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국내 정보산업 ‘탈출구가 안 보인다’

컴퓨터월드 1991년 12월호 주요 내용

■ 올해보다 더 어렵다

■ 구조적인 문제 해결해야

1991년 여름까지만 해도 국내 정보산업의 위기론을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대기업들의 PC사업 적자가 누적되고 수출이 악화되고, 또 중소업체들이 부도를 내긴 했지만 국내 정보산업, 그리고 컴퓨터 관련시장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왔다. 안되는 사업보다 되는 사업이 많았다. '정보산업'이란 말은 '빠른 성장과 희망'을 연상케 했다. 성장의 질을 제외하면 적어도 그랬다.

여름을 지나면서 사람들은 정보산업의 침체의 늪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국내 경제의 전반적인 위기론, 미국과 공방을 벌인 과소비억제운동 등이 지면을 메꾸면서 이 위기가 정보산업분야에도 어느새 바짝 다가와 있었다. 자금 사정의 악화로 중소업체들의 부도가 줄을 이으면서 위기감은 부쩍 커졌다. 10월의 고려시스템파산에 사람들은 얼떨떨해 하면서 설마 하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 했다.

국내 정보산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이고, 또 언제쯤 회복세로 돌아설까.

수출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내년에도 수출상황은 악화됐으면 악화됐지 별로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경쟁력 약화와 시장개방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가 줄을 이은 내년 상황에서 정보기기의 가장 큰 수요처인 기업체들의 자금사정 역시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컴퓨터월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보산업계전문가들은 내년 상황을 매우 어둡게 보고 있다. 설문에 답한 전문가들 가운데 80%가 내년이 올 해보다 더 어렵거나 올해와 비슷한 정도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20%에 불과하다.

올해보다 더 어렵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가장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분야로 예외없이 PC분야를 꼽았다. 현재 몸 담고 있는 분야가 어디든 국내 PC업계가 큰 진통을 겪을 것으로 지적했다. 다음이 중대형 컴퓨터, 주변기기, 워크스테이션 순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특히 제조업의 위축이 수요 감소로 본격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국내 정보산업 각 업체들은 신제품 발표를 통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업축소나 변경, 인원감축 등을 통한 경비절감 방안은 응답자는 적지만 업체들의 고려사항 중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않다. 성과를 기대하는 쪽보다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내년에는 내수시장 뿐 아니라 수출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올 하반기 들어 급속히 줄고 있는 국내 정보산업 수출액은 내년에 더욱 하강세를 보일 것이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52억 5천만 달러 규모였다. 그러나 컴퓨터 본체, 주변기기, 모니터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미 마이너스성장세로 돌아섰고 27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 반도체 역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안팎으로 비상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12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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