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을 넘어 세계시장을 향해 뛴다”

 

[컴퓨터월드]  메인메모리 DB 개발 주역으로 상징되는 김기완(51세) 전 알티베이스 대표가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고 공표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가 새로 설립한 회사는 ‘선재소프트’이고 주력 기종은 인메모리 DBMS이다. 알티베이스를 퇴사한 지 4년 6개월여 만이다. 선재소프트는 퇴사 후 1년여 기간의 낭인 생활을 거쳐 지난 2010년 9월 설립하였는데, 3년 6개월여 기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메인메모리 DBMS보다 5배나 빠르고 기존 메인메모리 DB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던 데이터의 소실 문제까지 말끔히 해결했다고 한다. 특히 선재소프트가 개발한 인메모리 DBMS는 아키텍처가 쉐어드 메모리(Shared Memory) 기반의 멀티프로세스 구조로 돼 있어 음성, 메시지, 데이터 등의 처리가 빠르고 안정적이어서 기존 메인메모리 DBMS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무튼 김기완 대표는 선재소프트를 통해 메인메모리 DBMS 시장에 또 한 번 도전을 했다. 김 대표는 알티베이스에서의 10년 경험이 결코 헛되지 않았을 것이다. 개발경험은 물론 벤처기업으로서의 험난한 시장개척, 그리고 자금부족으로 인한 대주주와의 치욕적인 갈등과 굴욕 등은 그를 더욱 단단한 기업인으로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젠 한국을 넘어 세계시장을 향해 뛴다”고 자신 있게 강조할 만큼 활기차고 성숙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김용석 yskim@itdaily.kr

 

 

기존 메인메모리 DB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만고만한 것 만든 것 아니냐? 라는 소리를 듣는 게 가장 두렵다. 해서 뭔가 차원이 다른, 즉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 시작했고, 노력했다. 지난 3년 6개월여 동안 연구개발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시켰고, 이젠 어느 시장에 내놔도 자신 있다고 판단돼 비즈니스의 본격화를 공표한 것이다.”

김기완 선재소프트 대표는 SW기술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엔지니어라면 대다수가 그렇겠지만 김 대표는 남다르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뭔가 다른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해 보고자 하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메인메모리 DBMS를 개발해 알티베이스를 설립한 것도 그런 배경이 깔려 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알티베이스 설립 10년만인 지난 2009년 9월 퇴사를 했다. 그의 퇴사는 당시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개발에 따른 자금 부족으로 외부자금을 잘못 끌어들여 치욕적인 굴욕감을 안고 퇴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거의 강탈당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무튼 김 대표는 퇴사 후 울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전국 주요 산을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꿈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더 가슴속 깊이 자리 잡게 돼 결국 낭인생활을 1년여 만에 접었다고 한다. 기존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보자는 강한 의지로 다시 시작한 것이다. 선재소프트는 그렇게 해서 2010년 9월 탄생하게 됐다.
김 대표는 “알티베이스와는 경쟁을 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제품을 개발해 보자”는 각오로 출발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선재소프트는 출발 2년여 만인 지난 2012년 1차 버전인 ‘선DB(SUNDB) 1.0’을, 지난해 11월 2.1버전을 각각 발표했다.


5배 빠르고, 데이터 소실 해결
선재소프트가 발표한 선DB는 구동과 동시에 데이터를 모두 메모리상에 저장하고, 데이터 검색 및 갱신 연산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Pure In-Memory DBMS’로 기존 메인메모리보다는 성능이 5배 이상 빠르고, 폭증하는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 이들 제품들은 이미 한국거래소의 차세대시스템인 ‘엑스츄어플러스’와 시장감시시스템을 비롯해 코스콤의 금융데이터센터 투자정보시스템, 한화투자증권의 주문관리시스템 등에 공급돼 성능을 입증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선재소프트는 메인메모리 DBMS라는 차원에서 알티베이스와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알티베이스는 선재소프트를 최대의 경쟁기업으로 판단, 기존 고객들의 방어는 물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그 같은 공격은 시작됐다. 알티베이스는 지난해 7월 선재소프트를 상대로 ‘부당경쟁방지, 영업침해’, 그리고 ‘기술을 카피했다. 인력을 빼갔다’라는 이유로 검찰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대한 판결은 아직 안 났지만, “기술을 베끼려고 생각했다면 회사 설립도 하지 않았다. 인력은 자연스럽게 찾아온 것이다”고 김 대표는 분명하게 밝힌다.
즉 선재소프트가 개발한 선DB는 아키텍처부터 알티베이스 제품과는 다르고, 속도나 데이터 처리량, 데이터 소실 등의 문제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제품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인력 스카웃 문제와 관련해서도 “스카웃 제의를 한다는 것은 어떤 조건을 제시하고 인력을 끌어온다는 것인데, 선재소프트는 그럴만한 형편이 못됐다”며, “직원들이 퇴직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모든 임직원들의 임금이 월 300만 원 밖에 안 된다”고 김 대표는 토로했다.
김기완 대표는 “직원들이 같은 일을 하다보면 늘어지고, 의견대립도 많은 게 일반적인데 그런 것이 없다”며, “장군은 장군답게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알티베이스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고, 복수하겠다는 생각도 다 잊었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뛰어넘는 제품으로 승부하고, 모든 것은 고객들로부터 평가를 받겠다”고 경영철학을 밝혔다.

김기완 대표의 지난 15년은 그를 세계적인 SW인으로 잉태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그의 성공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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