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SDN, 네트워크에 활력을 불어넣다

[컴퓨터월드] 무선 네트워크의 발달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도입, 그리고 그에 따른 네트워크 트래픽의 증가로 인해 전통적인 네트워크 환경은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트래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즉각적이고 민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레거시 장비의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으로 모색된 것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oftware-Defined Networking, SDN)이다. SDN은 네트워크에서 유연한 프로비저닝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 비즈니스의 민첩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SDN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회자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각 벤더별로 제시하고 있는 SDN의 모습도 각기 다를뿐더러, SDN을 위한 대표적 통신 프로토콜인 오픈플로(Openflow)도 아직까지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앞장서서 SDN을 도입하기보다는 조금 더 추세를 관망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오히려 빠르게 도입을 하여 효과를 보고 있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현재 SDN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그들이 활용하고 있는 SDN의 모습과 얻고 있는 효용에 대해 알아본다. 

 

 

 

네트워크 가상화 통한 SDN 제공

 

▲ 이베이, 시티그룹, GE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VM웨어의 솔루션을 도입했다.

VM웨어는 SDN 전문기업 니시라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SDN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미 서버 가상화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틀을 다진 VM웨어는 니시라를 인수함으로써 니시라의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Network Virtualization Platform, NVP)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VM웨어 팻 겔싱어 CEO는 지난해 열린 ‘VMworld 2013’에서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을 도입한 고객들이 VM웨어에서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향후 네트워크 가상화 시장의 가능성과 VM웨어의 비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VM웨어는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 센터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가상 장치의 밀접도가 증가하면서, 가변적이고 유연한 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SDN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VM웨어의 NVP기술을 도입한 기업들로는 GE, 이베이(eBay), 시티그룹(Citi Group), 로직워크스(Logic Works), AT&T, 페이팔(PayPal), 웨스트젯(WestJet) 등이 있다.

이베이는 추가적인 물리적 인프라 변경 없이 VM웨어의 네트워크 가상화 기반에서 약 3,000개의 가상 머신을 운영하고 있다. 또, 시티그룹은 자사 기업 슬로건인 ‘시티는 잠들지 않는다 (Citi never sleeps)’에 걸맞은 민첩하고 연속성 있는 IT환경 구현을 위해 50% 이상의 서버를 가상화했으며, 이제 이를 NVP까지 확장하고 있다. GE는 NVP를 통해 컴퓨팅 워크로드에 적용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네트워크 가상화 환경을 구현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환경 변동에 수반되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및 호스팅 공급업체인 로직워크스는 비즈니스 속도 향상을 위해 VM웨어 네트워크 가상화를 도입했다. 헬스케어 시장에 특화된 클라우드를 공급하는 이 회사는 헬스케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유연한 네트워크 환경이 필요한데, 이 때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 네트워크 구축 및 유지, 관리를 매우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VM웨어 네트워크 가상화가 물리적인 하드웨어에 대한 종속에서 벗어나 더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케네스 지글러(Kenneth Ziegler) 로직워크스 CEO는 “우리는 서비스 민첩성, 효율성과 규모를 개선하기 위해 VM웨어의 최첨단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VM웨어의 네트워크 가상화는 프로비저닝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운영 모델을 제시했으며, 고객들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더 빨리 시장에 갖고 나올 수 있도록 했다. 향후에 연속적인 워크로드 마이그레이션과 자동화된 네트워크 프로비저닝, 궁극적으로는 네트워크 ‘셀프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지능형 서비스 역량 제공

 

패브릭 기반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솔루션 전문 기업 브로케이드는 일찍부터 SDN 사업에 투자해왔으나 오픈소스 기반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기업 비야타를 인수한 이후 SDN 사업 행보가 더욱 빨라졌다. 기존 보유하고 있던 솔루션 이외에도 비야타가 보유한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NFV) 솔루션까지 끌어안음으로써 한층 더 높은 수준의 SDN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브로케이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SDN 망인 ‘Internet 2(인터넷 2)’를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 2는 미국 120여 개 대학교가 참가하는 차세대 인터넷 프로젝트로, 교육기관이나 연구단체 등에 향상된 서비스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건설됐다.

브로케이드는 지난 2012년 하이브리드 모드로 오픈플로를 지원하는 브로케이드 MLXe 코어 라우터를 구축, 100GbE 네트워크와 SDN을 구현하고 있다.


▲ 미국 49개의 주요 지점을 연결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학술망 ‘Internet 2’

 

오픈플로와 같은 SDN 프로토콜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브로케이드 MLXe 100 GbE 라우터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제어 가능하도록 하여, 대규모의 지능형 서비스 제공 역량을 지원한다. 브로케이드는 하이브리드 모드의 오픈플로를 제공하고 있는 벤더로, 브로케이드 MLXe 라우터는 최대 100GbE 와이어-스피드(Wire-speed) 성능으로 전통적인 L2/3 포워딩 기술을 구현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인터넷 2’와 같은 네트워크 운영자들은 오픈플로를 기존의 네트워크와 통합함으로써, 특정한 플로우에 대해서는 SDN이 제공하는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제어하고, 나머지 트래픽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고성능 ‘인터넷 2’ 네트워크는 미국 내 대학들을 전세계에 있는 조사 및 연구 협력자들과 연결해준다. 100GbE 이더넷 사용이 가능하면서도 초당 8.8 테라비트(Tbps)의 전송률을 갖는 광 네트워크는 각 기관 연구소 및 대학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빅데이터 과학 연구를 유지시켜줄 수 있다.

브로케이드는 40GbE/100GbE 인터페이스들까지도 오픈플로의 와이어-스피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SDN 망인 ‘인터넷 2’를 지원하고 있다.

 

빠르고 역동적인 서비스 프로비저닝 제공

 

전통적인 네트워크 장비 기업 주니퍼 네트웍스도 콘트레일 시스템스를 인수한 이후 본격 SDN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이벌 기업인 시스코가 하드웨어 장비에 대한 보강과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인프라 전략을 짜는 동안, 주니퍼는 SDN 기능을 담은 메타패브릭 아키텍처를 발표하고 SDN 솔루션 ‘콘트레일’을 발표하는 등 착실히 SDN을 위한 준비를 밟아왔다.

클러스터 관리 및 백업, 데이터베이스에 특화된 웹 호스팅 기업 ‘ISPrime’은 주니퍼의 SDN 솔루션 ‘콘트레일’을 일찍 도입하여 사용한 기업 중 하나다.

ISPrime은 고객들이 가상화 환경에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비용 효율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기를 원했고, 자사의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배치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가상 네트워크가 성능과 민첩성을 놓고 타협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 ISPrime은 주니퍼 SDN 솔루션 ‘콘트레일’을 도입해 성능과 서비스 민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ISPrime은 이 모든 것을 위해 주니퍼의 SDN 솔루션 ‘콘트레일’을 도입했다. 콘트레일은 매우 높은 성능의 가상 네트워킹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보유한 데이터들을 매우 빠르게 모으고, 이동시키고, 네트워크에 연결시킬 수 있다. 콘트레일은 ISPrime이 보유하고 있던 MX시리즈 기반 네트워크와 매우 매끄럽게 통합됐으며, ISPrime의 오픈스택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포함한 가상화 툴킷을 보완했다.

MX시리즈와 콘트레일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물리적 네트워크와 가상 네트워크를 함께 묶은 것과 같은 풍부한 네트워킹 능력을 제공했다. 이것은 콘트레일이 하이퍼바이저에 향상된 네트워킹 능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자동화 네트워킹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을 통해 복잡한 관리성을 덮어줬기 때문이다.

SunGard도 주니퍼의 SDN 솔루션 콘트레일을 도입해 좋은 효과를 본 기업 중 하나다. SunGard는 소프트웨어와 기술 서비스를 전세계에 제공하고 있는 IT 기업으로 17,000명이 넘는 직원 수와 70개 국가에 25,00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SunGard는 보안 네트워크 멀티테넌시를 제공하기 위해 보다 역동적이고 민첩한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었다. 서버 호스트에 활성화된 라우팅 프로토콜을 실행시킴으로써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서버와 네트워크 사일로를 분리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VLan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분할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단순하게 확장이 불가능하거나 SunGard가 희망하는 서비스의 유형을 제공하기에 충분치 못했다.


▲ SunGard는 주니퍼 SDN 솔루션을 도입하여 유연한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SunGard는 주니퍼 SDN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콘트레일은 새로운 고객 또는 서비스의 빠르고 역동적인 프로비저닝을 위해 가상 L3 라우팅 자원들의 구성을 자동화했다. 클라우드스택과 오픈스택 모두를 통합하는 것은 SunGard로 하여금 유연하게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스택을 통합해야 하는 운영상의 이슈를 푸는 동안 콘트레일이 활성화된 라우팅을 공급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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