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증가세, 내년에 본격 개화할 듯, 서비스 업체간 M&A 태풍 예상

올해 국내 아웃소싱 시장은 개화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한 한해였다. 아웃소싱을 추진한 기관이나 기업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올해 안으로 아웃소싱을 도입할 예정인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비스 업체들은 조직을 강화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아웃소싱 시장의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내년 시장은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아웃소싱 시장을 결산하고, 내년 시장을 전망해 본다.

올해 국내 아웃소싱 시장은 전례없는 성장세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LG CNS, 대우정보시스템, 동양시스템즈, 라이거시스템즈, 삼성SDS 등 5개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아웃소싱 시장은 28.3%가 늘어난 1조3,028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순수 아웃소싱 시장 69% 성장
이같은 수치는 5개사의 전체 매출 성장률인 21.9% 보다 높은 것으로 국내 서비스 업체들의 아웃소싱 사업이 올해에 활기를 띠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룹내 SM(내부 아웃소싱) 부문은 19.2% 성장한 반면 그룹외 아웃소싱 실적이 무려 68.6%나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전체 아웃소싱 매출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했던 그룹 관계사의 SM(내부 아웃소싱)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에는 다소 낮아지고 대신 외부 아웃소싱 부문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그룹 내부의 아웃소싱 매출 비중은 2001년 82.4%, 2002년 81.5%,에 이어 2003년에는 75.7%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룹 외부 아웃소싱의 비중은 2001년 17.6%, 2002년 18.5%, 그리고 올해에는 24.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부 아웃소싱 매출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반면, 외부 아웃소싱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을 잘 알 수 있다. 순수 아웃소싱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국내 순수 아웃소싱 시장 규모는 이 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번 조사에서 실적을 밝히지 않은 한국IBM이 올해에 여느 해 보다 현저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올해 대평양과 일진그룹의 정보시스템 아웃소싱과 대한항공 네트웍 아웃소싱 등 대규모 신규 계약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다. 한국IBM측은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그 수치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할 뿐 구체적인 수치의 공개는 꺼렸다.
공공기관 아웃소싱 수요 증가
올해 국내의 순수 아웃소싱 시장 규모가 늘어난 사실은 업체들의 계약 건수나 내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IBM은 대한항공, 태평양, 일진 외에 데이콤, JPMC코리아, Visteon과 전략적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모 운송사와 모 은행과는 온 디맨드 서비스 및 e비즈니스 호스팅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S는 KT&G와 3년동안 응용 프로그램의 유지보수와 주전산기 운영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체신금융, 조달청, 인천국제공항, 관세청 화승 등과는 응용 프로그램 유지보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삼성SDS는 또 볼보건설기계코리아와는 토탈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했다.
LG CNS는 국무조정실, 대한펄프, CSC, 원주기독병원, 서울대법학발전기금 등과 선택적 또는 토탈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SK C&C는 현대산업개발과 정보시스템 운영에 관한 계약에 이어 경희대, 부산 동의의료원, 경주 동국대 병원, 인천국제공항과는 시스템 운영과 유지보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양시스템즈는 브릿지증권, KTF, 농협중앙회, KSNET, 외교통상부, 한국신용정보, 롯데카드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한편 라이거시스템즈는 한국가스공사, 철도청, 우리금융을, 현대정보기술은 국립암센터를, 그리고 한국HP는 올림푸스, BMW, GE 메디컬, B&Q 등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올해 아웃소싱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금융권에서는 구조조정과 노조 반발, 차세대 시스템 집중, 지나치게 신중한 접근 등으로 인한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두드러진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공공 부문은 시스템의 개발 이후 유지보수와 운영 관리를 맡기는 방식의 아웃소싱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병원도 갈수록 늘어나는 병원 정보화 비용의 절감 방안으로 아웃소싱의 도입을 적극 시도했으며 실제 몇 개의 사례들이 생겼다. 또 제조, 유통, 소비재 산업의 우량기업들도 아웃소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일부는 실제 계약으로 가시화됐다.
한편 아웃소싱 서비스 내용은 하드웨어, 네트웍 등 인프라의 운영관리 등이 주류를 이뤘으며, ERP 등 애플리케이션의 도입 및 운영, 유지보수 등이 전반적인 추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인력과 장비를 이관하는 식의 전사적인 아웃소싱은 매우 드물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업체 시장 공략 본격화
국내 아웃소싱 시장이 올해에 이처럼 늘어난 요인으로는 기업들의 IT 비용절감 필요성 증대, IBMㆍHP 등 글로벌 아웃소싱 업체들의 적극적인 시장공략, 국내 서비스 기업들의 조직 정비 등 사업 역량 강화 등이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IT 전체 예산의 95% 정도가 감가상각비, 인건비, 통신비 등 고정비용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아웃소싱을 도입하고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급속히 발전하는 IT 기술을 기업 내부에서 전혀 소화할 수 없으며 비록 담당 인력이 있더라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웃소싱 수요가 증가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과 경영 환경의 급변에 따라 체질 강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그 첫 번째 솔루션으로 바로 아웃소싱을 꼽고 있다는 얘기이다.
한국IBM과 한국HP 등 글로벌 기업이 아웃소싱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시장 확대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올해 한국IBM은 시장 선점의 방안으로 매우 파격적인 제안을 앞세워 아웃소싱 시장을 독식했다는 관련 업계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매우 공격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HP 대형 SI업체 인수 진행중
한국HP는 최근 1년동안 아웃소싱 시장의 공략을 향후 주요 사업 전략으로 세우고 이를 위한 준비작업에 매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의 관계자는 "지난 1년은 글로벌에서 쌓은 경험을 한국에서 이식하는 시기였다. 아웃소싱 방법론이나 모범사례, 산업별 사례 등을 한국 실정에 맞게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서버 관리 중심의 아웃소싱 서비스에 주력해온 한국HP가 앞으로 일대 변신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그 행보에 관련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실제로 한국HP의 관계자는 "조만간 국내의 모 업체와 총 100억원 규모의 전사적인 아웃소싱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밝혀 앞으로 시장판도 변화의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이번 건의 계약기간은 5년이며, 2004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것. 한국HP측은 이번 계약건은 한국HP의 아웃소싱 사업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신영증권과의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HP의 아웃소싱 사업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HP가 아웃소싱 사업의 대대적인 강화 방안으로 국내의 대형 SI 업체의 인수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본사에서도 한국을 전략적인 시장으로 평가, 적극 지원하고 있어 이러한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한국HP측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HP는 현재 산업별 파트너로 의료정보화 분야의 아웃소싱 조인트 벤처인 ADI정보기술을 비롯해 4~5곳을 확보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 LG CNS 등 국내의 대형 서비스 업체들이 올해들어 아웃소싱 사업조직 정비 등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LG CNS는 11월초 사장 직속으로 아웃소싱 사업 전담 조직인 IT 센터를 설립했다. ITO 사업팀과 ITO 솔루션팀으로 이뤄져 있는 IT 센터는 현재 각각 7명, 13명 등 모두 20명이며, 2004년에는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는 LG CNS측의 설명이다.

국내 서비스 업체 전담 조직 강화
삼성SDS도 올해 ITO 사업부를 신설, 아웃소싱을 SDS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또 ITO 추진사업단을 구성해 ITO 사업역량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도 이 사업부의 인력을 20명에서 50명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또 올해 이 시장의 공략 방안으로 비용절감 모델 개발, 고객지원서비스 체계 구축, SLA/SLM 체계 강화, ITIL 기반의 운영 모델 구축, 프로젝트 통합관리시스템 개발(UniSPM), 시스템ㆍ네트웍ㆍ애플리케이션ㆍDB 통합관리시스템(Maxigent) 개발 등의 활동을 펼쳤다.
SK C&C는 아웃소싱 전문 인프라 부문의 인력을 확충해 고객의 아웃소싱 전략 수립의 전문성을 강화했으며, 대외 아웃소싱 서비스 역량 강화 방안으로 eSCM 인증을 준비하기도 했다.
현대정보기술은 SLA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 SLM 솔루션인 ican PS를 도입해 전 SM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아웃소싱 기업인 CSC사와 아웃소싱 서비스 부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동양시스템즈는 올해 사업 역량의 강화를 위해 선진경영시스템과 아웃소싱 방법론의 표준운용 프로세스 관리체계를 정립하는 등 한차원 높은 차별화된 아웃소싱 서비스를 마련하는데 힘을 쏟았다.
포스데이타도 아웃소싱사업팀을 부로 승격하고 관련 사업팀을 통합하는 등의 활동으로 사업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포스데이타의 아웃소싱사업부는 올해 다양한 방법론 및 SLA, 통합운영시스템 확보에 힘썼으며, 국내외 IT 업체 및 선진 아웃소싱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했다.

2004년은 아웃소싱 시장 개화기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에 국내 아웃소싱 시장은 개화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대폭 늘어난 수요가 '반짝' 현상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은행에서도 전격적으로 아웃소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국내 아웃소싱 시장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기업의 국내 업체 인수 타진이나 국내 서비스 업체간의 인수합병 바람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아웃소싱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요인이다. 그동안 국내 아웃소싱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Captive Market이 내년에는 인수합병 등으로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앞으로 갈수록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인 셈이다.
한편 현재 적지 않게 진행중인 상담 건수가 내년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것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한국IBM은 "현재 제조장치 분야를 비롯해 금융기관, 통신, 공공 분야의 고객들과 수많은 협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대우정보시스템은 문화관광부와 일부 업무를 놓고 협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SK C&C는 한국투자증권, 대구은행 등을 대상으로 활동중이며, LG CNS는 공공, 금융, 외국계 회사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에스콰이어, 대농, 분당 서울대병원, 건대병원, 한림대병원 등을 놓고 업체간의 수주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측은 "2004년 아웃소시장은 2003년에 비해 배 이상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과거 인력에 의존해온 아웃소싱에서 자동화 및 프로세스에 입각한 차세대 아웃소싱 형태인 온 디맨드 서비스 도입이 가장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애플리케이션의 유지보수 및 확장 개발 등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이것은 장기적으로 BPO/BTO 시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금융ㆍ공공ㆍ병원 시장 뜬다
삼성SDS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금융, 공공, 병원, 제조 분야의 집중 공략으로 수주율 1위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ITO 사업부의 영업력은 물론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특히 선진 기업 수준의 아웃소싱 사업 역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 CNS도 역시 대형 고객인 공공과 금융에 집중하며, 외국계 회사에 접근도 시도할 계획이다. 특히 공공 분야의 경우, BOT 등의 대안도 검토중이다. SK C&C는 공공과 금융권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며, 아웃소싱 사업팀을 기능별 전문가 조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은 강세를 띠고 있는 금융ㆍ공공 분야의 SI 프로젝트를 구축한 후 이를 아웃소싱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며, 특히 DRS/BCP 분야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동양시스템즈는 특화 분야인 금융 시장과 올해 주력해온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선진 업체와의 적극적인 제휴나 인수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분투자 등으로 고객사의 IT 부문을 흡수 또는 분사화해 안정적인 토탈 아웃소싱 고객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외부 전문인력의 영입과 내부의 영업 및 기술인력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포스데이타는 공공ㆍ금융ㆍ제조ㆍ통신 등 4대 분야를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으며, 사업 강화 방안으로 해외 업체, 컨설팅 업체 등과 공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라이거시스템즈는 주요 고객인 코오롱그룹의 e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세웠다. 외부 아웃소싱 사업의 경우, 여신금융솔루션, 자산관리솔루션, 평가솔루션 등을 앞세워 기존 금융감독원, 코스닥증권시장 외 금융권의 추가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DSOM (Daewoo Standard Operation Model:기업운영), DSDM(Daewoo System Development Methology: 개발), SMS(Sales Management System: 영업관리) 등의 솔루션을 앞세워 공공과 금융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HP는 금융권, 제조, 통신, 그리고 공공, 의료 분야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증권사나 제 2금융권, 공공과 의료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토탈 아웃소싱을 추진하며, ERP 호스팅과 BCRS(Business Continuity Recovery Service)를 앞세워 제조 분야를 파고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HP는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의 운영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HP 고유의 '보상정책'을 앞세워 고객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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