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플랫폼 영역을 거실로… 게임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컴퓨터월드] 게임만을 위한 첫 운영체제가 공개됐다. 미국의 게임 개발사 밸브 코퍼레이션은 최근 게임부문 사업 확대를 위해 게임 전용 운영체제‘스팀 OS’를 선보였다. 그동안 밸브는‘스팀’이라는 게임 판매, 관리 플랫폼을 운영해 왔지만 보다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위해 자체 운영체제인 스팀 OS를 개발했다.

사용자가 스팀 OS를 통해 스팀에 올라가 있는 PC용 게임을 데스크톱이 아닌 거실용 게임 콘솔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밸브의 계획이다. 밸브는 스팀 OS를 거실용 게임기 등에 적용할 예정이고, 스팀 OS를 탑재하고 싶어 하는 하드웨어 제조사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밸브는 자체 개발한 게임기‘스팀 머신’에도 스팀 OS를 탑재할 예정이다.

스팀 머신은 TV 등과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고, PC와 맥용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전달받아 TV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기능도 갖췄다. 밸브는 스팀으로 확보한 게임 부문 영향력을 스팀 OS로 확대해, 운영체제에 구애받지 않는 게임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게임만을 위한 첫 번째 운영체제인‘스팀 OS’에 대해 알아보자.

 

스팀 플랫폼을 TV와 거실로 확장시킨 운영체제

스팀 OS는 스팀 플랫폼의 영역을 TV와 거실로 확장시킨 리눅스 기반의 무료 운영체제다. 스팀 OS는 거실에서 쓰이는 IT 기기를 위한 독립적인 운영체제로 TV가 위치한 거실을 게임방 분위기로 만들 수 있다. 스팀 플랫폼에 담긴 게임을 거실 TV를 통해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큰 화면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밸브는 스팀 OS에 그래픽 처리 능력과 음향 성능을 향상시켰고, 운영체제 수준에서 입력 지연 시간을 줄이는 데에 집중했다.

스팀 OS는 사실 스팀 플랫폼의 거실 진출을 위한 스팀머신의 OS로 만들어 졌다. 스팀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장소를 데스크톱이 있는 개개인의 방이 아닌 TV가 있는 거실로 이동시킨 것이다. 거실에 PC나 노트북이 있다면 이들 기기를 통해 대형 TV가 있는 거실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되, 인터페이스는 무료로 지원한다는 의미다.

또 스팀 OS는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인만큼 제작자든, 사용자든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해 사용할 수 있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든지, 게임성능 개선을 위한 튜닝이라든지, 스팀 OS만의‘개방성’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처리 절차를 반복할 수 있다.

아울러 콘텐츠 작성자들은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원하는 대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고치고 변경할 수 있다. 또 게이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개발에 참여할 수도 있다.

게임 사용자 부담 덜어주는 스팀 OS

스팀 OS는 리눅스기반의 무료운영체제로 개발됐다. 개방형 OS를 밸브가 게임용으로 다듬어 만든 게 스팀 OS라는 뜻이다. 함부로 건드리거나 바꿀 수 없는 윈도우 환경 보다는 ‘게임을 위한 OS’로서 콘솔머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구성에 불리한 PC의 게임 환경을 개선시킨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처럼 PC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사용자가 CPU, 램,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 등 고급 옵션을 구비하는 부담을 줄여준 것이다. 개인이 구성한 PC나 노트북도 스팀 OS를 통해 거실에서 콘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팀 OS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처럼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OS를 PC에 제공해 콘솔처럼 게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밸브는 스팀 OS 공개 맞춰 ▲집에서 스트리밍 ▲음악·TV·영화 ▲가족 공유 ▲자녀 보호 설정 등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둔네가지 기능을 발표했다.‘ 집에서 스트리밍기능’은PC의 게임플레이를 거실의 스팀 OS 설치 기기로 보낼 수 있고, ‘음악·TV·영화’기능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족 공유’기능은 가족 구성원이 각자 구입한 게임을 서로 공유할 수 있고, ‘자녀 보호 설정’은 가족 구성원에 따라 타이틀이나 기능을 제한할 수 있다. 이들 기능은 스팀 OS에도 도입된다.

 

사실상 ‘스팀 머신’을 위한 OS

밸브는 스팀 OS를 탑재한 게임 특화 고성능 하드웨어인 ‘스팀 머신’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스팀 OS는 사실상 스팀머신을 위한 OS라고 볼 수 있다. 스팀 OS를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스팀 머신과 컨트롤러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스팀 머신이 선택할 수 있는 OS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스팀 OS가 개발된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스팀 머신의 경우 윈도우는 라이센스 비용이 발생하고, 맥 OS는 스팀이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OS가 필요했던 것이다. 스팀 머신은 밸브가 개발한 거실용 하드웨어로 최근 프로토타입 300 대를 테스트 목적으로 배포했다. 스팀 머신은 밸브가 직접 기기를 제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형식이 아니라, 마치 그래픽카드처럼 여러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스팀 OS를 실행하는 다양한 기기들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기기를 다양한 종류의 사양, 가격, 성능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테스터들에 따르면 스팀 머신은 마음대로 해킹할 수 있고, 다른 OS를 실행할 수도 있으며, 하드웨어를 변경할 수도 있고,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설치해도 된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해도 되지만, 스팀 플랫폼과 스팀 OS는 게임 패드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스팀 OS를 다운로드할 때 소스 코드까지 함께 포함해서 다운로드할 수 있어 설령 스팀 OS나 스팀 머신에 대한 관련 서비스가 중지된다 하더라도 유저가 스스로 스팀 OS를 계속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스팀 OS의 기반이 되는 리눅스가 ‘GNU GPL’이라는 라이선스를 따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으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테스터들에 의해 공개된 스팀 머신의 프로토타입 스펙은 현존 최상급 게임 PC와도 거의 동등한 스펙이다. 스팀 머신은 Core i5-4570(쿼드코어3.2 GHz)와 15.6 GB 가용 메모리, 지포스 GTX 780 3GB, 애즈락 Z87EITX마더 보드, 1TB 하드 등으로 구성됐다.

적어도 차세대 게임기 보다는 더 높은 사양을 가지고 있고, 현재 나온 대부분의 게임들을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사양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저렴하게 나와 준다면 최근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4나 X-box one을 스펙으로 압도할 수 있을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게임 개발자들은 새로 출시할 게임의 타겟 플랫폼을 스팀 OS로 정함으로써 이미 이러한 장점들을 누리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PC게임이 스팀 OS에서 구동이 가능하고, 스팀OS를 지원하는 신작 게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 OS에 대응하는 게임 타이틀은 내년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밸브 측은 홈 스트리밍을 통해 약 3000개의 타이틀과 기존에 서비스 중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스팀 OS를 위한 스팀 컨트롤러

밸브가 개발한 스팀 컨트롤러는 스팀 머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스팀 머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스팀 컨트롤러는 아날로그 스틱 대신 트랙패드를 사용하고, XYAB 버튼 배치가 전통적인 배치가 아닌 터치스크린 양 옆에 배치돼 있다.

스팀 컨트롤러는 예전에 나왔고, 지금 나와있고, 앞으로 나올 모든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심지어 컨트롤러 지원을 하지도 않는 오래된 게임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컨트롤러 양측에 있는 듀얼 트랙패드는 클릭이 가능하고, 전통적인 컨트롤러보다 입력 밀도가 높기 때문에 PC에 익숙한 게이머들도 마우스 수준의 해상도를 경험할 수 있다.

트랙패드의 이점 덕분에 RTS, 마우스가 필요한 캐주얼 게임, 전략, 4x, 시뮬레이션, 인디 등 기존에 마우스, 키보드로만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던 온갖 PC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고, FPS 게임에서는 트랙패드의 고해상도와 확실한 위치 통제 덕분에 정밀한 조준을 할 수 있다.

컨트롤러 중앙에는 터치스크린이 위치해 있다. 스크린 자체가 버튼으로 작용해서 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더 확실한 의사표현이 가능해진다. 메뉴 스크롤, 원형 메뉴, 지도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을 할 수 있고, 게임 플레이 도중에 터치스크린을 확인하느라 주의가 분산되는 걸 막기 위해 터치스크린 자체가 게임 화면 위에 표시될 수도 있다.

이같이 밸브는 게임만을 위한 운영체제인 스팀 OS와 더불어 스팀 머신, 스팀 컨트롤러 등을 이용해 사용자가 게임을 데스크톱이 아닌 거실용 게임 콘솔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스팀으로 확보한 게임 부문 영향력을 스팀 OS로 확대해, 운영체제에 구애받지 않는 게임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게임만을 위한 첫 운영체제인 스팀 OS가 과거보다 위축된 게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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