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교 삼성증권 정보시스템담당 상무


▲ 정상교 삼성증권 정보시스템담당 상무



1982년 설립된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업계 IT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공격적인 기술 투자로 서비스의 차별화를 추진해온 결과, 삼성증권이 구현한 시스템은 늘'업계 최초'의 시스템이 됐고, 이로 인해 여타 증권사들에 비해 한발 앞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1997년 업계 최초로 가동한 홈트레이딩 시스템부터 1999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다운사이징, 최근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까지 증권업계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증권 정상교 정보시스템담당 상무는"증권사 현업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IT의 신속한 지원은 필수적이다. 최초가 되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요구사항에 맞춰 기술검토를 하다 보면 업계 최초가 되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수준의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의 IT 전략과 추진 과제,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모바일 오피스 구축 경험에 대해 정상교 상무를 직접 만나 들어본다.

삼성증권은'선도적인 비즈니스 대응 및 글로벌 수준의 IT 경쟁력 확보'를 IT 전략으로 하여 지금까지 IT 부분에서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제공해 왔다. 1997년 4월 업계 최초로 홈트레이딩시스템'애니넷'을 가동했는데, 이것은 국내 온라인증권거래의 시발점이 됐다. 이어 1999년 증권업계 최초로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다운사이징을 하여 원장이관시스템을 구축했고, 2003년에는 자산관리 영업지원 시스템을 개통시켜 증권업계 최초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업무에서 자산관리 영업으로 전환했다.
2003년에는 또 해외 고객이 국내 주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 주문규격 프로토콜을 최초로 도입해 해외 표준 매매시스템 FIX를 구현했다. 2007년 업계 최초로 자통법 관련 소액결제 제도에 대비한 新시스템 오픈, 2009년 세계 최초로 유무선통합(FMC)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 최근 모바일 통합 플랫폼 기반 서비스 구현 등 첨단 기술적 요소를 증권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멀티 마켓, 멀티 에셋'지원 시스템 구축

올해 추진되는 IT 역점 사업은.

▶ 올해는 통신사들이 각종 스마트폰 출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안드로이드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대응시스템 구축의 경우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다. 향후 증권 비즈니스 방향은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이 될 것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IT 서비스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중장기 IT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완료했다. 2012년까지 향후 3년간 당사가 추진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충족하기 위해 8개의 주요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지원되어 왔으나 이제 홍콩시장 진출, 자통법 시행 등으로 멀티마켓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트레이딩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 경쟁사들은 현재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하며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는데, 이들과 차별화된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명실상부한 차세대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사업 일정은.

▶ 올해 구축을 시작해 2012년까지 3년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전체 시스템 체계를 바꾸는 대대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프로세스혁신(PI) 작업을 하고 있으며 4개월간 시스템에 대한 상세 요건정의를 한 후 개발업체를 선정하여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사업 경험이 있고 단계별로 잘 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여 진행할 것이다.
프로젝트 첫 해인 2010년에는 글로벌 통합 트레이딩 체계와 상품 개발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리고 프로젝트 2년, 3년차 연도에는 정보계시스템(KRX)을 새로 구축하고 자산관리체계를 업그레이드하여 구축한다. 또 뱅킹 부분과 트레이딩 부분을 분리하여 선진 수준의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정 업무에 대해 당사와 비슷한 수준의 회사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의 중점은.

▶ 멀티 마켓(multi-market), 멀티 에셋(multi-asset)을 지원하는 글로벌 사업 대응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빅뱅방식의 구축은 지양하고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 단계별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시스템은 고객과 밀접한 시스템이다. 시스템 사용자가 내부 직원도 되지만, 5~6만 명의 고객들이 동시에 접속해 사용하므로 시스템 안정성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안정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는 것이다. 현재의 비즈니스 지원과 새로운 시스템 구축,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동시 시스템 개발로 인한 인력, 품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빅뱅방식의 사업을 지양하는 이유이다. 자체 인력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내부 인력의 전문성 확보 및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될 수 있으면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초기 도입하는 것은 피하려 한다. 새로운 것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를 도입할 때도 BMT를 실시하고 있고, 되도록 레퍼런스가 있는 솔루션을 채택하려 한다.

스마트폰 활용한'모바일 오피스'운영

현재 업계 화두인 모바일 오피스를 앞서 구축한 배경은.

▶ 직원들의 업무생산성 및 고객서비스 향상, 비용절감 차원에서 유무선통합(FMC)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다.
PB(프라이빗 뱅커)들이 방문영업 시 고객들에게 지점을 방문하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여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했다. 외부에서도 사내 업무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고객 대응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FMC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다. 기존에는 일반유선전화로 해외법인에 전화를 하거나 지점에서 시외통화를 할 때 통화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유무선통합으로 무선랜 지역에서는 휴대폰을 내선전화처럼 사용하게 됐다. 또 IP폰 체계로 공통 인프라를 전환함에 따라, 직원들이 휴대폰이든 유선전화든 상관없이 실시간 고객과 연결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오피스 구축 시 가장 어려웠던 점은.

▶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무선통합 구현이 처음이다 보니 레퍼런스가 없고 보안, 음성, 울림 등 서비스의 품질적인 부분에 있어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KT와 협의를 통해 1년간에 걸쳐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특히, 프로세스 요건을 정의하는 부분, 즉 휴대폰으로 내선 전화가 들어오면 통화를 끊을 것인지 말 것인지, 음영지역의 경우 알람을 해줄 것인지 말 것인지 등을 일일이 정의하는 게 어려웠다.
무선랜 도입으로 인한 보안문제도 걱정했으나 삼성그룹이 2중, 3중 보안 인프라를 마련해 놓은 그룹사 공통망을 쓰고 있는데다가 모든 보안성 심의를 거쳐 서비스를 오픈한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크게 자긍심을 갖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유무선통합을 하니까 개인 휴대폰을 녹취하거나 위치 추적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직원들의 의심도 초기에는 있었으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업무에 필요한 고객과의 통화 녹취는 이미 직원들의 보호 차원이라는 이해 과정을 통해 현재는 직원들의 모든 오해가 해소됐다. 스마트폰 활용 여부는 개인의 선택 사항이다. 업무에 꼭 필요한 영업직원과 본사에 원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1,700대를 지급했다. 나머지 개인적으로 구매한 직원까지 포함해 현재 스마트폰 2,000여대가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의 구체적인 효과는.

▶ 무선랜, IP폰 체제로 전환, 스마트폰 도입 등을 통해 연간 10억 원 정도를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선전화 이용자 수를 전직원(3000명)의 반 정도인 1,800명이라 가정했을 때 연간 통신비용 4.2억 원, 각종 고객 자료 출력비용 5억 원, 기타(레이아웃 변경에 따른 통신 네트워크 설치 및 포설, 관리) 1억 원의 비용이 감소했다.
단순히 휴대폰에 그룹웨어를 연동해 메일을 확인하고 결재하는 수준을 넘어서 유무선 통신, 업무시스템, 메신저에 대한 직원들의 접근이 항상 용이해야 진정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다고 본다. 외부에서도 언제든지 휴대폰으로 사내 업무시스템에 접속해 고객 정보를 조회 가능하여 고객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도입효과 또한 높아질 것이다.

개선 사항 및 운영 계획은.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도입한 삼성 미라지 폰은 LCD가 작아서, 업무에 보다 용이하도록 윈도우 OS 기반의 스마트폰 옴니아 2로 1,700대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단말에 대한 업그레이드, 원격제어 외에도 앞으로는 음영지역을 최소화 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단말기기의 통합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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