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SW 산업은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

 

 

[컴퓨터월드] 국토교통부가 ‘공간정보 SW’ 활성화와 해외시장 진출에 발 벗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최근 이와 관련된 종합계획을 마련해 적극 추진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국회의원들로부터도 주목을 받아 자료 제출 및 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미 국토부는 지난해 공간정보 SW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소기업 지원 및 SW 활성화를 위해 ‘한국토지정보시스템’의 실 운영 환경을 테스트 환경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토부가 이처럼 공간정보 SW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잠재시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이 비치는 곳이 어디가 많고 적은지 등을 파악한다면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고,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을 제대로 파악만 할 수 있다면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 자살하는 모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국세청이 세금을 받기 위해 현장에 나가기 전에 지형을 분석해 보고 정확히 파악한다면 수수료를 받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더욱이 건물의 실제 높이, 거리, 면적 등을 3D로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준다면 건축물 인허가 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간정보 SW를 통해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이러한 SW를 해외시장에까지 진출시킬 수 있다면 국가 산업 및 경제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시각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간정보에 대한 가치나 중요성 등이 제대로 잘 알려지지 않아 시장으로부터의 관심도가 낮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관심을 보여야 할 SW 기업들이나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청년들로부터는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토부 공간정보기획과 고영진 과장을 만나 공간정보 SW 활성화 및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직접 들어본다.      김용석 yskim@itdaily.kr


공간정보 SW, 잠재시장 무궁무진

공간정보 SW 산업이 왜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는가.
“한 마디로 잠재시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일자리 창출과 국가 산업 및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정보는 지상, 지하, 수상, 수중 등 공간상에 존재하는 자연 또는 인공적인 객체에 대한 위치정보 및 이와 관련된 공간적 인지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말한다. 대표적인 시스템으로는 국토부가 구축한 KLIS(한국토지정보시스템), 3차원 서비스 플랫폼인 V-world, 부동산 정보포털인 온나라 등이 있다. 이러한 공간정보는 민간에서 내비게이션, 모바일 앱, 스크린골프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공간정보산업은 공간정보를 생산, 관리, 가공, 유통하거나 다른 산업과 융·복합하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산업이다.”
“사실 국토부는 그 동안 국가의 이러한 시공간 자원을 주로 하드웨어적인 시각에서 관리 및 발전시켜온 경향이 짙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토를 주로 어떻게 나눠 관리, 보관,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이를 시공간적인 차원에서, 즉 태양광이 비치는 곳이 어디가 많고 적은지, 건물의 실제 높이, 거리, 면적 등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등을 SW로 구현해 낸다면 태양광발전소 위치나 건축물 인허가 여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 자살한 모녀 사건의 경우도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을 공간정보 SW로 파악해 놓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국토와 관련된 시공간 자원을 공간정보 SW로 창출해 낸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가 산업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생각이다.”

공간정보산업 활성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기본적으로 먹거리 창출을 통한 산업 육성이다. 예를 들어 국토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는 3차원 서비스 플랫폼인 ‘V-world’를 통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발굴해 내는 것이다.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공간정보기관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하는 창업경진대회 같은 것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이 대회는 매년 10월에 실시하고 있다. 그 이전에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해 창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초청해 설명회 및 교육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간정보 SW를 통해 먹거리 창출과 산업이 활성화될 것인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다시 말해 이 시장은 90년대 초중반 붐이 일어날 만큼 활성화 됐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많이 가라앉아 있는 상태이다. 특히 외산 SW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어 국산 SW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상당히 좁은 상태다. 먹거리가 많아야 청년들이나 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국토부는 이미 공간정보 SW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소기업 지원 및 SW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메인시스템인 한국토지정보시스템의 실 운영환경을 테스트 환경으로 제공하고 기술개발 및 테스트를 위한 인프라를 국가비용으로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미 지난해 외산 SW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GIS 엔진 업체 3곳(유비스티, 지노시스템, 지오투정보기술)과 국산 DBMS 업체 1곳(티베로)을 선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SW의 표준모델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교체를 희망하는 지자체에 설치해 한국토지정보시스템의 운영환경을 단계적으로 국산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산 SW 육성을 위해 공간정보 SW 품질인증,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을 통한 우선구매제도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V-world’와 연계된 창업아이템 발굴

공간정보 SW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돈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때문에 우수한 청년들이 진출을 하지 않고, 기업들도 관심도가 낮다고 본다. 때문에 공간정보를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거리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분위기 조성이 잘 안 되고 있다. 공간정보 시장에서 국산 GIS 엔진 사용률이 통계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특히 외산 SW의 시장 장악력이 너무 높다. 공간정보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DBMS는 외산이 약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공공분야의 의존율이 높은 공간정보 SW 산업의 생태계는 비정상적으로 변형되어 움직이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한 마디로 공공분야는 외산 SW의 점유율이 높고, 민간시장은 구글,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이 잠식하고 있어 국내 중소 SW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어떤 시장이든 정부에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산 확보나 실행단계도 너무 길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간이 참여하는 시장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사업 아이템을 찾아내는 게 숙제라고 본다. 사실 아이템은 10대와 20대 청년들이 해야만 한다. IT와 인터넷 사용자들은 주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가 공간정보 SW 활성화 계기 될 것

국토부는 토지, 하늘과 같은 기존 업무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SW와 같은 지식정보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너무 부족해 공간정보 SW 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공통분모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정보는 많고 다양한데, 그 정보를 활용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조성이 잘 안 돼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환경에서 공간정보 SW의 중요성이나 가치를 아무리 강조해 봐야 공염불에 불과하다. 현재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방안은 빅 데이터가 모티베이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빅 데이터는 모두의 관심 사항이기 때문이다. 각 부서가 빅 데이터와 관련된 내용을 채택한다면 공간정보 SW의 중요성이나 가치도 인정할 게 분명하다. 예를 들어 주택 분야라고 할 경우 관련 정보를 어떻게 엮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 사용자가 요구하는 정책을 결정하고 어떤 정보를 어떻게 제공해 줄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빅 데이터 사업이 창출된다면 자연스럽게 공간정보 SW의 중요성이나 가치를 인식하게 될 것으로 본다.”

국토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도 엄청날 것으로 파악된다. 그것을 공개한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시장이나 산업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곧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와도 맞물려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국토부가 제공해 주고 있는 서비스 플랫폼인 ‘V-world’를 통해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 주고 있다. 국가 공간정보 통합체계 구축 사업, 즉 각 기관이 갖고 있는 공간정보와 관련된 정보를 취합해서 제공해 줄 것이다. 현재 정보를 취합 중에 있다. 다만 유용한 정보여야 하는 데 사용자마다 다 달라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취합해 제공해야 하는지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한편 고영진 공간정보기획과장은 지난 1986년 안정행정부 근무를 시작으로 29년째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업무에 철학을 갖자”라는 공직자로서의 자세 및 철학을 실천한 인물이다. 공간정보산업 육성을 위해 측량법, 지적법, 수로업무법 등 3개 법안을 하나로 통합한 ‘측량 수요 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을 마련(2008년)한 주인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간정보 SW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한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고, 공간정보 SW 산업 활성화도 시간문제임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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