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클라우드 등 IT 트랜드에 ‘후광’ 입어 성장세 올라

▲ (제공: 에이블스토어)

[컴퓨터월드] 네트워크를 통해 기기, 사용자와 연결되는 저장장치인 NAS(Network Attached Storage)는 그간 일반 소비자용 저장장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랬던 NAS가 달라졌다. 기업에서 NAS를 활용해 파일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 HDD의 단가 인하 추세는 NAS의 저변을 확장했다. 이제 기업은 NAS를 구매함으로써 보다 대용량의, 보다 빠른 파일 공유를 실현하는 파일 시스템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은 부서별 파일/백업서버 용도로, 소규모 매장 및 중소기업은 전산 시스템 구축에 NAS를 활용하고 있다. 오늘날 NAS는 가장 저렴하고 간편하게 소규모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아가 NAS는 네트워크 접속을 실현한다는 특성을 십분 활용, 단순한 저장장치가 아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의 융합장치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현업의 편리함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모빌리티, 클라우드라는 IT 트렌드는 NAS 시장이 개인, 기업을 가리지 않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스마트폰 붐’이 일었던 2010년을 기점으로 NAS 시장은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 NAS 시장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NAS,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저장장치

NAS란 Network Attached Storage, 네트워크 저장장치를 의미한다. USB, 외장하드 등 컴퓨터에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는 DAS(Direct Attached Storage)와 달리 NAS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와 연결된다. NAS 사용자는 NAS를 휴대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NAS에 저장된 파일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NAS를 서버처럼 활용해 타인과 파일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개인 사용자는 NAS에 영화, 음악 등을 저장해 두고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스트리밍으로 즐긴다. 동아리 등 모임에서는 NAS를 구성원 간 사진, 자료 등을 공유하는 서버로 활용하기도 한다. 기업 환경에서 NAS는 팀, 부서 단위의 파일서버나 백업서버로 활용된다. 즉 NAS를 구매한다는 건 개인용 클라우드, 혹은 소규모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 볼 수 있다.

강승룡 넷기어코리아 이사는 “NAS는 파일 공유를 실현하고자 태생됐다. 여러 사람이 파일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기기를 오가는 것보다는 하나의 파일 시스템을 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NAS는 네트워크로 접속 가능한 파일 시스템을 구성, 파일 공유를 실현한다”고 말했다.

김완성 한성SMB솔루션 차장은 “기업은 보안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기업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필요로 한다”며 “NAS는 기업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시대, NAS를 부르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NAS 시장은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 사용자들은 NAS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몰랐다.

그러다 2010년, 이러한 국내 시장 상황을 뒤집을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LG전자가 일반 사용자용 NAS 제품을 내놓으며 NAS 시장에 뛰어든 것. LG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사용자들에게 “NAS가 무엇인지”를 알렸다.

이러한 LG전자의 공세에 후광(?)을 입어 국내 NAS 시장에 참여하고 있던 업체들은 전에 없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시놀로지 국내 총판인 에이블스토어의 경우 2010년 전년 대비 300%나 증가한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2011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공개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모빌리티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 역시 NAS 시장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산업 전반에서 스마트폰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스마트폰 붐’을 기점으로 여러 시장이 죽거나 살아났다. NAS 시장은 후자의 경우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개인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휴대하고 있는 기기를 통해 대용량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길 원하게 됐다. 개인이 직접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처럼 ‘스마트폰 세대’는 다양한 기기에서 접근 가능하고 대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파일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됐다. NAS는 이러한 스마트폰 세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부각되면서 시장 저변을 넓히게 됐다.

아울러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 역시 NAS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 공신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더 편리하게 파일을 공유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다 한들, 네트워크 속도가 그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사용자의 기대만큼의 편리함을 실현할 수 없다. 여기서 오늘날 기가 네트워크 환경은 NAS를 통해 네트워크 기반 파일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을 ‘해볼 만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NAS 자체적으로도 LAN 포트를 병렬 활용하거나, HW·SW로써 전송 성능을 부가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이루어졌다. 이로써 NAS가 보다 유연한 파일 시스템을 원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됐다.

NAS, 가격 경쟁력이란 무기를 갖다

그럼 NAS는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유일한 선택지인가?

그렇지 않다. 네트워크 기반 파일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은 NAS 외에도 웹 기반 파일서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있다. 사용자는 이들 중 자신의 입맛에 가장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NAS와 웹 기반 파일서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NAS는 제품, 나머지 두 선택지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웹 기반 파일서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호스팅 업체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저장 공간을 ‘서비스’ 받는 방식이다. 반면 NAS를 도입한다는 건 네트워크 기반 파일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저장장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NAS의 특징은 비용 측면에서 사용자들에게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서비스 구매 방법은 저장 공간을 할당받는 데 있어 월 단위의 과금을 지속해서 발생시킨다. 저장 공간을 사용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비용은 꼭 그에 비례해 증가한다. 반면 제품의 경우 구매 비용만 지불하면 추가 비용 없이 계속해서 사용 가능한 저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저장 공간을 ‘빌리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빌리는 것보다 사는 데 당장은 더 많은 비용이 들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 예전의 NAS는 소위 웹하드라 불리는 웹 기반 파일서버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그간 지속돼 왔던 HDD 단가의 ‘추락’이 NAS가 전에 없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NAS 가격의 3~50%를 차지하는 HDD 단가는 NAS 시장 초창기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현재 3~4TB HDD의 단가는 10년 전 250GB HDD 단가 수준이다. 이로써 더 대용량의 NAS가 더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공급될 수 있게 됐다.

권민길 에이블스토어 대표는 “현재 시장에 제공되는 웹하드 서비스는 5GB의 저장공간을 월 3만원 정도의 서비스 비용에 제공하고 있다. 3년만 사용해도 총 비용이 100만원을 웃돈다. 반면 NAS를 구매하면 2TB 저장 공간을 100만원대에 확보할 수 있다. 조금만 장기적으로 봐도 NAS가 웹하드 서비스에 비해 저렴하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용 6베이 NAS 제품 (제공: 넷기어코리아)

NAS,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백업 용도로 기업 시장 진출

이처럼 NAS는 용량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에 따라, 기업 환경에까지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선제조건을 마련했다.

NAS와 웹 기반 파일서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또 다른 차이점은 NAS가 ‘프라이빗한’ 파일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일반 사용자의 경우 이러한 ‘프라이빗한’ 파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NAS 외에는 없다. 반면 기업은 NAS 외에도 자체 데이터센터 등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할 선택지가 있다.

즉 NAS 시장은 초기 기업용 NAS보다 개인용 NAS 쪽의 성과가 뚜렷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NAS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기업이 새롭게 NAS에 주목해볼 만한 계기가 됐다. 4베이(HDD 4개 탑재) 이상의 NAS, 기업용 NAS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완성 한성SMB솔루션 차장은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서 NAS는 부서별 파일서버나 백업서버 등 특정 업무용도로 사용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NAS로 전산 시스템 자체를 운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백업서버로의 활용은 NAS가 가격 경쟁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김완성 차장은 “엔터프라이즈급 스토리지로 데이터센터를 구축,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백업 용도에 NAS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터센터 스토리지와 동일한 장비가 아닌 NAS를 백업서버로 활용할 경우, 통상적으로 5분의 1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민길 에이블스토어 대표는 “공공, 금융, 일반 기업체, 소호 등 NAS를 활용하는 산업 분야은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대용량 미디어 데이터를 편집하는 사진·영상 분야에서 NAS의 구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업용 렉타입 NAS 제품 (제공: 한성SMB솔루션)

NAS에 “앱 올려 쓰고”, NAS로 “멀티 디바이스 지원하고”

NAS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가격 경쟁력뿐만이 아니다. 사용 편의성 역시 중요한 강점이다.

NAS는 저장장치지만, 네트워크로 접촉 가능한 저장장치다. 이는 NAS가 그 자체로 서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즉 NAS는 저장장치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위에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권민길 에이블스토어 대표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얼마든지 애플리케이션과의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NAS의 강점”이라 말했다.

이러한 NAS의 특정에 따라 NAS 업체와 솔루션 업체 간 협업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룹웨어나 웹메일 등 기업 내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NAS에 올려 함께 제공하거나, NAS에 저장된 기업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암호화 솔루션을 NAS에 탑재하는 방향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또한 IP 카메라 및 스마트TV 등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로 NAS를 활용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기종 간 호환성을 제공한다는 것 역시 NAS의 강점이다. NAS를 활용하면 윈도우즈, 리눅스, 맥OS, 솔라리스 등 다양한 OS에 대한 파일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권민길 에이블스토어 대표는 “기업에서 일반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윈도우즈를 많이 사용한다. 반면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맥을 많이 사용한다. 프로그래머들은 리눅스도 즐겨 사용한다. 이렇게 다양한 OS가 혼재돼 있는 업무 환경에 NAS로 파일 시스템을 운영하면 파일 공유가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김완성 한성SMB솔루션 차장은 “오늘날 현업에서는 PC, 노트북뿐 아니라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기기로 자료를 공유하고자 한다. NAS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통합 파일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NAS 시장,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

이처럼 NAS는 앞으로도 모빌리티, 클라우드라는 차세대 IT 트렌드에서 파생되는 시장의 수요를 특유의 강점으로 일부 수용하며 지속해서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완성 한성SMB솔루션 차장은 “자사가 3년째 운영하고 있는 NAS 정기교육의 참여 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월 단위로 진행하는데, 초창기에는 5명 안팎이었던 인원이 2~30명으로 늘어났다”며 “실제 필드에서 영업을 진행하면서 NAS에 대한 인지도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길 에이블스토어 대표는 “초창기에 비해 NAS에 대한 고객 인지도가 높아지기는 했다. 그래도 냉정하게 보면, IT 전체 시장에서 NAS가 무엇인지 아는 고객의 비중은 5%도 안 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5%는 나머지 95%의 성장 가능성을 향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유럽의 경우 NAS는 전자매장 등에서 TV처럼 판매하는 대중적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고, 국내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국내 NAS 시장이 성장세에 올라 있음을 강조했다.

강승용 넷기어코리아 이사 “국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NAS 시장은 10% 이상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역시 그러한 추세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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