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 인성정보 U-헬스사업부 본부장

 

[컴퓨터월드] 최근 IT기술의 발전과 고령화, 소득증대 등 트렌드에 따라 IT기술과 의료서비스를 융합한 U헬스케어 산업이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도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오면서 U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U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은 국내 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을 처음부터 내다보며 전략을 세우고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는 한국이 아직 국가적·사회적으로 의료시스템의 초점이 질병예방과 건강관리에 맞춰져 있지 않고, 국토가 좁은 덕분에 의료접근성이 높은 국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문 IT기업으로 출발, IT와 헬스케어 융합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인성정보 U헬스사업부의 김홍진 본부장(이사)을 만나 U헬스케어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국내 시장은 미성숙, 현재로선 큰 의미 없어

IT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가 가능한 U헬스케어 서비스는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헬스케어 산업이 특정 환자에 대한 ‘치료’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개개인에 맞춰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의료 행위의 공간도 병원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개인이나 가정에서 직접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같이 U헬스케어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U헬스케어 시장의 전망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홍진 이사는 아직 사업적으로 의미가 거의 없을 정도로 미성숙된 시장이라고 답했다. 국내의 경우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U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국가적, 사회적으로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U헬스케어 시장이 의미 있는 시장이 되려면 질병예방, 건강관리를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하지만 투자도 미비한 상황이고,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도 U헬스케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김홍진 이사는 “당뇨환자의 경우 예방이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합병증을 통해 신장이 망가져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고, 급기야 다리까지 절단할 수 있다”며 “U헬스케어에 대한 많은 투자와 관심이 있다면 이같은 불상사들을 방지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U헬스케어에 대한 필요성, 중요성 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격의료는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관리 차원의 의료서비스는 금지하고 있지 않는데도 U헬스케어 관련 정책을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성공적인 해외진출 전략은 ‘협업 모델’

이같은 상황에서 IT기업들 대부분은 국내 U헬스케어 시장을 수익을 내기 힘든 시장으로 보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국가를 대상으로 U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현실적으로 국내보다 더 큰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이슈가 됐던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진료가 허용돼도 국내 시장에 변화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이사는 원격진료가 허용이 된다고 해도 시장의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원격진료는 전체 U헬스케어 시장에서 10%정도에 해당되는 작은 영역이고, 국내의 경우 시장이 크지 않아 많은 수익이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미국의 경우 원격진료를 실행할 수 있는 대상자가 많아 시장이 크지만 국내의 경우 의료접근성이 뛰어난 수준인데다 허용된다고 해도 만성질환자, 도서산간지역 주민 위주의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더 큰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해외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성정보는 올해를 해외진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가는 해로 보고 있다. 올해 일체형, 태블릿·스마트폰과 도킹해 사용할 수 있는 도킹형, SW 등 홈헬스케어 전용 단말기 라인업이 완성돼 더욱 다양한 모델을 통해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김홍진 이사는 국내 U헬스케어 업체들의 해외진출 전략이 성공하려면 혁량 있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모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헬스케어 솔루션은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해야 하는 만큼 단품으로 판매할 수 없어 진출하려는 국가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역량을 갖춘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인성정보의 경우, 미국 U헬스케어 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지난 3년간 현지에서 요구하는 모델을 끈질기게 제공했다”며 “오랜 시간 공들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도 생겨 올해 미국 시장을 주 매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IT와 의료기술 뛰어난 우리나라 장점 살려야

김홍진 이사는 현재 국내 U헬스케어 시장이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U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의료산업이라는 특성상 긴 호흡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사업을 단순히 새로운 먹거리로만 보고 무턱대고 뛰어든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기존 IT회사 중 대부분이 단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U헬스케어 사업에 도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며 “IT기업에게 어려운 부분인 임상데이터, 인허가 문제, 보험구조 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통상적으로 7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또 “역량도 부족하고 전략도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리기도 힘들다”며 “충분한 투자를 통해 역량과 전략을 갖춰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이사는 U헬스케어 분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벤처, 중소기업들이 성장하기 힘든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클라우드 펀딩, 엔젤투자 등 충분한 투자가 뒷받침돼 작은 규모의 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반면 국내의 경우 투자가 미비해 작은 기업에서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이같이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작은 기업이 성장하기 힘든 구조가 지속되다보면 머지않아 중국에게 따라잡힐 것”이라며 “미국과 같이 고수익 올릴 수 있는 시장이 있음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발도상국 시장 진출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가 IT와 의료기술이 뛰어난 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된다면 U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성정보는

인성정보는 IT 인프라 사업과 U헬스케어 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는 IT벤처 1세대 기업이다. 인성정보는 지난 1999년부터 의료정보사업을 해오며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U헬스케어 사업을 채택해 진행해왔다. 2004년 u-헬스사업부를 설립해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U헬스케어 시범사업을 통해 홈케어 전용 게이트웨이나 분석 솔루션 부분 등에서 노하우를 쌓으며, IT와 의료산업을 접목한 U헬스케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홍진 이사는 인성정보의 경쟁력에 대해, IT 인프라 사업을 오랜 시간 진행해 온 만큼 네트워크 서비스에 강하고, 대웅제약 관계사로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파악이 용이하며, SW기술, 네트워크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인터페이스 관련 기술 등을 보유한 점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U헬스케어 사업이 의료를 잘 알고 있어야 하기에 U헬스케어 비즈니스 기업 중 유일하게 의사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 김 이사는 또 “인성정보는 의료인이 직원으로 있어 기본적으로 당연히 의료에 대한 이해가 높고, U헬스케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기업보다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U헬스케어 솔루션을 직접 의료인이 들여다보면서 개발하는 것과 의료기관에 자문을 받으면서 개발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인성정보의 강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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