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향상과 전력비 절감 위해 IBM x86서버 ‘eX5’ 도입

유제품 전문기업인 비락은 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목표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올해 신규 사업으로 녹즙 판매를 시작하면서 늘어난 고객데이터와 유통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비락은 기존 H사 유닉스 서버를 IBM의 x86 서버인 'eX5'로 교체했다. 속도 향상과 전력비용 절감 때문이다. 그 결과 작업속도는 기존보다 2배 이상 향상됐고, 전력은 30%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 특히 IBM x86서버가 CPU당 8코어를 지원, 향후 메모리 활용 등 시스템 운영에 있어서의 비용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차향미 기자 chakitty@itdaily.kr

1963년 설립된 비락은 '건강사회구현'이라는 기업이념을 바탕으로 47년 동안 유제품 전문기업으로 전통을 유지하며 성장 발전해 오고 있다. 우유, 두유 등과 같은 유제품 사업을 시작으로 1997년 식혜와 수정과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비락은 최근에는 홍삼, 칡즙, 녹즙 등의 신규 모델을 통한 건강기능식품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비락은 현재 부산시 남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점은 대구공장과 서울, 대구, 부산, 울산, 경남, 대전 등의 전국 6개 지역에 분포돼 있다. 또 250여명의 본사 임직원과 100여명의 HP(헬스파트너)를 보유, 학교 급식유통을 포함해 전국 400여 곳의 대리점과 1만 5천여 곳의 판매점을 갖추고 있다. 올해 '새로운 가치창출'이라는 비전 아래 다양한 레토르트 제품과 음료 개발로 유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가며 종합식품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가고 있다.

CRM∙PRM 업계 최초 도입

비락 전산시스템은 1999년까지 관계사인 한국야쿠르트가 관리했으나, 복잡해진 유통조직과 고객데이터 증가 등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0년 전산조직이 각각 분리됐다. 이후 비락은 2000년대 초반 자체적으로 ERP(전사적자원관리)를 구축, 2005년 CRM(공급망관리)과 PRM(파트너관계관리) 도입으로 생산, 업무설비, 판매, 전국체인망 등의 유통망을 관리해오고 있다.

특히 비락의 PRM 구축은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첫 도입 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서울우유, 매일우유 등으로 도입이 점차 확산되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품 특성상 변질의 우려가 높기 때문에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한 주문∙생산, 채널파트너(대리점∙판매점)의 실시간 분석 및 정보전달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관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비락 전산팀 하덕열 팀장은 "채널 파트너에서 업데이트 되는 실시간 데이터 정보 없이는 어떠한 분석도구도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다"며 "최근 3~4년간 유 업계가 CRM과 PRM 도입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유통조직 및 마케팅을 강화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녹즙 사업 시작으로 대용량 DB '통합관리' 필요

비락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 1964년 시작된 전산시스템의 개∙보수와 1990년대부터 본격화된 사업 확장으로 복잡해진 시스템 구조를 개선하자는 게 추진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특히, 올해 신규사업으로 녹즙 판매를 시작하면서 30~40% 이상 급증하는 고객 데이터와 회계자료, 재고관리 등의 유통조직에 대한 통합 관리가 절실히 필요했다.

즉 지역별, 대리점별, 판매점 별로의 고객 데이터는 물론 일원화된 프로세스에서의 유통망 관리를 위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야 했던 것. 이를 위해 비락은 차세대 시스템을 통해 서버를 전격 교체했고, 녹즙 분야와 관련된 CRM과 PRM를 업그레이드시켰으며, 저장시스템도 SSD(Solid State Disk)로 교체했다.

비락은 사실 공급업체들의 영업에 의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기보다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정보를 먼저 수집하고 분석했다. 물론 기존 사용하고 있던 H사의 유닉스 제품을 비롯해 IBM 등의 타 사 제품도 검토했다. 그러나 IBM 서버가 가장 적합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결국 IBM x86서버를 바탕으로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것.

차세대 시스템은 지난 3월 착수, 3개월 동안의 구축과정을 거쳐 지난 6월 초 시스템을 개통했다. 3개월이 지난 8월 현재까지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초보다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하덕열 팀장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물류시스템으로 1만 5천여 곳의 판매망에 대한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버가 필요했다"며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등 주요 핵심 업무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면서 기존 유닉스보다 초기투자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x86 서버를 선택했다"고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확장성과 운영비용 절감에 '초점'

비락은 차세대시스템의 목적이 신규 사업에 따른 데이터 급증과 관리였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 시 ▲시스템 확장성 ▲메모리 활용 ▲운영 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봤다. 즉 향후 운영면에 있어 기존 라이선스 사양을 이어가면서 성능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비락은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64비트 서버로 업그레이드시켰고, 저장 시스템도 SSD로 바꿨다. IBM의 eX5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64비트 서버에서의 SSD 지원여부였기 때문이다. 최근 메모리 활용분야에서 SSD 사용이 늘고 있지만 프로젝트 추진 당시(2010년 3월), 64비트 서버에서 SSD를 지원하는 제품은 IBM이 유일했다.

하 팀장은 이와 관련 IBM의 x86서버의 장점 중 하나로 '메모리와 CPU간의 대역폭 확장'을 꼽았다. 즉, 기존 HP 유닉스 서버가 CPU 당 6코어까지 지원했던 것에 비해 IBM x86서버인 eX5는 CPU당 8코어, 최대 64코어(메모리는 3TB)까지 확장 가능하다.

다시 말해 CPU 성능에 따라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IBM x86서버가 기존 유닉스 서버보다 약 1TB(2코어)의 용량을 더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PU 1개 추가 시 드는 비용이 평균 2,000만원이라고 했을 때, 약 4,000~5,00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하 팀장은 설명했다.

하 팀장은 "최근 x86 서버의 CPU가 고성능 저전력으로 출시돼 비용절감 효과와 더불어 효율적인 분석 업무 처리를 도와준다"며 "메모리 활용 부분도 기존 타 제품대비 약 2배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락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또 다른 경쟁력을 갖추었다. 즉, 사업영역 확장을 위해서는 IT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고, 차세대 시스템 구축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IT인프라 고도화 작업과 일원화된 체계 관리를 달성했다.

사실 유 업계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에 민감한 사업분야는 드물다. 그러나 IT를 통한 대외 경쟁력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마인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비락은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인터뷰>
"무한경쟁 시대에는 신속성과 확장성이 가장 중요"
하덕열 비락우유 전산팀 팀장


차세대시스템 구축 배경 및 초점은.
▶최근 유통업계도 타 산업 못지않게 기업비전 달성을 위해 고객관리 등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이 차세대 시스템을 통한 IT인프라 고도화 작업이다. 특히 비락은 다양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녹즙 판매를 새로 시작하게 됐다. 향후 늘어나는 고객 데이터 및 유통 프로세스에 대한 정보를 일원화된 체계에서 관리하자는 게 핵심이었기 때문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구축 후,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보통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판매점 등 사용자들에게는 공지하지 않는다. 보통 시스템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최근 대리점을 비롯해 판매점 등에서 시스템 속도가 빨라졌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현업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과 보람이라면.
▶아직까지 x86서버 도입 사례가 많지 않고 활성화되지 않은 제품을 도입하는데 고민이 없진 않았다. 특히 기존 H사 제품을 사용하다가 IBM 시스템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개발 환경이 내재화되기까지의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부분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각 플랫폼의 핵심 업무에 대한 데모 실현, BMT 등을 통해 속도에 대한 확신을 가졌고 충분히 구현가능성을 검증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타 전산실에 조언이나 충고가 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비싸기 때문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하드웨어의 가격적인 측면을 많이 고려하게 된다. 데이터베이스 라이선스를 검토한다면, 확장성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향후 SSD 가격도 많이 낮춰지고 용량은 증설되는 등 기능이 점차 좋아질 것이다. 확장성 부분이 만족하다면, x86서버와 SSD메모리 도입을 고려해 볼만 하다.

향후 방향은.
▶차세대 프로젝트가 단순히 비용절감과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향후 차세대 시스템은 지능형 그린 IT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현재 대표님을 비롯해 그린 IT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화상회의 및 전자결제시스템 도입도 그린 IT 정책의 일환이다.

최근 유통분야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비락도 대리점 및 판매점의 현업 사용자들이 수금 등 업무에 있어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전 직원이 BI(비즈니스인텔리전스)를 활용해 분석자료 및 다양한 사례를 발굴할 수 있도록 업무교육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컴퓨터월드 8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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