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BC카드 IT본부장


▲ 김진호 BC카드 IT본부장



"저는 단 한 번도 BC카드를 금융회사나 카드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지불결제 프로세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페이먼트 서비스 업체'로 성장해 가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카드사가 아닌 IT서비스 업체라고 생각합니다."
BC카드에서 올해로 21년째 근무 중인 김진호 IT본부장(CIO)의 말이다. 김진호 IT본부장은 지난해까지 CIO 이사보였으나 올해 초 이사로 승진하면서 공식 CIO로 임명됐다. 현재 그는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첫 번째는 IT 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비즈니스를 잘 지원하고 선도할 수 있을 것인가 이고, 두 번째는 전체 금융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어떻게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 하느냐이다. 과거 은행들의 신용카드 업무를 대행해 왔던 BC카드이지만, 현재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IT 역할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금융인이 아닌 진정한 CIO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김진호 IT본부장을 만나 회사의 성장 비전과 그에 따른 향후 IT과제, 올해 추진하는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경쟁사는 카드사가 아니다

김진호 IT본부장(49세)은 1990년 7월 BC카드에 입사해 20년을 넘게 근무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BC카드 역사의 많은 부분들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김 본부장에게 첫 직장이나 다름없는 BC카드는 90년대부터 신용카드 사업확장 등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당시 일도 많았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한 김진호 본부장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힘든 일은 없었으며 오히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즐거움의 연속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이제는 내가 즐겁게 일해 왔던 것처럼 후배들도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나갈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본부장은 BC카드의 성장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세상 어느 곳에나 지불결제가 빠지지 않고 존재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실제 BC카드는 신용카드는 물론 지불결제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서비스 회사', '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 프로바이더'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BC카드의 경쟁사로 일반 카드사가 아닌 미국 포스데이타, LG CNS 등을 꼽는 것도 이러한 회사 비전과 무관하지 않다.

김 본부장은 "비자카드, 마스터카드도 경쟁사가 될 수 있지만, BC카드가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가 못되리란 법도 없다. 그러기 위해 급격한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있는 IT 역량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BC카드는 동종 업계 기술혁신(IT)의 대표주자이다. 신용카드 처리 부분에 있어서는 규모면에서나 지불결제 프로세스 경쟁력 면에서 단연 국내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세싱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2008년 11월에는 데이터센터 보다 더 큰 의미의 프로세싱 센터인 '퓨처센터'를 오픈했다. 신용카드의 발급부터 매출 청구, 처리 등 관련된 모든 업무가 퓨처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

동종 업계 기술 혁신의 대표주자

과거 BC카드의 주 업무는 대용량 처리 시스템을 가지고 13개 회원사 은행들(통폐합으로 현재 11개)의 신용카드 업무처리를 대행하는 SM(서비스관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업무 외에 플라스틱카드, IC카드, 모바일카드 등 지불결제와 관련된 솔루션 및 서비스를 통해 회원사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C카드는 11개 회원사의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과 수익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즉, 과거 주요 업무가 SM이었던 지난 시절에는 프로그램을 잘 짜고 시스템 운영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는 IT 기술을 이용한 비즈니스 지원은 물론 전체 금융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 부분까지도 고민해야만 하게 됐다.

김진호 본부장은 "과거 플라스틱카드가 주도했던 지불결제 시대에서 스마트폰, IPTV, 자동차 등 점차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불결제가 이뤄지게 되면서, 이제는 신기술은 물론 지불결제와 관련된 모든 융합 환경과 전체 산업에 대응을 해야 한다"며 BC카드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직원들의 인식 변화와 IT의 역할 변화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에서 CIO를 맡게 돼 김 본부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인터뷰 내내 그는 기존 개념으로 IT를 바라보거나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IT 역할과 책무, 방향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외부 비즈니스 환경의 대응력과 포괄적인 안목을 갖춰 전투적, 진취적으로 가지 않으면 더 이상의 성장도, 현재 선두 입지도 보장받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프로세싱 경쟁력 기반 글로벌 사업 추진

김진호 본부장이 이끌고 있는 BC카드의 IT/프로세싱 본부는 크게 IT기획부, 개발부, 시스템운영부, IT Biz개발부 등 4개 부서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 또 IT본부와는 별도로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차세대추진단이 5월에 만들어진다.

특히 IT Biz개발부서는 IT를 접목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올해 초 신설됐다. 외부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과거 60~70명 선이었던 내부 IT 인력은 현재 120명(정규직)으로 늘어났다. 과거 몇 백 만 건이었던 발급 카드 수가 현재 몇 천만 건으로 늘어났고 시스템 볼륨이 커진 것에 비하면 인력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IT시스템이 최적화되고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됐음을 의미한다.

BC카드는 2~3년 전부터 회사의 비전을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정했다.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을 비롯해 해외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 및 프로세싱 운영대행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 인롄 카드사를 대상으로 한 국제 네트워크 사업을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 중국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양국에서 글로벌 지불결제 서비스를 받을 때 비자, 마스터카드에 지불하던 네트워크 서비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이미 100만장 이상의 카드가 발행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미국 디스커버 카드사, 글로벌 현금지급기 업체인 스타넷 등과 제휴를 맺어 최근 글로벌 카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국고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BC카드 입장에서는 회원사에 로열티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동남아시장에서도 신용카드 프로세싱 노하우를 기반 한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 및 프로세싱 운영 대행 등을 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와 IT를 접목해 앞서 나갈 수 있는 좀 더 세계적이고 포괄적인 안목을 지닌 조직과 인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본부장이 직원들에게 LPG(Leading & Professional & Global) 경쟁력을 갖춘 IT전문가로 변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모바일 & 가상화 기술로 서비스 강화

BC카드는 IT와 관련해 현재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는 OTA(무선카드발급, Over The Air)와 TSM(신뢰기반서비스관리, Trusted Service Management)을 큰 축으로 하여 신사업 창출, 서비스 안정성 및 프로세싱 혁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이니텍, 스마트밴, 브이피 등 자회사들과의 시너지를 발휘해 OTA, TSM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VAN(무선결재)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클라우드(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오피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마트오피스 사업을 통해 영업사원들은 현장에서 가맹점 분석 자료를 직접 보여주는 게 가능해져 가맹점 서비스 확대나 신규 서비스 제공 시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부터 구축에 들어간 BC카드의 차세대 시스템은 오는 5월 9일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차세대 오픈 후 회원사들에 대한 차별화되고 보다 세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BC카드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정보보호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보보호대상을 수상한 것만 보더라도 그동안 보안에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진호 본부장은 "회원사들의 프로세싱을 대행하는 회사로서 고객 신뢰도 향상을 위해 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보안솔루션팀을 주축으로 지불결제의 편의성을 위해 필수적인 각종 보안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 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BC카드의 비즈니스를 선제적으로 이끌기 위한 IT의 역할 변화와 IT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다 이를 적극 추진할 실행력까지 지니고 있다는 것이 김진호 본부장에 대한 주변 평가이다. 그런 그가 있기에 향후 BC카드의 무궁무진한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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