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산업 덤핑 치료 못해 극도 허약

통신공사(KTA)와 조달청에서 실시한 초.중.고등학교 교육용 PC 구매입찰에서 업체들이 과열경쟁으로 덤핑사태를 유발, 국내 컴퓨터업계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업체들간에 덤핑이 일반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정부나 공공기관까지도 앞장서서 덤핑을 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중소업체들이 도산하는 등 덤핑이 컴퓨터업계에서는 물론 사회전반에 커다란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A 입찰 파동의 후유증

KTA 교육용 입찰파동 이후 한동안 국내 PC시장 질서를 스스로 지켜보자던 일종의 업계합의가 파기되면서 최근 덤핑경쟁은 최악의 사태로 빠져든 느낌이다. 특히 KTA입찰에서 빚어진 삼성전자와 16개 PC 업체간의 대결 국면이 각종 기관 및 단체의 구매 입찰로 연장돼 보복성 덤핑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른바 16개 업체들은 모든 기관의 PC구매입찰에서 삼성이 낙찰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돌아가면서 희생덤핑입찰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KTA입찰파동직후인 3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10여 차례의 공공기관입찰에서 삼성전자가 부산기술신용보증기금의 입찰을 제외하고는 단 한차례의 입찰도 따내지 못한 것은 바로 16개 업체의 보복조치라는 것이다. 이들 입찰결과를 살펴보면 상업은행의 입찰(AT, 프린터, 에뮬레이터 각 108대, MRS 30개, 기타 주변기기)은 제조원가의 78%선인 총 2억 3600만원에 효성 컴퓨터가, 중소기업은행(AT 150대와 기타 주변기기)과 외환은행(AT 178대와 기타주변기기)은 삼보컴퓨터, 농협중앙회(AT 150대)와 근로복지공사의 물량은 현대전자, 장기신용은행(AT 60대와 주변기기)은 대우전자가 각각 제조원가의 65~75%에 불과한 낮은 가격으로 덤핑입찰을 감행해 삼성을 물리치고 입찰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8비트 덤핑사

국내에서 PC를 개발₩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3년이었다. 그 이전의 국내 컴퓨터 생산기술은 극히 초보단계에 지나지 않아 세운상가 등 일부 중소업체에서 소규모로 조립 생산하던 단계였다. 따라서 정부는 컴퓨터산업을 육성하고 컴퓨터 붐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83년 3월에 금성사, 동양나이론,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한국상역 등 5개 업체에 8비트 교육용 PC를 생산토록 하고 이들업체로부터 대당 50만원에 각각 1천대씩 총 5천대를 일괄 구매해 각 기관 및 학교에 보급했다. 이것이 국내에서 이뤄진 최초의 컴퓨터 대량 구매였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컴퓨터를 생산 보급해 온 컴퓨터 업계는 83년 8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PC 구매입찰을 맞게 된다. 이들 5개 업체가 모두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경남도교육위원회 교육용 PC 구매입찰은 그러나 정부구매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대당 22만원에 금성사가 입찰을 따냄으로써 교육용 PC 입찰은 덤핑으로 시작됐다.
그 뒤를 이어 같은 달에 실시된 부산시교육위원회의 구매입찰에서도 역시 금성사가 경남도교육위원회의 입찰가보다 더 낮은 가격인 대당 15만원에 입찰을 따냄으로써 PC 생산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하 상세 내용 컴퓨터월드 5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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