로운 게임을 적극적으로 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들은 그나마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을 찾는 사람이 꾸준히 있기 때문에 PC방에 도움을 주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또 정액제 사용자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정량제 사용자들은 PC방에서 하면 따로 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하게 되서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온라인게임서비스 업체와 PC방과의 문제는 사실 최근의 일이 아니다. 초기에는 PC방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앞 다투어 '온라인게임서비스중' 이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또한 이용요금도 온라인게임이용자들은 일반이용자들보다 비싸게 받았기 때문에 PC방 과금에 대해서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별도 요금을 받지 않게 되고, 전체 매출도 떨어지다 보니 불만이 쌓이게 된 것이다. 또한 온라인게임서비스업체들도 관리하기 힘든 개인 사용자보다는 액수도 많고 관리하기 좋은 PC방 위주의 영업을 하다 보니 서로 충돌이 생기게 되었다. 어찌 보면 PC방 업계가 불황이다 보니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진 점도 있다. 하지만 이미 PC방에 기반한 온라인게임유료서비스가 이미 성공한 사업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순간에 PC방 과금을 포기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후발 사업자들을 위해서라도 PC방 업계와 온라인게임서비스업체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절한 합의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특화된 사업 모델을 찾아랴"
이런 여러가지 원인 중에도 PC방 업계를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사용자들이 PC방을 찾게 만드는 특별한 그 '무엇'이 없다는 것이다. 사업초기에는 스타크래프트와 채팅, 온라인 커뮤니티가 주 사업 아이템이었지만 지금은 스타크래프트의 열기도 많이 시들해 졌고, 채팅과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도 집에서 가능하게 되었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사이버증권거래도 이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이제는 더 이상 특별한 사업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3천만원 투자한 조그만 PC방이나 3억원 투자한 초대형 PC방이나 사업내용이 똑 같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앉아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커플석이나, DVD 감상실 등 색다른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지만 크게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한때 PC방 활성화의 주역이었던 스타크래프트의 대를 이을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는 워크래프트3(WARCRAFT3)가 7월에 출시되는 것이다. 워크래프트3는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형태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지난 6월 1일부터 진행된 한정판 2만개의 예약판매가 단 이틀만에 끝났으며, 일반판 예약판매에서도 10일 동안 6만개 이상 팔려 나가며 주목받고 있다. 워크래프트3 국내판매를 담당한 한빛소프트의 송원호 이사는 "워크래프트3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의 뒤를 잇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국내 PC방에 크게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며, 올해 안에 200만개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PC방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PC방 체인중 하나인 게코코리아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PC방 업주 459명 가운데 95%가 워크래프트3 출시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개인 사용자들을 통한 베타테스트에 이미 10만명이 참가했으며 게임가격이 5만 2천원으로 주 대상인 청소년층이 구입해 사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PC방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워크래프트3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출시 가격이 평균 3만원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5만 2천원이며, 한빛소프트는 PC방에도 일반 소비자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어서 초기 비용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와는 조작법이 달라 게임 익히기가 어렵고, 게임 진행 또한 고려해야할 조건들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베타테스트에서도 일부 매니아 층에서는 인기가 좋았을지 모르지만, 정작 베타게임을 설치한 PC방에서는 처음 한번 해보고 다시 사용하는 사용자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확대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국에 깔려있는 인프라 활용해야
이와 함께 한 개의 게임에 의존해 PC방 전체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누가 아이템을 던져주기 전에 PC방 업계에서 먼저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떤 사업을 통해 PC방을 활성화 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PC방이 전국적인 네트웍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PC방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즉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PC방을 통해 물건을 찾아 갈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가장 큰 문제인 물류문제를 PC방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체국이나 지하철역 편의점을 물류기지로 이용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도 있지만, PC방만큼 전국 곳곳에 면단위이하 지역까지 들어가 있는 것은 없으며, 물류효율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어짜피 PC방에는 매일 먹거리를 배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PC방을 이용한 쇼핑몰 사업은 몇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업이라는 점이다. PC방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뤄내지 못했던 것이 사업실패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체인점으로 개설된 PC방이라 할지라도 개인 사업장의 분위기가 강해 잘 모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보장되는 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PC방을 이용한 물류 및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진입할 계획을 준비를 하고 있는 코마스존의 경우, PC방의 자발적 참여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코마스존은 온라인 A/S 및 PC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온라인 쇼핑몰을 수익기반이 아닌 자사의 홍보 기반으로 삼을 계획. 따라서 쇼핑몰을 통한 매출의 대부분을 물류기지 및 상품주문장 역할을 하는 PC방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PC방은 좀더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자사의 원격제어 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PC방을 하나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영업장의 각 PC에 바탕화면이나 인터넷의 초기 화면에 광고제공하는 등 다양한 영업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PC방은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돈을 벌수가 있어서 좋고, 코마스 존은 자사의 광고뿐 아니라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광고대행서비스까지 가능해 서로 이익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PC방을 온라인 교육의 장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결속력 강화로 사태 해결에 나서
전반적인 경기의 침체 속에 과잉경쟁으로 불황에 빠진 PC방은 이제는 더 이상 크게 성장을 기대해 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노래방과 그 처지가 비슷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PC방 업계에서는 전국적으로 지역적 편차가 크지만 2만개 수준이면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직도 시골 지역에서는 PC방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곳도 있기 때문에 그 공공성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도시를 중심으로 PC방이 밀집한 곳은 대규모 PC방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올해 말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기존에 잘 뭉치지 못했던 업주들이 1개로 통합된 인터넷PC문화협회로 점점 결속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좋은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결속력을 바탕으로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나, 전용선 제공업체들이 매월 고정비용을 지출하는 항목에 대해서 공동 대응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재 펜티엄III 800MHz이하의 PC가 전체의 대략 30%인 30만대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각종 부품 및 본체에 대한 공동 구매도 준비하고 있다. 여러 가지 회생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PC방 업계의 제자리 찾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까?

인터뷰/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허명석 회장
"PC방은 단순한 영업장이 아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 2001년 하반기 기존 몇 개의 PC방협회들이 하나로 통합된 협회이다. 전국 2만 3천여개의 PC방 가운데 1만 7천개가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허명석 회장은 "지금 PC방 업계 상황은 무척 어려운 시기"라고 잘라 말한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한 때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렸던 PC방 사업에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어 과잉경쟁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PC사양이나 인테리어나 서비스가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을 하다보니 가격으로 경쟁을 하는 수밖에 없어 가격 질서가 무너졌고, 이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허 회장은 주장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간당 1천원이던 사용요금이 800원 이하로 떨어졌지만 사용자는 줄어들고 다시 주목받을만한 사업소재가 없는 것이 사업부진의 원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힘든 것은 PC방을 바라보는 사회의 곱지 않는 시선이라는 것이 허명석 회장의 설명이다. 마치 PC방이 청소년 탈선의 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물론 일부 PC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PC방 업주들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PC방은 단순히 사업장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IT산업을 뒷받침하는 디딤돌"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에서 지적되고 있는 청소년 문제에 있어서는 출입이 금지된 밤10시 이후에는 아이들을 일으켜 세워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고, 흡연이나 나쁜 행동도 강력히 제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오죽하면 최근 논의되고 있는 온라인게임사전심의제로 인해 매출은 20%가량 줄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히려 도입을 찬성하는 업주가 많다는 것도 이런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라고 전한다. PC방 업주들을 단순하게 장사하는 사람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 허 회장의 주문이다.
그는 전체적인 경기의 영향으로 비록 지금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시장이 균형을 잡게 되면 PC방 업계도 다시 살아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문화협회에서는 공동구매 등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방침이라고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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