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룡’ 기업들 클라우드 전략 ‘속속’ 발표

▲ (제공: 인텔코리아)

[컴퓨터월드] 클라우드는 오늘날 기업이 IT 자원 운용 방식으로 채택하는 주요 선택지로 자리매김했다. 신규 서비스의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클라우드는 기업에게 비용 효율적인 선택지가 된다. 기업은 서버·네트워크·스토리지·애플리케이션 등 IT 자원을 직접 운용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통해 클릭 몇 번으로 꼭 필요한 만큼의 자원을 즉시 할당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서비스 수요 변화에 대해 탄력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초기 클라우드 시장의 주요 고객은 자체 IT 환경 구축 및 관리가 어려운 스타트업,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 및 공공기관에서도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의 빠른 론칭 및 유연한 운영을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인프라가 기업 IT 환경에 스며들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판도가 변화했다. 이전에는 기업 데이터센터용 HW 및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장악했다면, 이제는 웹/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가상 IT 자원을 공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까지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포진하게 됐다. 이러한 판도 변화에 따라 기존에는 HW 공급에 주력해왔던 대형 업체들이 클라우드를 축으로 한 사업 전략을 속속 발표하며, 단순한 HW 공급 이상 혹은 서비스 공급 위주로 사업 영역을 확장·변화시키고 있다. 이들이 과연 어떠한 셈법을 세워 움직이고 있는지 그 속을 들여다본다.

 

클라우드 인프라, 엔터프라이즈 시장 내 영향력 ‘확장세’

클라우드는 IT 산업에서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다. 인터넷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든 IT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의 개념은 시장에 첫 등장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클라우드는 차세대 트렌드를 넘어서 이제는 IT 산업 내 지극히 보편화된 개념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사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클라우드 붐’은 예상보다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클라우드가 처음 IT 시장에 회자되기 시작했을 당시, 전문가들은 클라우드가 기업 IT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즉각적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 장비에 데이터를 두는 클라우드의 기본 개념은 필연적으로 보안 이슈를 불렀다. 기업은 클라우드가 과연 자사의 지적 자원을 안전하게 보관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굳이 가상의 IT 자원 도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초창기 클라우드는 직접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적용 사례를 넓혀 나갔다.

여기서 모빌리티의 확산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내 클라우드의 영향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더 다양한 디바이스가 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서비스에 접근함에 따라 기업은 자사가 제공하는 IT 기반 서비스가 얼마만큼의 자원을 언제까지 필요로 할지 추이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기존 IT 자원 운용 방법에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 방식에서는 서비스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넉넉히 자원을 분배해야 하므로 늘 유휴 자원이 발생하는데다, 갑작스럽게 예상 이상의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 추가 자원을 할당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에 클라우드의 특장점인 유연성, 즉시성이 주목받게 됐다. 기업은 클라우드를 활용함으로써 놀고 있는 자원 없이 꼭 필요한 만큼의 자원만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예측하지 못한 트래픽 증대에도 즉각적으로 추가 자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 공공기관은 자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적절히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됐고 그 활용 범위를 점차 늘려나갔다. 성과 예측이 어려운 신규 서비스나 자원 운용의 유연성이 필요한 특정 서비스, 글로벌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에 클라우드는 기존 방식보다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건전 한국 IBM 상무는 “작년부터 기업의 클라우드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앞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고객을 만날 경우 전통적인 IT 자원 운영에 대해서만 말하는 고객은 없다. 항상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고, 우리 회사가 클라우드를 사용하려면 어떤 로드맵을 그려야 하는지 질문한다”고 말했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이사는 “클라우드를 기술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단계는 지났고, 이제는 비즈니스 요구 상황에 맞춰서 현실화시켜야하는 상황”이라며 “단말기가 매년 엄청나게 폭증하는 데 따라 클라우드는 유연한 IT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동향에 따라 클라우드는 2014년 엔터프라이즈 시장 내 중요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으며 ▲가상화 기술 ▲서비스로서의 IT라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전체의 트렌드와도 중심 기조를 같이 하면서 그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부상, 주요 업체 대응책 마련 ‘고심’

작년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클라우드 축으로 한 변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가 IBM을 제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것. 그간 미국 내 공공기관 IT 사업 영역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던 IBM이기에, 이 사건은 당사자인 IBM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핫 이슈’였다.
이를 계기로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시장 내 요주의 업체’로 주목받게 됐으며, 클라우드라는 키워드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리란 예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기업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IT 자원을 공급하는 HW 공급업체들의 텃밭이었다면, 이제는 가상 IT 자원을 공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까지 그 먹거리를 나누어 먹으려 덤비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그간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축적해왔던 웹/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는 아마존, 구글, MS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강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어 더욱 위협적이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인지, 기존 엔터프라이즈 시장 내 ‘공룡’들은 클라우드를 축으로 미래 시장에서 자사의 입지를 공고히 할 전략을 세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AWS에게 ‘한 방 먹은’ IBM의 전략은 ‘전면전’이다. IBM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IBM의 핵심 사업부로 간주, 역량을 집결해 IT 서비스 제공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소프트레이어를 인수,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IBM은 2014년 글로벌 IT 기업 중 가장 많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인텔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지난 1월 클라우드판 ‘인텔 인사이드’ 전략을 발표했다. 이로써 인텔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도록 지원,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텔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시스코는 클라우드의 중심 기조인 ‘유연한 IT 환경’을 지원하는 가상화 솔루션을 클라우드 전략으로 채택했다. 가상화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네트워크 시장에서 ‘현실적으로’ 네트워크 자원의 민첩성을 보장하겠다는 전략을 표방, 이로써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려는 기업체를 비롯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까지 자사의 고객으로 포섭할 방침이다.

EMC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가상화 솔루션 및 대용량 확장성을 갖춘 스토리지 제품군을 지속해서 개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 IBM은 소프트레이어를 인수,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개편했다.

IBM, 서비스 제공업체로 변신…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집중

IBM은 지난 달 레노버에 x86 서버 사업부를 매각했다. 이는 IBM이 그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공급한다는 전략을 앞세웠던 걸 생각하면 놀라운 행보는 아니다. x86 서버 시장은 기술 수준 및 주요 공급업체가 평준화된 HW 부품을 조립해 공급하는 ‘화이트박스’ 형태로 정형화됐다. 즉 IBM 입장에서는 더 이상 x86 서버가 ‘프리미엄화’ 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먹거리가 아니었던 셈이다.

IBM은 레노버와의 x86 서버 사업부 매각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향후 인지컴퓨팅과 클라우드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HW 공급업체’가 아닌 ‘서비스 제공업체’로 주요 포지션을 바꾸겠다는 것이 IBM의 전략이다.

IBM과 클라우드. 언뜻 생소한 결합으로 느껴질지 모른다. IBM이 HW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메인프레임, 유닉스를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서버 강자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IBM은 그간 ‘HW 공급’의 큰 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IBM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IBM은 사실 2011년부터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해왔다.

또한 IBM 측은 자사가 15년 전부터 아웃소싱 서비스를 공급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건전 한국 IBM 상무는 “아웃소싱 서비스의 발전된 형태가 클라우드 서비스다. IBM은 그간 아웃소싱 서비스를 공급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컨설팅 단에서부터 엔드 투 엔드 서비스까지 폭넓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IBM은 작년에 소프트레이어라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20억 달러에 인수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즉시성이라는 클라우드의 가장 중요한 특장점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한 것.

소프트레이어 인수가 끝이 아니다. IBM은 소프트레이어 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 솔루션 전문기업인 아스페라까지 인수, 더욱 강력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IBM은 아스페라의 기술력을 소프트레이어와 융합, 더욱 민첩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트리플 네트워크 아키텍처(Triple Network Architecture)’로 클라우드의 주요 이슈인 안정성 문제도 잡아냈다고 IBM은 강조했다. 프라이빗/퍼블릭/매니지먼트 등 3개 계층으로 네트워크를 분리하는 구조로 외부 공격에 대한 대응력을 갖췄다는 것. 트리플 네트워크 아키텍처 상에서 퍼블릭/매니지먼트 네트워크는 DDoS 공격 등이 발생해도 원활하게 동작한다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IBM 측은 그간 아웃소싱 서비스를 공급해왔던 노하우에 HW 기술력을 더해,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와 어떻게 연계할지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컨설팅 서비스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IBM은 2014년 총 12억 달러를 투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전 세계 4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 IBM이 갖고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총 25개다. IBM은 여기에 15개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추가, 총 40개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로써 전 세계 어디서나 고성능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아태 지역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이 새로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지역으로 선정됐다. 특히 IBM은 중국, 인도와 같이 그간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설립된 적이 없었던 지역에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소프트레이어 자체로 보면 IBM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후발주자지만, 후발주자는 선발주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체험한 불편함을 해소함으로써 벽을 넘을 수 있다”며 “유연성, 안전성이라는 소프트레이어의 특장점으로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왔던 고객이 느꼈던 불편함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 인텔은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인텔, 클라우드판 ‘인텔 인사이드’로 인텔 생태계 조성

클라우드를 보는 인텔의 시각은 ‘클라우드가 있다면, 그 흐름에서 인텔은 뭘 해야 하나’라는 관점이다. 이는 세계적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직접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 공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클라우드라는 차세대 IT 트렌드가 있다면, 여기에 인텔은 어떠한 입장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였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이사는 “인텔은 클라우드 태동기인 2010년에서부터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이에 대해 인텔이 어떤 비전을 마련해야 하는지 정립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당시부터 인텔은 클라우드 컴퓨팅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오픈스택(OpenStack)’을 비롯해 클라우드와 관련된 협회, 단체, 커뮤니티와 소통해왔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클라우드를 실제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기 어려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것이 ‘인텔 클라우드 파인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인텔은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실제 사용자들에게 50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가이드인 ‘인텔 클라우드 파인더’ 툴을 개발,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로써 사용자가 요구에 맞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다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용자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인텔에는 어떠한 이점으로 작용하는가? 그 배경에는 x86 서버가 있다.

클라우드는 가장 큰 특장점인 즉시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보다 유연한 IT 환경으로 구성돼야 한다. 즉, 클라우드와 가상화 기술은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다. 따라서 서버 가상화의 핵심인 x86 서버는 자연히 클라우드 컴퓨팅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는 인텔이 클라우드에 주목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IDC에 따르면 전 세계 x86 서버 시장에서 인텔 프로세서 기반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94%에 달한다.

여기서 인텔이 클라우드라는 트렌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기로 했는지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인텔은 소비자가 인텔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자사의 제품, 기술이 녹아든 클라우드 생태계의 확산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인텔의 전략은 2014년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으로 진화했다. 이는 그간 PC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인텔 인사이드’ 브랜드 전략의 클라우드 버전이다.

인텔은 2013년 9월 AWS와 협업, AWS가 제공하는 인프라가 인텔 기반기술을 채택하고 있음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의 모태가 됐다.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텔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제공(Powered by Intel Cloud Technology)’이라는 배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인텔 측은 이로써 사용자들이 눈앞에 실체가 보이지 않는 ‘가상 자원’이 어떠한 기반구조 하에 제공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기반구조는 인텔이 제공하는 것뿐이지만, 그럼에도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 보안 수준은 해당 클라우드 서비스를 실현하는 HW 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에도 그간 사용자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이터센터의 HW 사양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여기서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은 사용자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기반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결국 인텔은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을 통해 클라우드 시장에서 자사의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는 인텔의 브랜드 가치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마케팅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인텔 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프로그램에는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중 매출 35억 이상인 1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T가 참여한다.

 

▲ 시스코는 개방성을 염두에 두고 'ACI'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시스코, 네트워크 가상화 앞세운 ‘클라우드 전략’ 전개

시스코는 2014년 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자사 비즈니스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클라우드를 지목했다. 이는 보다 민첩한 IT 자원 운용을 실현할 방안으로 자사의 네트워크 가상화 전략인 ACI(Application Centric Infrastructure)에 주력하겠다는 내용이다.

전 산업 영역에서 IT에 대한 의존도는 나날이 심화되고 있고, 비즈니스는 더욱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IT가 비즈니스를 얼마나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IT가 더 빨라져야 한다.’ 이것이 클라우드, 가상화 기술이 차세대 IT 기술로 떠오르게 된 배경이다.

여기서 현재 네트워크 기술이 현재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기업 IT 환경을 구성하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중 네트워크는 가상화 기술 및 도입 수준이 가장 떨어지는 분야다.

가상화란 HW 자원을 하나의 풀로 구성, 기능(SW)에 따라 논리적으로 할당하는 구조를 말한다. 다시 말해 IT 인프라를 HW가 아닌 SW로 정의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Software Defined Infrastructure, SDI) 개념은 현재 IT 산업 전체를 이끄는 중요한 방향성이다. 특히 서버 분야에서 x86 서버를 활용한 서버 가상화 기술이 이미 보편화됐다. 반면 네트워크 분야는 그렇지 못한데, 이는 그간 네트워크 시장에 공급돼왔던 네트워크 장비가 HW-SW간 종속성이 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네트워크 시장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논의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oftware Defined Network, SDN)를 어떻게 추구할 것이냐는 논의와 상통한다. 클라우드의 핵심인 유연한 IT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네트워크가 과연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대한 논의는 최근 네트워크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시스코는 현재의 네트워크와 미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교두보로써 ACI를 제시했다.

최우형 시스코 코리아 부장은 “IT 산업은 비즈니스 민첩성을 수용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SDN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로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현재 네트워크에서 SDN으로 가기 전 ‘중간 단계’가 필요하며, 시스코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솔루션으로 ACI를 제시했다는 것.

ACI 솔루션의 핵심은 기존 인프라에 민첩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ACI 솔루션은 미들웨어 형태로 데이터센터에 투입, 기존 네트워크 장비를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시스코는 개방성을 염두에 두고 ACI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오픈스택 및 타사의 네트워크 장비와도 엮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ACI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것. 시스코 측은 ACI 솔루션이 현재 네트워크가 미래 네트워크, SDN을 이을 수 있는 연결고리로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ACI 솔루션을 오는 5월 론칭할 계획이다. ACI의 타겟은 기업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다.

최 부장은 “업계뿐 아니라 고객까지도 SDN이라는 콘셉트 자체에는 100%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 레거시 장비를 SDN 콘셉트에 따라 전면 개편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SDN의 적용 사례 역시 많지 않은 편이라 더욱 그렇다”고 언급하며 “이에 시스코는 네트워크 자원의 민첩성을 향상시킬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ACI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해도 활용하기 어려우면 쓰지 않는다. ACI는 기존 네트워크 운영상에서 발생하는 이슈, 현업 관리자들의 요구사항을 수집해서 개발됐으며, 네트워크 민첩성을 향상시키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GUI(Graphical User Interface)가 적용된 컴포넌트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 EMC의 클라우드 전략의 핵심은 SDS 솔루션 '바이퍼'다.

EMC, 클라우드용 솔루션·제품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업 강화

유상모 한국EMC 상무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특성을 전기, 수도와 비교해 설명했다. “우리는 매일 필요할 때 바로바로 전기, 수도를 사용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마련되는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그렇게 제공돼야 한다”고 유 상무는 말했다.

이러한 클라우드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스토리지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EMC의 대답은 ‘바이퍼(ViPR)’다.

EMC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oftware Defined Storage. SDS) 솔루션인 바이퍼는 관리 계층과 데이터 서비스 계층으로 나뉜다. 데이터 서비스 계층에는 어떤 스토리지든 장착될 수 있다. 블록/파일/오브젝트 및 빅데이터용 하둡 디스크도 가능하다. 관리 계층은 데이터 서비스 계층을 가상화해 통합 관리한다. 모니터링, 복제, 저장공간 할당 등이 모두 통합적으로 수행된다.

데이터 서비스 계층에 어떤 디스크가 붙어도 상관없다는 것은 곧 바이퍼가 이기종 스토리지 환경의 통합 관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바이퍼는 스토리지 운영의 개방성, 확장성을 실현한다.

바이퍼의 관리 계층은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oftware Defined DataCenter, SDDC)와 결합된다. 이로써 전체 IT 인프라가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것이 클라우드를 바라보는 EMC 전략의 핵심이다.

또한 EMC는 클라우드 시장을 직접 겨냥하는 상용 제품으로 ‘프로젝트 나일’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젝트 나일’은 클라우드 서비스 운용에 필수적인 대용량의 확장성을 갖춘 스토리지 인프라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타겟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고려하는 기업 및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다. 즉 EMC는 ‘프로젝트 나일’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진출하려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를 고객으로 포섭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나일’은 오는 5월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EMC는 2014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 상무는 “한국EMC는 최근 더존비즈온을 포함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세 곳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어 올해 중 더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라 말했다. 이로써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자사의 스토리지 제품 및 솔루션을 공급하는 한편 공동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유 상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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