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IBM·MS 3개 기업 주도 속 국산 DBMS 4개사 약진 중

[컴퓨터월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인 DBMS를 시작으로 거대 공룡으로 발돋움한 오라클은 현재도 글로벌 DBMS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오라클은 1979년 첫 상업용 RDBMS 버전을 개발해 라이트 패터슨(Wright Patterson) 항공사에 파는 것을 시작으로, 하드웨어 기업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IT 시장의 변화를 이끈 장본인이다.

국내 DBMS 시장 역시 오라클의 주도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여타 다른 나라와 달리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DBMS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실제 외국계 기업인 오라클, IBM, 마이크로소프트, SAP, 테라데이타, EMC와 함께 국산 기업인 리얼타임테크, 알티베이스, 큐브리드, 티베로 등 10개 기업이 국내 DBMS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마치 춘추전국시대 같은 형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아직은 오라클의 주도로 IBM, MS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국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산 DBMS 4개사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영역을 넓혀오고 있어 시장 판도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빅데이터·인메모리 등 신기술 영역의 등장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13년도 국내 DBMS 시장 동향을 정리해본다.

DBMS 시장, 판도 변화 감지됐다

 


▲ 국내 DBMS 시장 규모 (억 원)

 

IDC는 2013년 국내 DBMS 시장 규모를 전년대비 7.5% 상승한 5,444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성장은 애플리케이션 신규 도입 및 고도화, 시스템 교체 등에 따른 기존 고객의 추가 라이선스 구매 및 유지보수 계약이 공급업체의 주요 매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타사 고객 윈백이나 해외 진출을 통한 매출 확대, 장기 계약에 기반을 둔 볼륨 라이선스 판매들이 활발한 영향도 작용했다.

또한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시범사례 위주로 진행되는 등 빅데이터 컨설팅과 빅데이터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돼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도 한 몫 했다.

게다가 인메모리 DB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분석 및 애플리케이션 운영이 관심을 받고 있어, 메모리를 활용해 데이터 처리나 분석 속도를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점은 그동안 디스크 기반 DBMS를 주력으로 했던 시장 판도에 변화를 모색케 하는 것으로 기존 시장을 선점한 기업 외 후발주자들이 틈새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 침체된 경제 상황과 기업 간 경쟁 심화는 IT 운영에 효율성이라는 화두를 던졌으며, 기업은 비용 절감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개SW 기반 DBMS를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상용SW 기업들은 가격경쟁에 불이 붙는 등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산 DBMS, 높은 성장률로 날개 달다


▲ 국내 DBMS 기업 규모 (억 원).

이런 시장 상황에서 국산 DBMS 대표 기업인 △리얼타임테크 △알티베이스 △큐브리드 △티베로 등 4개사는 그동안 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DBMS 시장에서 국산 기술로 때로는 정곡법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으며, 최근은 DBMS 시장의 변화의 조류를 감지하고 인메모리DB(리얼타임테크·알티베이스), 빅데이터(티베로), 오픈소스(큐브리드) 등 전략으로 DBM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내세운 정책기조인 ‘창조경제’를 이끌 산업으로 SW를 지목하며 왜곡된 국내 SW 산업을 선순환 구조로 변환시키려 활성화에 나서는 등 국산 SW 장려책이라는 우군도 얻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국산 DBMS 4개사 최근 매출(2011년~2013년)을 조사한 결과는 시장 평균 9%보다 높은 평균 27.7% 성장폭을 기록하는 등 고공성장을 하고 있다.

각 기업 2013년 예상 매출을 살펴보면, 리얼타임테크는 약 4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며, 전년 29억 원 매출과 비교해 37.9% 증가한 기록으로 4개사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이끌었다. 2012년 206억 원 매출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던 알티베이스는 국산DBMS 기업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타지 못한 기업이 됐다. 알티베이스는 약 19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큐브리드는 2013년 약 16.5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돼 지난해 13.8억 원 매출과 비교해 19.5% 성장을 기록했다. 티베로 역시 약 140억 원의 2013년 매출을 추정하고 있으며, 전년 117억 원과 비교해 19.6%의 상승을 이끌었다.

마의 벽 ‘7% 점유율’, 성장 속에 점유율은 제자리
이런 국산 DBMS 기업들의 높은 성장세에게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DBMS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점유율 7%라는 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 국내 DBMS 기업 점유율(2013년)



본지가 국내 DBMS 시장을 조사한 결과 오라클(58%)·IBM(16.8%)·MS(14.6%)가 전체 시장의 89.4%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3개 기업 외 알티베이스(2.9%), SAP(2.7%), 테라데이타(2.4%), 리얼타임테크(0.7%), EMC(0.4%), 큐브리드(0.3%), SAS(0.2%) 등이 10.6%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 실제 시장의 90%는 3개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상대로 오라클은 전체 시장의 58%를 차지하고 있는 등 과점 형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 중 국산 DBMS 4개사의 2013년 시장 점유율은 6.3%로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1년 5.3%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한 수치지만 그 상승폭은 전체 시장의 매출 성장세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 2013년 국내 DBMS 시장 기업 점유율

한마디로 국내 DBMS 시장에서 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 실제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아직 미진한 수준이 현재 국산 DBMS 4개 기업의 현실인 것이다.

 

국산 DBMS 기업, 성장의 한계?…색깔 찾기 나서

 


▲ 국내 DBMS 시장 내 글로벌 기업 vs 로컬 기업 점유율

 

문제는 국산 DBMS 기업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43.6%(2011년), 34.1%(2012년) 등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던 국산 DBMS 기업이 2013년에는 5.7%로 성장폭이 급락하고 말았다. 이는 전체 시장 성장률 7.4%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쳤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DBMS 기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틈새 공략을 통한 고유의 색깔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 2013년 국내 DBMS 시장 기업 점유율

리얼타임테크는 ICT 융합 인프라 관련한 시장을 표적으로 삼아 제품을 공급해 공간정보 DBMS 솔루션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리얼타임테크가 높은 매출 상승폭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LIG넥스원 함정무기체계 △국토해양기술연구원 △국토ITS MMDBMS 성능개선 시범사업 등 임베디드 SW 분야에서 인메모리 기반 ‘카이로스 RDBMS’ 제품이 도입된 영향이 크다.

특히 현대엠엔소프트가 개발한 스마트폰 무선 통신망을 이용해 주행 중에도 최신 지도 정보를 갱신할 수 있는 ‘상시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술에도 리얼타임테크 모바일 단말용 DBMS 제품인 ‘카이로스 라이트(Kairos Lite)’가 적용되는 한편,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융복합 서비스가 증가하는 추세에 리얼타임테크는 통계청 통계지리정보시스템, KTH Olleh 맵 OpenAPI, 현대자동차 교통량 수집정보 시스템 등 다양한 융복한 시스템에 공간정보 DBMS 제품인 ‘카이로스 스페이셜(Kairos SPatial)’을 공급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티맥스소프트 이종욱 전 부회장을 새로운 대표로 맞이하며 그 동안 학교와 연구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리얼타임테크의 변신을 알리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매출의 상승을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그동안 주력했던 통신과 증권 시장 외 공공과 제조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실제 알티베이스가 주춤하게 된 주된 이유는 통신 시장의 공개SW 도입 확대 및 증권 시장의 IT 투자 미비다. 또한 2012년부터 직접 판매에서 총판 체제로 변환된 이후 첫 총판사였던 ‘세아네트웍스’와 ‘키미데이타’가 총판에서 물러나는 등 채널 운영에 마찰이 있었던 것도 한 몫을 차지했다. 여기에 SAP 등 외산 업체들이 인메모리 DB에 집중하면서 알티베이스의 시장을 잠식한 것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국산 DBMS 기업 중 유일하게 가트너 매직쿼드런트(Magic Quadrant) 틈새시장군(Niche) 오퍼레이셔널(Operational) DBMS 부문에 등재되는 한편 리서치 앤 마켓 발행 보고서인 ‘Global Advancements, Worldwide Market Forecasts & Analysis(2013-2018)’에서  IMC(In-Memory Computing) Market 중 IMDB 시장에 알티베이스가 거론되는 등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이 장점이다.

알티베이스가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알티베이스가 가진 전략이 틈새 시장 공략인 하이브리드 DBMS이기 때문이다. 알티베이스 주력 제품인 ‘알티베이스 HDB’는 단일 엔진에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와 디스크 데이터베이스가 같이 위치하는 아키텍처로 그 장점을 인정받고 있다.

국산 DBMS 기업 중 유일하게 오픈소스 기반 DBMS 제품을 보유한 큐브리드는 공개SW에 대한 사용자 인식 변화와 공공 부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로 날개를 달고 있다. 오픈소스인만큼 다른 기업처럼 라이선스 비용을 받을 수 없지만 서비스만으로도 매출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큐브리드의 장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또한 국산 IT 기업들의 연합체인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에 참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영역의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큐브리드는 2014년 매출 목표를 20억 원으로 설정하고 21.2%의 성장 계획을 세웠다.

티베로는 지난해 IBK기업은행, 경남은행 채널계에 자사 DBMS를 공급하면서 제1금융권 핵심 업무로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권은 IBM이나 MS도 쉽게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오라클의 철옹성 같은 시장이다. 아직 계정계와 같은 핵심업무에 티베로 DBMS가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권에 사례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주목받을 만하다. 또한 현대기아차ULA 계약, 현대하이스코 MES에도 자사 DBMS를 공급하는 등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티베로 DBMS의 선전을 이끌었다.

또 티베로는 자사 DBMS ‘티베로5’가 관계사인 티맥스소프트의 빅데이터 통합 솔루션인 ‘인피니티(infini*T)’에 한 측면을 했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인피니티는 △인피니링크 6.0(수집) △인피니캐시 2.0(처리) △티베로 6.0(저장) △인피니데이타 3.0(분석·활용) 등 빅데이터 관련 사이클을 모두 아우르는 빅데이터 통합 솔루션으로 국산SW 기업 중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빅데이터 관련 사업 추진 시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기업의 선점과 앞선 기술력에 도전장을 내밀며 국산 DBMS의 역사를 만들겠다고 고군분투한 국산 DBMS 기업들은 경제 침체와 맞물려 IT 예산 효율화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들의 요구와 국산SW 장려 등과 맞물려 날개를 달 듯 고공성장을 해왔다.
이런 성장이 1차 성장이라고 한다면, 현재 국산 DBMS 4개사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각자의 색깔을 찾아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현재를 2차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국산 DBMS 기업의 이런 행보와 맞물려 최근 주목받는 인메모리DB,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굳어진 국내 DBMS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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