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서 대거 전시…모바일 열풍 이어갈지 주목

 

 

[컴퓨터월드]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도약을 준비할 기세다. 지난해 태동기를 맞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올해 본격적인 시동에 돌입했다. 구글, 삼성전자, 애플, 소니, LG전자 등 IT 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도 웨어러블 기기를 둘러싼 격전이 벌어졌다. 이번 CES에서는 안경과 손목시계 형태 뿐 아니라 헤드셋과 웨어러블 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웨어러블 기기가 공개됐다.

LG전자, 소니, ZTE, 인텔 등 글로벌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사는 물론 중소기업들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했다.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초소형 컴퓨터를 공개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같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2014년을 계기로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이 몰아온 모바일 열풍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아직까지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통합되지 않아 보편적이지 않지만 조만간 세계 가전 시장의 대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주목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스마트폰 이을 차세대 모바일 기술

2014년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최근 IT 업계 동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던 분야 중 하나로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생소한 단어였지만 점차 사용자들과 가까워지고 미디어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또 구글글래스, 삼성 갤럭시 기어 등 웨어러블 기기 출시가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는데 한몫을 톡톡히 해냈고, 올해는 더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또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도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기업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모바일 기술로 꼽히고 있다. 차후 신성장 동력으로서 차세대 스마트 기기 시장과 ICT 융합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부분도 주요 글로벌 IT 업계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주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률은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치열한 가격 경쟁 환경에서 기능적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10년 71.4%로 급증했던 스마트폰 성장률을 올해는 18.1%로 전망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의 매출이 2013년 14억 달러에서 2018년 190억 달러로, 판매량은 2018년까지 1억 3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웨어러블, CES ‘핫 아이템’으로 떠올라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가전전시회 CES 2014는 국내외 유수의 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들이 수많은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하며 웨어러블 기기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2월 열릴 예정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4(MWC 2014)를 비롯해 2014 구글 개발자콘퍼런스(I/O), 세계애플개발자회의(WWDC),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회의 등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의 발표장이 될 전망이다.

 


▲ 운동량과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는 LG전자 웨어러블 기기 ‘라이프밴드 터치’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기어 등 스마트워치 제품이 출시된 후 이번 CES 2014에서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대거 공개됐다. LG전자가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 ‘라이프밴드 터치’는 운동량,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할 수 있는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위치센서, 가속기센서 등을 내장해 사용자의 운동량과 칼로리를 기기에 부착된 터치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화면의 LED 색상으로 설정해 놓은 운동량 달성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라이프밴드 터치는 손목을 움직이면 센서가 감지해 기기가 자동으로 켜진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또 iO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지원해 착용자의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음악을 제어하거나 전화 수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혈류량을 체크하며 심박동 측정이 가능한 LG ‘심박동 이어폰’

 

라이프밴드 터치와 함께 출시된 ‘심박동 이어폰’은 운동을 하면서 심장 박동 수를 측정하는 동시에 음악 감상도 할 수 있다. 심박동 이어폰은 광학 센서 기술을 적용해 이어폰이 귀에 흐르는 혈류량을 체크하며 심박동을 측정할 수 있고, 라이프밴드 터치와도 연동된다.
 


▲ 과거 행적을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소니 ‘스마트밴드’

 

이미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경험이 있는 소니도 이번 CES에서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밴드’를 발표했다. 소니 스마트밴드는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한다. 기록된 일상은 스마트폰 앱 ‘라이프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사용자에게 과거 행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LG 라이프밴드 터치와는 차별화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공개한 갤럭시 기어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히며 연동성을 강화했다. 갤럭시 기어를 통해 BMW 자동차를 직접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이는 등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 자동차 업체인 벤츠가 공개한 ‘스마트 워치’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IT 기업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업체인 벤츠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스마트 손목시계와 자동차의 연관 관계가 높아지면서 직접 해당 기기를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벤츠는 이번 CES에서 자동차 내부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타이어 압력, 잔여기름양 등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스마트 워치를 내놨다.

 


▲ 초소형 LCD 프로젝터가 탑재된 엡손 스마트 안경 ‘모베리오 BT-200’

 

스마트 안경도 더 이상 구글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엡손은 이번 CES에서 스마트 안경 ‘모베리오 BT-200’을 공개했다. 이르면 올 봄부터 전 세계적으로 판매에 돌입하게 될 모베리오 BT-200은 구글글래스와 달리 양측 면에 초소형 LCD 프로젝터를 탑재해 양쪽 눈으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모베리오 플랫폼은 스마트 안경의 중앙 스크린에 디지털 콘텐츠를 시스루 방식으로 투사해 실제 세계와 겹쳐 보이는 진보된 양안식 광학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이를 통해 개인 및 기업 사용자들은 현실과 가상세계가 완벽하게 통합된 새로운 방식의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소니도 스마트안경 ‘스마트아이 글래스’를 이번 CES에서 깜짝 공개했다. 스마트아이 글래스는 복잡한 장치가 달려 있는 구글글래스와 달리 일반 안경과 외관상 차이가 없어 일반인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착용할 수 있다. 스마트아이 글래스는 축구경기 등을 관람 시 경기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를 관람 시 지금 공을 잡은 선수가 누구인지, 남은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아이 글래스는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 개막에 맞춰 상용화될 예정이다.

 


▲ 증강현실 기반의 스마트안경 ‘글래스업’

 

미국의 스타트업 업체인 글래스업도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안경 글래스업을 선보였다. 글래스업은 수신전용 기기로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는 메시지나 메일을 볼 수 있다.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발생되는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글래스업은 흔히 볼 수 있는 안경 모양으로 설계돼 시선의 각도 그대로 각종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CES 2014 기조연설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위한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CES에서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 기업 외에도 반도체 기업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인텔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용으로 개발한 초소형 SD카드 폼팩터 형태의 컴퓨터인 ‘에디슨’을 발표했다. 에디슨은 스마트 시계와 안경 등에 사용되는 프로세서 ‘쿼크’를 기반으로 SD카드 크기에 불과하지만 펜티엄급 성능과 와이파이를 지원한다. 인텔은 에디슨을 통해 개인과 소기업들이 혁신적인 인터넷 연결 웨어러블과 작은 폼팩터 디바이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대기업-중소·벤처 간 교류 통해 상호 발전해야

이렇듯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모바일 기술로 꼽히며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또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 기기와 연결해 필요한 기능을 더 확장해 사용하는 기기인 만큼 산업적인 측면에서 스마트폰과 달리 우수한 중소·벤처 및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한 스타트업의 성장이 불리하지 않아 보인다. 독립적으로 성장해왔던 스마트폰과 달리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사용자의 기존 디바이스와 연계·융합돼 활용성과 가치를 높이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존 대기업들은 중소·벤처 등과 더욱 긴밀한 교류를 통해 상호발전의 생태계를 확장시켜나가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책 환경이 지원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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