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및 운영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해야, 리스크 데이터 축적도 과제

올해 국내 은행들의 주요 IT이슈 중 하나는 '신바젤자기자본협약(바젤Ⅱ)'에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이다. 오는 2006년 말부터 시행될 바젤Ⅱ는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G10 국가와 스위스,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 13개국의 주요 은행들이 대상이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하나로 묶여 있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은행들도 이 기준에 따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바젤Ⅱ의 핵심 시스템이자 은행 자체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담보해주는 리스크관리시스템에 국내 은행들이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 세계 금융기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바젤Ⅱ와 관련해 그 내용과 국내 주요 은행들의 준비상황, 그리고 주요 IT업체들의 바젤Ⅱ 대응 솔루션들을 살펴봤다.

1부 바젤Ⅱ의 내용과 국내 주요 은행의 준비상황
바젤Ⅱ 은행의 건전성 및 안정성 강화 목표
국내 은행들 바젤Ⅱ전담팀 구성해 체계적 준비 나서

현재 국내외에서 적용하고 있는 'BIS자기자본규제제도(이하 바젤Ⅰ)'는 1988년 6월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가 은행시스템의 건전성과 안정 도모를 목적으로 도입했다. 바젤Ⅰ의 내용은 부실기업 때문에 발생하는 신용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은행들이 일정비율(8%) 이상의 자기자본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으로, 흔히 'BIS비율'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이후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바젤Ⅰ은 많은 단점을 드러냈다.
우선 은행이 실제로 부담하는 리스크에 상응하는 필요자기자본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고, 향상된 리스크관리기법 등을 활용할 수 없는 탓에 자산유동화, 대출매각 등의 규제자본 회피거래(capital arbitage)의 증가를 초래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따라서 바젤위원회에서는 1999년 6월 리스크 민감도를 높이고 리스크 측정시 개별 은행에 재량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바젤자기자본협약(이하 바젤Ⅱ) 초안'을 발표했다. 2003년 4월 제3차 협의안(CP3)까지 발표된 바젤Ⅱ는 최저자기자본규제(Pillar I), 감독당국의 점검(Pillar Ⅱ), 시장규율(Pillar Ⅲ) 등 세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6월까지는 최종 협의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최저자기자본규제 등 3개 부문으로 구성
바젤Ⅱ의 주요 내용을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먼저 최저자기자본규제(Pillar I)의 경우 은행의 리스크를 감안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정하고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의 8% 이상 적립한다는 점에서 기본개념은 바젤Ⅰ과 동일하다. 하지만 리스크 포괄범위를 확대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정하고, 리스크 측정방법도 은행의 재량을 크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즉 바젤Ⅰ에서는 신용과 시장리스크만을 감안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정했지만 바젤Ⅱ에서는 운영리스크를 새로 추가했으며, 신용리스크의 측정에 있어서도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따라서 바젤Ⅱ의 자기자본비율은 바젤Ⅰ과 마찬가지로 자기자본을 분자, 총위험가중자산을 분모로 하여 산정되며 최저수준은 8%로 규정돼 있다. 자기자본은 자본금, 잉여금 등의 기본자본과 후순위채무 등의 보완자본으로 구성돼 있으며, 위험가중자산은 신용, 시장 및 운영리스크를 각각 감안한 위험가중자산을 합산해 구하도록 되어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총위험가중자산을 구하기 위한 신용리스크와 운영리스크의 측정 방법이다.

신용리스크 측정 방식의 변화
신용리스크 측정 방식은 크게 표준방식(Standardized Approach : SA)과 내부등급방식(Internal Ratings-Based Approach : IRB)으로 나뉘는데, 차이점은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표준방식은 외부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을, 내부등급방식은 은행 자체의 신용등급을 이용하는 데 있다.
표준방식은 기업과 국가, 은행 및 자산유동화증권 익스포저(Exposure)에 대해서는 외부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AAA, AA, A, BBB, BB, B 등)을 활용해 바젤위원회가 정한 최저 20%부터 최고 350%의 위험가중치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을 산정한다. 자산유동화증권의 경우,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한 은행의 규제자본 회피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일정수준 이하이거나(B+이하) 무등급인 경우에는 자기자본에서 직접 차감하도록 하고 있다. 그 밖의 익스포저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 35%, 소매 75%,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100%, 무등급여신 100% 및 연체대출 150% 등과 같이 고정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고 있다.
내부등급방식은 은행 자체의 내부신용등급평가모형에 기초해 익스포저별 리스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신용등급평가모형이 감독당국에서 인정하는 요건, 즉 ▲은행 신용등급평가시스템이 변별력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며 ▲5년 이상의 기초자료를 토대로 부도확률(Probability of Default : PD) 등 리스크 요소가 추정되어야 하고 ▲독립적인 내부감사를 통해 신용등급평가과정이 매년 점검되어야 하는 등의 최소요건을 갖춰야 한다.

리스크 산정시 은행 재량권 확대
내부등급방식에서는 국가/기업/은행, 소매금융, 자산유동화증권 등 세 가지 익스포저별로 리스크 측정방법이 상이하다.
먼저 국가, 기업,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의 경우 은행이 측정한 리스크 요소의 활용 정도에 따라 기초내부등급방식(Foundation IRB)과 고급내부등급방식(Advanced IRB)으로 구분된다.
기초내부등급방식은 리스크요소 중 차주의 부도확률만 은행 자체 측정치를 활용하고 부도시손실률(Loss Given Default : LGD), 부도시익스포저(Exposure at Default : EAD) 및 만기(Maturity : M) 등은 바젤위원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산정한다.
이에 비해 고급내부등급방식은 부도확률뿐만 아니라 모든 리스크 요소에 대해 은행 자체 측정치를 활용한다. 소매금융의 경우 위험가중치 산정시 활용되는 리스크 요소 중 만기를 고려하지 않으며 리스크 요소는 모두 은행 자체 추정치를 활용한다.

최저자기자본규제에 운영리스크 추가
바젤Ⅱ의 PillarⅠ에 추가된 운영리스크는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절차, 직원, 시스템 또는 외부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리스크로 정의된다. 이런 운영리스크와 관련해 바젤위원회는 바젤Ⅱ안에 ▲과거 3년간 총이익(순이자수익+순비이자수익)의 일정비율(15% 내외)을 필요자기자본 규모로 산정하는 기본지표방식(Basic Indicator Approach : BIA) ▲은행의 영업활동을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자산관리 등 8개 부문으로 나누고 각 영업부문별로 총수입의 일정비율(12~18%)을 필요자기자본규모로 산정, 이를 단순 합산하는 표준방식(Standardized Approach : SA) ▲은행의 내부모형에 기초해 필요자기자본을 산출하는 가장 정교한 그리고 감독당국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고급측정방식(Advanced Measurement Approaches : AMA) 등 세 가지 측정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바젤Ⅱ에서는 PillarⅡ를 통해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체계 및 자본적정성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감독당국의 점검에서는 PillarⅠ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은행계정의 금리리스크, 위기상황분석체계(스트레스 테스팅) 및 편중여신 등에 대해 감독당국이 적절히 대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감독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는 리스크 측정시 은행에 재량권을 크게 부여한 데다 PillarⅠ체계 안에 은행의 리스크 관련사항을 모두 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PillarⅢ는 은행의 리스크 수준 및 자본적정성에 대한 공시 강화를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시 강화의 목적은 시장참가자들의 은행에 대한 감시·평가 기능을 높여줌으로써 최저자기자본규제(PillarⅠ) 및 감독당국의 점검(Pillar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공시항목은 자기자본의 세부내역 및 리스크별 필요자본 규모 등 자본구조와 적정성에 관련된 정보, 리스크 수준에 대한 질적·양적 정보 등이며, 공시주기는 원칙적으로 반년 단위로 하되 국제 업무를 영위하는 주요 은행은 분기 단위로 공시하도록 의무가 강화되었다.

바젤Ⅱ, 은행들에겐 '위기'이자 '기회'
한국은행은 바젤Ⅱ가 국내 은행들에게 당장은 상당한 경영 부담요인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바젤Ⅱ의 신용리스크 차등화 및 운영리스크의 추가로 위험가중자산(필요자기자본)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국내 은행들의 BIS비율과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해지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금융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바젤Ⅱ의 투자부적격기업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현행 100%에서 표준방식 150%, 내부등급방식 100~1,250%로 대폭 상승한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 소매여신은 위험가중치가 대폭 하락했다. 이와 같은 위험가중치의 변동으로 인해 은행들이 소매 및 우량기업에 대해서는 여신공급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및 비우량 대기업에 대해서는 크게 줄이는 은행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은행의 외화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바젤Ⅱ에 따르다보면 선진국 주요 은행들은 대외신인도가 낮은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공여를 축소시키거나 리스크프리미엄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
넷째, 은행의 자산유동화증권 익스포저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현행협약에 비해 대폭 커져 자산유동화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국내 은행들의 경우 그동안 부실채권 정리를 주된 목적으로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함에 따라 신용공여보다는 선·후순위구조(subordination)에 의존해 신용보강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후순위채 인수비중이 2002년 기준으로 31.4%를 기록하는 등 과도하게 높아 바젤Ⅱ가 도입될 경우 국내 자산유동화시장이 위축되고 부실채권 정리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다섯째, 바젤Ⅱ의 증대된 리스크 민감도가 경기변동국면의 진폭을 바젤Ⅰ에 비해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즉 바젤Ⅱ의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은행들은 경기상승기에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여 신용공여를 확대함으로써 경기과열을 초래하는 반면 경기하강기에는 오히려 리스크를 과대평가하여 불황의 폭을 깊게 하는 경기순응적(procyclical)인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은행 경영상의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바젤Ⅱ의 도입은 국내 은행들의 리스크관리체계를 강화시키고 은행산업의 리스크에 상응하는 자기자본을 적립하도록 유도하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 선진 리스크관리기법을 갖춘 은행의 대형화를 촉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이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는 바젤Ⅱ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인데 IT적인 차원에서는 크게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바젤Ⅱ 대응 위한 세 가지 과제
첫째는 신용리스크 및 운영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한 시스템의 구축이다. 바젤 II는 금융기관이 시장리스크, 신용리스크 및 운영리스크에 대해서 모두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 리스크들을 측정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바젤Ⅰ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된 시장리스크 측정 시스템은 바젤Ⅱ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신용리스크 및 운영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신규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선진금융기관으로의 위상 및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면 바젤Ⅱ가 제시한 세 가지 방식 중 가장 진보된 고급신용등급평가방식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바젤Ⅱ 대응과 관련한 가장 큰 이슈인 데이터 문제이다. 신용보증기금 기업리스크관리팀의 남기풍 부부장은 신용리스크와 운영리스크의 데이터 관련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신용리스크의 경우 첫째, 고급 IRB 방식에서는 포트폴리오별로 부도율, 부도시손실율 등의 값을 은행 스스로 적정하게 산출, 축적하되 최소 5년간의 장기평균부도율과 7년간의 부도시손실률, 부도시 익스포저의 축적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자료축적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국내 은행들로서는 고급 IRB를 채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둘째, 국내 은행들이 IMF 사태 이후 최근 몇 년간 신용평가모형을 새로 도입하거나 대대적으로 정비하긴 했으나 이들 모형구축과 관련해 안전성을 검증하는데 충분한 기간이 경과해야 본격적인 부도율 축적이 가능한 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간 합병이 진행된 경우, 시스템 및 모형의 신속한 정비 외에도 데이터의 연속성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셋째, 소매금융(retail)의 경우 기초 IRB가 인정되지 않고 고급 IRB만이 인정되는데 국내 은행들은 스코어링 시스템 도입 기간이 짧아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인 데다,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대출영업이 오래된 탓에 개인대출정보의 신뢰성이 낮고, 이러한 신용정보를 보완, 검증, 비교해줄 수 있는 외부정보 제공업자의 기능도 미약한 실정이다.
운영리스크의 경우에는 고급측정방법으로 측정하려면 바젤이 제시한 8개 부문의 영업영역 및 손실사건유형별로 구분해 내부 및 외부 손실 데이터를 축적, 이용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형태별(영업영역별×손실유형별) 매트릭스에 포함될 실제 내부손실데이터가 매우 적다. 더욱이 매트릭스를 감안해 내부손실데이터를 축적하려해도 손실사건의 유형별로 손실금액을 추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도 구축이지만 리스크 데이터 축적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젤Ⅱ 대응을 위한 과제는 금융기관 기간시스템의 문제이다.
정확한 자기자본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충분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이 데이터는축적기간을 길게 하면 해결될 문제지만, 양질의 데이터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데이터가 추출되는 기간시스템에서부터 관리되어야 한다.
한국IBM의 배교식 차장은 이와 관련해 리스크 데이터 축적을 위한 리스크 데이터마트를 만든 후, 필요한 데이터들에 대한 요건을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간 시스템을 보완, 그 위에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은행들의 바젤Ⅱ 대응작업도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이나 리스크데이터 축적을 위한 EDW, 데이터클렌징, 여신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은행권 바젤Ⅱ 대응 지원 '신BIS연구실' 설치
국내 은행들은 일단 6월 중에 발표될 바젤Ⅱ 최종안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최종안의 기본적인 내용들은 작년 4월 발표된 3차안과 비슷하겠지만, 운영리스크 등의 가이드라인이 보다 명확하게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지적한다. 특히 최종안이 나오더라도 금융감독원의 세부 방침 및 일정과도 맞춰봐야 하는 만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다.
사실 은행들 입장에서는 신용리스크 부문만 놓고 보더라도 부도손실률(LGD)이나 부도시익스포저(EAD) 등을 고려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각 행별로 전담팀을 구성해 바젤Ⅱ를 대비하는 한편, 올 1월 금융감독원 주도하에 발족된 '신BIS 기준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해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경영지도팀의 안종식 팀장에 따르면 태스크포스팀은 금감원 인력 9명과 국민, 신한, 조흥, 우리, 한미, 제일, 외환 등 시중은행과 농협, 산업은행을 포함한 은행 인력 3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두 4개팀(신용1반, 신용2반, Pillar2반, 운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각 팀별로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해당분야의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달 조직개편을 단행한 금융감독원은 은행감독국 내에 신BIS연구실을 설치했다. 2007년 도입 예정인 신BIS 기준에 대한 금융권의 적응 및 대처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신BIS연구실은 실장을 포함 2개팀(신BIS연구1팀(Pillar1) 5명, 신BIS연구2팀(Pillar2,3) 4명)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태스크포스팀은 향후 신BIS연구실에서 관리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바젤Ⅱ가 리스크관리수준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프로세스와 데이터베이스시스템, 관리/측정 방법론 등 많은 부문에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올 6월 최종안이 발표되면 곧바로 공청회를 개최해 보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요 은행들의 바젤Ⅱ 준비 현황
국내 은행들에 대한 바젤Ⅱ 도입의 구체적인 시기는 약간의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으나, 국내 은행들 모두 한꺼번에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만큼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의 말처럼 바젤Ⅱ를 도입하면 파생되는 문제도 있지만 도입해야 할 당위성도 많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도 상위25개 은행까지만 바젤Ⅱ 요건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위 100위권 안에 있는 모든 은행들이 바젤Ⅱ 도입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도 대부분 바젤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일부는 실질적인 프로젝트 진행에 나섰다.

국민은행, 자산건전성 확보에 총력
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 머서올리버와이만(Mercer Oliver Wyman)으로부터 바젤Ⅱ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받고 현재 리스크관리본부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신용리스크의 경우 리스크관리본부내 리스크캐피탈팀 7명으로 바젤Ⅱ 전담팀을 구성해 준비하고 있으며, 대응범위가 넓은 운영리스크 부문은 일단 올 초 은행검사부와 준법감시팀 등 관련부서가 나서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또 현 시점에서는 바젤Ⅱ에서 요구되는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만큼 은행내의 각종 데이터들 중 바젤Ⅱ 요건에 맞는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 작업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정태 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것처럼 신용 및 시장리스크를 정교하게 관리하고 새로운 운영리스크 도입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심사시스템, 회수관련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을 정보하고 신용평가시스템(CSS)을 모든 가계여신으로 확대, 적용함으로써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익스피리언이 신용평가시스템 부문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용리스크 부문과 운용리스크 부문은 각각 머서올리버와이만과 삼정KPMG가 수행하고 있는데 각각 8월과 9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머서올리버와이만과 액센츄어가 공동으로 바젤Ⅱ 데이터마트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사베인즈-옥슬리도 함께 준비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에서 각각 10명씩 20명으로 바젤Ⅱ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렇게 구성된 바젤Ⅱ 전담팀은 신용리스크와 운영리스크 부문에 각각 10명과 6명을 배치했으며, PillarⅡ에 해당하는 자본적정성 평가에는 4명을 배치해 바젤Ⅱ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우선 지난 2월 바젤Ⅱ 요건에 맞는 신용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 한국사이베이스, 한국IBM 등 1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3월 17일에는 액센츄어, 한국IBM 등 국내외 7개 컨설팅업체를 대상으로 운용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공개했다.
신한금융은 제안요청서를 통해 크게 바젤Ⅱ 도입 전반에 관한 세부요건 분석과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두 가지로 나눠 제안서를 구성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자본적정성과 신용리스크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 바젤Ⅱ 도입 전반에 관한 부문은 자본적정성 부문에서 바젤Ⅱ의 갭(Gap) 분석과 ALM, 시장리스크 등 은행 전반의 리스크관리 체계와의 통합 요건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신용리스크 부문에서는 ▲신용리스크 데이터마트(DM) ▲PD/EAD 요건 및 분석모형 ▲LGD 요건 및 분석모형 ▲담보관리시스템 ▲여신상담신청 및 승인시스템 ▲사후관리시스템 ▲신용자본요구량 산출시스템의 구축방법론 등을 설계해줄 것을 요구했다.
운영리스크부문에서는 ▲운영리스크의 정의 및 범위에서에서는 경영, 평판리스크 관리 방안에 이르는 운영리스크 관리 프레임웍 수립 ▲운영리스크 인식, 평가 및 통제방안 ▲손실데이터 축적 및 관리 방안 ▲리스크 측정 및 보고, 모니터링 ▲운영리스크의 관리 개선 확산방안 등은 물론 사베인즈-옥슬리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공시 및 감독기준 대응방안 등도 컨설팅 항목에 포함시켰다.
신한은행 측은 연말까지 1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내년 6월까지는 모듈별로 시스템을 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내년 말까지 테스팅을 거쳐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 2006년 1년 동안은 시범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6일부터 한국신용평가, 무디스KMC, MIS(Moody's Invest Service)와 함께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사후관리시스템 개선을 통한 부도손실률 산출, 담보시스템 개선을 통한 합리적 리스크 경감 수단, 비온라인 처리 상품들에 대한 온라인화, 신용평가모형 세분화, 바젤Ⅱ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 등의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바젤Ⅱ 고려한 CRMS 구축 중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바젤Ⅱ와 관련 있는 프로젝트를 몇 가지 진행 중이다.
하나는 데이터 모델 설계에만 7개월 이상 시간을 할애한 전사적데이터웨어하우스(EDW) 프로젝트로 현재 데이터 이행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IBM·한국신용평가정보와 함께 구축에 나선 종합여신관리시스템(CRMS)으로 차세대 시스템이 가동되는 오는 9월 함께 가동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종합여신관리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바젤Ⅱ 기준을 충족시키는 신용리스크 평가모델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담보설정에서부터 대출금회수에 이르는 여신 전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측은 리스크 관리의 고도화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한 신용 리스크 관리는 강화하는 한편 대출부문에서 우량고객 위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잠재 부실기업에 대한 사전관리 기능도 강화하기 위해서 CRMS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운영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작년 하반기 삼정KPMG와 영국KPMG를 통한 1차 컨설팅을 통해 리스크 항목을 설정한 만큼 올해 항목별 리스크 가중치를 계량화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한편, 백업센터를 미러링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은행권 최초로 리스크 DM 구축
하나은행은 지난 2002년 신용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리스크 분석을 위한 리스크 데이터마트를 구축했다. 이어 2003년 4월 리스크관리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던 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 운영리스크TFT를 구성해 삼정KPMG, IBM BCS와 함께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2단계로 진행되는 운영리스크시스템 구축작업은 상반기 중으로 1단계 작업인 방법론적 접근과 요건 정의를 마칠 예정이다.
바젤Ⅱ와 관련해서는 올 3월 리스크관리본부 리스크관리팀의 현업 5명을 포함한 9명으로 바젤Ⅱ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바젤Ⅱ태스크포스팀은 운영리스크TFT가 별도로 가동하고 있는 만큼 신용리스크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달 바젤Ⅱ 최종안이 발표되면 하반기 중 신용리스크의 갭 분석을 마무리하고 시스템을 구현할 예정이다.
한편, 특수은행인 농협은 운영리스크와 신용리스크, 종합리스크 등 3개 TFT를 구성, 운영중인데 종합리스크 부문의 경우 작년 상반기 LG히다찌와 CRMS 구축 1차 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여신전문솔루션업체인 누리솔루션과 함께 '여신사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2부 IT업체 바젤Ⅱ 대응 솔루션 현황
전문 솔루션에서 통합 솔루션까지 출시 봇물
전담사업팀 구성, 세미나 개최 등 인지도 확보에 전력

은행권의 바젤Ⅱ 관련 시스템 구축이나 업그레이드가 본격화되면서 바젤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IT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이 시장에는 한국IBM, 한국HP 등 대형 IT업체들은 물론 삼성SDS, 베어링포인트 등 SI 및 컨설팅업체, 한국어센셜소프트웨어, SAS코리아, KSTEC, SAP코리아 등 주요 BI업체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들도 관련 솔루션을 내놓고 고객 확보에 나섰다.

IT업체들, 바젤Ⅱ 특수 겨냥 총력전
먼저 한국IBM은 작년 초 바젤Ⅱ에 대비한 DW관리솔루션인 BDW(Banking Data Warehouse)와 은행 업무 프로세스 프레임웍인 CBP(Critical Business Process)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컨설팅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총망라한 바젤Ⅱ 대응 통합 솔루션인 '위험관리 및 협약 준수를 위한 IBM 솔루션(IBM Risk and Compliance - Basel Ⅱ)를 전세계적으로 발표했다. IBM은 현재 금융산업본부를 중심으로 활발히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데이터웨어하우스에서부터 시장, 신용, 운영리스크 관리용 분석 애플리케이션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인 SAS코리아는 올 들어 운영리스크 관리솔루션인 'SAS OPRisk 관리 솔루션'으로 운영리스크시스템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SAS코리아는 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운영리스크 전문가 과정'을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 1일 과정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운영리스크 관리 방법론과 운영리스크 관련 솔루션 데모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했는데, 향후 구체적인 구현방법까지 제시하는 3~4일 교육과정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한국사이베이스는 영국의 리스크관리솔루션 업체인 '쿼드런트 리스크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Quadrant Risk Management International : QRMI)'와 협력해 바젤Ⅱ 전문솔루션인 'B²(B스퀘어드)'를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2003년 하반기에 출시된 솔루션으로 사이베이스의 분석전용 DBMS인 사이베이스IQ 기반으로 설계됐다.

타깃 세미나로 자사 솔루션 인지도 높여
한국사이베이스는 컨설팅 및 SI업체들과 공조를 통해 자사 고객 중 바젤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객들을 우선적으로 공략해 신용 및 운영리스크시스템에 있어서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국사이베이스는 지난 3월 자사의 금융권 고객을 대상으로 영국의 QRMI와 함께 '바젤,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진 사례 소개 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올 상반기 3~5개 은행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SAP코리아도 지난달 20일 금융기관 리스크관리팀 및 여신담당자, 컨설팅 회사의 리스크 관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바젤Ⅱ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 자사의 바젤Ⅱ 대응 솔루션인 '뱅크 애널라이저'의 수요 발굴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 참석차 방한한 SAP 본사의 뱅킹 솔루션 담당이사인 옌스-피터 옌슨은 "바젤 II를 위한 전세계 금융기관들의 대응이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선진국 금융기관 중 독일 Postbank를 비롯한 8개 은행이 SAP 솔루션을 이용하여 구축 중에 있다"면서 "한국 은행들도 바젤Ⅱ 시행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선진금융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사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선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정착과 관련 데이터 체계정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장기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한 바젤 II 체제로의 전환에 필요한 역량을 완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ILOG 금융서비스산업 세미나를 시작으로 바젤Ⅱ 시장 공략에 나선 KSTEC은 구교연 팀장을 중심으로 바젤Ⅱ 전담팀을 구성, 은행권을 대상으로 비즈니스규칙엔진인 '제이룰스'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KSTEC의 구교연 팀장은 "비즈니스규칙엔진을 이용해 금융시스템을 구성하면 바젤Ⅱ뿐만 아니라 보다 강력한 규제를 가지고 있는 규율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손쉽게 적용될 수 있다"면서 "바젤Ⅱ 컴플라이언스를 충족시키기 위한 많은 규칙들을 생성하고 관리,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ILOG 제이룰스가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STEC은 바젤Ⅱ 관련 수요 확보를 위해 각 은행의 바젤Ⅱ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구축 세미나를 실시하는 한편 ILOG사의 바젤Ⅱ 전문인력과 공동으로 기술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대형SI와 BPM 솔루션업체, 바젤Ⅱ 관련 업체들과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삼성SDS는 지난해 하반기 바젤Ⅱ 특수에 대비해 10여명의 인력으로 바젤Ⅱ TFT를 구성했으며, 여신종합관리솔루션 업체인 누리솔루션도 올 초 바젤사업부를 신설,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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