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월드] 오픈소스 DBMS의 대명사였던 MySQL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MySQL 개발자인 마이클 몬티 와이드니우스까지 나서서 오라클의 MySQL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면서 MySQL 커뮤니티 내에서 MySQL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 틈새를 이용해 MySQL를 기반으로 개발된 마리아DB가 MySQL의 ‘대체재’로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소스 DBMS 시장에서 MySQL과 마리아DB 간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정리해본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오픈소스 RDBMS인 MySQL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MySQL은 홈페이지나 쇼핑몰 등 일반적인 웹 개발에 널리 이용되는 대표적인 오픈소스 DBMS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10억 달러에 인수됐으나,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자연스럽게 오라클 자산으로 귀속됐다.

이후 MySQL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라클이 MySQL을 폐쇄적으로 가져간다고 주장하며 오라클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MySQL를 직접 개발한 주인공이자 MySQL 재단 설립자인 마이클 몬티 와이드니우스가 직접 나서 “오라클이 이익을 위해 MySQL을 폐쇄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클 몬티 와이드니우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MySQL를 대체할 수 있는 DBMS로 ‘마리아DB’를 직접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MySQL 대체재를 찾은 기업들 너도나도 마리아DB 선택
그동안 MySQL 사용자는 오라클의 행보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딱히 마땅한 대체재를 찾지 못해 MySQL 테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MySQL을 베이스로 한 마리아DB가 선보인 이후 너도나도 마리아DB를 선택하며 MySQL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마리아DB는 MySQL과 사용방법과 구조가 동일해 명령어나 사용방법이 똑같다. 따라서 마리아DB 사용자는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다. 또한 완벽한 호환성을 자랑해 MySQL 대체재를 찾는 기업이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선택인 셈이다.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할 당시 독과점 문제로 유럽연합(EU)에 MySQL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과 API 프로바이더들에 대한 권리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공약시기가 2014년 12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MySQL 커뮤니티는 이후 오라클의 MySQL 제품 운영방안과 방침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었다. 마리아DB의 등장은 이러한 시점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마리아DB를 지원하는 스카이SQL CEO인 패트릭 샐너에 따르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야후, 바이두, 위키피디아, 트위터, 링크드인, 아마존, 위드프레스 등 글로벌 톱 웹사이트가 마리아DB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스카이SQL의 마리아DB 엔터프라이즈 버전 고객 수도 3년 만에 30개국 400여 업체로 늘어났다. 이처럼 마리아DB를 적용해 활용한 사례도 등장했다.

더구나 최근 대표적인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공급하는 레드햇이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7 버전을 출시한 가운데 기존 MySQL 대신 마리아DB를 지원하기로 해 충격을 줬다.

레드햇의 이러한 선택은 MySQL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오라클 정책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레드햇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MySQL 지원을 종료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실제 RHEL 7 사용자는 마리아DB와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 중 선택이 가능하지 MySQL은 더 이상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원영 한국레드햇 솔루션아카텍트 부장은 “RHEL 7 버전부터는 MySQL 서버를 지원하지 않고 클라이언트만 지원할 뿐이다. 다만 RHEL 6 이전 버전 사용자는 MySQL 서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마리아DB 광풍 상륙
MySQL 대체재로 순식간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마리아DB의 인기는 미국과 일본을 넘어 우리나라까지 상륙했다.

국내에서 마리아DB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KT, SKT, 네오위즈게임, 네이버, 다음, 삼성, 카카오, 티켓몬스터 등으로 주요 ICT 관련 업체들이 마리아DB를 도입해 붐을 이끌고 있다.

스카이SQL 국내 총판인 코오롱베니트의 오픈소스사업팀 전근욱 팀장은 “MySQL, 마리아DB, 포스트그레스큐엘 모두 오픈소스 DBMS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커뮤니티 버전이 있다. 기술지원과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버전에서는 MySQL과 포스트그레스큐엘은 커머셜 라이선스인 반면, 마리아DB는 자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인 GPL(General Public License) 라이선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점에서 마리아DB가 진정한 오픈소스 DBMS으로 인정받아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리아DB 실제 도입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마리아DB 호스팅을 시작한 카페24 정대완 기술연구소장은 “마리아DB는 사용자들 중심으로 MySQL과 비교해 성능적 우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리눅스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 사용자들은 MySQL를 사용하고 있다. 즉, 관심과 도입의 온도차는 아직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그러나 이런 온도차는 기존에 구축한 시스템에 의한 것으로 앞으로 신규 프로젝트 시 50%는 MySQL이 아닌 마리아DB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처럼 아직까지 마리아DB를 도입하려는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향후 마리아DB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오라클, MySQL 지원 불확실성 “기우일 뿐” 적극 대응
이런 상황에서 한국오라클이 적극적으로 나서 진화에 힘쓰기 시작했다.

한국 오라클은 MySQL 지원 불투명성에 대해 “기우일 뿐이다”라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장민환 한국오라클 MySQL 담당 상무는 “오라클이 MySQL를 인수한 이후 최근 여러 가지 이슈들로 MySQL 지원이 곧 종료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오해와 억측이 낳은 불안감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그동안 MySQL은 5.5 버전과 5.6 버전, 그리고 조만간 출시될 5.7 버전 등 오라클 품안에서 기능적이나 성능적으로 많은 보완을 거쳤다. 전문가들도 MySQL의 발전에 대해 호의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MySQL이 가지고 있던 인력과 비교해 개발인력은 2배, 품질관리 인력은 3배 늘렸다”고 강조했다.

장민환 상무는 오라클이 기술지원과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커머셜 버전에만 집중하고 커뮤니티 버전에는 기능의 제한을 거는 등 돈벌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 상무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버전을 기반으로 백업이나 모니터링 등 기술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을 위해 커머셜 버전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받을 뿐이다”며, “이 같은 정책은 MySQL을 인수하기 이전부터 있던 시스템으로 다른 오픈소스 진형에서도 가지고 있는 프로세스”라고 밝혔다.

또한 장민환 상무는 기존 MySQL를 사용하던 사용자들이 MySQL을 버리고 마리아DB로 사용한 것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우려를 표했다.

일례로 마리아DB를 도입한 구글의 경우 추가적으로 마리아DB를 도입 했을 뿐 아직도 MySQL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처럼 현재 마리아DB를 도입한 사례들이 결코 윈백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7이 더 이상 MySQL를 지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장 상무는 “레드햇은 오라클 리눅스와 경쟁 관계로 경쟁사에서 굳이 MySQL를 지원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오픈소스 DB 성능 테스트에 주로 사용하는 Sysbench 벤치마크 결과
마리아DB는 MySQL보다 성능이 좋다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도 장민환 상무는 어폐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민환 상무는 우선 MySQL과 마리아DB 간의 관계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아DB는 제로에서 시작해 새롭게 만들어진 DBMS가 아니라 MySQL 커뮤니티 버전을 베이스로 기능을 추가한 DBMS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단순히 MySQL 5.5와 마리아DB 5.5를 비교했을 경우 마리아DB 5.5가 MySQL 5.5를 베이스로 한 만큼 기능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겠지만 MySQL 5.5 다음 버전인 MySQL 5.6과 비교하면 기능적으로 부족한 점을 드러낸다며, 이는 마리아DB가 MySQL 커뮤니티 버전을 베이스로 만들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능적 우위를 말하기에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장 상무는 마리아DB가 기능적 편의성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능 추가로 인해 성능은 저하됐다며, 이는 벤치마크 결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마리아DB 5.x 버전이 MySQL과 호환성을 중점으로 개발됐다면 마리아DB 10은 기능적인 발전을 목표로 한 만큼 더 이상 호환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례로, MySQL 5.6 버전에 새롭게 추가된 automatic fail-over 기능은 GTID(Global Transaction ID)를 사용하는데 GTID의 구현 방식에 있어서, MySQL과 마리아DB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마리아DB의 GTID를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MySQL과 호환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이런 차이점은 차기 버전으로 갈수록 더 벌어져 결국 마리아DB의 강점이었던 호환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장 상무는 설명했다.

오라클, 왜 지속적으로 MySQL을 지원할까?
오라클이 상용SW인 오라클 DBMS를 두고 오픈소스인 MySQL를 계속 지원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장민환 상무는 오라클 DBMS와 MySQL은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밝혔다.

오라클 DB 사용자 중 74%가 MySQL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복잡한 처리를 주로 담당하는 오라클DB와 웹과 클라우드, 모바일 등에 활용되고 있는 MySQL이 조합을 이뤄 나타나는 현상으로 고객 지원 입장에서도 MySQL는 꾸준히 투자 및 기술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라클은 지난 3월 국내 MySQL 사용자 그룹인 ‘MUG’를 개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순차적으로 오라클은 MySQL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아태지역도 개설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 수순에 따라 개설됐다.

이처럼 MySQL 커뮤니티를 개설하게 된 것은 MySQL이 오라클 자산이지만 오픈소스인 만큼 오라클 뿐만 아니라 MySQL 사용자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차후 버전에 대한 발전적 논의를 위해서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장민환 상무는 “마리아DB에 대한 관심은 이미 미국에 시작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도달했다”며, “미국과 일본은 마리아DB에 대한 환상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역시 오해와 억측을 걷어내고 정확한 사실만 본다면 MySQL에 대한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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