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로젠


▲ 엔지니어로서 최고의 제품을 최고의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는 직원들


[아이티데일리] 제조업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성공 요인은 적시에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전자 제품은 더욱 그렇다. 개발 비용을 줄이면서도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품개발관리 솔루션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주)이로젠은 전자회로 보드가 탑재된 제품 개발관리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전문 SW기업이다. 2002년 1월 설립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널리 알려진 기업은 아니다. 제품개발관리 솔루션이 특화된 시장인데다 제품 개발에만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특정분야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한 우물만 파 온 벤처기업이다. 때문인지 12명의 직원들은 세계 최고의 국산SW를 개발해 보겠다는 자긍심이 그 어느 기업들보다 강해보였다. 특히 사장을 중심으로 모든 직원들은 친구와 가족처럼 똘똘 뭉쳐있는 분위기는 여느 벤처기업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그런 분위기는 곧 (주)이로젠이 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전자회로 보드 탑재된 제품 개발관리 SW를 개발해 낸 밑바탕이 됐음에 분명하다. (주)이로젠은 이러한 힘을 이젠 좀 더 넓은 시장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한 마디로 변신을 추구하고 나선 것이다. 즉 대기업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 중견업체로 공략시장을 넓히는가 하면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섰다. 이미 일본에서는 그 진가를 인정받아 2011년 말부터 수출해 오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 시장도 노크를 하고 있다.
(주)이로젠은 9년 후인 2022년까지 세계 주요 국가에 지사나 채널 체계를 갖춰 제품 로드쇼를 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설립 초 10년 후 목표였던 해외시장 개척의 꿈을 이뤄낸 만큼 2차 목표도 충분히 이뤄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주)이로젠을 찾아가 본다.

 

 (주)이로젠은 제품개발혁신을 위한 제품 개발관리 솔루션 전문회사로 2002년 1월에 설립됐다. 설립 후 12년이 지났지만 외형적인 규모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처음 5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12명으로 늘었고 매출 역시 초창기 3~4억 원에서 10억 원 정도로 늘어났으나 12년 역사를감안하면 내세울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IT 분야 시장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보석 같은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이 주 고객

그러나 (주)이로젠이 활동하고 있는 제품개발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만을 놓고 얘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시장에서 이로젠은 없는 시장을 개척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절대 강자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이 기대만큼 크지 않고 범용적이지 않다는 점 때문에 회사 인지도는 낮지만 이로젠이 몸담고 있는 제품개발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로젠의 제품을 삼성SDI, LG필립스 LCD,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매출 10억 원 규모의 이로젠이 이처럼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있는 것은 오로지 구성원들의 기술력과 엔지니어로서의 자긍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로젠의 기술력과 엔지니어의 자긍심은 이 회사의 김종국 대표의 이력에서 잘 알 수 있다. 대학졸업 후 삼성반도체에서 연구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김종국 대표는 전자회로설계자동화(EDA)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인 멘토그래픽스의 제품을 접하고 멘토그래픽스의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에 합류하게 된다. 연구직보다는 하고 싶은 설계 업무가 더 좋아 남들이 부러워하던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로 멘토그래픽스의 제품 사용이 크게 늘어나던 시기였다.

약 8년 동안 한국멘토에서 전자회로설계자동화와 관련된 기술을 습득한 김 대표는 멘토그래픽스의 국내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많아지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이미 기술을 습득한데다 고객마저 넘쳐나는 상황에서 한국멘토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나 고객의 요구 사항을 외면할 수 없었고 엔지니어로서 제품 개발욕구 때문에 어려운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당시 한국멘토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이들 고객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컨설팅 팀을 만들어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여러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기술에 대한 자존심 강한 회사

이로젠은 2002년 설립 당시 컨설팅과 멘토 제품에 대한 기술 지원, 그리고 PCB 설계·분석·서비스 용역 사업 등을 수행했다. 기존 멘토그래픽스 고객들로부터 기술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회사 운영과 관련된 어려움은 없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사업 아이템은 변하게 된다.

회사 설립 1년 후 한국멘토에서 고객을 직접 지원키로 함에따라 멘토그래픽스 제품에 대한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됐다.

PCB설계 용역 사업 역시 업체 간 경쟁이 심한데다 시장질서까지 문란해 포기했다. 기술력을 내세운 회사로서의 자존심이 사업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젠은 기술회사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제품 개발이라는 판단에 따라 제품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설계 툴은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제품에 대한 차별화도 어려웠고 회사설립 당시 멘토그래픽스에서 관리 소프트웨어들이 발표되기 시작한 것을 알고 있던 이로젠은 향후 관리소프트웨어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관련 제품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이로젠은 제품 개발에 들어가면서 자바와 인터넷에 주목하게 된다. 당시 대부분의 제품개발이 C++로 이루어졌으나 자바를 이용해 웹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시장의 흐름을 빨리 그것도 정확히 읽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종국 대표는 위험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시장변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이로젠이 특히 중요시 한 부분이 또 하나있다. 철저히 엔지니어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관리 툴은 경영자 관점에서 개발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로젠은 철저히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엔지니어의 업무흐름을 분석해 이를 근간으로 모든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젠의 이러한 제품 개발 사상은 적중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진가는 더욱 발휘됐다.
개발된 제품은 LG필립스 LCD와 삼성SDI 등 국내 대기업에 공급되면서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어려움 없었지만 큰 성장도 없어

이로젠은 그러나 이처럼 좋은 제품을 갖고 있음에도 기대만큼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제품의 성능과 기능, 시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이로젠은 현재보다 훨씬 더 큰 회사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회사설립 첫해에 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로젠은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3~5억 원,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에 8억 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기는 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어려움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큰 성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김종국 대표는 이에 대해 앞으로는 상황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제품 개발에 주력한 나머지 그 동안 신경 쓰지 못했던 경영과 마케팅에 주력하겠다는 것. 김 대표 자신을 포함해 회사 구성원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마케팅과 경영의 중요성을 몰랐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도 없었는데 이제 이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젠은 회사 설립 이후 영업과 마케팅 경영을 모두 김 대표 혼자서 담당해 왔다. 김 대표 역시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영은 물론 영업에 대한 노하우나 경험이 전무한 상태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적극적이지 못한 면이 있었다. 특히 영업에 적극나서지 않아도 고객들이 제품과 성실성을 보고 이로젠을 선택했으며, 직원들의 급여나 회사 운영도 별반 어려움이 없었다.

회사 구성원이 모두 엔지니어인데다 어려움 없는 회사 운영이 역설적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등한시하게 한 것이다.

 


마케팅과 영업력 강화

이러한 이로젠이 최근 2~3년 사이에 서서히 변하고 있다. 마케팅과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그렇다고 마케팅 인력과 영업인력을 보강한 것은 아니다. 제품 개발관리 솔루션 전문회사의 특성상 영업인력이 늘어난다고 영업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 시장은 다른 분야와는 달리 영업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며 또한 있는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나가야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로젠은 국내 중견기업 공략과 해외 시장 수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국내 영업 활성화를 위해 인터그래텍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은 직접 영업이 가능하나 중견기업 공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로젠의 이러한 조치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공장자동화 센서를 만드는 회사인 오토닉스와 코웨이를 고객으로 확보한 것이다.

제품 개발관리 솔루션은 제품 특성상 영업에서 도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필요한 제품이기는 하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품이 아니며 솔루션을 도입하는 제조업체의 특성상 투자 운선순위가 절대적으로 생산 설비에 있어 개발 관리 솔루션은 항상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또한 일반적으로 매출이 1천억 원 이상은 되어야 개발관리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영업의 어려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 2곳을 확보했다는 것은 큰 성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젠은 앞으로 인터그래텍을 통한 국내 중견기업 영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수출과 관련해서는 우선 일본과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1년 일본 TiOS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해와 올해 각각 파나소닉과 Nakayo통신에 싱크로스페이스(SynchroSpace)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젠은 조만간 중국 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설 방침이다.

이로젠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제품의 현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1년 일본 JPCA 전시회에 참가한데 이어 올 6월에는 중국 국제 소프트웨어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이로젠은 제품개발 관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높고 시장도 국내보다 큰데다 제품 가격 또한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일본 시장에서 자사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을 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일본 고객인 Nakayo통신은 이로젠의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 스스로 이로젠의 좋은 구축사례가 되어주고 있으며 관련 업계에 적극적으로 제품을 홍보해주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고객확보, 중국 시장 노크

일본에 이어 중국 시장 진출이 성공할 경우 이로젠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세계 시장을 공략, 현재 40%인 해외 수출비중을 90%까지 확대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로젠은 제품 개발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전자회로 보드가 탑재된 제품개발관리 소프트웨어 분야만을 겨냥했으나 점차 회로 이외에 기구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 특히 중 소 중견기업들이 모든 제품에 대한 개발관리를 해줄 수 있는 제품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자동차 분야의 전자보드설계관리 이외에 케이블 관리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제품개발과 관련해 이로젠은 고객이 필요한 부분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메뉴체계로 구성해 공급할 계획이다.

제품을 패키지화 및 모듈화 해 공급함으로써 고객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 이 경우 유지보수 면에서도 고객은 훨씬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회사 설립 후 12년 동안 기대한 만큼의 외형정인 성장은 없었지만 제품 하나로 시장에서 인정받아온 이로젠이 국내 중견업체는 물론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술과 제품, 그리고 고객으로부터 인정받은 신뢰성에 마케팅과 영업력이 더해지면서 세계적인 전자회로보드가 탑재된 제품 개발관리 솔루션 업체로 비상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