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Park(한국명 박 영) 美國RICOH사 Practice Manager


▲ Young Park(한국명 박 영) 美國RICOH사 Practice Manager



미국 리코(RICOH)사 박영(54세) 프랙티스 매니저는 국내 패키지 SW를 미국시장에 수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실질적으로 그는 국내 SW 솔루션 전문 기업인 (주)파수닷컴(대표이사 조규곤)의 보안 솔루션을 미국 A은행에 공급(약 10억 달러 규모)하기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데이터 품질 관련 전문 기업인 데이터스트림즈, DB전문기업인 알티베이스, 웹리포팅 툴 전문기업인 엠투소프트 등의 솔루션들을 미국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박영 프랙티스 매니저는 이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일정이 빡빡했지만 본지와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그는 지난 1982년 미국에 건너가 올해로 32년째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성공한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세븐일레븐에서의 아르바이트 생활(10년)을 시작으로 태권도 도장 경영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으면서 성공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미국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정직'과 '성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현재 그가 근무하고 있는 리코사는 지난 2001년에 입사, 12년째 이 회사에서 보안 분야 프랙티스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리코사는 원래 제조기업이었지만 IT 전문 유통회사인 이콘(IKON)사를 인수합병 했다. 서비스 부문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 때문이라고 한다. 박영 프랙티스 매니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SW패키지 기업들이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이미 진출을 시도한 기업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등에 상세히 들어봤다.



"먹고살기 위해 미국에 갔다"

미국에는 언제, 왜 이민을 갔는가.

▶ 먹고 살기 위해 갔다. 우리 집은 가난했다. 그런데 다 그렇게 뛰어난 실력도 없었다. 먹고 살길이 막막해 미국으로 건너가면 희망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보니 실제 현실은 어땠나.

▶ 생각보다는 많이 달랐고, 미국도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처음 5년여 동안은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하고, 되는 게 없나?"라며 나 자신보다는 주변 환경에 불만과 원망을 많이 했다. 그러나 5년여 기간이 지난 후 모든 것은 나 자신에 달려 있음을 깨달았다. 실질적으로 그때부터 본격적인 미국 생활이 시작됐다고 본다.
처음에는 일할 곳이 없어 노가다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24시간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서 어느 날 한 점원이 나오지를 않아 대신 일을 하게 됐고, 이곳에서 인정을 받게 돼 8개의 편의점까지 관리하게 됐다. 세븐일레븐에서만 11년 근무했다.
그러던 중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던 지인이 2개도 관리하기가 힘든데, 어떻게 8개나 관리하느냐며 태권도장을 같이 경영해 보자고 제안을 해 자리를 옮겨 태권도장을 운영 관리하게 됐다. 태권도는 공인 6단이다.
다행히 태권도장은 잘 돼 뉴욕에서만 6개를 운영(1991년~1993년)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최고경영인들을 가르치게 됐는데, 태권도장을 더 크게 운영하기 위해 이들에게 경영진단을 의뢰했다. 당시 그들의 경영진단 결과는 'F학점'이었다. 즉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오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자동차도 없고, 휴가도 없는 운영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해서 그들은 태권도장 운영을 그만두고 세일즈를 권장했다. 당시 전자문서관리 시장이 미약하지만 앞으로 뜰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와 관련된 회사에 지원하라고 컨설팅을 해줬다. 심지어 그들이 LA에 있는 IT 관련 기업이 인력을 채용한다며 알려주기까지도 했다.
그래서 태권도장 운영을 그만두고 무작정 이 회사에 지원했다. 그 회사(Lazer Fich, 종이를 스캔해서 이미지화 하는 전문 기업)는 IT도 모르면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 라며 조건부 입사를 허락해 줬다. 다시 말해 이 회사는 뉴욕과 뉴저지에서 연간 4,000달러를 판매해야만 한다는 조건이었다.
어쨌든 딜러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기도 하고, 직접 영업도 하면서 2년 만에 22만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시켰다. 이를 계기로 리코사에 입사(2001년)하게 됐다.
당시 영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영업의 초점을 사는 사람의 입장에 맞춰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파악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한 전략은 맞아떨어졌고, 결국 성공적인 영업을 하게 됐다.

CEO 시각으로 제품을 개발하면 안 된다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잘 아시겠지만 핸디소프트는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알티베이스, 데이터스트림즈, 엠투소프트 등도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아울러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만 한다고 보는가.

▶ 한국 제품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이다. CEO가 엔지니어인 경우와 세일즈 & 마케팅 전문가인 경우이다. 이들 형태는 제품에 있어서 상당히 다르다. 즉 엔지니어인 회사 제품은 사장이 자신의 시각에서 개발한 경우가 많고, 비즈니스 패턴도 제품 안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반면 세일즈 & 마케팅인 경우는 시장에 맞춰 제품개발을 요구하게 돼 제품과 성능의 변화를 무한한 환경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즉 마케팅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룰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A제품이든, B제품이든 한국에서 왔다는 판단이 되도록 하면 곤란하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이나 도큐먼트 등에서 그런 부분이 있으면 그것은 금물이다.
다시 말해 미국인들의 시각과 문화, 컴퓨팅 환경에 맞춰야만 성공할 가능이 높다. 따라서 확실한 인더스트리에 맞춰 그 인더스트리에 맞는 전문성까지 충분히 고려한 제품을 개발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미국과 한국의 은행은 업무나 프로세스, 전문 용어, 업무처리 등에 있어서 분명히 다르다. 그런데 그것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품을 개발했다면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물건을 사고자 하는 고객의 문화나 업무환경, 그리고 그들만이 사용하는 전문적 용어까지도 파악해야만 한다. 영어를 잘 안다고 비즈니스까지 잘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영어를 잘 아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너무 의지하지 않는 게 좋다.
따라서 미국에서의 비즈니스는 미국에 있는 리셀러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핸디소프트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한국적 냄새가 너무 풍겼고, 직접 영업을 시도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자사만의 컬러를 내려는 경향이 짙은데, 그렇게 되면 성공가능성은 그만큼 낮다. 막 말로 한국에서 판매할 일이지 미국에서 판매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결정을 한국처럼 빨리 하지 않고, 이것저것 세밀히 파악한 다음 천천히 결론을 내린다.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계획을 세우면 그대로 밀고 나가야지, 안 된다고 물러서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미국에서의 성공요소 가운데 하나는 프레젠테이션이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할 때 그들의 마음을 열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은 하나의 과학이다. 미국에는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들이 많다. 이에 대해 철저한 공부와 노력, 연습이 필요하다.
30분 내에 다음 초청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파수닷컴 미국 수출은 성사된다"

보안 솔루션 기업인 ㈜파수닷컴이 미국 시장에 솔루션을 수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됐고, 현재 어떤 상황인가.

▶ 같은 교회에 다니는 분이 파수닷컴 조규곤 사장과 삼성에서 같이 근무한 바 있어 그를 통해 소개 받았다. 조 사장은 이후 미국에 방문한 바 있고,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가 도와준다면 수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추진하게 됐다. 당시 나는 IKON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원래 올해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는데, 내년으로 다시 연기됐다. 미국의 A은행인데, 이 은행은 보안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파수닷컴의 DRM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정보를 마구 캐가고 있는 위키리크스를 타깃으로 보안솔루션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컨설팅과 서비스 부문(약 30만 달러)만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3억 원이라는 규모는 라이선스가 아니라 서비스 부문만 해당되기 때문에 결코 작지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파수닷컴은 이와 관련"왜 안 되느냐? 안 사려는 것 아니냐?"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고객과의 접촉은 처음부터 솔루션을 팔기 위해 접촉한 게 아니다. 도와주기 위해 접근했고, 특히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경쟁 끝에 따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뛰어넘을 만큼 3년 동안 꾸준히 영업활동을 하며 얻어낸 결실이다.
이를 계기로 웰스파고, 선트러스트 등에서도 문의요청이 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들은 외국인을 보면 지나치게 친절한 경우가 많다. 그것은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기 마음을 비우고, 남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 엘리트라면 미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미국 시장에 수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데이터스트림즈의 데이터 품질 솔루션, 알티베이스의 DBMS, 엠투소프트의 웹리포팅 툴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은 미국에서 제품설명회를 가졌고, 현재 수출을 위한 여러 가지 요건충족을 위해 보완 및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철저한 분석을 통해 결정한다. 기업이 기여하는 이익이나 ROI의 필요성까지 따져 결정하고, 실무담당자가 결정한 사안을 위 상사가 번복하는 경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사용자 △IT 서포트 △돈을 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야만 딜(Deal)이 성사될 수 있다. 즉 보기가 좋아야 하고, 고객의 환경에 잘 맞아야 한다. 돈을 내는 사람은 필요성만 따질 뿐이다.

"한국SW기업들의 미국 수출을 적극 도울 것"

미래에 어떤 인물로 성장 발전하길 바라는가.

▶ 파수닷컴을 비롯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이 잘 될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고 싶다. 그리고 이들 기업들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한국에 '비즈니스 스쿨'을 설립하고 싶다. 외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켜 성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다.
한편 박영 프랙티스 매니저는 한국은 우수한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수출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개개인적으로는 우수할지 모르지만 표준화가 안 돼 있어 어떤 인재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만 하고, 우수한 인재들에 대한 검증을 거쳐 정부가 보증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 매니저는 "한국을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는 게 사실인 것 같다며 마지막 남은 인생을 한국 기업과 국가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와 같은 인물이 있기에 한국의 SW기업들은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10계명
1. CEO입장이 아닌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라(마케팅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라)
2. PT(Presentation)나 도큐먼트(Document)에서 한국의 냄새를 빼라
3. 공략하고자 하는 인더스트리에 맞춰 전문성까지 고려한 제품을 개발하라
4. 자기들만의 컬러를 내지 말고, 고객에 맞춰라
5. 잘 아는 지인들에게 너무 의지하지 마라(영어를 잘 안다고 비즈니스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6. 직접 영업보다 리셀러를 통해 진출하라
7. 계획 했으면 그대로 밀고나가라. 안 된다고 물러서지 마라
8. 과학적인 PT를 통해 30분 내에 다음 초청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공부와 노력, 연습을 하라
9. 콘택 드라이브(e-메일, 전화)를 미국 시간에 맞추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라
10.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생각보다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고객에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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