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열정으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

시큐아이닷컴 김태영 부사장(50세). 그는 지난 3월 이 회사 영업총괄 담당 부사장으로 취임, 7개월째 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시큐아이닷컴은 그를 맞아 여러 부문에서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선 영업조직을 대기업 위주의 단순조직에서 산업별로 세분화시켰고, 간접판매망을 더 확충시키는 등 영업영역을 크게 확대시켰다. 특히 그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영업매출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고, 분위기 쇄신을 위한 캠페인 활동도 적극 펼쳐 왔다.
그래서인지 시큐아이닷컴은 올 상반기 결산결과 영업이익을 6분기 만에 처음으로 냈고, 하반기 역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매출목표는 물론 초과 달성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회사에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연구 개발 위주의 조용한 분위기에서 활력이 넘치는 신바람 나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김태영 부사장이 서 있었다는 게 직원들의 평가이다.
김태영 부사장은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 한국IBM에서만 24년여 동안을 근무해 온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숨은 인재라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를 두고 좋지 않게 평가하는 주변 관계자들은 거의 없다고 할 만큼 그는 대인 관계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인지 그의 성격이나 주요 특징은 겉으로 잘 드러나 있지 않고 있다. 그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아무튼 김태영 부사장은 보안 전문 업체이자 중소기업인 시큐아이닷컴을 선택, 마지막 남은 열정을 모두 쏟아 부을 각오이다. 한국IBM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접목시켜 국내 최고의 보안 전문 기업으로, 더 나아가 세계 시장을 누비는 회사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만나 본다. <김용석 편집주간 yskim@it-solutions.co.kr>

한국IBM에만 24년 근무한 베테랑
김태영 부사장은 지난 80년 한국IBM을 첫 직장으로 선택, 지난해 4월 퇴사할 때까지 24년여 동안 오로지 이 회사에만 근무한 몇 안 되는 장기 근속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그의 부친도 한국IBM에 다녔기 때문에 이 회사와는 남다른 인연과 애정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그는 IBM 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조직력이나 영업력, 자금력 등 모든 부문에서 다소 열세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을 선택했다. "IT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변신에 대한 변이다.
사실 그는 한국IBM 재임 시절 실적이나 추진력, 그리고 애사심 등 여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그는 중간 관리자로서의 완충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내 '의리 있는 친구', '믿음직스러운 맏형 또는 후배'로 불려진다.
그가 한국IBM을 떠난다고 했을 때 아쉬움을 표한 주변 관계자들이 많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시큐아이닷컴 역시 이런 이유로 그를 영입했음에 분명하다.
어쨌든 그는 입사 후 영업교육 업무를 시작으로 공공기관 담당 엔지니어, 전력수송산업 담당 영업, 아·태 지역 전력산업 솔루션 사업, 통신 미디어 사업, 그리고 소프트웨어 사업 총괄 담당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와 업무를 두루 맡았었다. 그는 그가 맡은 업무를 별다른 문제없이 처리했고, 영업실적도 큰 무리 없이 달성했다. 한 마디로 그는 승승장구만 해 온 셈이다. 그는 "운이 좋아서"라는 말로 간단히 대변한다.
운과 실력을 바탕으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김태영 부사장이 시큐아이닷컴을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들어 본다.

"IT 산업 발전에 더 기여하고 싶었다."
시큐아이닷컴이 보다 더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만 한다고 보는가.
▶시장 개척이 우선이라고 본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도 영역을 크게 넓혀 나가야만 한다고 판단된다. 시큐아이닷컴은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서인지 역동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제품 개발에 대한 직원들의 의욕은 더욱 넘쳐나고 있다. 전체 120명의 직원 가운데 40%인 50여명이 연구 개발 인력이다. 이 같은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보안 전문 업체나 중소기업들은 거의 없다고 본다.
특히 이 회사는 하드웨어 개발에서부터 제조, 생산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 공급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그 어느 기업보다 경쟁력이 앞선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개발해 낸 제품을 판매하는 힘이 다소 미력한 것 같다. 즉 영업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시큐아이닷컴은 이에 따라 기존 영업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즉 그룹사와 비 그룹사, 해외사업부 등 3개 부서로 돼 있는 기존 영업 조직을 공공, 금융, 기업통신, 삼성그룹, 영업기획마케팅, 그리고 해외사업부 등 6개 부서로 세분화 시켰다.
또한 협력사 정책도 전면 수정했다. 즉 삼성SDS 위주의 협력사를 다른 SI사와도 협력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등 영업채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방 시장도 강화하고 있다. 지방 시장공략을 위해 총판제도 도입했다. 이미 대전에 'NS 솔루션'사를 총판으로 선정, 중부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른 지방 시장 공략을 위한 총판도 선정 중에 있다.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은 이미 중국, 동남아, 일본 등에 진출해 있다. 아직은 초보 단계이지만 영업력이 우수한 업체를 채널로 확보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현재 중국 지점에서 기대 이상의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의 가장 큰 장점은 요소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술을 다른 다국적 기업이나 제품과 연계시켜 판매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인텔이 칩을 개발해 하드웨어 공급업체에 공급하고 있듯이 네트워크 장비 업체에 시큐아이닷컴의 요소기술을 판매한다면 그 효과는 극대화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몇몇 다국적 기업과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 중이다.

"IBM에서의 경험을 십분 활용할 것"
시큐아이닷컴은 삼성전자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인 만큼 삼성에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즉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홀로서기를 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틀리지 않는 지적이다. 그러나 삼성이 오히려 시큐아이닷컴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시큐아이닷컴은 삼성전자와 에스원 출신들이 설립했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다소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시큐아이닷컴의 매출실적 가운데 절반 정도가 삼성을 통해 올리고 있다. 그 이유는 제품을 판매해서라기보다 관제보안 컨설팅 및 보안 관련 업무를 운영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에 영업하는 것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훨씬 더 어렵고 까다롭다. 삼성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고, 검증이 안 된 제품은 아예 구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삼성이 기술력이 떨어지거나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면 시큐아이닷컴 제품을 구매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운영도 맡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시큐아이닷컴은 까다로운 삼성그룹이 사용하고 있고, 검증을 거친 제품이라는 점을 최대한 살려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 삼성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하면 믿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이젠 안면으로 영업하던 시대는 갔다고 본다.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은 더욱더 그렇다고 본다.
때문에 시큐아이닷컴은 완벽한 제품 개발 및 서비스 제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 유일한 동합 보안 전문 업체
한국IBM에서 중소기업인 시큐아이닷컴을 선택하셨을 때는 남다른 소감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기업의 규모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큰 회사이든, 아니면 작은 회사이든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느냐라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글로벌 기업보다는 이젠 국내 기업에서 '나'보다는 'IT 산업'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다시 말해 글로벌 기업의 장점을 국내 기업, 특히 해외시장 진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시큐아이닷컴 같은 회사에 접목시켜 성장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면 또 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시큐아이닷컴은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보고, 또한 성장 발전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된다. 그 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지막 남은 열정을 쏟아 붓고 싶었다.

한국IBM에서 오랜 동안 근무 하셨는데, 국내 기업과는 무엇이 크게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시스템화라고 본다. 즉 한국IBM은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이 아주 잘 짜여져 있는, 그야말로 관리가 철저한 회사이다. 예를 들어 월별, 분기별로 나눠 영업실적을 점검하고, 업무 프로세스까지도 평가한다.
반면 시큐아이닷컴은 이러한 시스템보다 수작업으로 하는 경향이 짙다. 즉 영업에서, 제조, 수금하는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현재 ERP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생산, 제조에서부터 수금하는 모든 업무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관리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산 원가를 낮추고, 제품의 품질은 높여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에 누수 현상이 없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마 이달 말부터는 시스템에서 모든 업무를 관리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성장 가능성 높아
신제품인 'NXG 600(?)'을 곧 출시할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 발표할 계획이고, 기존 'NXG'와는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는가.
▶신제품인 NXG(제품명 미정)를 지난 달 말 출시할 계획이었다. 현재 품질을 테스트 중에 있고, 좀 더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일정을 조금 미루었다. 빠르면 이달이나 다음 달 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기가비트급인 'NXG 2000' 제품과는 처리속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즉 5배 이상 처리속도를 높여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는 또 다시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은 대용량의 작은 패킷을 많이 처리해야하는 포털, 게임, IDC 등을 주 공략 시장으로 하고 있다.

2007년까지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시큐아이닷컴은 지난해 약 400억 원의 매출실적을 올렸고, 올해 목표는 500억 원이다. 2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1천억 원 달성이 가능한가.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실적은 작년에 약 2백 만 달러, 올 상반기에는 1백 만 달러 이상 수출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약 250만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은 지난 2000년 설립, 첫 해에 89억 원의 매출실적을 시작으로 매년 전년대비 평균 1.5배 이상 신장해 왔다.
단순 논리로 보면 어려울 것 같지만 올해 500억 원, 내년에는 700억 원, 2007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시큐아이닷컴은 이를 위해 기존 네트워크 보안뿐만 아니라 우수한 보안 요소기술을 판매하기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맺고, 공동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것 등이다. 이미 이 같은 협력 2개의 글로벌 기업과 미래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유비쿼터스시대의 보안 분야도 새롭게 개척하여 모바일, USN(u-Sensor Network) 의 네트워크 보안 사업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2007년까지 1천억 달성 목표
VPN 시장에서는 입지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은.
▶VPN 영업확대를 위한 여러 가지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센티브 제도와 같은 영업 프로모션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또한 대외 홍보 및 세미나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그런 결과 올해부터 VPN 솔루션의 매출이 크게 신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투자신탁, 생보사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대형 공공기관 입찰에서 VPN 경쟁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도 했다.
시큐아이닷컴은 이 같은 신장세를 앞세워 국내 최고의 방화벽 기업이라는 명성을 그대로 살려 VPN 분야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ERP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가.
▶우선 영업, 물류, 재무, 인사 등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영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제품의 품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현재 품질개선 T/F활동 등을 통한 검증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고, 고객의 어려움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고객서비스팀도 보강했다. 또한 고객에게 원활한 제품 공급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요소기술로 승부한다
'시큐아이 인사이드'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시큐아이 인사이드'전략은 외형으로 보여 지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전략이라기 보다 글로벌 기업의 미래형 제품에 당사의 보안 요소기술이 탑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텔처럼 칩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에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큐아이닷컴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정보보안 업계 및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형성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아직 코스닥에 상장을 하지 않아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고 있다.

한편 김태영 부사장은 길지 않은 기간에 시큐아이닷컴의 내부를 속속들이 파악, 앞으로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구상을 막힘없이 '술술' 피력했다.
그의 막힘없는 설명은 시큐아이닷컴이 그를 영입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외유내강형의 뚝심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김태영 부사장이 마지막 열정을 어떻게 쏟아 부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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