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소련에도 정보산업이란 것이 있나?'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이러한 의문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모스크바 내의 낡은 건물만큼이나 소련 정보산업의 현실이나 외형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설혹 누더기를 걸치고 있더라도 왕자는 그만한 위엄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병들어 있을지라도 거인은 거인일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 산업에 관한 한 소련은 현재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강력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는 단시일 내에 그러한 약세를 뒤집고 하드웨어를 비롯한 소련의 정보산업 전체를 잠에서 깨어나게 만들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군의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소련의 독자적인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 차세대 컴퓨터개발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는가 하면 군수산업의 민수용으로의 전환을 계기로 세계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사정과 최근의 쿠데타에 의한 유동적인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정보산업은 이제 바야흐로 세계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월드 1991년 9월호 주요 내용

■ 노후설비의 부담이 없다

■ 개인기업 근무 점차 늘어

■ 국영기업 민영화 바람

■ 제레노그라드에 부는 바람

■ 깨어나는 거인, 소련 정보산업



노후설비의 부담이 없다

소련의 정보산업은 바야흐로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 별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어떤 때에는 오히려 정부에 의해 의도적으로 그 발전이 억제된 바 있는 정보산업이 현재 소련에서 가장 먼저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무엇보다도 '전 세계 과학자의 절반이 모여있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업적을 쌓아온 소련의 기초과학이 그 유일한 배출구를 첨단산업에서 찾고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봐야한다. 여타 산업분야는 사실 지금까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그 발전이 정체돼왔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생산력 제고를 위한 방안도 기술력 보다는 정부의 정책변화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첨단산업 쪽은 비교적 쉽게 기술력이 생산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분야이다. 또 소련의 경우 그동안 첨단 정보산업의 비중이 워낙 미미하고 거의 새롭게 출발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소련의 산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되고 있는 노후 된 생산설비가 주는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아무래도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쪽에서 더욱 극대화 된다고 할 수 있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9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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