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토마토시스템 대표


▲ 이상돈 토마토시스템 대표





지난 6월 구로디지털밸리 지하철 출구, 횡단보도, 길거리 등에서 공사장 안전 표시판을 연상케 하는 노란색 깃발과 인간배너, 바이크. 현수막들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eXERD를 알아?'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피켓과 포스터, 배너들이 '노란물결'로 구로디지털밸리를 장식한 것이다. 초등학교 녹색어머니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깃발을 들고 아이들의 등·하교를 지도하듯 행사 도우미들이'eXERD'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구로디지털밸리 보행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듯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인도하기도 했다. 이 행사의 주최는 토마토시스템. 자사의 데이터모델링 툴인 'eXERD 2.0'출시에 맞춰 홍보성으로 기획된 행사였다. 중·소규모 IT기업이 밀집된 구로디지털밸리가 자사 제품을 알리는데 가장 적합한 장소라 판단해 출근시간 및 점심시간을 통해 게릴라성 제품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토마토시스템은 'eXERD 2.0'을 출시하면서 빠르고 편리한 가장 쉬운 데이터 모델링 툴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는 eXERD의 최초 개발 콘셉트를 반영한 것이다. 기존 데이터 모델링 제품들은 기능이 너무 많고 복잡했다. 가격 또한 고가에 속해 모든 개발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이에 토마토시스템은 1%의 DB전문가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 99%의 개발자가 만족하는 제품이라는 개발 동기를 반영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들만 모아 쉽고 빠르고, 편리한 실무형 중심의 데이터베이스 모델링 툴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특히 2.0버전에서는 지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의 기능과 안정화를 강화했다. 고객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었던 데이터 모델링의 대명사인'ERWin 파일 가져오기, 파일과 모델들 간의 비교병합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오라클, MSSQL에 이어 IBM DB2, MySQL도 지원한다.
eXERD는 커머스플래닛, 한전KDN, 더존비즈온, 엔카네트워크, 세스코, 모빌리언스, 중외정보기술 등 중소규모의 기업은 물론 대법원, 시설관리공단, 디지스트 등 정부·공공기관에도 납품된 바 있으며 긍정적인 평가에 이어 기존 고객의 추가구매율도 늘어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토마토시스템은 "이번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은 국산 DB모델링 툴의 인지도 향상 및 고객층 형성을 위해 기획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산 모델링 툴이 장악한 시장을 국내 기술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당찬 계획을 품은 토마토시스템의 대표인 이상돈 사장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ERD 2.0'을 발표하면서 데이터모델링 툴의 불법 사용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eXERD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표본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 국내 데이터 모델링 툴 시장은 CA와 사이베이스 제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적인 현실에 맞지 않아 불편하다. 게다가 데이터모델링 툴의 불법 사용이 만연하다. 데이터모델링 툴은 데이터베이스 설계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솔루션이지만 시중에 소개된 기존 제품은 유저 당 도입 비용이 너무 높아 대형 프로젝트나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소기업에서 필요한 수량만큼 구매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불법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몇 개의 제품만 정품을 구매하고 나머지는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국내 모델링 툴의 왜곡된 사용 현실을 개선하고 개발자들의 설계 역량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이클립스 기반의 eXERD라는 국산 모델링 툴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가격도 외산제품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되어 비싼 가격의 외산제품, 불법 데이터 모델링 툴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들의 솔루션 도입 비용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할 수 있다.

외산 툴에 비해 강점이라고 한다면.

▶ ERWin은 전문가를 위한 툴로 상위 1%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비전문가까지도 데이터 모델링을 할 수 있게 도구를 제공한다.
실제 데이터 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투입됐지만 ERWin를 제대로 다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린 이 틈새를 노린 것이다.
또한 고객의 의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eXERD 개발 당시 고가의 데이터모델링을 쓰는 대신 우리가 쓸수 있는 것을 직접 만들어보자라는 의견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자 측면에서 편리한 기능들을 많은 포함할 수 있었다. 실제 ERWin에서도 우리를 부러워한다. 우리의 경우 고객의 소리에 곧장 피드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ERWin의 경우 미국 본사에 피드백을 하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토마토시스템이 설립된 지 12년이나 됐는데.

▶ 2000년 대학종합정보화 전문회사로 출범, 이제는 대학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는 물론이고 포털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개발·공급 하는 전문 SW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4년 1월 X-인터넷 기반의 eXtremebuilder를 출시했고 이와 관련된 구축 경험을 토대로 eXria, eXCampus, eXSSOn, eXERD, eXPortal을 차례로 출시하며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가고 있다. SI업체로 이 같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보유한 업체는 극히 드물다. 현재 시스템 설계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우수한 솔루션을 보유한 SW전문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00년 창립 당시 불과 7명이었던 인원이 올해는 약 200여 명 정도로 늘어났다. 경기가 좋지 않았던 시기에도 인원감축을 하지 않고 오히려 R&D에 집중시켜 기술경쟁력을 강화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개발능력과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매년 2개 이상의 솔루션을 개발, 제품화하며 전문SW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8년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2010년까지 다소 정체됐으나 2011년에는 113억 원으로 다시 성장곡선을 긋고 았다. 올해엔 이미 확정된 매출만 110억 원을 넘겼으며 연말까지 최소 150억 원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토마토시스템하면 대학ERP란 이미지가 강하다. 사업 영역은 어떻게 되나.

▶ 우리 사업영역은 크게 대학, 광고, SW개발로 나눌 수 있다. 매출의 50~60%가 대학사업에서 발생하다보니 대학에 특화된 이미지가 강한 것이다. 우리가 구축한 대학정보시스템은 50여개 이상으로 그만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있다.
광고사업은 전체 매출의 20~30%이다. 광고영업시스템, 효과분석시스템, 시청률시스템, 미디어플래닝을 한다.
SW는 데이터모델링 툴'eXERD', UI개발툴 'eXbuilder', 'eXria', 싱글사인온 'eXSSO', 엔터프라이즈 포털 'eXPortal'등 많은 제품이 라인업됐으며 매년 2개 이상의 솔루션이 개발된 셈이다.
아직 SW 라이선스 매출의 비중이 높은 편은 아지만 꾸준한 R&D 투자로 회사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개발능력과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SW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남기 쉽지 않은데 원동력이 무엇인가.

▶ 소프트웨어산업 불황 속에서도 '인재가 곧 자산'이라는 신념을 갖고 기술개발을 위해 꾸준하게 인재등용을 해왔다.
또 지속적인 R&D투자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
지난 3년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평균 30%였던 것만 봐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았던 시기에도 인원감축을 하지 않고 되레 인원을 더욱 확충했다. 현재 약 2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300명까지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그만큼 인력확충을 R&D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모든 솔루션을 100% 자체 개발하며 아키텍처 설계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게 된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SI산업에 SW산업이 파묻혀 있어 SW가 제값을 받기가 힘든 실정이다. 저가 발주에 대한 역사가 오래 됐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SW에 대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는데 우선시 돼야 한다. 그래서 개정 SW산업진흥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인력 빼가기가 갈수록 심화되어 있어 중소기업, 특히 SW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신입사원을 채용한 뒤 오랜 시간 공들여 핵심인력으로 키워 놓으면 대기업이라는 타이틀과 높은 연봉으로 인력이 빠져나간다. 사람만 빠져나가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경험도 함께 나가는 것이니 중소기업 입장으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다들 대기업을 선호하는데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굳이 중소기업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 LG CNS에 재직 중 IMF가 닥쳤다. 대기업에서 함께 일하던 선배들이 40대 중후반의 나이에 추풍낙엽처럼 잘려 나가는 것을 보면서 회사가 나를 끝까지 책임져 주지도 않을 뿐더러 퇴직 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어느 정도 나이나 직급이 되면 실무에서 관리로 넘어가는 관례와 달리 평생 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 당시 LG CNS가 대학사업을 했다. 그러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사후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SI와 SW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 있는 일을 해보자고 해서 중소기업에서 잘 할 수 있는 직원을 모아 7명이 퇴사 후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한국HP, 오라클, MS, IBM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특히 eXERD 같은 경우 해외 DBMS와 호환을 이루고 있다. 국내 DBMS의 호환을 비롯하여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 고려 계획은.

▶ 현재 eXERD는 오라클, MSSQL, DB2, MySQL를 지원하고 있다. 점차 국내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국산 DBMS나 오픈소스 DBMS의 지원도 검토 중에 있다.
외산 DBMS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국내 DBMS시장이 ERWin이 독식하는 모델링 툴 시장과 그 양상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열심히 하고 있는 국산DBMS 업체들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국내SW시장의 성장에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
특히 이러한 협력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토마토시스템이라는 사명이 특색 있는데.

▶ 아무리 좋은 의미로 회사명을 지어봐야 남들이 기억하지 못하면 별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잡스를 좋아한다. 애플처럼 쉬우면서 기억하기 좋은 사명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각종 과일들을 다 떠올려봤다. 그 중 토마토가 느낌이 신선했다. 그런데 상호 등록을 하려고 보니 토마토를 쓰는 업체가 상당수였다. 중복되지 않게 시스템을 붙여 토마토시스템으로 사명이 탄생하게 됐다.
사명이 무게감이 없다 꾸짖는 경우도 가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이미지로 봐준다. 한번 들으면 기억할 수 있는 사명이라고 칭찬한다. 게다가 토마토시스템 자체가 영어라서 변역할 필요도 없다.
토마토를 이탈리아에서는 황금사과라고 한다. 사과보다 더 가치 있는 황금사과 그것이 토마토이며, 애플보다 더 뛰어난 기업이 토마토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인 포부를 품고 있다.



직원이 주인인 회사

토마토시스템 만의 기업 문화라고 한다면.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회사, 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 토마토시스템은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 하는 것이다.

노사협의회를 정례화, 표준화된 인사평가 제도, 익명게시판 등 모든 제도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만든 것이다. 특히 직원들의 가감 없는 의견을 듣기 위해 만든 익명게시판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원이 운영하는, 그래서 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또는 누가 일을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주체는 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긍정적 마인드, 자기 주도적 계발, 혁신적 생각 등의 내용이 함양된 직원 교육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직원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토마토시스템의 기업문화이다. 게다가 토마토시스템은 외부 투자가 전무한 회사다. 회사 직원 40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처음 설립부터 주인의식을 갖자는데 기인한 결과물이다.

경영철학은.

대부분의 회사는 대내외적으로 '고객만족'을 경영이념으로 내걸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매출목표, 이익 등 '실적'만을 중요한 판단과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실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객이나 직원을 구호로 내세웠던 것이다.

우연히 인도의 '인포시스'라는 회사 회장이 인터뷰한 기사에서 '직원만족'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얘기한 구절을 보게 됐다.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그 결과로
인해 사업이 번창하고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직원이 소중하고 고객이 소중하다 보면 직원의 가족과 고객의 가족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결국 우리 회사의 모든 구성원에 대해 기여하는 것, 이것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원, 고객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자연스러운 결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과 그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고객과 고객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결과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성장해 다시 고용을 증대시킴으로써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 그런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거다

비전이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전문회사'인데.

우리는 크게 두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하나는 토마토시스템의 비즈니스에 관련된 것을 솔루션화하는 것이다. 대학 ERP패키지 'eXCampus'가 그러한 솔루션이다. 창업 이래 십여 년 이상의 기술과 노하우가 묻어있는 소프트웨어이다. 현재 국내 대학의 특성에 맞게 표준화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으며 계원예술대학, 서울여대 등에 적용된 바 있다. 기술력만 가미된 소프트웨어보다는 비즈니스와 기술이 복합된 소프트웨어가 시너지가 크며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또 다른 하나는 기술력 기반의 개발관련 솔루션이다. 데이터 모델링툴, UI개발툴, eXPortal 등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한 툴들이다. 이들 제품은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해 만든 제품들이다.

우리 SW가 좀 더 편리하게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개발도구인데 서비스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SW는 한번 팔면 끝나는 게 아니라 추후 서비스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지난 10년은 토마토시스템의 최고 목표인 글로벌 IT 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초석을 다진 기간이라 볼 수 있다.

올해부터 글로벌 및 국내 사업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비전과 전략을 정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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