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20%, 국산 6~10%… 지경부 10~15% 권장, SI 횡포는 여전

SW업체는 라이선스비와 유지보수비의 두 가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라이선스비는 SW 판매 시 받는 금액을 말하며, 유지보수비는 유지보수요율에 따라 유지보수를 하는 기간 동안 받는 금액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SW업체는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적절한 비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선스비 보다는 유지보수요율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유지보수란 SW를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오류수정, 지속적인 업데이트, 크고 작은 패치, 성능 향상 등을 위하여 계속해서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말한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유지보수요율이란 이런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으로 보통 판매 가격에 대한 비율로 결정한다.

'자동차 관리'에 비유되는 SW유지보수
유지보수요율은 각 회사나 제품마다 다른데, 최근 지경부에서는 유지보수비 현실화를 추진하며 10~15%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15%의 유지보수요율을 받는 국내 업체는 거의 없다. 특히 외산 SW업체와 국산 SW업체의 유지보수율이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국내 SW 유지보수율은 외산이 지경부 공시보다 높은 20%대, 국산이 공시보다 낮은 6~10%로 나타나고 있다.

SW를 시스템에 맞게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유지보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유지보수요율은 지식경제부 고시(2010년 2월)에 따르면 '현재가치로 산정한 소프트웨어개발비의 100분의 10에서 100분의 15까지의 범위 내에서 용역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대가 산정 기준에 따라 산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기준을 보면 유지보수 횟수, 자료처리 건수, 타 시스템 연계, 실무지식 필요, 분산처리 여부 등의 다섯 가지로 점수를 매겨 산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슈가 되는 오라클의 경우 유지보수요율이 22%로 책정되어 있다. 22%의 유지보수요율은 크게 일반유지보수 7%, 업그레이드 15%로 나누어져 있다.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기준은 모두 일반유지보수 7%에 들어간다. 국내 SW업체들의 유지보수요율인 6~10%에는 업그레이드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지보수율의 현실화란 서비스를 하고도 제 값을 못 받는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W의 유지보수를 자동차에 비교했다. 자동차가 주기적으로 엔진오일이나 기타 소모품 교환을 해야 오래 탈 수 있듯, SW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패치, 기술지원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지보수 비용을 통한 지속적인 수입은 SW업체들이 다음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로 하는 재원으로 충당된다. 보다 나은 제품을 개발하고 이미 제공된 SW에 대한 업데이트나 패치 등을 통해 그 혜택은 또다시 고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SW의 유지보수요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평균 20% 이상의 유지보수요율을 책정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외국의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 또는 더 높은 유지보수요율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지경부에서 10~15%로 유지보수요율을 현실화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공공기관 예산타령만
국내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의 유지보수에 대한 인식은 외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인식했던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조차 유지보수요율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 공공기관의 경우 낮은 유지보수요율도 더 낮추려고 한다. 통상 지방공공기관이 책정한 유지보수요율은 5~6% 정도다. 업체들이 아무리 요율을 올리려고 해도 그저 예산 타령뿐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유지보수요율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SW의 태생적인 한계에서 찾았다. 초기 국내 SW는 HW에 번들 형식으로 끼워 파는 형태로 유통되었다. HW에 번들 형태로 공급이 되다 보니 SW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SW만을 위한 유지보수는 없었고, HW의 유보범위 내에서 유지보수요율이 결정됐다. 즉, SW는 시작부터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 때의 관행이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외산 SW업체들은 자사가 책정한 유지보수 기준을 토대로 20%가 넘는 유지보수요율을 다 받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의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은 불만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어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오라클의 유지보수율에 특히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지보수요율은 외산 유명업체에 국한된 것이다. 국내 업체의 유지보수요율을 10%로 현실화하자 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가 감사원의 징계를 받을 만큼 국산 소프트웨어는 유지보수요율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고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산에 비해 국산 SW가 성능이 떨어졌던 90년대에는 국산 SW에 대한 차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국산 소프트웨어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 지금은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요율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3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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