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버 가상화와 클라우드, 그리고 SDx

[컴퓨터월드] 메인프레임, 유닉스가 서버 시장을 풍미하던 시절, 기업 IT 인프라는 제조업체 중심의 수직적인 구조 하에 움직였다. x86 서버는 이러한 구조를 바꿨다. 범용 CPU를 활용하고, 목적에 따라 다양한 OS를 올려 활용할 수 있는 x86 서버는 서버 인프라의 구조를 고비용 장비 중심의 수직적 구조에서 범용 장비 집단의 수평적 구조로 변모시켰다. 오늘날 x86 서버는 전체 서버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서버 형태가 됐다.

한편 3~4년 전 IT 업계에서는 IT의 즉시성, 효율성을 실현할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은 서버 가상화다. 서버 가상화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던 IT 자원을 하나의 논리적 풀(pool)로 구성, 가상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서버 가상화는 x86 서버를 기반으로 실현된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 IT에 활용되는 x86 서버 전체의 60%는 가상화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Software Defined Infrastructure, SDx)’ 관점에서 보면, 서버 가상화는 서버 단에서의 ‘소프트웨어 정의’, 즉 ‘소프트웨어 정의 컴퓨팅(Software Defined Computing)’이다. x86 서버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서버 가상화 기술의 대중화는 서버를 데이터센터 구성 요소 중 가장 빨리 ‘소프트웨어 정의화(化)’ 했다.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의 중심에 선 가상 서버, 오늘날 기업 IT에서 어떠한 의미인지. 또한 서버 가상화 분야에서 선전해왔던 업체들은 어떻게 ‘미래 IT’를 준비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서버 단에서의 ‘소프트웨어 정의’, ‘서버 가상화’

서버 가상화에 주력해왔던 업체 입장에서 보면, ‘소프트웨어 정의 모든 것(Software Defined x, SDx)’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SDx란 기존 IT 인프라의 경직된 구조를 논리적으로 유연하게 할당 가능한 구조로 재구성한다는 내용인데, 이러한 용어가 업계에 등장하기 전부터 서버 단에서는 ‘서버 가상화’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 정의’가 실현돼 왔기 때문이다.

x86 서버가 등장하면서 서버는 기존 중대형급 컴퓨터 자원이 발휘하지 못했던 효율성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x86 서버 등장 이전까지, 서버들은 각각 물리적으로 독립돼 있었고 비즈니스·서비스를 실현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서버에 묶여 있었다. 10대의 서버가 데이터센터를 구성한다면, 각각의 서버, 컴퓨팅 자원들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고 애플리케이션이 그러한 여건에 맞추어 각각의 컴퓨팅 자원에 올라갔다. 기업 IT 환경이 비즈니스·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애플리케이션(SW) 중심이 아닌 IT 장비(HW) 중심으로 경직돼 있었던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범용 CPU가 탑재되고, 리눅스를 OS로 활용하는 ‘화이트박스’ 형태의 x86 서버가 등장하면서 서버는 유연해졌다. 제조업체에 대한 종속성이 없고, 기술의 발전으로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x86 서버 제품들은 메인프레임, 유닉스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시스템 구성 및 확장에 제약이 없다는 강점이 있었다. 이에 서버 시장에서 x86 서버의 입지는 더욱 올라갔고, 이러한 ‘범용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서 서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것이 서버 가상화다. 서버 가상화란 서버를 각각의 독립된 물리적 장비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서버를 하나의 논리적 풀(pool)로 가상화해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대의 서버가 각각 100이라는 컴퓨팅 자원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 A라는 업무는 60의 자원이, B는 50의 자원이, C는 80의 자원이 필요하다. 기존 서버 시스템에서 A, B, C는 각각 하나의 분리된 서버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실제 필요한 자원은 190임에도 불구하고 300의 자원을 소모해야 했다.

그러나 서버 가상화 시스템에서 10대의 서버는 100이라는 자원 10개가 아닌, 1000만큼의 가상 자원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A, B, C 업무를 구동하는 데에는 자원의 낭비 없이 꼭 필요한 만큼만 활용된다. 나아가 각각의 업무가 예상과 다르게 더 많은 자원이나 더 적은 자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가상 서버 환경은 이러한 업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 효율적으로 자원을 구동할 수 있다.

 

 

 

서버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바탕

이처럼 서버 가상화는 서비스, SW 중심의 서버 관리를 실현한다. 이러한 서버 가상화 기술은 최근 IT 트렌드인 클라우드를 실현되는 배경이 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IT의 즉시성,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비즈니스와 IT의 의존도가 심화되고, 비즈니스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오늘날 비즈니스의 요구에 대응하고자 IT는 더 민첩해져야 했다.

기업이 신규 사업을 기획한다고 하면,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IT가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오늘날 비즈니스는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매우 다각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움직임을 기존의 경직된 IT 인프라가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 업계에서는 3~4년 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유연한 IT 인프라 구조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다.

특히 IT의 효율성은 비용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용자 측에서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영역이다. 만약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 비용이 무한정으로 상정 가능하다면 기존의 경직돼 있던 IT 인프라로도 오늘날 비즈니스의 역동성을 지원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IT와 비즈니스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져, IT가 비즈니스 그 자체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업은 IT 비용을 ‘이제까지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더 줄이려고’ 하고 있다.

즉, 기존 IT 인프라 구조로는 한정된 비용 안에서 오늘날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민첩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컴퓨팅 자원에 비즈니스를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맞춰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고자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및 SDx 개념이 등장했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SDx의 태동 배경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 클라우드 인프라는 퍼블릭,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나누어 이야기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기업 비즈니스를 실현할 IT 인프라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 임대, 구축 비용이 아닌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말하며,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이 갖고 있는 IT 인프라를 유연성 있는 가상 자원으로 구성해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어떠한 방식이든 상관 없이, 클라우드에는 모두 서버 가상화 기술이 적용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패러다임이 업계에 제안되기 전, 사용자를 대신해 IT 인프라를 운영해주고 이에 대한 비용을 받았던 호스팅 사업 영역이 가상화 기술을 통해 더욱 지능적으로 발전된 형태라고 이해될 수 있다. 또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가상화 기술로 기업이 보다 지능적, 비용효율적으로 IT 인프라를 운영하는 내용이다.

▲ 모바일-클라우드 시대의 IT (출처: 가트너)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 정의’ 패러다임 이끌다

서버 가상화는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채택, 활용하고 있는 대중적인 기술이다. 서버 가상화의 성공은 IT 업계가 스토리지·네트워크의 가상화를 고려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움직임의 계기가 됐다.

정석호 VM웨어 부장은 “기업 IT에 클라우드 환경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인프라가 가상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서버에 제일 먼저 적용됐다”며 “서버 가상화는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IT 인프라의 도입, 운영 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서버 가상화의 성과가 데이터센터의 다른 부분에도 적용된다면, 향후 기업들은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굉장히 빠르고 쉽게 지원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버 가상화를 통해 기업은 컴퓨팅 자원의 요건에 맞춰 비즈니스를 실현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즉각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가상화’의 이점을 스토리지, 네트워크, 나아가 데이터센터 전체에 확장한다는 것이 SDx다. 서버 가상화는 이러한 SDx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SDx의 실현 가능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정석호 부장은 “소프트웨어 정의라는 개념만 보면 시장에서 초기 단계라고 보는게 맞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보면 소프트웨어 정의 컴퓨팅, 서버 가상화는 벌써 10년 이상 고객들에게 제공돼 왔고, 대다수 메인 인프라의 아키텍처로 적용돼 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로 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초 공사는 웬만한 기업이 다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다음 단계는 서버 가상화를 고도화하는 것, 클라우드 운영관리를 더 강화하는 것, 그리고 아직 가상화되지 않은 네트워크, 스토리지 영역에 가상화를 적용해 가상화의 이점을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추가적으로 사용자 중심 컴퓨팅 환경까지 적용된다면, 소프트웨어 정의 엔터프라이즈가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 소프트웨어 정의 엔터프라이즈 개념도 (제공: VM웨어)

 

서버 가상화 TOP 3, 어떤 미래 전략 준비하고 있나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선전한 IT 기업으로는 VM웨어, MS, 시트릭스가 있다. 이들은 그간 서버 가상화 솔루션을 공급하며 기업 IT 환경을 혁신하는 데 기여해 왔다. 향후 이들은 각각의 장점을 토대로 기업 IT를 보다 폭넓게 지능화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VM웨어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oftware Defined DataCenter, SDDC)’, 나아가 ‘소프트웨어 정의 엔터프라이즈(Software Defined Enterprise, SDE)’를 제창하며 업계에 SDx 패러다임을 적극 환기하고 있다. VM웨어가 제창하는 SDDC 전략이란 서버 가상화가 기업 IT 환경에 주었던 이점을 데이터센터의 다른 구성요소에도 적용, 데이터센터를 한 대의 자동화된 가상 머신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VM웨어는 지난 3월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oftware Defined Storage, SDS)’ 솔루션인 버츄얼샌(Virtual SAN)을 상용화한 바 있다. VM웨어는 버츄얼샌을 ‘가상 머신을 위한 스토리지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버츄얼샌은 서버에 직접 붙는 DAS(Direct Attached Storage) 단에서 소프트웨어 정의를 실현한다. 이는 이미 대중화된 서버 가상화 기술을 응용해 기업 고객이 보다 비용 효율적인 가상 스토리지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정석호 VM웨어 부장은 “기존에는 서버에 내장 디스크가 두 개 정도만 부착됐다. 그런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x86 서버는 내장 디스크를 24개까지 붙일 수 있다. 서버에 붙는 내장 디스크는 스토리지 시스템의 외장 디스크보다 단가가 싸다. 서버에 붙은 내장 디스크들을 통합, 비용 효율적인 논리적 볼륨을 만드는 것이 버츄얼샌의 컨셉”이라며 “버츄얼샌은 서버에 붙은 내장 디스크를 스토리지 시스템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MS는 클라우드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간주, 클라우드 OS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서버 가상화 솔루션 영역에서도 활발한 행보ㄹㄹ 보이고 있다. MS는 퍼블릭,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실현하는 클라우드 OS 전략으로 기업이 IT 자원을 활용하는 데 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MS의 가상화 솔루션 하이퍼-V의 라이선스는 윈도우 서버 라이선스에 포함돼 있어, 윈도우 서버 사용자는 하이버-V를 활용함으로써 서버 가상화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환경 구축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MS 측은 강조했다.

또한, 시트릭스는 최근 모바일을 성장 동력으로 간주, 사용자·애플리케이션 중심의 기업 IT 혁신을 이루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시트릭스는 서버 가상화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인 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데스크탑 가상화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으로 IT 인프라를 재편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네트워크 기반 기술 역시 갖추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십분 살려, 시트릭스는 모바일 등 데이터 채널의 다각화에 대응할 사용자 친화적인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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