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근 한국농어촌공사 정보화추진처장


▲ 김홍근 한국농어촌공사 정보화추진처장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업기반 생산정비사업, 농어촌 지역개발사업,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이러한 다양한 사업의 밑바탕에는 IT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각종 사업 및 기술지원을 위해 86종의 시스템들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농촌체험을 홍보하는 웰촌 포털을 비롯해 생산기반정비사업 기술지원을 위한 설계자동화 등 기술정보시스템, 재무·회계·예산·구매·자산·인력 등 경영자원 정보를 통합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통합인사급여 시스템 등 공사의 주요 IT시스템은 김홍근 정보화추진처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디지털경영혁신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한 것도 김 처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그는 한국농어촌공사에 1982년 입사해 가장 오랜 IT 경험을 축적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런 인물이었기에 이번 정보화추진처장 인사발령은 '당연하다'는 환영의 반응이다. 김홍근 처장을 직접 만나 공사의 IT 발전과정, 중점 과제, 현재 고민, 향후 사업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는데, 답변 역시 마치 봇물이 터져 쏟아지듯 거침이 없었다.

30년간 다양한 현업 및 IT 경험 축적

"IT서비스 부서는 현장의 직원들이 내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현업에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의 가장 큰 고객인 농민을 비롯해 지자체, 도시민들에게도 고객 분석·관리를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 공사의 경영 목표를 '고객 감동 서비스, 현장 위주 경영'으로 정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김홍근 정보화추진처장의 말이다.

그는 농촌체험을 홍보하는 포털 사이트인 웰촌 마케팅팀장으로 현업에 근무하다가 지난 1월 정보화추진처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30여 년간 그의 발자취는 한국농어촌공사의 IT 발전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그가 개발한 시스템들 대부분이 현업에서 근무하며 고안해 낸 것들이다. 고객과 현장위주의 IT서비스 제공을 몸소 실천해온 것이다.

김홍근 처장은 1982년 공사에 입사해 약 10년 간 토목설계 업무를 하면서 댐 설계 이전에 수문, 토질 등을 분석·조사, 설계를 하는데 필요한 CAD기반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경영정보학 과장 시절에는 인사, 급여, 재무, 예산, 회계를 관리하는 DB를 구축하고 단위 시스템으로 있던 인사·급여 시스템을 통합했다.

이후 경남 산청에 지서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업을 경험한 후 사업정보팀장 시절에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구축했고, 2006년 당시 임시조직이었던 농어촌 정보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웰촌 포털(www.welchon.com, 당시 농어촌종합정보포털)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년부터 3년간은 ERP추진단 표준화 팀장을 맡아 ERP프로젝트를 완료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웰촌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고객관계 관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시스템을 개발할 때 현업부서에서 주도하고 전산 부서는 보조적이고 기능적인 것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며, "IT 영역이 서비스 지원부서 성격이 큰데다가 겉으로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다 보니 힘들고, 돈만 쓰는 부서라는 인식이 짙은데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IT부서에서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T를 하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사급여 시스템, 재무·예산·회계 시스템 등 통합정보시스템개발을 주도하기위해서는 경영을 알아야 한다는 것.

김 처장은 현업에서 제대로 쓸 수 있는 만족도 높은 IT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신념하에 경영학 석사, 경영정보학 박사 과정을 밟았을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은 물론 IT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까지 통합수자원관리체계, CRM 구축 등 추진

한국농어촌공사는 2010년 3~5년마다 수립하는 중장기정보화전략계획(ISP)을 오는 2015년까지 19개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공사의 정보전략계획 실행 로드맵을 보면 크게 ▲ 사업 전략 지원, 정보자원 활용 분야 6개 과제, ▲ 인프라 확충 분야의 7개 과제, ▲ 경영지원, 성과관리 분야 6개 과제로 구분된다. 세부과제 가운데 수자원통합관리체계 구축, 고객정보 효율적 관리(CRM 구축), 유비쿼터스 기반 최신기기 활용, 본사 이전에 따른 인프라 재구성, 정보통신망 분리 및 고도화 등의 사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통합수자원관리체계 구축은 2015년까지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농어촌 용수종합 관리시스템, 농업기반시설 관리시스템, 지하수 관리시스템, 4대강 30여개 저수지 뚝 높이기 사업으로 인한 물 관리까지 모두 포괄하는 물 관리 통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고객정보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경영관리, 현업부서들과 협의해 201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농어촌 체험마을을 홍보하는 웰촌 포털의 회원이 25만 명, 농업인의 노후대비를 지원하는 농지은행, 농지연금시스템 등 영농 규모화 사업 관련 회원이 10~20만 명이며 이외에 홈페이지 등에도 많은 회원들이 있다. 지금까지 시스템마다 별도로 회원 관리를 하고 있는데 CRM시스템을 구축해 회원들의 성향, 나이, 성별, 지역 등의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2015년 전라남도 나주로 본사를 이전하기 위한 준비도 본격화 한다. 지난해 이전 사옥 별관에 650m²이상의 정보시스템실 건축 설계를 완료했고 건설업체를 선정해 2월에 착공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143억 원 규모로 시스템 이전 컨설팅,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나주 사옥 본 시스템 외에 백업(DR)센터를 93개 지사의 중심인 대전에 둘지, 자체 운영할지, 민간업체에 서비스 받을지 등 백업체계 운영 전략을 마련하게 된다. 신청사 이전과 관련, 2014년 9월 이후에 예상보다 일찍 이전을 완료하고 12월 종무식을 나주 사옥에서 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고 한다. 하루 빨리 정착해 지역민들에게 공사를 인식시키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10년이 넘은 현재 건물의 전산기기실은 너무 협소해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콘솔을 통합관리 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보안 통제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열악한데, 나주의 정보시스템실은 지금의 2배 크기로 향후 여러 가지 시스템 운영·관리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보안 강화를 위해 정보통신망 분리 및 고도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본사 이전 전까지는 논리적으로 망 분리를 하다가 신청사로 이전한 이후에 물리적 망 분리로 가기 위해 신축 건물은 인터넷과 인트라넷 두 개의 회선으로 이중화해 설계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스마트워크와 개인정보보호'사업에 역점

올해는 스마트워크를 위한 모바일 인프라 구축과 개인정보보호 강화 사업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스마트워크 사업은 2016년까지 총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공사는 전체 직원이 6,000여 명인데 이 가운데 총괄관리조직인 본사 600명의 인력을 제외하고 포천, 철원부터 제주도까지 93개 지사를 둔 전국 지방 현장조직이다. 농촌 농업기반 시설, 양수장, 배수장, 저수지, 댐, 농업용수 관리 등 현장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모바일 기반 스마트워크 도입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본사 부서장급 이상에 업무용도로 스마트폰을 지급해 간단한 직원 검색 조회 기능 위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현장 위주의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부터 모바일용 전자문서, ERP서비스(근태관리) 등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고, 2015년부터 유무선통합서비스를 기존 현장업무에 확대해 서비스를 한다는 방향을 세우고 있다. 또한 대외 고객 서비스로는 웰촌 포털사이트의 모바일 웹 개발을 통해 도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농촌 체험마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현재 스마트환경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모바일 관련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며 "서버, 보안SW도입, 모바일 웹 개발 등 올해 스마트워크의 기반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워크 외에 올해 개인정보보호 강화 사업을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는데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기존에 네트워크단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시스템을 이중화 하는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개인정보보호법 대응을 위해 PC부터 ERP 등 서버에 있는 고객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근 처장은 "올해 개인정보보호 예산의 80%를 투자해 DB암호화 사업을 진행한다. 공사의 업무 특성상 홈페이지만 보더라도 농지은행, 농지연금 가입을 위한 사업소개, 지원 혜택 조회 등이 주로 이뤄지므로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될 소지는 크게 없지만 농민, 도시인 등 고객정보는 중요하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보고 보안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홍근 정보화추진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IT적인 고민거리나 업무 시 어려운 점이라면.

▶최근 IT보안 인력만 얘기 되고 있는데, 보안 외에 다른 IT분야 인력도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공사의 경우도 IT인력이 60여명(본사 30여명, 지역본부 인력 포함) 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에서 IT보안 인력뿐만 아니라 IT 인력 전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보안인력을 충원하려다 보면 추가 인력 확보가 안 되는 곳은 다른 IT인력이 전환 배치될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IT 인력이 함께 늘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9년 동안 IT업무를 해오면서 제일 힘든 것은 승진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IT가 3D 직종에 속한다는데, 직원들이 일하는 것에 비해 승진 및 보상체계가 취약하다. 직원들에게 일을 한 것에 대한 보람과 성취감을 어떻게 고취시켜 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또 다른 고민은 내부직원들의 역량을 전문화시키는 부분이다. 현업 관리 조직으로 순환을 시키다
보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 그런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큰 고민이다.

통합정보시스템 IT아웃소싱을 받고 있는데, 만족도는.

▶공사는 IT인력 부족 해소 및 빠르게 변화하는 IT 기술 수용 등을 위해 IT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IT아웃소싱 비용은 늘어나고 있으나, 아웃소싱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면이 없지 않다. 농협사태를 보더라도 IT아웃소싱이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보안차원에서라도 내부인력 양성,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당분간은 아웃소싱을 유지하겠지만, 여건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인소싱 부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공공부문 발주자 협의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최근 논의된 사항은.

▶발주자와 사업자 간 상생 환경 조성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제대로 된 대가를 지불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해 공공기관들이 갖고 있는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은 상용SW, 하드웨어 등은 유지보수 계약 책정 기준조차 없고, 사업자들의 저가 입찰 참여 때문이다. SW진흥법에 의해 개발된 시스템에 한해서만 10~15%대의 유지보수요율로 계약을 체결하라는 기준이 있을 뿐, 상용SW를 비롯해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에 유지보수 계약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다.
그렇다 보니 개발된 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 따로,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 따로, 상용SW 유지보수 계약 등 모두 별도로 맺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도 외산 업체들의 경우 시장 장악력을 무기로 저가의 유지보수 계약은 맺어주지도 않기 때문에 ERP 등 외산 SW의 유지보수요율은 22%로, 국산 상용SW의 유지보수요율은 8~10%로 불공정한 계약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어 큰 문제다.
유지보수 계약 책정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주처는 낮은 유지보수요율로 계약을 체결하려 하고, 사업자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발주자와 사업자간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또한 총괄 계약으로 묶어 사업을 진행할 경우 저가 입찰 참여를 하면 제안가격을 1원으로 제시한 업체도 들어올 수 있는 데, 이 경우 유비보수 계약조차도 어렵게 된다.
이에 발주자는 사업대가 기준과 적정금액을 잘 환산해 지불해야 하고, 사업자도 계약을 했으면 그에 대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주자와 사업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 속히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IT 업무를 담당했는데 정보통신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국내에서 개발된 SW를 사용하고 싶어도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가 많지 않거나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있다면 얼마든지 공사에서도 수용할 계획이다. ERP 등 중요한 업무부분까지는 아니더라도 단위 시스템 관련 부분은 국산DBMS를 채용해나가려는 게 우리의 정책 방향이다. SQL연동(표준 수용)이 되고 기술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국내 IT중소업체 육성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앞으로 국내 소프트웨어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고 기업들이 사용자층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 정부차원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일으키고 수출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을 더 강화하면 좋을 것 같다. 또 국가적 DB관리 및 IT인력에 대한 기술수준 평가, 경력관리 및 평가체계 도입 등으로 기술력 있는 사람에게 상응하는 임금체계가 갖춰져 발주자나 수요자에게 제공된다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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