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둔화, 12조 시장 예상

2002년 국내 SI 시장은 당초 예상 보다 낮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저가 출혈 경쟁으로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연 삼성SDS 컨설팅 본부장에 따르면 2002년 SI 시장은 당초 예상 성장률 14.7%에 크게 못미치는 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연 본부장은 "2002년 SI 시장은 전년대비 9% 성장한 11조4,714억원 규모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오해진 LG CNS 사장 또한 "지난 2001년 시장은 7조원대였으며, 2002년은 10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일부의 분석이 있다"면서도 SI 시장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수치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광호 포스데이타 사장은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순이익이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한해"라며 2002년 SI 시장을 평가했다.
2002년 SI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는 무엇보다도 금융 SI 부문의 프로젝트가 크게 늘어난 점을 들 수 있다. 김광호 포스데이타 사장은 "은행간 인수합병에 따른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의 추진 등 금융 SI 부문이 전체 SI 프로젝트의 60%를 차지해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이후연 삼성SDS 상무도 "금융권의 CRM과 재해복구센터 구축, 그리고 물류 및 유통 부문이 SI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해진 LG CNS 사장은 "2002년에 큰 기대를 모았던 금융 SI 시장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은행간 통폐합이 완료되면서 많은 IT 투자가 기대됐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되거나 무산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2003년 하반기에 경기 회복
2003년 SI 시장은 2002년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해진 사장은 "시장 규모는 확대하겠지만 성장률은 2002년 수준에 못미친다는 견해가 많다.
공공 분야에서 이미 기본적인 정보화 투자가 이뤄져 신규 프로젝트가 얼마나 나올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SI 시장이 경기 동향에 민감한 산업인 만큼 상반기 시장은 어려우며,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호 포스데이타 사장 역시 "2003년 상반기는 SI 업계에게는 혹한기가 될 것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악화, 이라크 전쟁 등의 변수로 세계 IT 업계의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해진 사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하지만 김광호 사장은 "하반기에 모바일 정부 추진, 지방 전자정부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등 공공 SI 분야의 호조로 예년 정도의 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공 SI 시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오해진 사장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후연 삼성SDS 상무는 "2002년 국내 SI 시장은 최근 3년간 SI 시장의 평균 성장률인 3.9%보다 5.1% 포인트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3년 시장도 낙관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IT 산업 지원 및 육성책, 금융 업계의 통합과 구조조정에 따른 수요 확대 등으로 하반기부터는 성장세의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 SI가 시장 주도
2003년 SI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는 금융기관과 유통업체의 프로젝트 확대, EAI, CRM, ERP 등 솔루션 도입 확산, 해외 SI 수출의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이후연 상무는 "공공, 통신 시장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금융 및 유통/물류 시장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다. 특히 공공 시장은 전체 정보화 예산의 60% 이상이 이미 구축된 시스템의 운영 및 유지용으로 책정되어 프로젝트 성격의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통 시장은 유통 및 대형 제조업체간의 공동 SCM 구축 등에 힘입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IT 아웃소싱 시장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룹 계열사 외의 시장에서 성장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룹외 순수한 아웃소싱 시장의 확대에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SI업체간 합종연횡 예상
2003년 SI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IBM, HP 등 다국적 기업과 컨설팅 업체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나 일부 SI 업체의 인수 합병 작업의 마무리 등을 들어 업계 판도는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오해진 사장은 "삼성SDS, LG CNS 두 업체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중하위 SI 업체들은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의 개발이나 전문 분야의 진출에 치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호 사장은 GM-대우가 탄생하고 EDS를 필두로 한 외국 기업들의 국내 기업 인수 마무리 등의 요인을 들어 업계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또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특화 솔루션으로 성공한 중견 SI 업체와 하위권 업체간의 이합집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한편 김광호 사장은 2003년에 떠오를 이슈로 모바일, 컴포넌트, 지문인식, 전자상거래 솔루션, 리눅스 등을 들었다. 김 사장은 "모바일 솔루션은 정통부의 모바일 정부 추진 사업 등으로 SI 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할 것이다.
또 지문인식 솔루션은 출입통제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기업용 솔루션의 인증시스템으로 확대되고, 또 공항/금융권 등 대규모 SI 프로젝트에서 이를 도입하는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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