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혁 에이치투오(H2O)시스템테크놀로지㈜ 대표이사


▲ 임종혁 에이치투오(H2O)시스템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임종혁(51세) 에이치투오시스템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기술로 먹고 사는 그야말로 순수한 엔지니어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비즈니스를 위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임종혁 대표는 사람과 비즈니스를 만족시키는 기술을 파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또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지난 2000년 12월 에이치투오시스템테크놀로지(이하 에이치투오시스템)도 그런 배경에서 설립했다고 한다. 때문인지 올해로 설립 13년째이지만, 기간에 비해 순매출규모(30억 원)는 그렇게 크지 않다. 사업 목적을 제품 영업보다는 기술을 파는 회사, 즉 고객들과 함께 동반성장을 하자는 데 더 주력했기 때문이다. 반면 서버기술과 UI기술은 국내 최고라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실례로 에이치투오시스템이 개발한 미들웨어인 '타이탄(TiTAN)'은 한국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의 메인 미들웨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 기업들은 기존 사용하고 있던 외산을 들어내고 타이탄을 도입했다고 한다. 성능이나 기능이 훨씬 앞섰을 뿐만 아니라 특히 임종혁 대표의 열정과 기술에 대한 자긍심에 더 매료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종혁 대표는 "내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해도 그것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상대방이 없다면 무의미 하다"며, "사람들과 터전을 만들고 삶을 영위해 나가고, 무엇인가를 바꿔나간다는 성취감, 그리고 개발한 기술로 누군가-고객-를 만족시켰을 때 희열을 느낀다"고 밝힌다. 그렇다. 그는 돈보다는 사람과 기술의 가치에 기업의 존재이유가 있다는 철학을 가진 순수한 엔지니어이자 기업인이다. 회사명을 에이치투오시스템, 즉 H2O(From Human To Office)으로 정한 것도 사람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과 비즈니스를 기술로 만족시키겠다는 깊은 의미가 배어 있다는 것이다. 에이치투오시스템은 특별한 영업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객들은 그러나 그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업은 에이치투오시스템이 최고라는 평가에 주저하지 않는다. '낭중지추(囊中之錐,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뛰어난 재주는 결국 알려지게 된다)'라는 사자성어가 에이치투오시스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다. 임종혁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라는 생각보다 그냥 죽겠다는 생각으로 본업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에이치투오시스템의 제품은 지난해 말 본지가 '2013년 세계에서 주목 받을 국산 소프트웨어 18선'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임종혁 대표를 만나본다.


설립목적은 '필요한 기술을 파는 것'

"필요로 하는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게 기업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자 목적입니다."

임종혁 대표이사가 밝히는 에이치투오시스템 설립 배경은 대다수 기업경영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개발한 제품이 아닌 기술을 팔아 돈을 벌어보겠다는 것이 임종혁 대표의 경영철학인 것이다. 때문에 그는 비즈니스를 위해 돈을 필요로 한게 아니라 연구개발을 위해 돈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창업 후 얼마 안 돼 게임 회사와 D증권사에서 동시에 서버구축 요청을 받았을 때 임 대표는 돈만을 생각했다면 모두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증권사의 요청만을 선택했다고 한다.

두 개를 모두 선택했다면 돈은 더 많이 벌 수 있었겠지만 하나만 선택했던 것이다. 그렇다. 그는 이처럼 본인이 개발한 기술로 고객들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포기한다.

D증권 미들웨어 서버 개발을 선택한 그는 자사의 주력 제품인 '타이탄'을 탄생(2001년)시켰고, 그 제품은 국내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사용하고 있을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한다. 물론 한국공항이나 인천국제공항, SK텔레콤, 국방부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쓰여 지고 있기도 한다. 한국공항이나 인천국제공항 같은 고객은 기존 사용하던 외산을 들어내고 에이치투오시스템의 타이탄 솔루션을 메인 미들웨어로 사용될 만큼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사실 임종혁 대표는 컴퓨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지질학을 전공했다. 지질학 출신도인 만큼 그는 한 때 강원도 대형 광산에서 일하기를 원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취업을 할 당시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1980년대 말)에 따른 광산업 축소 등으로 인해 임 대표의 꿈은 쉽게 이뤄질 수 없게 됐다.


포기할 줄 모르는 집중력과 끈기

군 복무-미군 부대- 때 컴퓨터를 처음 접했던 임 대표는 컴퓨터의 유용함을 알게 됐고, 전역 후 복학을 해 대학교 전산소에서 로터스 123, 포트란, 매스라이브러리 등의 프로그램을 배우며 지질학도의 꿈을 키울 만큼 컴퓨터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무엇이든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강한 임 대표는 컴퓨터라는 새로운 기기에 관심이 높아 지질을 탐사하며 발생하는 데이터를 컴퓨터로 정리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당시 지질학을 전공한 대다수 학생들은 컴퓨터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는 마땅히 취직할 곳이 없어 단위농협에서 예금 및 여수신 업무프로그램 등을 코볼로 짜는가 하면 오류를 수정하다가 처음부터 다시 새로 짜는 등의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임 대표는 그의 삶의 철학인 "Don't Stop, Never Give up(멈추지 말고 포기하지도 말라는 뜻)"을 얻게 됐고, 또한 관련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돼 오늘에 이른 것이다.

특히 그가 근무했던 대원시스템에서는 금융영업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DOS의 한글화, OS 인프라 구축, RS/6000 서버 한글화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고, 펜타소프트에서는 연구소장을 역임하며 6~7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구축진행하며 1주일 정도를 집에 들어가지 않아 부인이 찾아왔던 일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임종혁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설계를 해 놓고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3일 일하고 하루 자고,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가 잠을 자는 일이 생활화 됐었을 만큼 재미있게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그 때가 좋았었다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힘주어 말했다.

그의 그런 노력과 열정은 결국 고객들이 요구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짜줬을 뿐만 아니라 정해진 날짜에 단 하루도 어기지 않고 프로젝트를 끝마쳤다고 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 풀지 못하는 프로그램도 모두 다 해결해 내는 그의 집중력과 끈기는 아무도 쉽게 흉내 낼 수 없었다고 한다. "임종혁 사장에게 맡기면 안 되는 게 없다"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바로 그 때였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미들웨어 개발로 승부

임 사장이 가장 관심을 가진 소프트웨어는 '미들웨어'라고 한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중간 역할을 해주는 소프트웨어에 심취해 금융기관을 다니며 통신 프로그램을 짜주는 등 대한민국에서 상용화 돼 있는 대다수의 통신 프로토콜을 거의 경험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통해 탄생(2001년)시킨 게 바로 에이치투오시스템의 주력 기술 가운데 하나인 '타이탄TiTAN'인 것이다.

타이탄은 클라이언트 서버와 웹 환경의 서버에 접속돼 있는 다양한 클라이언트에 대용량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미들웨어로 증권사 중심의 금융기관을 비롯해 공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사용되어지고 있다.

이어 탄생시킨 소프트웨어는 리포팅 툴과 UI툴 등이다. 이런 소프트웨어들은 아이디어만으로 개발해 내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임 대표처럼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베테랑만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에이치투오시스템은 인원을 늘려나갔고, 월 10만원 월세 쪽방 사무실에서 40평 규모의 전세 사무실로 옮기는 등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갔다. 그러나 사업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 진행을 하면서 큰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M금융사의 프로젝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손해를 크게 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그의 가장 큰 장기이자 특징인 뚝심으로 비즈니스를 계속 창출해 나갔고, 고객들 또한 그의 열정과 신뢰에 매료돼 적극 지원해 줬다고 한다.


사람의 가치가 녹아든 SW 개발

한편 임 대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터전을 가꾸고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내가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어도 그것을 인정하고 이용해 줄 사람이 없다면, 또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해 줄 사람이 없으면 무의미 하다"고 강조한다. 임 대표가 사람의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이치투오시스템이 개발한 기술 및 제품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가치를 녹아들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고객이 만족하며 인정해줄 수 있는 제품, 또 함께 만든 직원들의 성취감이 담겨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임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려면 많은 사람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갈수록 인력을 감축하고자 하는 요즘 시대의 추세와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임 대표는 그 이유로 회사를 산에 비유했다. 산을 구성하는 것은 바위 하나, 나무 하나가 아닌 여러 자연물들이 어우러진 것이라며 회사도 그와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들이 구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크고 높은 산일수록 많은 자연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웅장해 보이지만 작고 낮은 산일수록 황폐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고객들이 에이치투오시스템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임 대표의 인간적인 면에 매료됐기 때문이라 보여 진다. 다음은 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프로젝트, 단 하루도 연기한 적 없다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비즈니스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우리나라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SI 회사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구조에서는 SW기업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가 없다. SI 회사의 요구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생력을 갖지 못하고 SI 회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상호보완을 통한 상생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비즈니스 능력을 갖춘 SI 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업이 상호 보완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시행되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일은 잘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 개인적인 장점 하나를 말씀 드리면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과정을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업무도 일종의 분해 및 조립의 과정이라고 본다. 과정을 풀어갈 수 있으면 어떻게든 결과는 나오게 되어 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고객들은 그들이 의도하는 만족스런 결과를 내어주길 바라고 있다. 저는 그것을 위해 올인 했다. 프로젝트 구축 추진 시 일정을 단 하루도 연기한 적 없고 예정된 기간 내에 모두 끝냈다.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에 끝내기 위해 일주일 동안 집에 못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아내가 사무실로 찾아와 같이 밤샘한 적도 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라는 생각보다 그냥 죽겠다는 일념으로 임했던 것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회사명에 H2O가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특별한 의미라도 있는지요.

▶ H2O가 갖고 있는 의미는 From Human To Office이다. 사람으로부터 비즈니스(사무)까지 모두를 만족시키자는 모토가 담겨 있다. 여기서 From을 생략하고 Human과 Office에서 각각 이니셜 H와 O를, To와 2의 영어 발음이 같다는 점을 이용하여 2를 남겨 H2O가 탄생했다. 회사명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했는데, 예상외로 제 아내가 낸 것이 최종 선정됐다. 처음에는 물 배달 회사 혹은 정수기 판매 업체로 오인되기도 했다. 그래서 테크놀로지를 붙였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다. 즉 에이치투오시스템이 IT업계의 근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는 사과 팔아서 성공하고 누구는 물을 팔아서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 것도 하나의 희망사항이다.


올해 화두는 '모바일'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 우리 회사의 첫 제품이 타이탄이다. 이 솔루션이 한국 공항의 공항 조업관리 시스템을 운용하는 메인 프로그램으로 채택되었을 때라고 할 수 있다.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면 화물도 내리고, 승객도 내리고, 주유도 하고, 비행기 내부도 청소하면서 다음 비행을 위한 준비를 한다.
이 모든 준비는 조업관리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중요한 업무에 타이탄이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택됐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기존 사용하던 유명한 글로벌 기업의 솔루션을 들어내고 채택됐을 때는 모든 것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다. 채택된 이유는 복잡하지 않고 사용하기에 편리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 교육 등의 업무까지 맡게 됐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제가 추구하던 창업취지에 딱 맞게 적용된 사례여서 가슴 뿌듯했다.


올해 IT시장에서의 이슈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많은 사람이 빅 데이터를 언급하고 있지만, 제 생각은 모바일이라고 본다. 최근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많은 모바일 기기들이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이 가진 모바일 기기를 통해 단순히 재미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활용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전통적인 사무실의 모습은 점차 재택근무나 이동사무실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집단보다는 개인이 중시되는 사회가 된 것이다.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같은 기술도 결국 모바일 시대가 되었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이에 따라 에이치투오시스템은 모바일 시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주력 기술인 스마트 푸시를 모바일에 이용하여 금융분야 뿐만 아니라 학교(스마트교육사업)나 공공기관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 중 우리 제품과 비슷한 것들이 있지만 에이치투오시스템만의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패키지SW시장 미래 불투명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산업은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 현재 산업 구조 자체가 클라우드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현재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보안 분야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의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전문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들도 많이 줄어든 데다가 초기에 개발된 기술들도 지금까지 잘 전수되지 못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패키지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위축된 것이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서비스 쪽으로 바뀌고 있다. 제품 자체의 평가보다는 비즈니스 능력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기술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다. 기반 소프트웨어를 갖고 자체적인 수익포트폴리오를 만들 경우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글로벌 제품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과 국내 시장이 좁다는 점도 패키지 소프트웨어 산업이 위축되는 요소라고 본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가.

▶ 분명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큰 영향보다는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기업들에게 사업 기회가 늘어나는 정도로 예상한다. 다양하면서도 정당한 방법들이 등장하면서 전문화 기업도 늘어날 것이다.
에이치투오시스템도 그런 전문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려 한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으로 인한 변화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떨어진 IT업계의 프라이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받고, 소득의 향상으로 인해 동기부여가 되고, 또 그러한 것들을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끔 되는 환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철소에서 수십 년간 근무한 사람은 자기 일에 대한 프라이드와 함께 주변에서 인정해주는 시선을 느낀다.
그러나 세간의 농담이기는 하지만 IT업계는 훗날 통닭집을 차리기 위한 과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우를 못 받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 그것은 산업을 지탱하는 정신적인 힘이다. 저 스스로도 자부심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면서 불합리한 사회적 처우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이젠 세계로 나갈 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을 드리면 금전적, 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창업에 대한 의지를 갖고 처음 3명이 도전했을 때, 부족한 자금으로 인해 번듯한 사무실 하나 낼 수 없었다. 오히려 다른 창업을 준비 중인 사무실을 빌려 청소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씩 지급하면서 사용했다.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계획을 미루고, 다른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사업자금을 융자 받기도 했지만 이것 역시 큰 어려움이었다. 2억 4천만 원을 2년 거치 3년 상환을 하는 5년이란 기간이 정말 힘들었다.
데스밸리라고도 부르는 5년이 지나자 어느 정도 수익이 나는 구조로 변해있었고, 사람을 더 뽑을 수도 있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열심히 하자고 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주위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저 또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이어지는 직원들의 사직서 러시를 보며 느낀 바가 많았다. 회사 사정도 많이 힘든데다가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창업 멤버들까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저 자신을 많이 반성했다. 이런 것들을 감수하고 또 챙길 수 있으면 창업을 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임종혁 대표는 돈이 안 된다고 버리는 것은 없다고 한다. 즉 과거 하나하나를 소중히 한다.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뒤를 돌아보면 무언가가 잔뜩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임 대표는 IT에도 역사가 있다고 표현한다. 과거가 있어야 미래가 있듯이, 과거 경험을 통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새로 만드는 것에 대한 믿음이 개발전문가를 만들지만, 사실 이는 모두 과거에서부터 축적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임 대표는 강조한다.

창업 당시부터 개발한 제품을 지금껏 버전업하며 개량해온 것만 보더라도 제품에 대한 애착과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임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재 완성된 제품은 없고, 개발 중인 제품만 있는 것이다. 기술력과 책임으로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는 그의 어투에서 에이치투오시스템의 활기찬 미래가 느껴졌다. 아직도 개발 중인 에이치투오시스템의 제품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명성을 얻을 날이 그렇게 멀지 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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