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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업 IT, ‘소프트웨어 정의’로 응답하다 (3)스토리지, 빅데이터를 수용하다

[컴퓨터월드] 서버 가상화의 성공은 가상화의 이점을 데이터센터 전체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발전했다. 컴퓨팅 단에서 IT 자원의 민첩성과 가용성을 실현하더라도 이를 스토리지·네트워크가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전체 데이터센터의 효율은 극대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토리지·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역시 업계에 등장하게 됐다.

이러한 스토리지·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은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 패러다임의 초석이 됐다. 가상화가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했던 물리적 자원을 논리적 자원으로 통합해 활용하는 기술이라면,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Software Defined Infrastructure)’는 가상화의 중심축을 HW가 아닌 SW로 완전히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자원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요구에 따라 자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SW 중심으로 인프라를 정의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범용 장비인 x86 서버가 가상화 영역을 전담하고 있는 서버 시장과 달리, 스토리지·네트워크 시장에서는 공급업체별로 장비 특성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장비를 통합해 가상 자원으로 제공하는 ‘가상화’와 SW 중심의 자원 운영을 실현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개념이 따로 존재한다.

최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공급업체들은 스토리지 가상화의 진화형인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oftware Defined Storage, SDS)’를 차세대 스토리지 시스템의 비전으로 제창하고 있다. SDS 논의, 그 현재를 들여다본다.

스토리지, 통합 관리와 민첩성 요구에 직면

데이터는 비즈니스의 바탕이다. 전 산업에서 IT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요즘, 비즈니스의 모든 프로세스는 데이터화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는 지속되고 있다.

스토리지 시스템은 데이터를 저장·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초창기 스토리지 시스템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비의 집합이었다. 그러나 비즈니스와 IT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면서부터 스토리지 시스템의 규모와 역할이 커지고 있다.

스토리지 시스템은 점차 거대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류가 생산하는 데이터양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데이터가 비즈니스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스토리지 시스템의 구조는 데이터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중, 삼중화됐고 이로써 전체 시스템의 몸집은 더욱 커졌다.

또한 비즈니스가 한정된 예산 안에서 더 고성능의 IT 인프라를 요구함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고가용성과 성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하게 됐다. 이러한 흐름은 스토리지 시스템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스토리지 시스템은 무작정 신규 자원을 증설하는 대신 기존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했고, 거기다 서버 시스템의 성능에 비등할 만한 데이터 입출력 성능까지 발휘해야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스토리지 시스템에는 고가용성과 성능을 보장할 다양한 기술들이 포함됐다.

그 결과, 이제 스토리지 관리자들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스토리지 장비들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관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 비즈니스의 다양한 요구를 각각의 장비별로 대응하기에는 업무가 너무나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을 지원하고자, 다양한 스토리지 장비들을 통합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등장했다.

나아가 현재 스토리지 시스템은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구에도 직면하고 있다. 오늘날 시장 환경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비즈니스는 IT가 이러한 변화폭을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민첩해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최근 스토리지 업계에서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을 포괄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oftware Defined Storage, SDS)’ 패러다임이 제창되고 있다.

   
▲ SDS는 스토리지 관리자의 업무를 자원의 구축·할당에서 통합 관리로 변모시킨다. (출처: 넷앱)

SDS-스토리지 가상화, ‘불가분의 관계’

SDS란 SW를 통해 전체 스토리지 자원을 유연하게 관리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토리지 시스템을 말한다.

이제까지 IT 관리자들은 서비스에 필요한 IT 자원을 그때그때 할당하는 방법으로 비즈니스를 지원해왔다. 스토리지 부분에서 본다면, 스토리지 관리자는 서비스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스토리지 볼륨을 생성하고 해당 볼륨의 인터페이스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조정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했다. 이러한 HW 중심 대응 방법의 단점은 신규 서비스에 대한 대응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과, 서비스의 성과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경우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스토리지 시스템 운영의 중심축을 HW가 아닌 SW로 이동시켜 스토리지 자원 운용의 민첩성을 제고하자는 SDS가 차세대 스토리지 시스템의 모델로 제시됐다. 애플리케이션이 장비의 언어에 맞춰 재조정될 필요 없이 장비가 애플리케이션의 요구를 맞추고, 볼륨의 할당이나 재조정, 그에 따른 데이터 이관 등에 소모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자동화하자는 것이 SDS의 기본 목적이다.

SDS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지 장비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스토리지 자원에 통합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토리지 장비들은 공급업체별로 각기 다른 OS와 명령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애플리케이션이 각각의 스토리지 장비 별로 다른 접근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제약사항을 낳는다. 이러한 제약사항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스토리지 시스템의 운영은 언제까지나 HW 중심적일 뿐 SW 중심적으로 개편되지 못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기종 스토리지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SDS의 기반이라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은 더욱 커지고 복잡해지는 스토리지 시스템의 관리 용이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등장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스토리지 가상화와 SDS 개념을 혼재해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둘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스토리지 장비를 통합했다는 것만으로는 스토리지 시스템 운영의 중심축이 완전히 SW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SDS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기종 스토리지의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스토리지 가상화는 SDS의 ‘전초전’으로 SDS의 전체 기조에 포함되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 스토리지 가상화 OS가 탑재된 ‘히타치 VSP G1000’

스토리지 가상화, SDS를 준비하다

SDS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13년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IT·비즈니스에 창조적 파괴를 가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기술로 ‘소프트웨어 정의’를 언급하면서, SDS가 이제 막 시장에 소개된 단계이며 향후 10년 사이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향후 10년’은 너무 길게 내다본 것이라고 말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지만, 결국 모두 공감하는 것은 SDS가 분명한 미래 기술임과 동시에 아직은 시장 내에서 완성된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보면, 스토리지 가상화가 곧 SDS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현재 가장 현실적인 SDS 기술이라고는 말할 수는 있다.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처음 업계에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오늘날 스토리지 시장의 주요 업체들은 저마다 스토리지 가상화와 관련된 기술, 솔루션을 시장에 제시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SDS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스토리지 가상화의 골자는 이기종 스토리지 장비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스토리지 장비는 스토리지 OS와 데이터 관리 기술이 포함된 콘트롤부(部) 데이터가 실제 저장되는 데이터부(部)로 구성된다. 스토리지 장비는 제품별로 콘트롤부의 구성이 다른데, 스토리지 가상화는 그렇게 제각각 따로 노는 장비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급업체에 따라,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은 OS 단에 포함되기도 하고 별도 어플라이언스로 제공되기도 한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는 자사의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제품인 히타치 VSP G1000을 통해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SW, 어플라이언스 없이 스토리지 OS 단에서 가상화를 실현한다. VSP G1000에 탑재된 히타치 스토리지 가상화 OS는 향후 출시되는 모든 HDS 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다.

IBM은 SAN 볼륨 콘트롤러(SVC)라는 가상화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SVC는 IBM의 하이엔드-미드레인지 제품군인 스토와이즈 시리즈에 적용돼 있으며, IBM의 스토리지 제품이 전혀 없는 스토리지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EMC는 어플라이언스 제품인 V플렉스(VPLEX)와 SW 제품인 바이퍼(ViPR)로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을 지원하고 있다. 미션 크리티컬한 고성능 영역과 커모디티(commodity)한 자원 중심의 클라우드·빅데이터 영역의 가상화를 별도로 지원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SDS, “스토리지에 IQ를 더하다”

SDS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end)’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비즈니스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 및 효율적인 자원 운용성을 실현하는 보다 지능적인 IT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결국 SDS는 스토리지 시스템이 보다 지능적으로 진화하기를 요구하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심사무엘 한국IBM 과장은 “SDS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토리지 IQ’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있다”며 “스토리지에 지능(IQ)을 탑재함으로써 이제까지의 스토리지 시스템이 갖고 있던 물리적인 제약조건을 뛰어넘는 것이 SDS”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능적인’ 스토리지 시스템이 갖춰야 할 요건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답이 되는 요건은 여러 가지가 존재하며, SDS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현재 시장에서는 공급업체별로 더 무게를 두는 항목에 차이가 있다.

우선 즉각적인 자원 할당을 들 수 있다. 지능적인 스토리지 시스템은 신규 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스토리지 자원을 즉각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장비 엔지니어의 개입을 최소화하거나 없애고,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스토리지 자원을 직접 프로비저닝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실현된다. 이러한 자원 공급의 자동화를 실현할 열쇠는 오픈 API다.

김형석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부장은 “스토리지 자원을 물리적 제약 없이 조정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과 스토리지간 연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토리지 장비의 명령어는 복잡하고 각각의 장비마다 다르다”며 “따라서 SDS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지를 제어할 여러 기능들을 간단히 정의한 오픈 API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스토리지를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상된 데이터 티어링(tiering) 역시 지능적인 스토리지 시스템이 갖춰야 할 요건이다. 데이터 티어링이란 SSD, SATA, SAS 등 다양한 디스크가 혼재된 스토리지 환경에서 더 자주 쓰는 데이터는 더 빠른 디스크로, 거의 쓰지 않는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느린 디스크로 옮겨야 하는 작업이다. 심사무엘 IBM 과장은 “한 파일시스템 내에서의 자동 데이터 티어링 기술은 이미 보편화돼 있지만, SDS가 확산됨에 따라 데이터 티어링은 (전체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등) 더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스토리지 자원의 가용성을 높이는 것, 스토리지 가상화를 통해 재편된 스토리지 구조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기술 역시 SDS의 중요 요건이 될 수 있다. 채수영 EMC 차장은 “EMC는 기존 자원은 물론 저가형 스토리지까지 통합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기업의 비용 효율성을 제고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연식 한국넷앱 부장은 “넷앱은 멀티테넌시(Multi-tenancy) 환경을 위한 성능 제어 기술인 QoS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EMC의 SDS 솔루션 ‘바이퍼’ 로고

SDS는 ‘논의중’ 공급업체는 ‘체질 개선 중’

현재 시장에서 SDS는 개념이 정립되고 있는 단계다. 따라서 업체별로 SDS를 해석하는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아직은 기술 소개 단계인 SDS를 부르짖는 것 자체가 마케팅 메시지라고 해석하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SDS가 특정한 신기술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숙해 있는 스토리지 기술들을 융합해 활용하는 움직임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하지만 SDS가 미래 스토리지 시스템의 모습이며 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데에는 모든 공급업체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업체들이 “우리 회사의 SDS란 이런 모습이다”라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SDS가 기존 스토리지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간 스토리지 공급업체 및 공급 사업 영역은 ‘HW 업체’, ‘HW 장비 사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제까지 스토리지 업체들은 기존보다 향상된 HW 기술을 탑재한 제품 라인업을 시장에 제시했고 이러한 ‘고성능 박스’ 매출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SDS 기조 아래에서 스토리지 업체들은 ‘스토리지 장비 업체’가 아닌 ‘스토리지 SW 업체’로 변모해야만 한다.

단편적으로 보자면, SDS는 기업이 스토리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커모디티한 장비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스템의 저장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SDS가 시장의 대세로 정착한다면, 장비 자체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던 덕에 ‘매우 비쌌던’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장비 매출은 예전보다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관점으로 미루어 보면, SDS가 스토리지 공급업체의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장비가 아닌 솔루션으로, HW가 아닌 SW를 무기로 미래 스토리지 시장의 기득권을 차지할 업체가 누구인지, 스토리지 시장의 변화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참 이상한 시대가 왔다. 스토리지 업체가 스토리지 장비를 더 이상 사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시대”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HW는 이미 커모디티화 돼 있다. 어떤 제품이든 다음 세대 기종이 나온다 하면 HW는 기존 세대 제품보다 업그레이드되는 게 기본이다. ‘HW가 더 좋아졌다’는 건 이미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한다”라며 “SDS는 HW 기술력만으로 승부를 보기 힘든 시장에서 타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입증할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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