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성 와이즈넛 대표이사


▲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이사





올해 와이즈넛의 구호는 '월드 와이드 와이즈넛'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 원년이 되겠다는 각오다.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과 중국뿐만 아니라 와이즈넛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미국까지 정조준, 글로벌 진출을 가시화 하겠다는 각오다.
와이즈넛은 이를 진두지휘할 수장으로 최근 혁신기획실 강용성 상무를 발탁, 새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강용성 신임 대표는 와이즈넛 설립 초기 합류해 영업, 전략, 마케팅, 제품 등 전 분야를 두루 섭렵한 실무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강용성 체제의 와이즈넛이 출범한 것을 두고 관련 업계는 와이즈넛이 젊은 피를 수혈 받아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강용성 대표가 내부발탁에 의한 내부승진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2대 대표였던 박재호 대표가 내부발탁에 의한 승진이었다. 제3대 대표로 발탁된 강용성 대표 역시 내부발탁에 의한 승진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와이즈넛은 내부발탁에 의한 승진이라는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와이즈넛의 새 수장이 된 강용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해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던 3월 초 와이즈넛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와이즈넛은 지난 2월 18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강용성 대표이사 체제 출범을 알렸다. 강용성 대표는 혁신기획실을 진두지휘하며, 실무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미 지난 컴퓨터월드 신년호를 통해 박재호 와이즈넛 대표 인터뷰 이후, 3개월 만에 재방문을 하게 됐다. 와이즈넛은 국내 내노라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모여 있는 판교로 지난해 1월 새 둥지를 틀었다. 기자가 취재차 몇 번 방문을 한터라 와이즈넛이 위치한 DTC타워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표 교체의 영향인가 소소한 변화가 감지됐다. 와이즈넛이 위치한 DTC타워 입구에 와이즈넛 간판이 달려 있었다. 예전 방문때는 DTC타워에 와이즈넛이 입주해 있다는 것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간판이 달려 이제는 외부에서 보더라도 와이즈넛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 같다. 초입부터 변화가 감지될 정도로 와이즈넛은 강용성 대표를 맞이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내부발탁-내부승진, 창업자의 뜻

강용성 대표와는 상무 시절부터 안면이 있었다. 대표로서 처음 만나는 자리에 강용성 대표는 가장 먼저 명함을 내밀었다. 대표로 승진해 새로운 명함이 나왔다는 것이다.

명함을 받고 보니 지금껏 와이즈넛이 쓰던 디자인이 아니었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 명함 교체부터 지시했다"고 말했다. 기존 와이즈넛 명함은 한글 표기만 된 명함이라 영문 표기가 없어 외국인과 만날 때 불편했다는 점을 놓치지 않고 개선을 한 것이다. 또 명함 한켠에 점으로 새겨진 국기 모양도 눈에 띄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나라는 모두 224개국이 있다. 취임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변모하는 원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224개국에 와이즈넛의 제품이 수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용성 대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몸소 실천하는 인물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대표 교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기자의 말에 강용성 대표는 웃기만 했다.

알리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1월 중순부터 와이즈넛은 강용성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던 만큼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와이즈넛 내부에서는 놀라운 소식이 아니었다. 강용성 대표가 영업을 시작으로 해외사업부, 솔루션사업부, 전략기획실 등 와이즈넛 실무를 두루 거쳐 왔다는 행적만 보아도 시기의 차이일 뿐 정해진 수순과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와이즈넛 대표 교체 소식은 다소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동안 박재호 대표 체제에서 안정된 성장세를 기록, 검색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용성 대표는 "CEO는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차기 CEO를 키워야 한다는 의무도 있다"고운을뗐다. 그는 CEO가해야하는 가장 큰 일 중 하나는 회사 설립 취지를 계속 이어나가는 지속경영이 가능한 후진의 양성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재를 발견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내부발탁에 의한 내부승진이라는 와이즈넛 만의 기업문화는 와이즈넛 창업자인 윤여걸 씨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했다. 창업자는 내부에서 인재가 성장하고 그렇게 육성된 인재가 경영을 했으면 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강용성 대표는 "미국에서 일본 토요타 차기 경영진을 소개하는 장면을 봤다. 그 경영진이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가 되었다는 것을 소개하는 순간 가슴 깊숙한 곳에서 무엇인가 뜨거운 것을 느꼈다"고 했다. 사원이 대표가 될 수 있는 사례를 보며 직원들을 열정적으로 일할 것이며, 나름 주인의식을 느끼며 기업을 내 것처럼 생각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 또한 창업자의 뜻에 따라 내부발탁-내부승진을 했으며, 이에 대한 창업자의 뜻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미친 사람처럼 즐기며 일했다"

대표이사가 처음인지라 하나하나가 새롭다고 말하는 강 대표는 2000년 Deuche LAS GmbH(독일) 법인책임으로, 1년 뒤인 2001년에는 LAS21 유럽사업책임을 맡는 등 젊은 나이에 중책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01년 와이즈넛에 공공영업팀장으로 입사하면서 와이즈넛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와이즈넛은 검색엔진 기업 중 후발주자이며 채 30명이 안 되는 작은 기업이었다.

강 대표는 "미국에서 창업을 해 국내에 들어온 만큼 기술이 검증됐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후발 주자인 만큼 경쟁사가 타깃이 아닌 좋은 적용사례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와이즈넛이 신생 기업이라 솔루션 및 기술의 완성도 등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직원들은 오로지 좋은 적용사례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낮밤 가릴 거 없이 제안서를 작성하고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사람들은 미쳐 있었다. 회사명이 와이즈넛인 것처럼 미친 듯이 즐기면서 일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음 지었다.

그만큼 와이즈넛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 당시 열정을 품고 성의 있게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좋은 적용사례를 확보했으며, 2006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100억 매출을 올리는 성과도 거두며 기세등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후회를 남기지 말고 일하자'라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늦은 밤이나 새벽 퇴근은 다반사였고 주 6일 근무는 물론 일요일까지도 출근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했다. 힘들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강 대표는 오히려 "일이 너무 좋았다"고 말할 정도로 일에 대한 성취감에 파묻혀 살았던 것이다.

강용성 대표는 솔루션을 하나하나 팔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마켓 쉐어 1위의 검색 솔루션을 파는데 자부심을 느꼈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 영업 건을 따내는 것. 즉 내 능력과 내 자존심의 문제였다"고 강 대표는 말했다. 이런 강 대표의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는 벤처라서 가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벤처는 한계가 없다. 그렇기에 요령이라는 것은 애초에 꿈도 못 꾼다. 더구나 영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 대표는 회상했다. 그래서일까? 강 대표는 '베테랑'이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늘'베테랑'이 아닌 초심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영업맨이면서 술을 못 마신다?

강용성 대표는 모순적이게도 술을 못 마신다. 와이즈넛 입사 당시 공공영업팀장임을 감안했을 때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업=술'이라는 관념이 뿌리박힌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까지 든다. 흔히 영업맨으로서 자질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 대표는 지금 CEO까지 오르지 않았는가.

강 대표는 자칫 자신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었던 부분이긴 하지만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그는 "술을 못 마시는 것이 영업맨으로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굳이 극복하려 애쓰지 않았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술 대신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고객이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무슨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등 고객의 입장이 되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고객에게 기획서를 보내주는 일이었다. 미팅을 마친 다음 날 아침, 고객에게 기획서를 보내주었고 이는 고객들에게 호의를 이끌어 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강 대표식 접근은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은 물론 실제 수주로 이어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PT를 준비할 때 마침 '고객처럼 생각하라'라는 당시 베스트셀러를 보게 됐다. PT 자리에는 고객사 회장까지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IT 전문가도 어려워하는 기술을 비전문가들에게 말한다는 것은 무모하다 생각했다"는 그의 말처럼 강 대표는 다시 딱딱해질 수 있는 발표 자리에서 "좋은 책이 비치되어 있어 기다림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말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 책 제목처럼 기술이 아닌 고객 눈높이에 맞춰 검색엔진을 도입했을 경우 어떤 효과를 누릴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 대한 설명으로 그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강 대표의 전략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곧 수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부기관에서 정부의 콘텐츠를 국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이를 자신의 고민처럼 생각하고 묘책을 찾아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등 고객 입장이 되어 늘 생각하고 고민했다고 한다.

이렇게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숨겨진 비결은 강 대표의 늦은 결혼에도 있다. 강 대표는 42살에 결혼식을 올렸다. 늦은 결혼 덕에 경쟁 업체를 만날 때면 늘 상대방보다 시간이 많다는 것을 무기로 공략했다고 한다.

강 대표는 "상대방은 결혼을 했고 애도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을 집안에 할애할 수밖에 없지만 나는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내 모든 시간을 일에 할애할 수 있다는 점에 유리함을 찾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4대 CEO, 와이즈넛 직원 중 한 명 될 것

강 대표는 누구나 입사를 했을 때 CEO가 된다는 꿈을 품는다고 말한다. 꿈이 현실화되는 현장을 목격했을 때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으며, 꿈을 향한 원동력을 제공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강 대표의 사례를 목격한 와이즈넛 직원들 중 누군가는 제4대 CEO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4번째 CEO가 된다는 목표 아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미친 사람처럼 즐기듯 일하다 보면 어느새 본인이 원하는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며, "꿈을 안고 사는 직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게 많은 투자를 할 셈이다. CEO가 된 이상 내게는 이 같은 문제가 껴안고 가야할 과제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표가 되었음에도 강 대표는 "성공이 아니라 다시 출발점에 선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성공이란 '130여명의 식구인 와이즈넛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마지막으로 "CEO를 꿈꾸는 사람이면 누구나 와이즈넛에서 능력을 발휘해보라"라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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